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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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상어가족
절로 어깨춤이 나오는 신나는 멜로디.
그와 동시에 눈앞에서 펼쳐지기 시작했다.
연두가 끝까지 비밀을 지킨 오늘 수업의 하이라이트가.
두둠. 둠.
리듬에 맞춰 아이들은 일사분란하게 몸을 움직였다.
전주가 흐르는 동안 교사 유미경은 말했다.
“노래를 아는 학부모님들은 따라 불러 주세요!”
나는 카메라 앵글을 연두에게 고정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사가 흘러나왔다.
“아기 상어 뚜 루루 뚜루~ ♪”
이건 나도 알고 있는 노래였다.
최근에 엄청 유행했던 동요로 알고 있으니까.
가사가 흘러나오자마자 아이들은 손을 모아 뾰족하게 만들었다.
‘상어를 흉내내는 율동인가.’
정확히는 상어가 헤엄치는 걸 흉내내는 율동으로 보였다.
아기자기한 몸짓으로 움직이는 아기상어들의 모습.
물론 내 눈은 연두상어에 고정된 상태였다.
“귀여운 뚜 루루 뚜루~ ♪”
가사에 맞춰 아이들은 귀여운 동작을 취했다.
연두를 보고 있는 내 감정은 굳이 설명할 것도 없었다.
안 그래도 세상 가장 귀여운 딸이 귀여운 동작까지 취하는데.
치명적으로 귀엽다는 것 외에 달리 할 말이 있겠는가.
“크크.”
그런 와중 관전포인트도 존재했다.
율동을 하면서 시시각각 바뀌는 연두의 입모양.
자세히 보면 가사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
‘춤을 추면서 립싱크까지 하다니.’
상당히 프로다운 모습을 선보이는 연두였다.
저절로 내 입가에는 진한 웃음이 번졌다.
눈을 감는 시간도 아까웠다. 한 순간도 빠짐없이 눈에 담고 싶으니까.
‘촬영하고 있긴 하지만.’
직접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내가 알기로 이 노래의 제목은 ‘상어가족’이었다.
그런 만큼 아기상어만 등장하는 게 아니었다.
“엄마 상어 뚜 루루 뚜루! 어여쁜 뚜 루루 뚜루~ ♪”
아기상어 다음으로 등장한 엄마상어.
그에 따라 아이들의 율동도 바뀌었다.
촤르륵.
연두는 긴 머리칼을 손으로 휙 찰랑이는 동작을 취했다.
직관적으로 표현하자면 예쁜 척하는 포즈였다.
평소의 연두답지 않게 표정 역시 도도했다.
‘.. 너무 잘하잖아.’
율동에 이어 발군의 연기실력까지 선보이는 연두였다.
옆에서 율동을 하는 시은이도 눈에 들어왔다.
평소 이미지답게 시크한 포즈가 무척 잘 어울렸다.
슬슬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바닷속 뚜 루루 뚜루! 엄마 상어!”
믿기 힘들겠지만 이건 내가 노래를 부르는 소리였다.
노래에 춤에 연기까지 하는 연두를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
물론 나만 부르고 있는 건 아니다.
주위 학부모들도 신이 나서 떼창을 하고 있었다.
왜 콘서트에 아이돌을 보며 떼창을 하는 팬들처럼.
조금은 그들의 마음을 알 거 같았다.
비록 우리가 보고 있는 건 ‘아이돌’이 아닌 ‘아이들’이긴 했지만.
두둠. 둠.
음악은 계속해서 진행됐다.
어여쁜 엄마상어에 이어 힘이 센 아빠상어, 자상한 할머니상어, 멋있는 할아버지상어까지.
각 상어의 특징을 잡은 율동이 이어졌다.
전부 눈을 뗄 수 없는 귀엽고 재밌는 율동이었다.
‘그중에서도 굳이 포인트를 꼽자면.’
힘이 센 아빠상어를 출 때의 연두였다.
들어올린 팔에 불끈 힘을 줘서 알통을 만드는 연두.
그런데 겉보기에는 팔이 조금도 부풀지 않는다는 게 포인트였다.
‘그 와중에 표정연기는 또 일품이었지.’
눈에 잔뜩 힘을 줘서 힘이 세다는 걸 표현하는 표정이.
이어지는 할머니상어와 할아버지상어도 연두는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자상한 할머니상어는 실제 할머니와 상당한 차이가 있긴 했지만.
아무튼 이렇게 가족소개 율동이 끝났다.
“우리는~ 바다의~ 사냥꾼~ 상어가족~ ♪”
뭔가 마무리를 알리는 듯한 가사였다.
이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적은 없었다.
워낙 유명해서 부분 부분 알고 있는 거지.
‘여기서 끝나는 건가.’
가족소개가 끝났으니 뭔가 끝날 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
너무 짧은 느낌이라 아쉬웠다. 더 보고 싶은데.
그때였다.
뚜두.. 뚜두.. 뚜두뚜두뚜두뚜두!!
뭔가 긴장감을 조성하는 음악이었다.
영화를 보면 위기가 닥치기 직전에 쓰이는 효과음같다고 해야 하나.
‘상어가족’에 이런 파트가 있었던가?
그런 와중 겁먹은 표정으로 요리조리 움직이는 아이들.
연두도 원래 위치에서 옆으로 이동했다.
‘아!’
나는 재빨리 카메라 위치를 조정했다.
뭔가 대단한 게 눈앞에 펼쳐질 거 같은 느낌이었다.
이윽고 멜로디가 다시 전환되며 노래가 흘러나왔다.
“상어다! 뚜 루루 뚜루! 도망쳐! 뚜 루루 뚜루~ ♪”
갑자기 상어에서 아기물고기로 변한 아이들.
어느새 유미경이 무서운 상어를 담당하고 있었다.
“크앙!”
아이들은 반대편으로 허겁지겁 도망갔다.
연두도 진짜 상어가 나타난 듯 웅크리고 있다.
“숨자! 으악!~ ♪”
이런 가사가 있는 줄은 몰랐다.
웅크려 앉은 연두는 눈을 꾹 감고 가사에 맞춰 소리를 냈다.
“으악..!”
반칙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여운 모습.
한동안 숨어있자 유미경은 모습을 감췄다.
이후에는 파티 분위기였다.
연두와 아이들은 춤을 추면서 잔뜩 신이 나서 노래를 불렀다.
“살아따~ 휴~ 신난다~ 춤을 춰~ ♪”
거의 막춤이라 봐도 무방한 아이들의 율동.
연두도 신이 나서 통통 튀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런 와중 시은이와 손을 잡기도 하고.
이윽고 마지막 가사가 흘러나왔다.
“노래 끝! 오예~ ♪”
딱 봐도 끝을 알리는 가사였다.
이번에는 딱히 아쉬움은 남지 않았다.
연두상어와 연두물고기까지 놓치지 않고 전부 봤으니까.
달칵.
나는 미련 없이 촬영을 종료했다.
아무래도 레전드 영상이 하나 더 나온 느낌이다.
이렇게 오늘의 하이라이트와 함께 끝이 났다.
연두의 첫 학부모 참관수업이.
***
오늘은 참관수업 이후 바로 하원이었다.
자연스레 나와 연두는 신세연 모녀와 하원길을 함께했다.
돌아가면서 나는 연두에게 말했다.
“진짜 잘하더라, 연두야. 어떻게 그렇게 춤을 잘 춰?”
“헤헤, 선생니미랑 친구들이랑 연습해써요. 시으니가 마니 가르쳐 줘서…”
“그랬구나.”
나는 빙긋 웃으며 시은이를 향해 말했다.
“고마워, 시은아.”
“.. 네.”
“시은이도 너무 잘 추던데?”
도리도리.
대답없이 살짝 고개만 젓는 시은이.
이상하다? 아까 분명히 내가 좋다고 했는데.
전보다 더 단답인 느낌인 건 내 착각인가? 눈도 안 마주치고.
의아해하며 걷던 와중 나는 다시 연두를 불렀다.
“연두야.”
“네, 아빠.”
“아빠한테 그거만 다시 한번 보여주면 안 돼?”
“어떤 거요..?”
“엄마상어 율동.”
왜인지 ‘예쁜 척’ 포즈를 취하던 연두가 머릿속에 계속 맴돈단 말이지.
연두는 수줍어하더니 대답했다.
“노래..”
노래가 있어야 출 수 있다는 거 같은데.
역시 프로의식이 돋보이는 연두였다.
나는 조금 고민하다가 신세연을 보며 말했다.
“세연씨가 그 부분만 불러주면 안 돼요? 엄마상어 부분.”
갑작스런 부탁에 놀랐는지 신세연이 대답했다.
“가, 갑자기요?”
“알잖아요. 저 엄청난 음치박치인 거. 제가 부르면 연두 박자도 못 맞출 거예요.”
“아..”
바로 수긍하는 게 더 슬프네.
하기야 누구든 노래방 영상을 봤으면 이런 반응이겠지.
결국 신세연은 내 부탁을 들어줬다.
“큼..”
한차례 목을 가다듬고는,
“엄마상어 뚜 루루 뚜루~ 어여쁜 뚜 루루 뚜루~ ♪”
확실히 정확한 박자의 노래였다.
연두는 놓치지 않고 가사에 맞춰 엄마상어를 선보였다.
촤락.
찰랑 휘날리는 연두의 긴 머리카락. 역시 보여달라고 하길 잘한 거 같다.
수줍어하는 연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는 신세연에게 말했다.
“고마워요.”
“생각보다 엄청 쑥스럽네요..”
“하하, 미안해요. 좀 무리한 부탁이었네요.”
“에이, 뭘요. 근데 주원씨.”
“네.”
“아까 그거 얘기해 줘야죠.”
빙긋 웃으며 말하는 신세연.
“뭘요?”
“이따가 얘기해 주겠다고 한 거요.”
“아!”
바로 기억이 떠올랐다.
시은이의 발표 전에 나눴던 대화가.
나는 씩 웃으며 얘기했다.
“시은이 활약상 말하는 거죠?”
“네. 궁금해 죽는 줄 알았어요. 속담이 어쩌고 시은이가 왜 똑똑하다는 건지도요. 물론 우리 시은이가 똑똑한 건 맞지만.”
“하하, 대단했죠, 시은이.”
나는 속담 빈칸 맞추기를 한 걸 얘기해줬다.
시은이가 어떤 어려운 속담을 맞췄는지도.
“저도 놀랐다니까요? 그런 어려운 속담을 알 줄은.”
“흐흐, 책을 많이 읽히길 잘했네요.”
뿌듯함이 가득 느껴지는 그녀의 미소였다. 시은이는 여전히 앞만 보고 걸어가고 있고.
어떤 표정인지는 보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나는 넌지시 신세연을 향해 말했다.
“제가 영상 보내줄게요.”
“영상이요?”
“네. 연두랑 같이 시은이가 발표하는 모습도 전부 찍었거든요. 보여주면 좋을 거 같아서.”
뭐지. 생각 이상으로 감동받은 표정이다.
깊게 생각하고 찍은 것도 아닌데 괜히 낯간지럽네.
잠깐 침묵이 흐르고 신세연이 말했다.
“.. 고마워요.”
“아니에요. 딱히 어려운 것도 아니었는데요, 뭐.”
“아, 참. 아까 말하려다 안 한 게 있는데……”
“뭔데요?”
“오늘 엄청 꾸몄네요, 주원씨?”
그녀는 눈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왁스 바른 거 처음 보는 거 같은데.”
괜히 혼자 당황한 나는 대답했다.
“.. 살짝 바른 건데. 이상한가요?”
“전혀요. 엄청 잘 어울리는데요?”
“고마워요.”
“그리고 아까 앉았을 때 향기도 나던데. 향수도 뿌린 거예요?”
“아, 네.”
“향 되게 좋던데. 어떤 향수예요?”
“저도 처음 뿌려본 거라. 저번에 집들이 때 선물받은 거거든요, 지혜씨한테.”
그렇게 말하며 나는 손목을 코에 가져다 댔다.
아직 향이 다 날아가지는 않았네.
잠깐 킁킁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부담없는 향이라 편하게 뿌리기 좋더라구요.”
응? 뭔가 갑자기 대화가 툭 끊긴 느낌인데.
나는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세연씨?”
“아.. 그쵸! 진짜 그런 거 같아요. 뭔가 시원한 향?”
그제야 활짝 웃으며 말을 받는 그녀.
뭔가 방금 짓던 웃음과는 미묘하게 느낌이 달라보였다.
향수 얘기가 별로였던 걸지도.
그렇게 생각한 나는 툭 화제를 전환했다.
“또 하면 좋겠네요. 학부모 참관수업.”
“그러게요. 또 할까요?”
“글쎄요. 아, 우리 연두랑 시은이 학교는 같은 데 보내요, 꼭.”
“당연히 그래야죠! 같은 반 되면 진짜 대박인데..”
“하하, 그랬으면 좋겠네요. 연두랑 시은이도 그렇지?”
둘은 누가 먼저다 할 거 없이 동시에 대답했다.
“네!”
“네에!”
이 우정이 영원했으면 좋겠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즐겁게 귀가했다.
***
“후우..”
학부모 참관수업 영상편집이 끝났다.
속담 맞추기와 꿈 그리기, 그리고 상어가족 율동이 모두 들어간 영상이었다.
연두를 중심으로 찍은 덕에 영상으로 만드는 게 가능했다.
‘장면이 많아서 분할해서 올릴까 생각도 했지만.’
기왕이면 한 번에 올리는 게 좋다는 생각에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평소보다는 다소 긴 영상이었다.
허나 워낙 재밌는 영상이라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했다.
‘더군다나 하이라이트는 끝부분에 위치하고 있고.’
한 마디로 끝까지 안 보고는 못 배기는 영상이라는 뜻이었다.
영상의 업로드는 지금 바로 할 생각이었다.
저번 영상을 올린 지 벌써 며칠이 흘렀으니까.
[별 보러 갈래?(feat. 선동이의 비밀장소)]생각 이상으로 조회수가 엄청나게 나온 영상이었다.
눈부시게 예쁜 배경.
그리고 그 배경 속의 연두의 모습이 빛을 발한 느낌이라 해야 하나.
‘하긴.’
내 생각에도 지금껏 등장한 배경 중에서는 가장 예뻤다.
그곳에서 보는 밤하늘은 정말이지 황홀했으니까.
편집하는 내내 아쉬움이 들 정도였다.
‘영상으로 100% 담아내지 못한다는 게.’
허나 그 밤하늘도 사람들을 매혹시키긴 충분했던 모양.
영상이 업로드되고 며칠 만에 연두튜브의 조회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댓글창의 반응도 엄청났고.
-배경 미쳤다.. 여기 어디예요…?
┕feat 안 보이심? 선동이 비밀장소라 못 알려줌.
┕ㄹㅇ ㅋㅋ 연두라서 알려준 거지.
┕진짜 오진다.. 연두 여기 있으니까 진짜 애니메이션 영화 속 공주님같지 않음?
┕이거 진짜 ㅇㅈ. 나 그 영화 캐릭터 떠오름. 천공의 성 라프타 여주인공.
┕시타 ㅎㅎ 진짜 이번 영상 연두 시타같다.. 너무 예뻐… ♥
┕연두가 시타면 ㅋㅋㅋ 저 선동이란 꼬맹이는 남주인공 파즈임?
┕ㄴㄴ 선동이는 그냥 선동이.
┕ㅋㅋㅋㅋㅋㅋㅋ 칼 같은 거 보소.
-걍 이번 영상은 배경이랑 연두 분위기로 다 씹어먹음.
┕연두 처음에 별 보는 거 아련미 미침.. 천천히 입 벌어지는 부분.. 흐아…
┕슥슥. 메모. 연두 별자리 = 물고기자리
┕왜 설레지 ㅋㅋ 초록님이 연두한테 별자리 알려주는 거.
┕선동이 놀리는 것도 웃김 ㅋㅋㅋ 연두랑 둘이 여기 와서 무슨 말하려고 그랬어?
┕감자소년 선동 발끈잼 ㅋㅋㅋㅋㅋㅋ
확실히 댓글을 보니 느껴졌다.
분위기와 재미까지 다 잡은 영상이었다는 거.
그러니 분위기로 씹어먹었다는 다소 과격한 표현도 나오는 거겠지.
‘이 영상이 그랬다면.’
지금 올릴 영상도 다른 의미로 씹어먹는 영상이었다.
그래서인지 무척 기대가 됐다.
구독자들은 이 영상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연두의 학부모 참관수업!(feat. 아기상어)]달칵.
나는 기대감을 안고 영상을 업로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