I Became The Necromancer In The Post-Apocalyptic Zombie World RAW novel - Chapter (21)
좀비세상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 21화(21/98)
다음날 아침이 되어 나는 백화점을 빠져나와 도시 외곽의 창고로 향했다.
그곳으로 향하는 길은 마치 크리스마스의 선물 포장지를 뜯는 기분과 비슷했다.
크리스마스에 선물같은 걸 받아본 적은 없지만.
‘어떻게 지내고 있으려나.’
설마 죽지는 않았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필이면 걸려도 나한테 걸려서 삶을 포기한 채 좀비들에게 팔을 내밀었을 수도 있지.
그렇게 되면 아쉽지만 훗날 놈들의 시체를 기숙사 놈들에게 던져주는걸로 만족하자.
끼이익.
공사장 근처라 모래로 넘치는 바닥을 승합차가 소리를 내며 정지했다.
사실 비둘기를 보내서 안쪽 상황을 확인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그러면 너무 재미가 없으니 직접 방문했다.
물론 이 근방에 생존자는 없다.
그 부분은 미리 비둘기로 사전조사를 한 뒤에 놈들을 이곳에 가뒀으니 틀림없다.
‘아, 그러고 보니 그 게임폐인녀….’
생각해보니 아예 없지는 않구나.
그 부잣집 폐인 여자가 가깝지는 않지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리 신경쓸 정도의 거리는 아니니까.
기기기기긱….
오랫동안 닫혀있던 창고의 철문이 소리를 내며 열린다.
문이 그대로 잠겨 있고 반대편의 차고도 잠겨 있는 걸 보면 안에는 여전히 놈들 밖에 없을 것이다.
“안녕~. 두 분 다 잘 지냈나?”
기쁜 마음으로 살갑게 손을 흔들며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손전등 빛에 비친 두 사람은 컨테이너의 구석에 몸을 웅크려 앉아있었다.
그리고 잠들어 있었는지 내 목소리와 손전등 불빛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이, 이서호 씨…!!”
김석호 일병이 갈라진 목소리로 나를 부르며 근처로 달려와 무릎을 꿇었다.
“역시 저희를 버리지 않았군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반쯤 정신이 나갔네.’
눈이 미쳐 있었다.
하긴, 나 같아도 그럴 것이다.
자길 잡아먹으려는 좀비들에 둘러싸여 빛도 물도 식량도 없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감금을 기다린다.
아마 거의 희망을 놓았다가 나를 보자마자 유일한 구원자를 찾은 기분.
마찬가지인 듯 성호수 상병도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내게 기어왔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제발 자비를 내려주세요….”
이미 기운이 다 빠진 듯 겨우 다가온 성호수도 내 앞에 바짝 엎드려 빌어댔다.
아무래도 내가 떠나고 후임과의 말다툼으로 뭔가를 깨달은 모양이다.
아니, 그보다 이틀을 이곳에 갇히니 더욱 그랬을지도.
“으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엎드린 놈들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 고민하는 척 턱을 짚었다.
그러자 눈물범벅인 두 놈이 다급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제발! 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그럼 이서호 씨가 하라는 건 전부 하겠습니다!”
“진짜 뭐든지 할게요! 가서 중대장님! 아니, 강해석 그 새끼의 목을 따오라고 시키시면 당장 따오겠습니다!”
눈이 진심이다.
진짜로 살고 싶은 모양이었다.
저 눈은 잘 알지.
내가 그랬으니까.
“하지만 너네는 내가 빌어도 안 살려줬잖아.”
차가운 내 눈빛이 두 사람을 훑고 지나가자 간절하던 두 사람의 얼굴이 절망으로 굳어갔다.
“게다가 거래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강해석 목을 내가 굳이 너네한테 부탁해야 딸 수 있겠어?”
물론 지금 당장은 비둘기를 조종하는 능력 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좀비 무적의 사령술사다.
시간은 걸리더라도 지금 상태로 놈을 처리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무엇보다 나는 강해석에게만 원한이 있는 건 아니니까.
이 두 놈도 굶주리던 나에게 꽤나 이것저것 했으니.
“그럼, …그럼 저희는 이대로 죽는 겁니까?”
떨리는 목소리의 김석호가 그동안 외면했던 사실을 물어보았다.
계속 믿기 싫었겠지만.
이제는 확인해야만 하는 사실이기에.
그런 안타까운 동생의 눈물 젖은 질문에 나는 상냥히 미소 지었다.
“그럴 리가.”
내 미소에 두 사람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저 눈도 잘 알고 있다.
백화점의 앞에서 식량을 찾아오면 살려주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얄팍한 희망을 찾은 사람의 눈이다.
나는 씨익 미소 지으며 두 놈 앞에 봉투를 하나 던져 주었다.
“이, 이건!”
그 안을 확인한 두 사람은 눈을 크게 뜨고 손을 벌벌 떨었다.
내용물은 식량이다.
그것도 아껴 먹는다면 며칠은 더 버틸 수 있는 만큼의 식량과 음료.
“내가 죽일 놈은 한 명이야.”
눈앞의 식량에 굶주린 두 놈의 눈이 돌아가자 나는 솔깃할 제안을 하나 던졌다.
그에 두 사람이 살고 싶은 의지로 가득 차 나를 바라봤다.
。 。 。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이 개자식아아아아━!!”
퍼억, 퍽.
김석호가 휘두르는 주먹이 날카롭게 성호수의 얼굴을 가격했고.
그에 피와 섞인 침이 컨테이너 안을 날아다녔다.
“오~ 석호 잘 하는데?”
나는 두 사람에게 식량을 건네준 뒤에 조건을 하나 걸었다.
“이거 오늘 안에 다 먹어. 내일 왔는데 남아있으면 둘 다 죽여버린다.”
그 식량은 놈들이 하루 동안 배불리 먹고 기운을 차리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야 굶주려 힘도 없는 놈들이 쌈박질을 하면 재미 없으니까.
물론 며칠을 굶주린 놈들이 하루 식량을 든든히 먹는다고 얼마나 회복할지 모르지만.
“이야, 하루만에 기운 많이 차렸구나?”
다음 날이 되어 두 놈을 찾아가자 놈들은 긴장한 얼굴로 결심한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놈들은 내가 무엇을 시킬지 모른다.
하지만 대충 예상은 하고 있겠지.
내가 죽일 놈은 한 놈이라는 얘기를 들었으니까.
“지금부터 한 놈이 경기 불가할 정도로 둘이 싸워. 이긴 놈은 내가 꺼내줄게.”
그게 내가 내건 조건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시작한 게 눈치 빠른 김석호의 발길질.
놈은 내 얘기를 듣자마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옆에 있던 성호수 상병의 머리를 발로 걷어찼다.
‘역시 저놈이 살려는 의지가 강해.’
본래라면 그래도 동거동락하며 서로를 의지했던 놈들인데 살겠다고 기절할 때까지 구타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다.
그걸 가장 먼저 깨달은 김석호의 발길질을 시작으로 개싸움이 시작되었다.
“호수야! 살기 싫어? 뒤지고 싶으면 그대로 처맞아~!”
나는 백화점에서 가져온 감자칩과 콜라를 뜯어 맛있게 먹으며 놈들의 싸움을 지켜봤다.
“이런 씨바아알━!!”
그제야 정신을 차린 성호수도 짐승같은 눈을 부릅 뜨며 김석호에게 달려들었다.
김석호의 몸 위에 올라타 죽일 기세로 놈을 구타한다.
“아, 죽이면 안 된다! 죽이면 죽인 놈을 내가 죽일 거야!”
당연히 안 되지.
만약 한 놈이 싸움으로 죽게 된다면 그게 퀘스트 클리어로 판정받을지 어떨지 모른다.
그렇기에 내가 내건 조건이 싸움이 불가능할 때까지.
“안 들리는 모양이네.”
그래도 살기 위해 이성의 끈을 놓아 버린 두 놈은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한 놈이 기절하면 천장에 총이라도 쏴서 멈춰야겠다.
‘역시 싸움 구경이 개꿀잼이네.’
나는 감자칩을 맛있게 먹으며 두 놈의 살기 위한 발버둥을 즐겁게 지켜봤다.
사실 놈들을 괴롭히는 방법으로 이것저것 생각해 봤다.
예를 들면 남자 좀비와 여자 좀비를 이빨을 뽑은 뒤 놈들 앞에 엉덩이를 내밀게 묶어두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놈이 여자 좀비를 맡아.
두 좀비의 구멍에 자지를 박아서 먼저 사정하는 놈을 살려준다던가.
‘근데 그건 감염될 위험이 있으니 패스.’
게다가 남자 좀비에게 박는 모습은 아무래도 보는 나도 역하다.
결국 무난하게 두 사람의 생존을 건 진흙탕 싸움이 선택되었다.
“죽어! 죽어! 죽어!”
“죽이면 안 된다니까.”
어느새 성호수의 마운트를 풀어낸 김석호가 역으로 성호수를 덮쳐 그의 위에 올라타 주먹을 내질렀다.
체급으로 본다면 김석호보다 성호수가 싸움에 더 유리하다.
김석호는 키가 170 초반에 몸이 조금 근육질일 뿐.
성호수는 키 180 초반에 체중도 꽤 있으니까.
‘근데 거기서 역전하는 게 존나 재밌다니까.’
내 예상은 성호수가 김석호를 무참히 박살 내고 이긴다는 결과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김석호의 살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했다.
김석호는 체급 차이를 독기로 이겨냈다.
위험한 상황이 오면 주먹질이 아닌 물어뜯어서라도 이기려고 했으니까.
찌지직!
“끄아아아아아악!!!”
마치 좀비에게 물린 것 마냥 한 쪽 어깨를 물어뜯긴 성호수가 팔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겁에 질린 얼굴로 눈 앞의 후임을 바라본다.
마치 짐승처럼 눈을 번뜩이며 성호수를 노려보는 김석호.
‘이건 졌네.’
이미 성호수는 기싸움에서 김석호에게 져버렸다.
김석호는 정말 놈을 죽여서라도 자신이 이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만큼 살고자 하는 의지가 큰 것이리라.
결국.
“죽어 이 씨발련아아아아!!!”
퍽, 퍽, 퍽, 퍽.
컨테이너 구석에 벌벌 떨며 등을 기댄 성호수의 얼굴을 김석호가 무참히 발로 짓밟았다.
모든 체중을 실어서 얼굴을 가격하자.
툭, 투둑.
하나 둘, 성호수의 치아가 주변에 날아갔다.
“야, 야! 그만!”
타앙━!
김석호의 살기 어린 구타는 내가 총을 한 발 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그에 화들짝 놀란 김석호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아차 싶어 자신이 짓밟던 성호수의 얼굴을 바라봤다.
코가 부러지고 눈이 터졌으며 이빨 대부분이 부서져 있다.
하지만 숨은 쉬고 있었다.
그에 안심한 듯 김석호는 재빨리 내 앞에 바짝 엎드려 떨리는 등으로 내게 호소했다.
“제,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조금 전까지 자신의 동료를 피떡이 되도록 밟은 놈이 내 앞에서 벌벌 떨며 엎드린 모습.
웃음이 나온다.
“그렇게도 살고 싶었냐?”
“살려주세요…!! 제발!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세요!!”
아무리 발버둥쳐도 자신의 목숨은 결국 내 기분에 달린 것을 잘 깨달은 모양이다.
놈은 그저 벌벌 떨며 신에게 기도하듯 내게 빌어댔다.
“야, 근데 너 너무 무섭더라. 나오면 나도 저렇게 만드는 거 아니야?”
“절대 아닙니다! 제가 맹세하겠습니다! 아니면 제 손뼈라도 꺾어버리겠습니다! 절대 이서호 님께는 이를 드러내지 않을 테니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놈은 진심을 호소하며 손을 싹싹 비볐다.
맛이 간 눈이 눈물과 콧물을 질질 흘리며 나를 바라봤다.
“뭐, 좋아.”
그에 나는 다리를 펴고 자리에서 일어나 손에 들린 K2 소총을 컨테이너 안으로 향했다.
“히이익!”
그 모습에 김석호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며 총구의 끝을 바라보더니.
타앙━!
곧바로 울리는 총소리에 바들바들 떨며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당연하지만 내가 쏜 것은 김석호가 아니다.
“……허윽.”
총에 가슴을 맞은 성호수가 짧은 숨을 내쉬며 그대로 죽어버렸다.
이미 김석호에게 무참히 밟혀 곧 죽을 목숨이었다.
다만 퀘스트를 위해 막타는 내가 친다.
그리고 나는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김석호에게 두 가지 물건을 건네 주었다.
“이, 이건….”
“그걸로 네 발 묶고, 안대는 직접 써라. 그럼 꺼내줄게.”
“아아…!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석호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마치 구원받은 신도와 같은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다급하게 기쁜 마음으로 자신의 발을 묶기 시작했다.
묶는 것은 테이프.
절대 풀리지 않도록 꼼꼼하게 다리를 감은 뒤 마지막으로 안대를 자신의 얼굴에 씌운다.
“손 내밀어.”
찌익, 찌이익.
이후에 철창 틈을 통해 내가 녀석의 손을 묶어버리자 김석호의 결박이 완료되었다.
“잠깐 기다려라. 시간 좀 걸릴 거야.”
“네! 얼마든지 기다리겠습니다!”
이제 살 수 있다. 이제 이곳을 나갈 수 있다.
그 생각에 김석호는 팔다리를 구속당하고 안대까지 썼음에도 입가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후 나는 주변의 좀비 무리를 적당히 정리해 원래 갇혀있던 방에 도로 집어넣었다.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걸로 창고 내부는 김석호가 나와도 문제 없을 정도로 깔끔해졌고.
나는 그대로 철창 안으로 들어가 놈을 들어 올렸다.
“이 새끼 존나 무겁네.”
“히이익! 죄송합니다!”
사실 장난 좀 쳐본 거다.
놈의 몸무게는 생각한 것보다 가벼웠다.
알몸인 것도 있겠지만 아마 그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해 체중이 빠진 거겠지.
이런 몸무게로 성호수를 반 죽이다니.
정말 살려고 하면 못 하는 게 없다는 것을 나는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나는 성호수를 차에 태워 백화점으로 향했다.
“어,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있어, 되게 좋은 곳.”
“혹시 기숙사인가요…?”
“너 살기 싫구나?”
“죄, 죄송합니다! 다물고 있겠습니다.”
김석호를 백화점으로 데려가는 이유는 당연하지만 놈을 동료로 받는다거나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
나는 백화점 1층 주차장에 차량을 세우고 놈을 꺼냈다.
여전히 묵직하지만, 성인 남자치고는 가벼운 놈을 차에서 내려주고.
가위로 다리를 묶은 테이프를 잘라 주었다.
“여기서부터는 네가 직접 걸어와.”
그리고 나는 놈의 목에 대형견 목줄을 걸어 주었고 김석호는 긴장한 얼굴로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백화점 1층 주차장과 백화점 1층 내부는 좀비가 없이 깔끔했다.
그 이유는 내가 오나연을 데려온 며칠 사이에 열심히 정리했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기는 했지만 하다보니 요령이 붙어 좀비 놈들을 외부로 치워뒀다.
어차피 외부에 저만큼의 좀비가 있으면 그 누구도 얼씬 거릴 생각을 못 할 테니까.
“이, 이서호 님. 저, 정말 어디 가는지 알려주시면 안 됩니까…?”
내 분위기를 살피던 김석호는 도저히 호기심을 못 참겠는지 내게 물어왔다.
지금은 백화점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길.
나는 지하 1층까지 내려온 뒤 말없이 김석호의 안대를 벗겨주었다.
“여, 여긴…. 히익!”
“닥쳐. 목소리 내지 마. 죽기 싫으면.”
김석호는 안대를 벗자 보이는 광경에 숨을 들이켰고 내 말에 따라 고개만 끄덕였다.
지금 김석호와 함께 있는 공간은 지하 1층.
주차장과 1층과 마찬가지로 지하 1층 식품코너는 내 나름대로 정리를 마친 뒤였다.
좀비가 가득한 건 그대로.
다만 평소와 다른 것은 공중에 떠 있는 크리스탈까지 길쭉한 선반 등으로 길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흡사 바리게이트와 같은 모습의 길을 만들었다.
“앞으로 가.”
내 말에 김석호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어깨를 떨며 앞으로 나아갔다.
내가 총구를 등에 가져다 대고 있으니 안 움직일 수 없겠지.
그리고 지금쯤 눈치챘을 것이다.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이, 이서호 님…!”
김석호는 크리스탈의 바로 앞까지 이동하자 정체불명의 물건을 보고 겁먹은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어린 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며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 김석호.
나는 그에게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직접 한 놈 죽인댔지 너를 살린다고는 안 했는데?”
“……네?”
그리고 나는 눈앞의 상태창의 [ 예 ] 버튼을 눌렀다.
눈 앞에 있던 메시지는 이러했다.
[ 크리스탈을 강화하시겠습니까? ]“…아, …아아.”
그리고 눈물을 흘리던 김석호는 무언가 이변이 일어남을 느끼며 절망한 눈을 보이더니.
빛나는 입자가 되어 크리스탈 안으로 흡수되었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퀘스트 창을 확인했다.
━띠링.
[ 생존 퀘스트 – 3거점 키우기
거점의 강화를 위해 크리스탈을 키우십시오.
현재 크리스탈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재료는 살아있는 인간입니다.
살아있는 인간 1/1 ]
“이걸로 생존퀘랑 성장퀘, 그리고 메인퀘까지 다 클리어네.”
한 번의 거래로 처녀도 먹고 복수도 하고 크리스탈도 강화했다.
이런 개이득이 어디 있냐는 생각에 나는 즐겁게 미소 지었다.
‘이제 나연이 자궁에 정액 싸지르면서 작업 좀 쳐볼까.’
그리고 이번에는 무슨 능력을 얻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나는 위층으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