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Necromancer In The Post-Apocalyptic Zombie World RAW novel - Chapter (5)
좀비세상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 5화(5/98)
백화점을 나온 나는 왠지 오랜만인 것 같은 햇빛 아래에서 기지개를 켰다.
“으으음~ 역시 사람은 밖을 돌아다녀야지!”
생각해보니 정말 햇빛 아래에서 이렇게 여유로운 것은 오랜만이었다.
좀비 사태가 일어난 뒤로는 줄곧 기숙사 건물 내부에서 덜덜 떨고만 있었으니까.
‘그건 그렇고 어디부터 가볼까.’
마치 광대한 오픈월드에 덩그러니 떨어진 이 기분.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자유도.
시원한 해방감이 드는 한편으로 막상 뭘 할지 생각해보니 곧바로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야 현재는 식량이 부족하지도 않고 큰 위협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역시 퀘스트부터 진행할까?”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역시 크리스탈을 강화하는 거겠지.
분명 시체가 스무 구 필요했다.
아, 방금 동탄 누님을 집어넣었으니까 열아홉이구나.
크리스탈 강화에 필요한 좀비라면 지금 있는 백화점의 주변에도 널려있다.
하지만 백화점 내부와 마찬가지로 이쪽의 좀비는 되도록 숫자를 줄이고 싶지 않다.
이 녀석들의 존재만으로 강력한 방어벽이 되니까.
숫자를 늘리면 늘렸지 줄이는 것은 나에게 크나큰 손실이다.
‘…그럼 역시 다른 곳에서 끌고 오는 수밖에 없는데.’
내친김에 열아홉 마리가 아니라 수십 수백마리를 끌고 올 수 있으면 최고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좀비 놈들을 옮기는 방법.
이 좀비 녀석들은 오로지 살아있는 생물을 물어 감염시키는 것밖에 행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좀비에게 면역이며 적대 당하지 않는 몸.
그런 내가 혼자서 좀비를 이동시키려면 조금 전의 동탄 누님처럼 내가 직접 끌어당기는 수밖에 없다.
‘목줄이라도 채워서…. 아니, 그래도 열아홉 마리를 혼자 끄는 건….’
여러모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그러다 보면 생존자에게 발각될 수도 있고….
“가만…. 생존자?”
순간 머릿속에 무언가 번뜩였다.
“좋아, 가볼까.”
그렇게 사령술사가 된 이후 나의 첫 나들이 목표가 정해졌다.
내가 바라보는 방향은 가증스러운 원수들이 거주하는 곳.
얼마 전까지 내가 머물던 대학교.
그 대학교의 대학가다.
.
.
나는 되도록 건물에 바짝 붙어 몸을 숨기며 이동했다.
이유는 내가 먼저 생존자에게 발각되지 않기 위해.
만약 좀비 무리 사이를 태연하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누군가 본다면 노려질 수 있다.
이런 세상에서 좀비에게 무적이라는 것은 물자를 마음껏 조달할 수 있다는 거니까.
그리고 생존자 무리 중에 강한 무력을 가진 것이 꼭 기숙사의 군인 놈들만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기에 되도록 몸을 숨긴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내가 찾는 것은 생존자라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으음…. 역시 그냥 봐서는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네.”
기숙사의 생존자들도 그랬지만 좀비 사태에 살아남아 건물에 숨은 사람들은 정말 쥐죽은 듯이 생활했다.
혹시나 소음을 내서 주변의 좀비에게 들킬 수도 있으니까.
그렇기에 대학가 원룸촌에 도착한 나는 주변을 둘러봐도 사람이 있을 법한 곳은 알아내기 어려웠다.
‘소리라도 질러서 불러볼까….’
어지간히 답답했던 나는 그런 무모한 생각까지 했지만.
역시 그건 너무 위험하기에 관뒀다.
만약 근처에 군인 놈들이 있다면 제대로 된 복수도 하기 전에 끝장날 수 있으니.
그때.
‘…방금 커튼이 움직였어.’
창문이 닫혀있는 방이었다.
바람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아주 낮다.
즉, 안에는 적어도 움직이는 무언가기 있다는 소리인데.
‘건물 주변에도 제법 좀비가 모여 있고….’
만약 안에 사람이 있는 거라면 그 사람을 쫓아 모여든 좀비들 일 수 있다.
어찌 됐건 한 번 조사해봐서 나쁠 건 없다.
‘문제는 내 안전인데….’
혹시나 안에 있는 생존자가 여럿이라면?
그리고 하필이면 식량이 떨어져 굶주린 질 나쁜 무법자라면?
나 같으면 갑자기 찾아온 방문객의 살점이라도 뜯어먹을지 모른다.
역시 최소한의 안전은 준비해둬야 한다.
“이놈으로 할까.”
제법 사지가 멀쩡하고 수수하게 예쁜 좀비를 찾아냈다.
왜 아까부터 여자 좀비만 선택하냐 물어본다면 그야 시체라도 아저씨보다는 예쁜 여자가 좋으니까.
예쁜 좀비든 아저씨 좀비든 공격력은 동일하다.
사람을 보면 달려들고 물어뜯는다.
그렇다면 예쁜 여자가 좋잖아?
“어디, 어디….”
트레이닝복 상의에 돌핀팬츠를 입은 여대생 좀비였다.
얼굴이 기억에 없는 걸 보니 같은 과는 아닌 것 같은데.
조금 전 동탄 좀비보다는 아쉽게 가슴이 작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손을 집어넣어 한 번 주물러 보았다.
━물컹, 물컹.
‘왠지 습관이 될 것 같아.’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더라.
실제 따뜻한 여자의 젖가슴을 만져본 적은 없지만, 오히려 죽은 여대생이라는 것에 배덕감이 느껴져 더 흥분되는 기분이다.
심지어 이렇게 예쁜 여대생이 죽어서 나에게 능욕을 당하다니.
“어이쿠, 주니어 진정해. 최소한 살아있는 여자랑 해본 뒤에 즐기자고.”
나는 이름 모를 여대생 좀비의 젖가슴에서 손을 떼고 미리 준비한 밧줄을 그녀의 목에 걸었다.
이후 내가 줄을 당기자 내가 이끄는 대로 움직인다.
“좋아, 가볼까.”
-아으으으….
내 목소리에 여대생 좀비도 대답하듯 울음소리를 내었다.
나는 후드를 뒤집어쓰고 검은색 마스크를 썼다.
혹시나 위험한 생존자가 공격할 경우 얼굴을 숨기기 위해서다.
만약 공격할 낌새가 보인다면 옆에 있는 여대생 좀비를 보여준다.
정상적인 생존자라면 좀비가 있는 것만으로 접근을 피할 것이다.
혹시라도 물리면 곧바로 아웃이니까.
‘분명 2층이었을 텐데….’
최대한 조심히 건물을 올라간다.
혹시나 소음을 내지 않도록 조용히.
여대생 좀비는 계단을 오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그 정도는 괜찮은 것 같았다.
하긴 계단도 못 올랐으면 생존하기가 더 쉬웠겠지.
그리고 조금 전 커튼이 흔들리는 것을 봤던 방에 도착했다.
살며시 귀를 가져가 문에 붙여보았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리네.’
만약 여러 명이 안에 있다면 조금이라도 인기척이 느껴질 법한데.
물론 절대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러 인원이 방안에 있을 가능성은 적은 것 같다.
나는 조심스럽게 문손잡이를 잡아 돌려봤다.
철컥, 철컥.
일정 이상 돌아가지 않는 문손잡이.
잠겨있다.
‘그럼 역시 안에는 생존자가 있는 건가.’
좀비를 가두고 잠갔을 가능성도 있지만, 나는 생존자가 안에 있는 걸 가정하기로 했다.
만약 안에 있는 게 좀비라면 나에게는 빈방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렇기에 나는 목소리를 내었다.
안에 누군가가 있다면 들을 수 있도록.
“뭐야, 잠겼네.”
자, 어떻게 나오려나.
가능성은 두 가지.
내 목소리를 듣고 오히려 숨죽이며 사람이 없는 척을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누구세요…?]찾아온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거나.
‘여자인가.’
방 안에서 들려온 것은 여자의 목소리였다.
기운이 쫙 빠진 저 목소리는 익숙하게 들은 적 있다.
기숙사에서 식량이 거의 떨어지던 시절 그룹원들의 목소리가 딱 저런 느낌이었다.
안에 있는 생존자는 굶주려 있다.
[저, 저기요?]내가 대답하지 않자 조금 다급한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한 번 더 들려온다.
아마 내가 떠났을까 걱정하는 듯하다.
“…안에 몇 명 있죠?”
찾고 있던 생존자를 발견했기에 환호성을 지르고 싶은 심정이지만 나는 일단 진정하고 목소리를 다듬었다.
섣부르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
방 안의 여자에게 나는 밖을 돌아다니는 생존자.
그녀의 입장에서도 내가 위험한 인물일지 경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를 불렀다는 것은 내게 바라는 것이 있을 테고.
그렇다면 나는 일반적인 생존자를 연기한다.
그녀의 경계심을 풀기 위해서.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녀를 획득하기 위해.
[그, 그쪽은요? …몇 명이에요?]역시 이쪽을 두려워하고 있다.
만약 안에 있는 것이 여자 하나라면 당연한 반응이다.
좀비사태로 무법지대가 된 이곳에서 여자 홀로 있는 것은 침이 나오는 먹잇감이 되니까.
무참히 강간당할 수도 있고, 나처럼 노예가 될 수도.
그게 아니라면 식량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알려주지 않는다면 가보겠습니다.”
[자, 잠깐만요!]아무래도 어지간히 다급한 모양이다.
한 번 반응을 떠본 것인데 곧바로 달려드는 꼴이라니.
[한 명…. 한 명이에요. 저밖에 없어요. 흐윽,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내가 떠난다고 으름장을 놓자 곧바로 수싸움을 끝내고 자신의 목적을 드러냈다.
경계하던 목소리는 지친 듯 흐느끼는 목소리로 바뀌며 나에게 매달렸다.
[저 여기에 갇히고 이제 식량이 전부 떨어져서 며칠 동안 먹은 게 없어요. 아저씨, 진짜 죄송한데 혹시 조금만 도와주실 수 없을까요? 제발 부탁드려요….]아저씨라니.
이래뵈도 스물넷인데.
하지만 그런가.
예상한 대로 홀로 고립되어 죽어가던 생존자였다.
‘이건 너무 좋은 먹잇감인데.’
마침 딱 내가 찾던 부류.
그 누구도 의지할 곳이 없고, 혼자 살아갈 길도 막혀버린 죽음을 선고받은 생존자.
거기다 여자다.
[ 성장 퀘스트 ] [ 처녀의 피를 획득하십시오. ]나는 백화점에서 확인했던 퀘스트의 내용을 떠올렸다.
안에 있는 여자가 처녀일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목소리는 어리게 들린다.
물론 여기서 대뜸 ‘혹시 처녀세요?’라고 물어볼 수는 없다.
아마 엄청 수상하게 여기겠지.
식량도 없이 지친 여자입장에서 절대 문을 열지 않을 것이다.
자,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저, 저기요? 아저씨…? 아, 아저씨…! 가신 거 아니죠?!]-으어어어….
내가 고민하는 사이 인기척이 줄어들자 다급해진 여자 생존자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내게서 조금 떨어져 있던 여대생 좀비가 반응한다.
“저, 저기요…! 조용히 하세요! 놈들한테 들키면 어쩌려고요!”
[아, 앗! 죄, 죄송해요…. 가신 줄 알고….]내 지적에 방안의 여자는 곧바로 목소리를 줄였다.
일반적인 생존자였다면 굉장히 화를 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금 여기서 좀비가 몰려왔다간 죽는 건 방 안의 여자가 아니라 밖에 있는 나니까.
[아저씨, 흐윽, 진짜 죄송해요. 그런데 저 정말 죽기 싫어요. 제발, 흑, 제발 한 번만 도와주세요….]목소리를 높일 수 없자 여자는 이제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정말 서러워서 우는 걸까, 아니면 연민을 노리는 작전일까.
어쨌든 그녀는 내 도움이 절실하다.
아마 내가 돕지 않으면 곧 죽겠지.
그래서 그녀가 불쌍해서 도와줄 거냐 묻는다면 천만의 말씀.
내 도움이 필요한 거라면 아주 좋은 기회니까.
우선 한 번 떠보기로 했다.
“저기, 밖은 좀 불안해서 그런데 혹시 문 좀 열어줄 수 있어요?”
[…….]대뜸 물어보자 대답이 없었다.
고민하고 있는 걸까.
밖에 있는 것은 좀비 무리를 숨어서 다닐 정도로 기운이 있는 남자.
안에 있는 건 굶주려 힘이 없는 여자.
내가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과연 여기서 문을 열 것이냐….
아무래도 문을 열어줄 정도로 절박하진 않은 모양이다.
그 정도로 굶주린 건 아닌가.
아니면 그것보다 몹쓸 짓을 당하는 상황이 더 두려운 걸까.
하긴 다급한 상황에 밖을 수색하지 않을 정도로 겁이 많다면 그럴 수 있겠지.
‘…이건 약간 작업이 필요하겠군.’
물론 지금 강제로 문을 따고 들어가 음식으로 유혹하며 이 여자를 납치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소리치며 날뛰는 경우 좀비가 몰려와 여자가 죽을 수도 있다.
나는 이 여자를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소모품으로 사용할 생각이 없다.
마침 혼자 고립되어 굶주린 여자 한 명.
제대로 교육한다면 꽤 괜찮은 노예를 하나 얻을 수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적긴 하지만 제 식량을 조금 두고 갈게요.”
[저, 정말요?!]“네, 하지만 제 몫을 나누는 만큼 많이는 드릴 수 없습니다.”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정말, 흐윽, 정말 감사해요…!]감사는 무슨, 어차피 전부 몸으로 갚을 건데.
나는 배낭에 챙겨왔던 식량을 조금 꺼냈다.
‘…이 정도면 이틀, …아니, 아끼면 삼일 정도 먹으려나.’
혹시나 이걸로 부족해 죽어버린다면 어쩔 수 없는 일.
그럼 뭐 인연이 아닌 거니까, 나는 다른 생존자를 찾을 뿐.
하지만 이걸로 며칠 정도 버틴다면.
“혹시 또 주변을 수색하다가 지나갈 일이 있으면 들리겠습니다.”
[네? 그, 그 말은….]“혹시 식량이 넉넉하면 또 가져다드릴게요.”
[…아아, 흐윽, 어떻게 정말…. 어떻게 이 은혜를 갚아야 할지….]고립되어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
그때 찾아온 구원의 손길.
그녀는 이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점점 그 손길에 매달리게 되겠지.
어디, 며칠 만에 공략 될지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