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Necromancer In The Post-Apocalyptic Zombie World RAW novel - Chapter (7)
좀비세상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 7화(7/98)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물론 목소리 자체가 미성이라 그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좀비 사태 이전, 혼자 버튜버 등의 방송을 보며 빨간약을 체험했을 때 그 괴리감을 겪은 적이 있다.
아, 여자는 목소리로 절대 판단할 수 없구나.
그렇기에 조금도 기대하지 않았다.
“흐윽, 아저씨…. 제가 죄송했어요. 가지 마세요…. 저 진짜 반성했으니까아….”
잘 먹지 못하여 초췌한 모습이지만 피부도 하얗고 눈코입도 오밀조밀하여 귀여우며 예뻤다.
그리고 무엇보다.
━물컹.
크기도 꽤 상당하다.
지금은 내 허리춤에 매달려 정확한 눈바디를 측정할 수 없지만 결코 작지 않은 크기.
이런, 잘못하면 서버릴 것 같군.
“아, 아아…! 죄송해요! 제가 또 그만 복도에…! 어, 얼른 들어오세요!”
울며 매달리던 유하연은 대답 없이 가만히 있는 나를 보고 무언가를 떠올린 듯 다급하게 나를 방 안으로 이끌었다.
아마 이전에 내가 했던 얘기가 떠오른 모양이다.
‘흠, 나쁘지 않게 조련됐는데.’
말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자신의 방으로 나를 들여보낸다.
문을 여는 것까지는 수월해도 들어가는 것은 몇 번 요구해야 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내가 없는 동안 꽤 느낀 게 많았던 모양이다.
하긴, 땅을 치고 후회했겠지.
그걸 노린 거니까.
‘오, 여기가 여대생의 방….’
방안은 꽤 심플했다.
전체적으로 화이트톤에 여자가 좋아할 법한 아기자기한 물건들로 소소하게 채워진 그런 방.
좀비 사태가 일어나고 정말 숨어있기만 했는지 크게 어질러지지도 않았다.
그저 한 구석에 쓰레기가 모여 있을 뿐.
‘어쨌든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나는 방을 둘러보는 것을 그만두고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
불안한 듯 보이는 유하연도 내 앞에 조심히 앉는다.
“저, 저기 아저씨…. 아, 아니 …오빠라고 해야 하나요?”
아무래도 내가 그녀의 얼굴을 보고 놀란 것처럼 자신의 생각보다 어려 보이는 나를 보고는 호칭을 고치려는 모양이다.
“아뇨, 그냥 편하게 예전처럼 불러주세요.”
물론 네 살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난다.
하지만 왠지 이렇게 예쁜 여자애가 아저씨라고 부르니 뭔지 모를 배덕감 같은 게 느껴졌다.
물론 아직 아무 짓도 안 했지만.
“저기…. 오시면서 안 힘드셨어요?”
호칭을 사양하자 이번에는 적당한 안부 인사를 건넨다.
아마 내가 여길 떠난 사이 자신의 배려심이 부족한 것을 느끼고 잘 해보려는 생각인 것 같다.
달라졌다는 것을 어필할 생각인 걸까.
나는 이제 당신을 존중하니 나를 버리지 말아달라.
그런 어필일지도 모른다.
‘확실히 저번과는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지만.’
하지만 나는 고작 방에 들여보내 줬다고 만족할 생각은 없다.
아직 부족하다.
내게 필요한 건 나를 원하는 동료가 아닌, 나에게 복종하는 노예니까.
“아아…! 아, 아저씨…! 어깨에 그 상처…!”
내가 대답이 없자 나를 유심히 보던 유하연은 내 어깨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 이거….’
내 어깨는 지금 붕대로 감겨있다.
물론 이전에 백화점에서 로브 좀비에게 물렸던 상처다.
면역일 뿐이지 상처가 회복된 건 아니기에 적당히 응급처치를 해뒀다.
그리고 붕대 위로는 상처에서 새어 나온 피가 묻어있었다.
‘마침 잘 됐군.’
적당한 어필거리를 찾았다.
“사실…. 식량을 구하면서 위험한 일이 있었거든요. 아, 물론 좀비에게 당한 건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그, 그런….”
내 대답에 유하연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충격을 받은 얼굴을 했다.
“아, …흐윽, 죄, 죄송해요.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숙인다.
아마 이어서 하고 싶었던 말은 ‘그런 줄도 모르고 편하게 식량을 받아먹었다.’ 겠지.
유하연은 죄인이라도 된 듯한 얼굴로 나를 조심히 바라봤다.
눈동자가 떨리고 있다.
지금쯤 마음속에 나에 대한 죄책감이 크게 자리 잡았을 것이다.
나에게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타이밍이 좋아.’
인간은 무리 지어 사회를 이루도록 성장해온 생물이다.
상대에게 빚을 졌다고 느끼면 그걸 갚으려고 한다.
물론 가끔 싸이코패스 같은 놈들이 있기는 하지만.
유하연은 겁이 많고 나를 놓치기 싫어하는 만큼 그 빚을 갚고 싶을 것이다.
‘슬슬 시작해볼까.’
나는 들고 온 가방에서 식량을 꺼내기 시작했다.
“아저씨…. 이건….”
그 식량을 불안한 듯 바라보는 유하연.
“사실 전에 얘기한 거점으로 가는 길에 하연 씨가 걱정돼서 온 거거든요.”
“그, 그 거점에 가시는 건가요?”
“네, 말씀드렸던 대로 거처가 없어서요.”
내 대답에 유하연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리며 어깨가 떨렸다.
내가 거점으로 간다.
즉, 이곳을 완전히 떠난다는 얘기였다.
유하연의 입장에서는 겨우 살아난 줄 알았는데 마지막 기회가 된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다급하게 내 손을 붙잡았다.
“아, 아저씨…! 그러지 마시고 여, 여기서 지내시면 어떠세요?”
“…여기서요?”
음, 데려가 달라고 부탁할 줄 알았는데.
하긴, 좀비 때문에 굶어도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이곳을 떠나는 쪽으로 정하긴 어렵겠지.
“아저씨도 혼자시면 힘드시잖아요…! 네? 그러지 마시고 저랑 같이 힘을 합쳐요…! 제, 제가 상처도 돌봐드리고 잡다한 일 전부 다 할게요…!”
불안한 얼굴로 애써 미소를 짓는다.
분명 저 아름다운 얼굴의 미소가 지금까지 살아오며 잘 먹혀왔겠지.
그걸 본능적으로 아는지 거절하지 못하게 예쁘게 웃어왔다.
물론 일반적인 생존자였다면 지금 그녀의 제안을 받았을 것이다.
제안을 받지 않더라도 함께 가자고 하겠지.
하지만 내 목적은 그게 아니기에.
한 번 튕기기로 했다.
“…죄송해요. 하연 씨.”
“……어, 어?”
나는 내 손을 붙잡은 그녀의 손을 풀어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그녀의 눈을 피하며 미리 생각해 둔 사정을 설명했다.
“사실 저는 이전 그룹에서 배신당하고 죽을 뻔했었거든요.”
물론 실제 경험한 디테일을 섞은 그럴듯한 변명이다.
“그래서 되도록 혼자서 지내려고 해요.”
슬쩍 그녀의 얼굴을 확인해 보니 예상치 못한 나의 태도에 절망한 얼굴이었다.
“아, 아니에요…! 아저씨, 저는 절대 아저씨 배신 안 할게요! 정말이에요! 흐윽, 제, 제발 믿어주세요…!”
완강한 내 태도에 이제는 미소조차 짓지 못하고 울먹이며 내 옷깃을 붙잡았다.
지금 여기서 나를 놓치면 죽는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기에.
죽기 싫은 만큼 간절해 보였다.
“제, 제가 시키는 건 뭐든지 할게요…! 정말 하라는 거 전부 할게요! 우흐윽, 제가 정말 전부 다 할 테니까…, 흑, 제발 저 버리지 마세요…!”
이제는 완전히 고개까지 숙이며 눈물을 뚝뚝 흘려 바닥을 적셨다.
‘호오, 뭐든지 라고 했겠다.’
원하는 대답이었다.
물론 지금 당장 살기 위해 급히 하는 말일 수도 있다.
이후 배가 부르고 등이 따뜻해지면 번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은 이후에 어떻게 교육하느냐에 달렸다.
지금은 이걸로 충분.
그래도 한 번은 더 꺾어야겠지.
“죄송합니다….”
나는 정말 미안한 목소리를 연기하며 다시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자 눈물범벅이 된 얼굴이 허탈하게 나를 바라봤다.
어떻게 해도 완강히 거절하는 내 태도에 자신의 미래가 보인 걸까.
그녀는 손을 떨며 내 옷깃을 다시 잡았다.
“아저씨…. 어, 어째서요? 저,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아저씨가, 흐윽, 아저씨가 시키는 건 정말 뭐든 할게요…! 왜, 왜 안 되는 거예요!”
이제는 항의하듯 목소리를 높여왔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애원하는데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좋아.’
원하는 상태까지 도달했다.
자신이 무엇이든 하겠다고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뭐든지 하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거절당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완고한 사람이 조금의 틈을 보인다면?
그럼 상대는 정말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뭐든지’ 할 것이다.
자신의 목숨이 걸린 것이니.
“사실….”
적절한 때가 온 것을 직감한 나는 슬쩍 운을 뗐다.
“하연 씨와 함께할 수 없는 건 …꼭 배신할 걱정 때문만은 아닙니다.”
“네…? 그, 그럼 뭐 때문에….”
다른 원인이 있다는 얘기에 유하연은 간절한 얼굴로 물어왔다.
그에 나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슬쩍 떨어뜨리며 진지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하연 씨처럼 예쁜 사람이 옆에 있으면 …제가 나쁜 마음을 가질 수도 있어요.”
“……네?”
그녀는 순간 정말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지 못한 듯 멍하니 나를 바라봤다.
그러다 내 말뜻을 이해하고는 화악, 얼굴을 붉혔다.
“그, 그그, 그 말씀은….”
“네, 저도 남자인지라 부끄럽지만 …많이 쌓인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 하연 씨와 둘이 있게 된다면….”
나는 그러고 말을 끝내지 않았다.
그저 정말 어쩔 수 없다는 듯 눈을 꾹 감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 그런….”
슬쩍 유하연을 확인하니 당황한 듯 붉어진 얼굴이 보인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이 천천히 아래로 향했다.
아마 내 고간을 보는 듯하다.
꿀꺽.
그녀의 목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아무튼, 그런 실수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적당한 식량을 받으시고 각자 생존하시는 게….”
물론 이런 상황에서는 상당한 개소리다.
좀비 사태에 여자를 덮칠까 봐 함께할 수 없다.
누가 들으면 코웃음 치겠지.
목숨이 걸린 상황에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일단 함께하고 참아보라고.
하지만 유하연은 지금 그런 걸 따질 상황이 아닐 것이다.
그런 하찮은 이유가, 자신과 함께할 수 없는 이유라고 하니까.
“……게요.”
“…네?”
순간 그녀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꼬옥.
유하연의 손이 내 팔의 옷을 붙잡았다.
“저, …하, 하하, 할 수 …있어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그러면서도 간절한.
그리고 죽고 싶지 않다는 절망감이 섞인 묘한 눈동자가 나를 바라봤다.
생각한 대로 나오는 그녀의 반응에.
나는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하연 씨. 할 수 있다는 게 무슨 말씀이시죠?”
병신도 아니고 무슨 소리인지 모를 리가 없지.
하지만 중요하다.
내 입이 아닌, 그녀 자신의 입으로 무엇을 할지 얘기한다는 것은.
“……스.”
“스, 라니. 그게 뭐죠?”
“……섹스.”
부끄러운 듯 쉽게 입을 떼지 못하는 그녀가 결심한 듯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저랑 섹스하셔도. 괜찮아요.”
그녀의 대답에 나는 씨익, 미소 지었다.
하지만, 그렇군.
괜찮다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앞으로 노예가 될 주제에 괜찮다는 말은 허락한다는 뜻.
이런 건 초장부터 잡아야지.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죄송해요. 하연 씨. 무리하실 필요 없어요.”
“아, 아니에요…!! 무리 아니에요! 저, 정말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내가 몸을 떨어뜨리자 더욱 다가오며 나에게 들러붙는다.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내 가슴의 옷깃을 붙잡았다.
“이러지 마세요. 하연 씨. 제가 하고 싶다고 그런 걸 허락해서는 안 됩니다.”
“저, 정말, 흐윽, 저 진짜 괜찮은데…!”
더 이상은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는지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에 나는 손을 들어 슬쩍 그녀의 눈물을 닦고.
살며시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 대답하실 수 있으세요?”
“……네?”
눈물 맺힌 흔들리는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이런 것에 부끄러워하는 걸 보면 그녀도 이런 경험이 처음이겠지.
부끄러워하는 한편으로 자신이 그런 천박한 것을 요구함에 흥분한 듯.
호흡이 거칠어져 있었다.
“제가 바래서 하시는 게 아니라, 하연 씨도 원하시는 거라면.”
그리고 나는 미소지었다.
“저도 생각을 해볼 수 있겠는데요.”
내 말의 의중을 깨달은 그녀가 어깨를 떨더니 잠시 고개를 숙였다.
고민하는 걸까, 아니면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는 걸까.
하지만 그녀가 고개를 숙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곧 들어 올린 그녀의 눈은.
무언가에 홀린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랑 …저랑 섹스,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