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Necromancer In The Post-Apocalyptic Zombie World RAW novel - Chapter (75)
좀비세상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 75화(75/98)
하급 노예들은 순조롭게 그레이스에게 감화되어 갔다.
이제는 대략 50 가까이 되는 인원이 야간신앙교육에 참가하게 되었다.
‘이 정도면 천막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네.’
처음에는 여유롭던 공간도 이제는 사람으로 가득 차 추가인원을 받기는 어려울 정도.
이 정도 인원이라면 분명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럼 슬슬 반응이 나올 텐데.’
내 예상대로 호텔의 위쪽에서 사람이 내려온 건 그다음 날 아침.
평소처럼 주간에는 노예들의 업무를 하던 중 우릴 관리하던 윤지혜에게 세 명의 사람이 찾아왔다.
세 명 중 두 사람은 이선지나 허실장과 마찬가지로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중 한 사람은 뒤의 둘과 달리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니, 평범한 것은 몸뿐이었다.
분위기만 봤을 때는 오히려 평범한 여자 쪽이 더욱 눈에 띄었다.
“…그, 그럼 모르신다는 …거, 거군요.”
“네, 이쪽은 평소와 다름없습니다.”
순간 윤지혜와 대화를 나누던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손질 안 된 긴 검은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내린 그녀는 앞머리도 길게 늘어져 있다.
그리고 그 앞머리 안쪽 어두운 눈동자.
짙은 다크서클과 탁한 눈동자가 음침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크다.’
젖이 크다.
저 정도면 홍시은보다 커다랬다.
물론 민소매 티를 입은 홍시은과 달리 그녀는 셔츠에 카디건을 걸치고 있어 직접적인 크기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알 수 있던 건 그것만이 아니다.
‘드디어 내려왔군.’
저 사람이 바로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교주의 ‘간부’ 중 하나라는 것.
특히 다른 관리자들과 달리 두 명이나 호위를 달고 있는 점이 그것을 분명하게 증명했다.
“……저, 저 사람은?”
그때 나와 눈이 마주친 간부가 나를 가리키며 대화를 나누던 윤지혜에게 물었다.
“아, 새로 들어온 노예입니다.”
“흐음….”
나는 일하는 시늉을 하며 그녀의 시선을 의식하며 그녀의 행동을 대비했다.
어째서인지 나와 눈이 마주친 이후부터 쭉 주시하는 듯하기에.
“저기이….”
그때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윤지혜를 지나쳐 나에게 조심히 다가왔다.
“다, 당신. …잠시만 따라오세요.”
“네? 저 말씀이신가요?”
“마, 맞아요. 자, 작업하던 건 됐으니까. …빠, 빨리.”
간부인 그녀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자 함께 일을 하던 일행들이 동시에 그녀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녀는 주목받는 것이 싫은지 앞머리를 당겨 고개를 숙이고는 나를 재촉했다.
‘설마 먼저 다가오다니.’
교주의 간부가 먼저 다가오는 것은 예상외였다.
그야 그녀들에게 하급 노예란 딱히 구별할 필요 없는 도구일 뿐.
그런 도구들 중에서 나를 콕 집어 찾을 이유는 아무것도 없기에.
‘…어쩌면 매료의 마안 탓인가?’
눈이 마주치긴 했다.
그렇다면 마안의 힘으로 그녀에게 영향을 끼쳐 생긴 이질감에 그녀가 반응했을 수도 있다.
“다, 당신,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이죠.”
“네….”
“저, 저는 황, …황하나라고 합니다.”
“아, 네. 이서호입니다.”
황하나라 자신을 소개한 그녀는 나를 데리고 창고 뒤편으로 이동했다.
으슥하고 그림자 진 공간.
그곳에 근육질의 여자 둘과 음침한 여자를 앞에 두고 있으니 마치 돈이라도 뜯기는 기분이었다.
다만 뜯기는 것은 돈이 아닌 정보였다.
“신입이라서 무, 물어보려고 합니다. …호, 혹시 남자들 사이에 뭐, 뭔가 이상한 점은 없었나요? …예, 예를 들면 ‘이단’ 활동이라거나.”
신입이기에 물어본다.
정보를 캐내는 대상으로 나를 고른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나.
신입이기에 다른 노예들과 친분이 적으니 쉽게 고발할 거라는 판단일지도 모른다.
‘…흐음.’
그녀의 질문에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원래라면 이상을 감지한 교주의 지시로 내려온 그녀에게 내가 먼저 접근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연히도 먼저 접근한 것은 그녀.
게다가 물어보는 것은 이단의 유무.
아무래도 황하나는 신앙심을 잃은 이단이 나온다면 남자 노예들에게서 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나저나.
고발인가.
갑자기 그녀가 먼저 접근한 것은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오히려 좋은 상황이다.
흐음, 고발이라.
나는 그 단어에 씨익 미소 지었다.
“네, 압니다. 저 새끼들 중에 이단 예배를 드리는 놈들이 있거든요. 야간에.”
이렇게 된 거 나는 내가 직접 고발자가 되기로 했다.
그리고 정확하게 원하는 대답이 나와 깜짝 놀랐는지 황하나와 뒤의 경호원들은 모두 눈을 휘둥그레 떴고.
황하나는 떨리는 입을 조심히 벌렸다.
“저, 저, 정말인가요? 거, 거짓말이라면….”
“설마요.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여기서 나가면 죽음뿐인걸요.”
“흐음….”
너무 갑자기 일이 해결되어 황하나는 쉽게 믿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내 말대로 일반인이라면 여길 나가고 갈 곳은 없다.
그러니 보통 이 상황에 거짓을 말할 가능성은 매우 적은 편.
“그, 그럼 말해주시죠. 이단이 누구인지.”
그렇기에 황하나는 내가 내민 미끼를 덥석 물었다.
“죄송합니다. 정확하게 누구인지는 모르거든요.”
당연히 고발을 한다고 해서 정말 모든 걸 까발릴 생각으로 얘기한 것이 아니기에.
나는 유혹하는 뱀과 같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하지만 …현장을 검거하는 걸 도와드릴 수는 있습니다.”
。 。 。
그날 밤.
황하나는 신입 노예가 지정한 시간에 자신의 방을 나와 두 명의 경호원을 이끌고 밑으로 향했다.
‘대략 다섯에서 여섯 명 정도라고….’
신이 도운 것인지 교주의 명으로 시작한 이단 수색은 순식간에 해답에 도달했다.
그건 우연히 마주친 신입 노예의 빠른 고발 덕분.
“여, 역시 나는 감이 좋아…. 헤헤.”
복도를 걸어가며 황하나는 음침하게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와 처음 눈이 마주쳤을 때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묘하게 계속 눈길이 가고 눈이 마주칠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
‘부, 분명 내 정확한 감이 그가 이단을 알고 있다 맞춘 거야.’
황하나는 망상이 심한 편이었다.
그런 그녀가 교주의 최측근, 황매교의 간부가 될 수 있었던 건 바로 깊고 다양한 지식과 무엇보다 남자를 혐오하는 마음.
그것만큼은 황매교의 여자들 중 순위를 다투었기에.
‘이번에도 공을 세웠으니 교주님이 상을 주시겠지.’
곧 받을 수 있는 포상에 황하나는 절로 입꼬리가 실룩거렸다.
그렇게 기대감을 안고 밑으로 내려가자.
호텔의 동쪽 비상구 앞에 기다리던 이서호와 접선했다.
‘묘, 묘한 사람이야….’
황하나는 다시 만난 이서호를 보자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기분을 다시금 느꼈다.
왠지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그에 대한 신용도가 오르는 것 같은 이 기분.
얼굴이 잘생긴 건 아니지만 묘하게 눈길이 자꾸만 끌렸다.
하지만 황하나는 이것을 이성의 끌림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가 남자에게 호의를 품는 것은 상상해본 적도 없기에.
단지 그와 있으면 남자에게 느끼는 불쾌감이 적을 뿐이었다.
“지, 지금 이단 예배는 시작했나요?”
“네, 지금 가시면 바로 현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자신만만하게 대답하는 그의 목소리엔 이상할 정도로 신뢰가 갔다.
그렇기에 황하나는 두 명의 경호원을 이끌고 그가 말하는 이단 예배의 현장으로 다가갔다.
여섯 명 정도의 남자는 이 두 명의 사도들로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기에.
뭣하면 주변의 다른 노예들에게 도우라 지시할 수도 있다.
이미 이단들은 붙잡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
‘그, 그건 그렇고….’
황하나는 앞장서서 걸어가는 이서호의 뒤를 바라봤다.
탄탄한 허벅지와 남자 특유의 넓은 등에 시선이 간다.
성욕이 적은 그녀는 왠지 모르게 마음속에서 끌어 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끝나면 …잠깐 불러볼까.’
기특하게도 이단을 고발한 공로자다.
그녀 나름대로 상을 주는 것도 좋은 선택일 테니.
자신의 방으로 불러 포상과 함께 잠깐 대화를 나눠봐도 좋을 것이다.
‘남자를 불러본 적은 없지만…. 이참에 한 번 해보는 것도….’
성욕이 적을 뿐이지 그렇다고 섹스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평화로운 사회였다면 그녀가 남자와 몸을 섞을 일이 전혀 없었겠지만.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으니.
무엇보다 황매교의 간부 자리까지 올라간 그녀는 마음만 먹으면 마음에 드는 남자를 얼마든지 따먹을 수 있다.
그렇게 이서호의 뒷모습을 음흉하게 바라보던 중.
“도착했습니다.”
그가 말한 천막에 도착했다.
“새, 생각보다 큰 천막에서 하는군요.”
“네, 여긴 야간에 아무도 쓰지 않으니까 밀회하기 좋을 겁니다.”
확실히 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고작 여섯이 쓰기엔 넓은 공간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이단 예배를 숨기기에도 좋으리라.
황하나는 곧바로 뒤에 있는 경호원들에게 눈짓을 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히 천막의 입구로 다가갔다.
들켜선 안 되는 이단 예배라 그런지 조용한 내부.
두 명의 경비원은 서로 시선을 교차하며 호흡을 맞췄고.
동시에.
천막의 입구를 열어젖혔다.
“도, 동작 그만━! 이, 이단 놈━! ……드을?”
경호원이 열어준 천막의 입구 사이.
그곳으로 당차게 들어간 황하나는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여 이단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금방 작게 사그라들었으니.
“아, …에, 어?”
그건 천막 안에서 그녀를 바라보는 50명 가량의 남자들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서호는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는 황하나의 옆에 다가가.
그녀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그리고 걸친 팔의 손을 슬쩍 내려 예상대로 커다란 그녀의 젖가슴을 슬쩍 주물렀다.
“히끅!”
그러자 깜짝 놀란 황하나가 천천히 그녀를 바라보았고.
이서호는 그런 그녀에게 대답하듯.
씨익 미소 지었다.
“실장님. …저희 함께 야간 예배드릴까요?”
황하나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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