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157)
157화. 100만
연두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전과는 다르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귀갓길이었다.
오늘은 신세연과 시은이가 함께했다.
‘아파트가 바로 옆에 붙어있어서.’
이제는 거의 집에 도착할 때까지 경로가 겹쳤다.
굳이 따지면 나와 연두가 사는 ‘플로리아’가 아주 조금 더 멀긴 하지만.
같이 걷다가 세연씨와 시은이가 입구로 빠지고, 나와 연두는 조금 더 걸어가면 되는 일이었다.
귀갓길이 겹치면서 자연스레 신세연과 나누는 대화도 증가했다.
‘.. 뭔가 대화내용이 미묘하게 달라진 거 같기도 하고.’
전에는 거의 육아에 관한 걸로 대화가 한정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뭔가 대화주제가 다양해진 느낌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나는 그대로였다. 그녀가 이런저런 화제를 던질 뿐이지.
개인적으로는 그때가 계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선월드 황토방.’
거기서 둘만 남았을 때 우리는 평소와 다른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연두와의 인연에 대해 얘기했고, 신세연은 민감할 수 있는 과거에 대해 얘기해줬다.
아무래도 그때를 계기로 조금 편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주제로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게.
‘물론.’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눌 사람이 있다는 건 내게도 좋은 일이었다.
얘기하면서 스스로 생각이 정리가 될뿐더러,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니까.
원래 사람에게 대화는 필요했다. 6년간 내가 비정상적인 삶을 살았을 뿐이지.
무엇보다도 우리가 대화하는 건 연두와 시은이의 앞에서였다.
대화 주제가 다양해지긴 했지만, 딱히 민감한 이야기를 주고받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나도 마음 편히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 그런 거죠.”
“아, 이해했어요!”
오늘도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으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그녀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되게 좋은 거 같아요.”
“뭐가요?”
“플로리아로 이사 오고 나서 자주 귀갓길이 겹치는 거요. 시은이랑 연두한테도 좋고……”
끝말을 늘이길래 더 할 말이 있나 기다렸는데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기다리다가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쵸, 사실 시은이 영향이 좀 있었어요.”
“네? 시은이요?”
갑작스레 자기 이름이 들려서인지 시은이도 놀란 표정으로 뒤를 돌아본다.
연두의 손을 꼭 잡은 채로.
“저번에 시은이가 그랬거든요. 자기 아파트로 이사 오면 안 되냐고.”
“저희가 사는 아파트요?”
“네.”
“그래서요..?”
“그건 무리지만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가 보겠다고 했죠. 근데 공교롭게도 진짜 가까운 곳에 가게 됐네요. 의도한 건 아닌데, 하하.”
어찌 보면 시은이의 바람이 이뤄진 셈이었다.
실제로 이사 소식을 들었을 때 엄청 좋아하기도 했고.
지금은 뭐가 부끄러운 건지 얼굴이 조금 빨개져 있지만.
그런 시은이를 바라보며 신세연이 말했다.
“몰랐어요, 시은이가 그런 얘기를 한 줄은. 좋겠네, 우리 시은이?”
질문을 들은 시은이는 조금 침묵하다가 엄마의 말을 역으로 돌려줬다.
“엄마도 좋잖아.”
“.. 응?”
왜인지 신세연은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횡설수설 말을 이었다.
“다, 당연히 좋지. 우리 딸이랑 연두도 같이 귀가할 수 있고……”
평소에 대화할 때는 되게 두서있게 말 잘하는데.
가끔 이렇게 뇌 정지가 온 화법을 구사하는 그녀였다.
그녀의 말이 끝나고 연두가 말했다.
“.. 연두도 조아요! 시으니랑 시으니 엄마랑 가치 귀가..? 해서…”
난데없이 연두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귀가라는 고난도 단어를 사용하는 걸 보고.
아마 세연씨의 말을 듣고 느낌적으로 파악한 거 같았다.
그런 연두를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나도 입을 열었다.
“저도 좋아요.”
“.. 네?”
신세연이 곧바로 반응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던 생각을 이야기했다.
“연두랑 시은이는 물론 좋겠지만, 저도 대화 상대가 생겨서 좋거든요. 사실 제가 대화를 나눌 사람이 거의 없어서.”
빈말이 아니었다. 주위에 딱히 생산적인 대화를 나눈 만한 사람은 없었으니까.
우선 동건이는 주연이같은 고딩녀석들은 그런 대화를 하기에 너무 어렸다.
꼰대처럼 보일지 몰라도 열일곱 살은 내가 볼 때 그냥 애였다.
‘그런 거 치고 온탕에서 제일 신나서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그건 공간의 특수성이 발군의 효과를 발휘한 예외상황이었다.
그리고 우영이는 나이를 떠나서 사람 자체가 예외였다.
아마 무슨 얘기를 꺼내도 미술과 관련된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녀석과 진지한 대화를 나눌 방법은.’
그냥 미술과 관련된 얘기를 꺼내는 게 유일했다.
또 내 친구녀석들도 진지한 대화를 나눌 대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서로 갈구는 재미로 만나는 게 우리니까.
‘물론 진지하게 얘기를 꺼내면 안 들어줄 녀석들은 아니지만.’
진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딱히 녀석들한테 얘기를 꺼내고 싶지는 않았다.
이런 내가 편하게 생산적인 대화를 나눌 대상은 지금으로서는 신세연이 유일했다.
육아 선배로서도, 그리고 인생 선배로서도.
가끔 허당끼가 나올 때면 때때로 내가 선배같은 느낌을 받긴 하지만.
이윽고 그녀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저도 그래요.”
“네?”
“저도 주원씨랑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심심하지도 않고.”
미소를 띠며 얘기하는 그녀를 향해 대답했다.
“하하, 다행이네요.”
결국 연두와 시은이, 나와 세연씨까지. 모두 이 귀갓길을 좋아하고 있는 셈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유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때 신세연이 무언가 떠오른 듯 입을 열었다.
“아, 참!”
“네?”
“.. 이사했는데 집들이는 안 하세요?”
뭘 얘기하려는 건가 했더니. 지혜씨가 말한 것과 같은 집들이 얘기였다.
나는 생각하고 있던 대답을 건넸다.
“생각 중이에요. 주변에서 하자고 하는 말이 있어서.”
“해야죠! 이사를 자주 하는 것도 아닌데. 하게 되면 누구 부를 생각이에요..?”
“흠, 제가 인간관계가 별로 넓지 않아서요. 하게 된다면 우선 우리랑 워터파크 같이 간 애들한테 얘기해 보려고요.”
안 부른 걸 나중에 알게 되면 분명히 삐질 테니 어쩔 수 없었다.
사실 녀석들 말고는 그리 부를 손님이 없기도 하고.
당연한 얘기지만 세연씨는 바로 알아들었다.
“아, 예림이랑 동건이……”
“네, 그 친구들이요. 그리고 뭐, 제 친구들은 무조건 올 거 같고..”
신세연이 뭔가 흥미로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주원씨 친구들이요?”
“네, 그래 봐야 세 명 정도긴 한데 전부 착해요.”
‘나한테만 빼고’라는 가정이 앞에 붙긴 하지만 나쁜 녀석들은 아니었다.
신세연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녀를 향해 나는 별생각 없이 말을 이었다.
“우영이한테도 물어는 봐야겠네요.”
“우영이라면……”
“저랑 같이 그림 그리는 친구요.”
“아, 알아요!”
연두튜브에 나온 적이 있으니 알 만도 했다.
끝으로 나는 입을 열었다.
“그리고 지혜씨가 있겠네요.”
“지혜씨..”
“네.”
“알아요. 그 교대 다니는 학생분이시죠..?”
“네, 맞아요. 연두 한글 선생님이기도 하고요.”
그나저나 늘어놓고 보니 생각보다는 많다.
게다가 그 사람들이 전부 한 자리에 모인다고 생각하니 뭔가 묘하다.
‘뭐, 어쨌든 그 정도인가.’
혹여나 추가될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충 다 얘기한 거 같았다.
아직 말하지 않은 손님은 하나뿐이었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세연씨도 올 수 있으면 시은이랑 같이 오세요. 모르는 사람이 있어서 조금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세연씨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옆에서 시은이가 불쑥 입을 열었다.
“엄마, 갈 거지?”
아무래도 이번에도 세연씨 의사와 상관없이 결정된 거 같았다.
이렇게 집들이 임시 멤버가 정해졌다.
***
집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데스크톱을 켰다.
최근에 올린 연두튜브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였다.
[누렁이를 데려왔어요!(feat. 연두와 누렁이의 낮잠)]댓글창을 보기에 앞서 나는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에 들어갔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오늘은 연두튜브의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날이었으니까.
[구독자 : 1,000,917]다름 아닌 구독자수 100만을 달성한 날이었다.
멈추지 않고 올라가던 구독자수는 마침내 오늘 100만이라는 고지를 달성했다.
거의 에베레스트 꼭대기에 발을 내디딘 기분이었다.
‘그것도 오겠네.’
서랍 속에 고이 모셔져 있는 10만 때 유투브 본사에서 보내온 실버 버튼.
그게 배송이 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골드 버튼을 받게 생겼다.
100만 구독자를 달성한 크리에이터에게만 수여되는 골드 버튼을.
새삼 놀라움을 느끼며 나는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의 ‘분석’ 란에 들어갔다.
그동안 연두튜브의 성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달칵.
클릭과 동시에 눈앞에 그래프가 떠올랐다.
수학을 잘했던 건 아니지만 이 정도 그래프는 어려움 없이 볼 수 있었다.
사실 보고 파악을 못하는 게 이상할 정도로 쉬운 그래프였다.
‘한 번의 하락도 없는 상승곡선.’
굳이 특이한 점을 꼽자면 그게 엄청 가파르다는 것뿐.
0에서 시작한 선은 끊임없이 치솟아 100만에 도달해 있었다.
이렇게 그래프로 그동안의 행적을 보니 확실히 실감이 갔다.
연두튜브가 정말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이 됐다는 게.
‘사실.’
며칠 전에 들어온 수익만으로도 일차적으로 실감한 상태였다.
구독자 수에 따라 조회수는 증가했고, 그 조회수는 자연히 수익과 비례했다.
그렇게 발생한 저번 달 수익은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했다.
‘.. 대략 사천만원.’
충격적인 건 이것도 오직 광고로만 발생한 수익이라는 점이었다.
정말 상상도 못 해본 금액이 통장에 쌓이고 있었다.
그 돈은 앞으로 연두가 성장하는 데에 있어서 큰 힘이 될 터였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영상의 댓글을 확인했다.
-빵야! 빵야! 100만 구독자 축하드려요!!
└진짜 감회가 새롭다.. 만명도 안 될 때부터 봤는데…
└나도 ㅋㅋ 근데 레전드인 건 그때에서 얼마 지나지도 않았다는 거.
└ㅋㅋㅋㅋㅋ 그럴 수밖에 없지. 한 번 들어오면 연두성분 없이 못 사는 몸이 되어버리잖음.
└100만 구독자 축하해, 연두야! 아, 물론 초록님도 하늘만큼 땅만큼 아낍니당! ㅎㅎ
└그래서 말인데.. 100만 구독자 기념 이벤트 없나요? 아니면 3연두라도… ㅎㅎㅎㅎㅎㅎㅎㅎㅎ
확실히 100만 구독자에 관한 언급이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다.
아니나 다를까 자기 일처럼 축하해주는 구독자들.
이런 천사같은 구독자들이 있기에 나도 즐거운 마음으로 편집에 임할 수 있었다.
-나 요즘 친구 만나면 물어봄. 오늘 몇 연두 했냐고 ㅋㅋㅋ
└ㅋㅋㅋㅋ 새로운 인사법 개웃기네.
└아니, 그게 웃긴 일인가? 요즘 1일 1연두랑 1일 1깡은 기본 아님?
└1일 1연두는 하고 있는데 뒤에 건 뭐임?
└와, 1일 1깡을 모른다고? 선 넘네… 당장 가서 듣고 오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단호하네.
순간적으로 나한테 말하는 건가 싶었다. 나도 1일 1깡이라는 건 지금 처음 보니까.
당연히 어떤 건지도 아예 감이 오지 않았다.
옆에서 같이 보던 연두가 나를 톡톡 건드리더니 말했다.
“아빠..”
“응, 연두야. 댓글 읽고 있었어?”
“네에. 그런데.. 1일 1캉이 모에여..?”
연두도 나랑 똑같은 부분을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쌍기역 발음과 키읔 발음이 헷갈린 거 같긴 하지만.
‘전보다 한글 읽기가 늘어서 그런지.’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읽을 수 있는 단어도 많아진 상태였다.
어떻게 대답할지 조금 고민하던 나는 대답했다.
“흠, 아빠도 잘 모르겠네? 나중에 뭔지 같이 한 번 보자.”
“네에..”
이렇게 말하지만 내가 먼저 확인할 생각이었다.
혹시 같이 봤다가 아이가 보기에 부적합한 거면 곤란하니까.
자연스레 나는 다음 댓글로 시선을 돌렸다.
-누렁이 드디어 데려왔어 ㅠㅠ 연두 다음으로 내 최애… ♥
└진짜 뽀짝하다.. 같이 잠든 거 뭔데.. 그걸 보는 내 심장은 왜 이러는데…
└무릎냥 진짜 미쳤다. 누렁이가 되고 싶어… 흐아아..
└햇빛까지 비치니까 ㄹㅇ 동화 속 그림 보는 줄… 잠든 아기공주랑 고양이…
-이사도 축하드려요! 되게 아늑해 보인다.. ㅠㅠ
└이제 천만 구독자 찍고 한남투힐 꼭대기로 이사합시다!
└천만은 너무 빡세지 않음? ㅋㅋ
└연두튜브라면 가뿐하지. 그리고 글케 따지면 한남투힐이 더 빡셈.
└그 긴 여정.. 제가 돕도록 하지요. 후후.
고마운 얘기지만 내가 바라지 않는 여정이었다.
한 주간 ‘플로리아’에서 살면서 느낀 게 있으니까.
‘더할 나위 없다고.’
연두와 나, 그리고 누렁이가 살기에는 더없이 아늑한 공간이었다.
능력을 떠나서 이보다 더한 공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누구와 보내느냐, 그리고 어떻게 보내느냐가 가장 중요한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플로리아’는 내게는 최고의 보금자리였다.
‘연두가 있으니까.’
번쩍.
나는 골똘히 댓글을 바라보고 있는 연두를 들어 무릎에 앉혔다.
그와 동시에 연두는 나를 바라보며 배시시 웃음지었다.
***
“으응..?”
그러던 와중 연두가 어딘가를 보고 의문사를 내뱉었다.
이어서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아, 아빠..!”
“왜 그래, 연두야?”
놀라서 시선을 옮기니 눈에 들어온 건 누렁이였다.
녀석을 보고 나는 연두를 내려놓고 일어설 수밖에 없었다.
“냐아!”
“안 돼, 누렁아!”
누렁이가 봉투 속에 고개를 박고 마구 움직이고 있었다.
저 봉투는 사장님이 연두를 위해 준비하신 선물봉투였다.
연두와 함께 열어보라는 말에 아직 나도 내용물을 확인하지 않았고.
저러다가 내용물이 훼손되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
‘누렁이가 다치면 더더욱 큰일이고.’
봉투에 얼굴을 집어넣은 탓에 시야가 가릴 터였다.
그럼 저렇게 움직이다가 어딘가에 부딪혀서 다칠지도 몰랐다.
나는 다급히 발걸음을 옮겨 누렁이를 붙잡았다.
쏘옥.
그리고 조심스레 봉투 속에서 누렁이를 꺼냈다.
“냐아..?”
녀석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표정으로 유유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누렁이가 향한 곳은 다름아닌 연두의 품이었다.
“냐아…”
“히히, 누렁아!”
얄밉지만 귀여우니까 봐준다.
마음속으로 그렇게 말하며 나는 봉투를 들고 연두에게 향했다.
“그게 모에여, 아빠..?”
연두가 봉투를 가리키며 물었다.
나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아빠 일하던 가게 사장님 기억해, 연두야?”
“네! 기어캐요..! 연두한테 소시지 줘써요..”
“하하, 맞아. 그 사장님이 연두한테 주라고 선물을 주셨거든.”
“선무리요..?”
“응.”
공교롭게도 주위에서 연두에게 준 선물은 항상 성공적이었다.
범재가 준 연두색 원피스도 그렇고, 풀잎컴퍼니 대표 윤수아가 준 선글라스도 그렇고.
그래서인지 봉투를 보는 연두의 눈이 별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그런 연두를 향해 나는 말했다.
“사실 같이 열어보라고 하셔서 아빠도 뭐가 들었는지 잘 모르거든. 그러니까 지금 같이 열어볼래?”
내 말에 연두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나는 조심스레 봉투를 향해 손을 뻗었다.
투둑.
기대감 속에 봉투 속 내용물이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