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Necromancer In The Post-Apocalyptic Zombie World RAW novel - Chapter (52)
좀비세상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 52화(52/98)
잡음 섞인 무전기로도 명확하게 들리는 백민아의 흐느끼는 목소리.
나는 그 목소리에 순간 머리가 차가워졌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민아 씨. 무슨 일이죠? 어딘가 다치셨나요?”
위급한 상황에 호흡이 거칠어지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우선은 상황 파악이다.
그녀에게 생긴 위기가 무엇인지, 급한 불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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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내 질문에 무전기에서는 곧바로 답변이 들려왔다.
━치지직.
[ …저, …치직
, 물렸어요…. ]
“…….”
그 말에 차갑게 유지되던 머리까지 뜨거운 피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민아 씨. 물린 부위 위를 무언가로 강하게 지혈하세요. 지혈대는 할 줄 아시나요?”
[ …네, 흐윽, 하지만 서호 씨. …치직
, 혀, 현서가…. ]
“제가 금방 가겠습니다. 그러니까 침착하게 기다리세요.”
나는 무전을 끝나고 무전기를 거칠게 허리춤에 찬 뒤 굳은 얼굴로 식탁을 바라봤다.
떨어진 거리에서 무전을 듣던 여자들 모두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긴장한 얼굴을 했다.
“서, 서호야….”
“일단 다들 기다려. 그리고 하연이는 나랑 같이 가자.”
“…네, 네!”
지금 그녀들과 문제를 상의할 시간이 없다.
현재 백민아의 상황은 시급하다. 지체하지 않고 바로 달려가야 한다.
‘물렸다는 건… 좀비겠지.’
나는 기본적인 장비들이 담긴 배낭을 가지고 서둘러 주차장의 승합차로 달려갔다.
그 뒤를 유하연이 다급하게 뒤따른다.
‘설마 내가 모아둔 좀비들이 아파트를 올라간 건가…?’
거칠게 액셀을 밟으며 주변 기물들과 차량이 스치는 것도 무시한 채 나는 서둘러 도로를 달려갔다.
운전하는 중에도 머릿속에는 문제에 대한 생각으로 복잡했다.
‘아니, 역시 그럴 리는 없어. 분명 아파트를 지키게 하고 올라가지 않도록 덧붙였으니까.’
그렇다면 다른 가능성.
외부에서 유입된 좀비가 아파트를 올라가 백민아를 물었다?
‘그래도, 왜 9층 높이를 올라가고, …거기다 어째서 민아 씨가 문을 연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나와 함께 있을 때 좀비가 문을 두드리는 패턴을 느껴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좀비의 두드림을 나와 착각하고 열었을 가능성은 적을 터.
‘어찌 됐건, 가봐야 알 수 있어….’
다만 한 가지 머릿속에서 신경 쓰이는 가설이 떠나지를 않았다.
그건 바로 백민아의 남편이자 윤현서의 아버지.
윤강현.
그의 시체를 처음 발견했을 때부터 무수히 많은 상처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
인위적으로 이곳저곳을 얻어맞은 듯한 흔적들.
마치 누군가 일부러 고통을 주기 위해 구타한 듯한 멍들이 그의 몸에는 잔뜩 있었다.
그 상처들을 보고 혹시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만약, 그 가능성 중 한 가지일 경우라면.
불길한 생각에 나는 액셀을 밟는 발에 더욱 힘을 주어 차량을 가속해 나아갔다.
“꺄아앗!”
그 속력에 조수석에 앉은 유하연이 불안하게 비명을 지르며 천장의 손잡이를 꼭 움켜쥐었다.
。 。 。
━끼이익!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시속 80 가까이 달리던 승합차는 목적지에 도착하자 굉음을 일으키며 차량을 멈춰 세웠다.
나는 그 반동이 멈추기도 전에 차량의 문을 열고 차량에서 내렸고 나를 따라 유하연도 차량을 내려왔다.
“아, 아저씨. …이건.”
땅에 발을 딛고 주변을 살핀 유하연이 놀란 눈으로 아파트 앞을 둘러보며 나를 불렀다.
그녀가 놀란 풍경을 나도 이미 함께 보고 있었다.
‘한 명이 아니군.’
백민아의 아파트는 내가 윤강현의 시체를 본 뒤 만일을 대비해 대량의 좀비로 방어선을 만들어 두었다.
일반적인 생존자라면 절대 근처에도 다가올 수 없도록.
분명 며칠 전에 식량을 전달하러 방문했을 때도 아파트 주위로는 수많은 좀비가 멀쩡히 어슬렁거렸다.
하지만.
지금 그 장소에는 비틀거리는 좀비 무리 대신.
마치 태풍이라도 지나간 듯.
아무 움직임 없이 쓰러져 있는 시체들만이 바닥에 즐비해 있었다.
나는 근처의 시체 무더기에 다가가 다리를 굽혀 시체를 살폈다.
‘이건 좀비가 아니야.’
분명 좀비였을 시체 무더기 속 이질적인 시체 하나.
덩치가 큰 여성의 시체.
하지만 그건 이곳에 잔뜩 누워있는 좀비들과는 달리 얼마 전까지 살아있던 인간의 시체였다.
인간인 채 죽은, 생존자의 시체였다.
비슷한 풍체의 시체들이 주변에도 곳곳에 보인다.
“가자. 일단 민아 씨의 상태를 확인해야 해.”
“네, 네!”
정확하게 누가 이런 짓을 저지른 건지는 모르지만.
주변 상황으로 봤을 때, 결코 일을 저지른 것은 한 명이 아니었다.
적어도 열.
혹슨 스물.
어쩌면 그 이상의 인간이 가담한 전략적인 습격.
오로지 이 아파트에 지내고 있는 백민아를 노린 인간들의 습격이었다.
그들은 요령껏 아파트를 지키는 좀비들을 분산시키고 몇 명을 희생시켜 좀비들을 처리했다.
그런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한 나는 유하연과 함께 서둘러 9층으로 올라갔다.
“민아 씨━!!”
9층의 익숙한 현관문.
그 문은 철제 지렛대 같은 것으로 억지로 뜯겨 허무하게 열려 있었다.
나는 신발도 벗지 않고 문 안으로 들어가 다급하게 집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부터 이어져 있는 수많은 발자국.
그리고 그 발자국을 따라 이어진 거실 쪽에는.
식칼에 목을 찔려 쓰러진 좀비 한 마리와 눈물 흘리며 창문에 기대 앉아있는 백민아가 있었다.
“서, 서호 씨…!”
그녀는 나를 발견하자 울컥한 얼굴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곧바로 달려가 그녀의 상태부터 확인했다.
“어딜 물리셨죠? 다친 곳은요?”
“파, 팔에…. 말고는 다친 곳은 없어요. 하지만…! 현서가…!”
그녀는 다가온 내 옷깃을 붙잡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건 좀비에게 물려 곧 죽을지도 모르는 자신에 대한 눈물이 아니었다.
어지러운 그녀의 집 안.
이곳에는 보이지 않는 익숙한 어린아이의 모습.
잃어버린 자신의 딸에 대한 걱정과 슬픔의 눈물이었다.
“현서가 잡혀갔어요…! 흐윽.”
그녀는 지키지 못한 자신의 딸을 얘기하며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흐느껴 울었다.
‘잡혀갔다고…?’
그녀의 말에 혼란스러운 나는 겨우 마음을 진정 시켰다.
지금 혼란스러워 봤자 아무 도움도 안 된다.
“잡혀갔다면 이유는 아시나요? 혹시 현서를 다치게 했나요?”
“아뇨…, 흐윽, 다치진 않았지만, 그래도 억지로 끌고 가서….”
다치게 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현서를 생포하는 게 목적인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죽인 것이 아니라 납치라면 납치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도 백민아는 이곳에 죽게 두고 아이만 데려갔다면.
‘그렇다면 지금 당장 급한 건 민아 씨야.’
나는 그녀의 왼쪽 팔을 들어 살폈다.
그녀의 팔뚝에는 정석적인 지혈대가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다.
천과 막대를 이용해 상처 부위의 출혈을 막는 지혈 방식.
이걸 이용하면 지혈대를 적용한 밑으로는 피가 통하지 않는다.
그걸로 감염을 조금은 늦출 수 있을 것이다.
‘급한 대로 일단 하라고 한 거긴 하지만….’
“크윽….”
나는 그녀의 지혈대 아래, 명확하게 보이는 좀비의 이빨 자국을 보고서 신음을 흘렸다.
백민아가 좀비에게 물렸다.
그것은 곧, 감염되었다는 것이다.
‘보통은 빠르면 한두 시간, 늦으면 반나절이면 변한다.’
좀비 사태가 터지고 놈들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감염자가 놈들로 변하는 시간 파악은 최우선적으로 알아야 할 정보.
그건 군인 놈들이 가장 먼저 깨닫고 조사한 덕분에 대략적인 시간은 알고 있다.
문제는 백민아는 확실히 감염되었다는 것.
‘뭔가 방법이…. 분명 뭔가 방법이…!’
나는 그녀의 팔을 붙잡고 식은땀을 흘리며 이를 악물었다.
나는 사령술사.
좀비를 다룰 수 있는 초능력자다.
그렇다면 감염된 그녀가 좀비가 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분명.
뭐라도 분명 있을 테니까.
“서호 씨….”
그때 백민아가 눈물을 흘리며 미소 짓고 내 얼굴에 손을 얹었다.
그녀의 눈은 슬프면서도 각오한 눈빛이었다.
“제발, 현서를 구해주세요.”
익숙한 눈이다.
죽음을 각오한 눈.
아니, 피할 수 없는 죽음에 포기한 눈빛.
저 눈은 수도 없이 자주 봐왔다.
기숙사에서 처음 노예 취급받을 때 화장실 거울에서 나는 저런 눈을 했으며.
채수아의 배신을 처음 깨달았을 때 창문에 비친 내 눈이 저러했다.
그리고 마지막.
백화점 지하 화장실에서.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그 좀비에게 물렸을 때.
그때도 화장실 거울 파편에 비친 나의 눈은 저러했다.
삶을 포기한 눈.
“구하겠습니다. …현서도, 그리고 민아 씨도요.”
“……네?”
그때 순간 머리에 한 가지가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감염자. 좀비에게 물렸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좀비에게 물리고도 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을.
‘그건 바로 나야.’
나는 분명 백화점에서 사령술사 좀비에게 물렸으나 좀비가 되지 않고 특별한 힘을 얻었다.
하지만 만약.
만약에 내가 감염을 피한 게 아니라면?
그때 이미 감염이 되었고 현재 나는 감염자인 상태라면?
근거가 될 만한 기억은 잔뜩 있다.
……━ [ 당신의 체액이 일정치 이상 흡수되어 ‘■■■’에게 언데드 특성이 부여됩니다. ]
그건 매번 여자들과 몸을 섞을 때 나타나는 시스템의 메시지.
그리고 내가 여자들의 질내에 사정하면 그녀들에게 특별한 힘을 전해줄 수 있다.
마치 능력자인 내 특성을 감염시키듯.
‘여자들에게 나타나는 시스템의 효과는 …전부 내 체액과 관련이 있어.’
내 타액을 흡수하던, 정액을 흡수하던.
내 체액에는 그녀들에게 특별한 능력을 감염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민아 씨. 저 믿으시나요?”
나는 눈물 흘리는 그녀를 마주 보고 조용히 물었다.
이제부터 할 일에 대해 예고하듯, 그녀가 당황하지 않도록.
그런 내 눈을 마주한 백민아는 살며시 볼을 붉히더니.
옅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입에 입술을 맞췄다.
“우음…. 츄웁.”
내 입술이 그녀의 입술과 맞닿자 마치 그리웠다는 듯 그녀는 살며시 입을 벌리며 내 혀를 맞이해 주었다.
비록 현서가 납치당한 상황이지만.
그녀는 나를 믿고 내가 하는 행동에 의심 없이 따라주었다.
‘최대한, 최대한 잔뜩….’
나는 야릇한 키스에도 조금의 흥분감을 느끼지 못하며 그저 그녀에게 내 타액을 전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어떻게든 잔뜩 내 타액을 그녀에게 넘긴다.
그렇기 입을 맞추길 잠시.
━띠링.
[ 당신의 체액이 일정치 이상 흡수되어 ‘백민아’에게 언데드 특성이 부여됩니다. ] [ …━실패, ‘백민아’의 체내에 언데드의 감염체가 확인되었습니다. ]‘역시…!’
나는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를 보고 눈을 번뜩였다.
비록 실패이긴 하지만.
이걸로 알 수 있다.
그녀의 몸속 좀비 바이러스는 내 타액에 있는 바이러스를 거부한다.
즉, 적으로 간주하고 상쇄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더 잔뜩 넣을 뿐.’
“서, 서호 씨…?!”
부스럭.
나는 메시지를 확인하자 곧바로 바지의 벨트를 풀고 옷을 벗어 던졌다.
“죄송해요. 하지만 믿어주세요. 저는 당신을 구하고 싶습니다.”
“……네.”
설마 자지까지 꺼낼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는지 눈물 흘리던 그녀는 당황스러운 얼굴을 했다.
나라도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 자지를 빳빳이 세우고 달려드는 남자.
얼핏 보면 죽기 전에 따먹으려는 쓰레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녀와 나의 친밀도는 100%를 넘겼다.
그만큼 그녀는 나를 신뢰하고 있으니.
“저, 서호 씨를 믿어요.”
그녀는 부끄러운 듯 볼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아, 아저씨…. 저는 현관에서 망보고 있을게요!”
뒤에서 지켜보던 유하연도 볼을 붉히며 서둘러 자리를 비켜주었다.
두 사람 다 나를 의심하지 않는 것이 고마웠다.
찔꺽, 찔꺽.
“우읏, …흣.”
내가 자지의 끝을 그녀의 보지 입구에 문지르자 이미 애액으로 축축한 구멍이 나를 반겨주었다.
“죄, 죄송해요…. 이런 상황인데…. 조금 전 키스 때문에….”
아무래도 딸이 잡혀간 상황에 보지가 젖은 것에 그녀는 죄책감을 느끼는 듯 고개를 숙였다.
“민아 씨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제게 맡기세요. 민아 씨도 현서도, 제가 책임지고 구할 테니까.”
“서, 서호 씨….”
고개 숙인 그녀의 볼에 손을 올려 고개를 들어 올리고 나는 그녀에게 상냥히 말했다.
그 미소에 백민아도 감동한 얼굴로 볼을 붉히며 옅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축축한 구멍에 자지를 밀어 넣었다.
찔꺽, 쑤우욱━.
“하으으응…!”
커다란 자지가 아무런 저항감 없이 미끄러지듯 보지 않을 가득 채우자 그녀는 내 팔을 꼭 붙잡으며 야한 신음을 내뱉었다.
이후 나는 정신 없이 허리를 흔들었다.
찔꺽, 찔꺽, 찔꺽.
“하앗, 흣, 아, 안 되는데…. 기분 좋으면…. 흑, 혀, 현서가….”
“하아, 괜찮아요, 민아 씨. 참지 마세요. …크윽, 민아 씨가 좋아져야, 빨리 현서를 구하니까…!”
“그, 그러면….”
내 말에 결심한 듯 흐릿한 눈빛으로 대답한 그녀는 곧 눈을 살며시 감고서 자지의 감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찔꺽, 찔꺽, 찔꺽.
“흐응, 읏, 앗…! 하아, 좋아, …거기, 흣…! 커다란 자지가… 으흣, 안쪽 깊은 곳까지….”
내 의도를 깨달은 듯 그녀는 다리로 내 허리를 감싸며 목을 끌어안고 귓속에 야릇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잔뜩 조여오는 그녀의 보지.
쫀득한 속살이 자지를 잔뜩 조이며 기분 좋게 압박해온다.
“크윽, 좋아요…! 민아 씨의 안…! 잔뜩 쌀 테니까…!”
“네…! 싸주세요…! 안에 가득…! 서호 씨의 뜨거운 거…! 잔뜩…!”
그녀와 나의 노력으로 곧바로 몰려온 사정감.
나는 지체하지 않고 그녀의 안쪽 끝까지 자지를 쑤셔 박은 뒤.
찔꺽━!
그대로 자궁 안쪽에 정액을 전부 쏟아냈다.
뷰르르르릇━!
“하아아아앙…!! 기, 깊은 곳으로…! 뜨거운 거 잔뜩…!”
급격하게 채워지는 내 정액으로 절정을 맞이한 그녀가 내 몸을 강하게 끌어안으며 온몸을 움찔거렸다.
거친 호흡으로 귀를 간지럽히며 뱃속에 아기 씨가 가득 찬다는 쾌감으로 다리를 꼭 조여왔다.
그리고.
━띠링.
나는 목적이었던 메시지 음을 듣자마자 내용을 확인도 하지 않고 [ 강화 ]를 선택했다.
[ ‘백민아’의 강화를 선택하였습니다. ] [ ‘백민아’가 당신의 체액을 흡수하여 당신의 서번트가 되었습니다. ] [ 특성 룰렛을 진행합니다. ]이어서 나타나는 많은 메시지 창들.
나는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 메시지 창들을 긴장한 얼굴로 지켜보았고.
━띠링.
곧 기다리던 결과가 출력되었다.
[ ━실패, ‘백민아’의 체내에 언데드의 감염체가 확인되었습니다. ] [ 특성 룰렛을 다시 진행합니다. ]‘제발…!’
이번에는 조금 전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조금 전 키스로 얻은 임시 특성은 그녀 내부의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상쇄되어 없어졌다면.
이번에는 특성 획득에 실패했지만 시스템은 다시 내 체액을 이용해 특성을 생성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링.
[ ‘백민아’의 체내 언데드 감염체와 당신의 감염체가 융합에 성공하였습니다. ] [ 강화가 완료되었습니다. 서번트 ‘백민아’에게 특성 ‘재생(B)’이 발현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녀 내부의 바이러스는 내 능력과 융합하여 그녀는 나의 서번트가 되었다.
“미, 민아 씨…?”
그녀의 지혈대 밑 물린 상처가 옅은 연기를 흩뿌리며 점점 재생되어 간다. 마치 비디오를 되감듯.
특성 덕분에 상처가 회복된다.
하지만 아직 확실히 그녀의 상태를 알 수는 없기에 나는 누워있는 그녀에게 조심히 말을 걸었다.
‘피부가 …평소보다 창백해.’
그녀는 조금 전까지 흥분감에 몸을 떨던 것과 달리 지금은 차분하게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
걱정되는 마음에 살며시 손을 올려 그녀의 볼을 매만졌다.
‘피부는 따뜻한데….’
비록 피부색은 이전보다 살짝 창백해졌지만 그 온도는 분명 인간의 체온이었다.
창백한 정도도 밖의 좀비에 비하면 생기가 느껴지는 정도로 살짝 변했다.
하지만.
“아…. 우….”
곧 내 목소리에 눈을 뜬 백민아.
그녀는 멍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아, 아…. 아우….”
“민아 씨….”
그녀는 내게 대답이라도 하듯 목소리를 냈지만, 마치 좀비처럼 제대로 된 언어를 구사하지 못했다.
그리고 좀비처럼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좀비화는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분위기는 분명히 이전과 달라져 있었다.
실패?
그녀를 구하는 것에 실패했다?
“……아니야.”
나는 누워있는 백민아의 손을 꼭 쥐고서 중얼거렸다.
따뜻한 사람의 체온이 손을 통해 분명하게 느껴진다.
백민아는 손을 잡은 나를 향해 자신의 손을 들어올려 내 얼굴을 쓸어 만졌다.
그 손길에서도 분명히 인간의 마음이 느껴졌다.
비록 지금 당장은 그녀의 눈빛이 멍하고 제대로 말을 못 하더라도.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좀비에게 감염되는 것을 막았다.
그렇다면 그녀의 상태를 회복시키는 방법도 분명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해내겠어.’
내 능력은 내 욕망에 영향을 받는다.
분명 그녀를 되돌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 아저씨….”
내가 바지를 입는 사이 상황이 정리됐음을 확인한 유하연이 조심스레 내 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바닥에 멍하니 앉아있는 백민아를 보고는 내게 가까이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그녀의 따뜻한 손을 통해 느껴졌다.
“하연아. 나 잠깐 빙의할 테니까. 나랑 민아 씨 좀 지켜줘.”
“아, 네…!”
걱정하는 얼굴의 유하연을 살며시 쓰다듬어준 뒤 나는 백민아의 뒤편 소파에 누워 몸을 맡겼다.
━띠링.
[ 종족명 ‘비둘기’에게 빙의를 시작합니다. ]만약 현서를 납치한 놈들이 차량을 이용한다 해도 놈들은 좀비에게 영향을 받는 ‘인간’이다.
나처럼 좀비들을 무시하며 빠른 속도로 이곳을 벗어났을 리 없다.
그렇다면 분명 아직 이 근방에 있을 터.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잡히면 곱게는 안 보내준다.
━감히 내 여자를 건드린 죗값은 톡톡히 치르게 해주겠다.
그렇게 나는 빙의 되는 감각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