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Necromancer In The Post-Apocalyptic Zombie World RAW novel - Chapter (42)
좀비세상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 42화(42/98)
이상운은 공포에 떨며 충격에 빠진 채 덜컹거리는 버스에서 바닥만을 바라봤다.
자신의 바로 옆자리.
-그어, 으어어….
침을 흘리며 금방이라도 물 것 같은 남자 좀비가 소름 끼치는 눈으로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
‘어, 어떻게 좀비가…. 이서호의 말을….’
자신의 바로 옆에 좀비가 있는 것 보다 그 좀비가 ‘절대 물지 말라’는 이서호의 명령을 어기지 않고 지키고 있다는 사실.
그것이 이상운을 가장 놀라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이상운을 거대한 절망감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군인 놈들보다 더 답이 없어….’
이상훈은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구원의 동아줄로 생각하고 붙잡았던 것은 사실 동아줄로 위장한 사나운 독사라는 것을.
군인들은 아무리 위협적이라도 인간이었다.
총기만 무력화한다면 민간인 남자들과 그리 다를 것 없다.
그것은 이상운과 민간인 그룹원들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는 사실.
그렇기에 과거 이상운은 민간인 그룹 중 남자들을 뽑아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래서는….’
이상운은 고개를 숙인 채 눈을 질끈 감았다.
이서호는 군인 놈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위험하다.
놈은 총기 따위가 아니라 무려 인류를 멸망시킨 좀비 무리를 조종하는 능력을 가졌다.
현재 모든 생존자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좀비 그 자체를 다루는 힘.
도대체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는 이해할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
이서호에게 붙잡힌 이상 그 어떤 수를 써도 탈출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그의 명령 한 번이면 여기 있는 모두가 좀비의 밥이 될 것이기에.
끼이익━
이상운이 생각에 잠겨 있던 사이 버스는 어느새 이동을 멈추고 닫혀있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운전석에 앉아있던 이서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좌석을 향해 말해왔다.
“자, 이제 다들 내리세요. 여기가 이제부터 여러분들의 보금자리입니다.”
상냥하게 미소 짓는 이서호의 말.
하지만 그 말에 선뜻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공포에 질려 시선을 깔고 바닥만을 바라봤다.
그야 자신들이 이서호에게 무엇을 했었는지 다들 기억하고 있기에.
그런 민간인 그룹과 달리 이서호가 사라진 이후에 합류한 생존자 무리는 그저 이서호라는 존재가 두려워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의 말에 반응이 없는 그들이 이서호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아, 뭐야, 안 나와요?”
한숨을 쉬며 그가 손을 들자.
-크르르르르.
각 인원의 옆자리에 배치된 좀비들이 위협적인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히이익!”
“내, 내릴게요! 지금 바로 내릴게요!”
그제야 민간인들은 버스 좌석에서 일어나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서호는 그 모습을 보며 흡족하게 웃었다.
“…여기 어디야. …주차장?”
“이제 여기서 살라고…?”
민간인 그룹이 버스에서 내리자 보이는 것은 거대한 주차장.
이제는 버려진 여러 대의 차들이 횡하게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외에 보이는 것은.
“으, 흐윽….”
“여기도 잔뜩 있어….”
주차장 주위를 가득 채운 무수히 많은 좀비 무리들.
전부 이서호의 명령으로 주차장 외벽으로 물러나 그의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다가가지는 마세요. 숫자가 많아서 돌발 행동을 할지도 모르거든요.”
마지막으로 버스에서 내리던 이서호의 말에는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그저 벌벌 떨며 그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쓸 뿐.
그리고 그가 말하지 않더라도 저 좀비 무리에게 다가갈 바보는 없었다.
‘그렇군, 여긴 백화점이야.’
유일하게 이상운 교수만이 주변을 둘러보며 이곳의 위치를 파악했다.
‘그렇게 많은 식량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이거였군.’
이서호는 자신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식량을 이용했다.
이런 멸망한 세상에서 아무리 좀비에게 자유롭더라도 상식적으로 얻기 힘든 물량의 식량.
하지만 이 백화점을 그가 지배했다면 그 많은 양의 식량을 납득할 수 있었다.
식량과 무력.
두 가지를 전부 지배한 이서호는 이상운이 보기에 현재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최상위 포식자였다.
이제는 마치 패왕 같은 기운이 느껴지는 이서호가 당당히 걸어 고개를 숙인 사람들 앞에 섰다.
그리고 흐뭇한 미소로 주변을 둘러본 뒤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일단 모두 옷부터 벗을까요?”
이어지는 그의 말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사람 전원이 충격적인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여, 여기서요? 여기 야외인데요…?”
“하지만 남자들도 있는데….”
소심하게 중얼거리듯 흘러나오는 불만들.
“서, 서호 군. 옷은 왜 벗으라는 건가…?”
그리고 이상운도 의문과 함께 조심히 이서호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이서호는 싱긋 웃으며 친절히 대답해주었다.
“벗으라면 벗는 거지. 말이 많네요. 싫으면 마세요.”
상냥히 웃는 그의 미소 속 눈빛은 마치 그들을 한 마리의 가축 보듯이 느껴졌다.
그 눈빛이 무슨 의미인지는 여기 있는 모두가 깨달았다.
듣기 싫으면 듣지 마라.
죽고 싶으면 그렇게 해라.
그리고 그 뜻을 가장 먼저 알아챈 이상운 교수를 시작으로 남자들은 서둘러 옷을 벗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여자들은 무리라는 이점을 살려 바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여러 명이 한마음으로 목소리를 내니 그녀들에게는 용기가 생긴 것이다.
“아, 아무리 그래도 전부 벗으라니 너무하잖아요!”
“마, 맞아요 서호 씨! 그래도 저희 알던 사이인데!”
“저희 감기라도 걸리면 어떻게 해요? 여긴 주차장이잖아요! 춥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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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자신들의 처지가 어떤지를 깨닫지 못한 여자들.
이서호는 그런 그녀들을 한심하게 바라봤다.
‘예전부터 이랬었지.’
좀비로 세상이 멸망하기 이전부터 자주 보이는 현상이었다.
남자들은 자라오면서 처맞아본 경험이 있다.
그렇기에 잘못하면 상대에게 처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있다.
그 사실 덕분에 남자들은 보이지 않는 선을 지키고 있다.
물론 때로는 무력에 자신 있거나 멍청한 남자가 그 선을 넘고는 하지만.
대체로 남자들은 자신이 무력의 아래에 있다면 알아서 고개를 숙인다.
잘못하면 처맞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여성들은 사회적 규범으로 보통 맞아본 적이 없다.
부모나 형제라면 모를까 제 3자가, 특히 남자가 자신들을 때리는 행위는 암묵적으로 금지되었기에.
예로부터 남자는 여자를 때리면 쓰레기.
그렇기에 흔히 남녀 싸움을 할 때 여자들이 사람 속을 박박 긁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그렇게 해도 처맞은 적이 없기에.
‘그런데 지금은 그런 세상이 아니란 말이지.’
군인들에게 당하고도 깨닫지 못한 녀석들.
그야 군인들도 사회적 습관이 남아있기에 남자보다는 여자들을 조금 더 유하게 대해주었다.
힘든 일도 덜 시키고 말을 듣지 않아도 패지는 않았다.
그런 평소 답답한 것들과 과거 저들에게 노예처럼 부려지던 기억이 있는 이서호는.
목소리를 합쳐 항의하는 그녀들에게 싱긋 웃어 보였다.
“그래요, 그럼. 벗지 마세요.”
이서호의 말에 여자들은 굳어있던 얼굴에 옅은 미소가 피었다.
‘역시 이런 건 따지고 봐야 해.’
자신들의 항의가 효과가 있음에 당당히 고개를 들었다.
반대로 말이 없는 남자들은 좆됐음을 깨닫고 얼굴을 굳혔다.
그저 떨리는 손을 꼭 쥐고 자신에게 불똥이 튀지 않기를 바랬다.
그리고 이서호는 손가락으로 어느 한 여성을 가리켰다.
조금 전 항의할 때 가장 목소리가 컸던 여자.
마침 외모도 여자들 중 가장 떨어진다.
즉, 이서호에게 가장 쓸모없는 인간.
하지만 앞으로 쓸모가 없을 뿐, 지금 당장은 아주 쓸모가 있다.
그녀를 손가락으로 가리킨 이서호는 근처의 좀비에게 말했다.
“저년 붙잡아 둬. 죽이지는 말고. 절대 놓지 마.”
그 말에 좀비 두 마리가 말없이 움직여 그 여자를 붙잡았다.
“꺄아아아악!! 왜, 왜 이러세요!!”
곧, 마치 돼지 멱을 따는 듯한 비명과 함께 그녀는 날뛰며 이서호에게 외쳤지만.
이서호는 그녀를 가볍게 무시했다.
“구석에 끌고 가. 다른 좀비 근처로는 데려가지 말고. 물 수도 있으니까.”
그러자 여자의 비명과 함께 좀비들은 그녀를 끌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 외에는 꽤 반반한가.’
다들 그래도 전직 여대생들.
게다가 학과 자체가 미녀가 많은 학과의 학생들이 살아남아 기숙사의 여자들은 평균 외모가 꽤 높은 수준이었다.
이후 이서호는 나머지 여자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어디…. 다음은….”
그러자 사태를 파악한 여자들이 눈동자를 떨며 다급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죄, 죄송합니다! 벗을게요! 얼른 벗을게요!”
“흐윽, 사, 살려주세요…! 죄송해요! 이, 이제 싫다고 안 할게요!”
그리고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각자 옷을 벗기 시작했다.
처음에 옷을 벗으라는 명령에 다들 절대 싫다는 얼굴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고 속옷까지 깔끔하게 벗었다.
…꿀꺽.
그 모습을 지켜보던 몇 명의 남자들의 다리 사이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발정 난 강아지처럼 보이는 이서호는 숨기지 않고 코웃음을 쳤다.
‘그래도 이제 확실히 구별이 되네.’
예로부터 계급의 구별은 옷으로부터 행해졌다.
딱히 귀족이라고 얼굴에 쓰고 다니지는 않았으나 사람들은 상대의 옷차림으로 그 사람이 귀족인지 평민인지, 아니면 노예인지를 판단했다.
하지만 현대의 옷은 그런 구별이 모호해진 지 오래.
그렇다면 벗길 뿐이다.
결과, 주차장에 옷을 입은 사람은 이서호와 오나연만이 남았고.
그 외의 사람들은 전부 알몸이 되었다.
참고로 유하연과 류다희는 기숙사의 군인들을 감시하기 위해 그곳에 남겨졌다.
‘이제부터 할 일이 많겠어.’
갑자기 다뤄야 할 노예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리고 이서호는 그들을 바로 크리스탈에 바칠 생각은 없다.
천천히 가지고 놀며 즐기다 쓸모없어진 놈부터 차례대로 크리스탈에 먹이로 줄 생각이다.
“자, 그럼 모두 환영해요. 새로운 거점에 오신걸.”
알몸이 된 민간인들.
아니, 이서호의 가축들은 모두 눈을 내리깐 채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의 말을 거스르는 순간 가차 없이 좀비에게 끌려간다는 것을 방금 보았기에.
그리고 그 가축들 중 하나.
구석에서 자신의 젖가슴과 보지를 가린 채 절망감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한 여자는.
‘어,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극한의 두려움에 눈물조차 흘리지 못한 채 얼굴을 숙이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몸매.
부드러운 갈색 장발에 살며시 가린 피부는 이곳의 가축들 중 가장 매끈한 피부 결이었다.
그녀는 바로 채수아.
바로 이서호의 뒤통수를 쳐 그에게 가장 큰 원한을 받고있는 인간.
그리고 그 사실은 채수아도 잘 알고 있었다.
‘어, 어떻게든 해야 해.’
그녀는 이대로 고통스럽게 죽기 싫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그 생각에 채수아는 살며시 고개를 들어 이서호를 바라봤고.
‘그래, …그냥 상대가 바뀌었을 뿐이야.’
과거 강해석에게 그랬던 것처럼.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가장 강한 자에게 붙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녀는 곧바로 깨달았다.
그것이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자신의 가장 큰 무기였기에.
그런 채수아와 마찬가지로.
이서호도 슬며시 그녀를 의식하고 있었다.
‘역시 몸매도 예쁘네.’
이서호는 알몸이 된 가축들을 둘러보며 구석에 서 있는 채수아를 바라봤고.
순간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에 이서호는 살며시 미소 지으며 그녀에게 눈으로 인사했다.
채수아는 얼굴을 굳힌 채 생각을 알 수 없는 얼굴로 그저 눈을 피하지 않고 지긋이 이서호를 바라봤다.
‘얼굴도 여전히 예쁘단 말이지.’
비록 공포에 굳은 얼굴이지만 그녀의 얼굴은 지금 봐도 아름다웠다.
저 아름다운 얼굴이 그녀에게 마음을 품던 이유 중 하나였기에.
‘뭐, 하연이에 비하면 그리 예쁜 것도 아니지만.’
하지만 그녀에게 마음을 품던 것도 과거의 이야기.
지금은 그녀에게 이성적 호감은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남자이기에 알몸이 되어 수치심과 공포로 물든 그녀를 보니 성욕이 솟아오를 뿐.
이서호는 새하얀 피부를 전부 드러낸 채수아를 보며 슬쩍 입맛을 다셨다.
‘너는 좀 있다 보자.’
그녀에게 마땅히 갚아 줄 원한을 아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기에.
곧 단둘이 있게 될 순간을 상상하며 이서호는 즐겁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