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199)
199화. 다 골라!
“제작하게 된다면 이것들만큼은 반드시 넣어주셔야겠습니다.”
그렇게 테이블 위에 펼쳐진 용지.
내용물을 확인한 나는 그만 웃음이 터져버렸다.
용지에 그려진 건 다름아닌 이모티콘이었다.
‘몇 개의 연두티콘.’
아마 부서에서 내게 예시로 보여주려고 준비한 거 같았다.
되게 진중하게 말하길래 엄청난 게 튀어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 생각해 보면 굉장히 중요한 거긴 했다.
‘부서 측에서 내게 원하는 느낌을 전달한 거니까.’
허나 내가 웃은 건 단지 예상치 못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럼 뭐냐고? 바로 그림 자체였다.
되게 열심히 그린 티는 나는데 못 그린 그림이었으니까.
그런 나를 향해 제이디가 말했다.
“죄송해요.. 제가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해서.”
“아, 제이디가 그리신 건가요?”
“네. 회의 도중에 공통된 의견으로 꼭 출시됐으면 좋겠다 하는 이모티콘을 그린 거예요.”
“그렇군요. 저야말로 웃어서 죄송합니다. 예상을 전혀 못한 게 나와서 웃어버렸네요.”
“크크, 신경쓰지 마세요. 저도 잘 알거든요, 제 그림 실력은.”
“그래도 디테일이 살아있는데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이모티콘이 있었다.
바로 ‘절대연두해!’라는 문구가 적힌 이모티콘이었다.
사실 이건 나도 꼭 넣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연두튜브의 시그니처 유행어였으니까.
‘이 밖에도.’
몇 개의 이모티콘이 더 그려져 있었다.
유행어를 활용한 이모티콘부터, 연두튜브에 나온 연두의 모습을 반영한 이모티콘까지.
물론 일차원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은 필수였다.
‘화난 연두, 슬픈 연두 등등.’
‘리얼 꿀마시’ 이모티콘도 당당하게 한켠에 자리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느낌이었다.
그래도 몇 가지는 미처 생각지 못하고 있던 것들도 존재했다.
전부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림실력과 별개로.’
역시 괜히 이모티콘 담당부서에서 일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회의의 결과물이라고 듣긴 했지만, 제작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았다.
한편 음료랑 케이크를 먹던 연두의 시선은 종이 위를 향하고 있었다.
“아빠아..”
“응, 연두야.”
“연두에요..?”
정말 순수하게 궁금해하는 표정이었다.
이 종이에 그려진 게 나인 건가 하고.
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왜? 연두 아닌 거 같아?”
끄덕. 끄덕.
이렇게 바로 끄덕일 정도면 진짜 아닌 거 같다는 건데.
결국 제이디는 다시 사과의 말을 꺼내야 했다.
“언니가 미안해, 연두야..”
그 말에 연두는 아차 하고 대답했다.
“아, 아니에여! 연두 가타요..!”
제이디 언니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된 모양이다.
유일하게 연두가 거짓말을 하는 게 이런 상황이었다.
빠른 태세전환에 나를 포함한 세 명이 웃음을 터트렸다.
이후 리차드의 말로 다시 대화가 이어졌다.
“말씀드렸듯이 꼭 이 이모티콘들은 제작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 혹시 그건 알고 계신가요?”
“어떤 거 말씀이시죠?”
“제작이 결정되면 그려야 하는 이모티콘의 개수와 종류요.”
“네, 알고 있습니다. 이모티콘 스튜디오에 제출 가능한 조건을 봤는데, 저같은 경우도 동일한가요?”
“그렇습니다. 종류는 총 세 가지. 고정된 이모티콘 32종, 움직이는 이모티콘 24종, 커다란 이모티콘 16종입니다. 개수가 상당하죠.”
실제로 처음 봤을 때 상당히 놀란 사실이었다.
단순 개수로만 따지면 총 72개의 이모티콘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니까.
그것도 각기 다른 72종류의 그림을.
‘하긴.’
마냥 쉬운 일일 리가 없긴 했다.
그 72개를 잘 그려서 수십억을 버는 작가도 있는 시장인데.
리차드가 말을 이었다.
“사실 연두튜브의 애청자로서 이것들 말고도 떠오르는 건 굉장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추리고 또 추려서 몇 개로 압축했죠. 저희가 아무리 생각해도 연두를 가장 잘 아는 건 초록님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어떤 모습의 이모티콘이 사랑받을지도 말입니다.”
“네.”
“그래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물론 초록님도 생각하고 계셨을 거라 생각하긴 하지만요. 그게 지금 용지에 그려진 이모티콘들입니다. 물론 초록님의 방식대로 얼마든지 수정하고 보완하셔도 됩니다.”
이후에도 리차드는 이런저런 것들을 이야기했다.
부서의 입장에서도 ‘연두티콘’은 새로운 도전이라는 모양이었다.
실존인물을 이모티콘으로 제작한다는 점에서.
‘나한테 전적으로 맡기는 이유도 그래서인 거 같고.’
허나 그는 내게 분명하게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래도 꼭 드려야 할 말씀이 있습니다.”
“네, 말씀해 주세요.”
“만약 초록님이 완성하신 이모티콘이 저희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개입할 생각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조금 기분이 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당연한 거니까요.”
이들에게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
단지 특수한 상황인 만큼 예외적인 조건이 주어졌을 뿐.
내가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지 못한다면 개입하는 건 당연했다.
리차드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막상 제작에 돌입하시면 굉장히 힘드실 겁니다. 창의력이 필요한 일이라서요. 어렵거나 고민이 생기면 언제든지 담당자인 제이디에게 연락해 주시면 됩니다.”
옆에서 제이디가 기다렸다는 듯 명함을 내밀었다.
건네받은 명함에도 ‘제이디’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감사합니다.”
“편하게 연락해 주세요!”
그렇게 얘기하는 와중 연두가 눈에 들어왔다.
빤히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연두.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본 나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먹어도 돼, 연두야.”
너무 정곡을 찌른 건가. 연두의 볼이 붉게 달아올랐다.
연두가 바라보고 있던 건 알록달록한 마카롱이었다.
케이크와는 달리 연두의 손에 닿지 않는 위치였다.
‘계속 대화가 오가서인지.’
가져올 생각은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즉시 손을 뻗어서 연두의 앞에 놓아줬다.
연두는 살짝 눈치를 보더니 분홍색 마카롱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작게 베어무는 한 입.
앙.
부슥.
식감이 느껴지는 바삭한 소리였다.
그와 동시에 연두의 표정이 황홀함으로 물들었다.
“마시써…”
그 모습을 보는 리차드가 웃으며 말했다.
“이모티콘으로 제작해야 할 거 같은데요. 마카롱 먹는 연두.”
“하하, 그러게요.”
연두가 있어서 즐거운 미팅이었다.
***
계약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사실 딱히 계약서를 주의깊게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앞서 전부 공통된 조건이라 들었고, 당연히 계약서 내용도 전부 통일되어 있을 테니 말이다.
카카오정도 되는 회사가 계약서에 장난을 칠 리도 없을 테고.
‘하지만.’
그래도 나는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봤다.
검토할 시간은 충분히 주어졌고 자세히 봐서 나쁠 건 없었으니까.
결과적으로 전혀 문제의 여지는 없었다.
내가 놀란 건 계약서를 작성한 이후 리차드가 건넨 물건 때문이었다.
얼떨결에 물건을 건네받은 나는 물었다.
“.. 이게 뭔가요?”
“계약하게 된 기념으로 초록님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그가 건넨 건 다름아닌 태블릿과 태블릿 펜슬이었다.
앞서 이모티콘에 대해 알아보며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일반적인 그림으로는 제작이 힘들다는 거.’
반드시 장비가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그게 바로 태블릿과 태블릿 펜슬이었다.
손그림으로 그래픽 작업을 할 수 있는 도구들.
‘그래서 제작이 확정되면 살 생각이었는데.’
이걸 선물로 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모델명은 모르겠지만 상당히 비싸 보였다.
제이디가 설마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 이미 태블릿을 구매하셨나요?”
“아뇨. 계약하게 되면 사려고 했거든요.”
그녀는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다행이네요. 사용하는 데 전혀 불편함은 없으실 거예요. 성공하신 이모티콘 작가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델이거든요.”
역시 태블릿 중에서도 좋은 모델인 모양.
나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런 고가의 물건을 선물로 받아도 될지..”
이 말에는 리차드가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장비 제공도 저희가 약속드린 서포팅과 도움 중 하나니까요. 당연한 거라 생각하고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더 거절하는 건 시간낭비밖에 안 될 거 같았다.
애써 준비해 준 물건을 돌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스윽.
제이디가 가지고 있던 파일을 통째로 건넸다.
의아한 표정의 나를 향해 그녀가 말했다.
“그동안 크게 성공한 작가님들의 이모티콘을 모아서 정리해 둔 거예요. 물론 직접 찾아보시는 것도 어렵진 않겠지만, 이렇게 드리면 참고하시는 데 편할 거 같아서요. 제작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선물이었다.
확실히 예시로서 상당한 도움이 될 테고.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신경쓸 건 하나였다.
‘가능한 한 가장 좋은 이모티콘을 그리는 거.’
그게 믿음과 선물에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나는 빙긋 웃으며 연두를 향해 말했다.
“이걸로 연두 이모티콘을 그릴 거야, 연두야.”
“연두티콘…?”
“하하, 그래. 연두티콘.”
이제 줄임말까지 입에 붙은 연두였다.
연두는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연두 모델 잘할 수 이써요..!”
연두티콘의 주인공은 당연하게도 연두였다.
그런 만큼 모델로서의 연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했다.
나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잘 부탁합니다, 리틀 그린.”
잠깐 생각하다가 연두는 손을 맞잡으며 대답했다.
“잘 부타캐요, 그린..!”
이렇게 모델과의 구두 계약도 성사됐다.
우리를 보며 미소짓던 리차드가 말했다.
“참, 연두를 위해서도 준비한 선물이 있는데, 그건 다른 곳에 준비해 뒀거든요.”
리차드가 손목시계를 보더니 말했다.
“근데 생각보다 얘기가 길어져서.. 제가 예정된 미팅이 있거든요. 직접 연두한테 선물을 주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네요.”
“괜찮습니다. 이 선물도 과한데요.”
“아뇨. 그래도 준비한 선물을 안 드릴 수는 없죠. 제이디.”
“네, 리차드.”
“제이디한테 선물 전달을 부탁해도 될까요?”
그녀가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이죠, 걱정하지 마세요.”
대체 뭐길래 이렇게 말하는 걸까.
아무튼 이렇게 이모티콘에 대한 논의와 계약은 종료됐다.
이후 리차드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그럼.. 따라와 주시겠어요?”
그렇게 나와 연두는 제이디를 따라 이동했다.
***
제이디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한 곳은 7층이었다.
정확히는 [카카오 프렌즈샵]이라 적혀있는 가게.
얼핏 보기에도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의 가게였다.
여기서도 곰돌이의 모습을 한 수사자 라이언이 등장했다.
‘아까 미팅룸에도 선글라스를 낀 라이언이 있었는데.’
카카오 오피스 내부에서 없는 곳을 찾는 게 더 힘들 거 같다.
물론 라이언만 있는 게 아니었다.
카카오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잔뜩 포진되어 있었다.
‘복숭아 모양을 한 귀여운 캐릭터.’
이 캐릭터도 메신저에서 자주 봤던 녀석이었다.
얘도 혹시 반전이 있는 걸까.
이름을 보니 아무래도 그건 아닌 거 같았다.
‘어피치.’
딱 봐도 복숭아다운 이름이었으니까.
그 밖에도 토끼 모양의 ‘레오’, 악어 모양의 ‘콘’ 등등.
다양한 캐릭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게다가 가게의 물건들도 전부 이 캐릭터들을 활용해 디자인된 상태였다.
“우아… 라이어니다..!”
연두는 이미 잔뜩 신이 난 상태였다.
나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얘는 어피치라는 애래.”
“어피치..?”
“응, 복숭아 캐릭터야. 이 선글라스 낀 애는 제이지고.”
“어피치.. 제이지…”
알려준 이름을 몇 번이고 되뇌는 연두.
이제는 캐릭터 이름까지 전부 외워버리려는 모양이다.
아빠미소를 지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는데,
‘.. 어?’
그때 내 머릿속에 떠오른 한 가지 생각.
이 캐릭터들은 전부 이모티콘으로 흥행을 기록한 캐릭터들이었다.
그럼 만약 연두티콘이 성공한다면?
‘.. 라이언 옆에 연두 모형이 들어서는 건가.’
‘카카오 프렌즈샵’에는 연두 캐릭터를 활용해 디자인한 물건들이 출시될지도.
성공한다고 가정하면 전혀 가능성이 없는 생각은 아니었다.
그런 상상을 하던 나는 고개를 휙휙 저었다.
‘너무 이르잖아.’
이제 시작인 입장에서는 그저 망상일 뿐이었다.
그러니 나중 생각보다는 현실에 충실하기로 하자.
나는 옆에 있는 제이디를 보며 말했다.
“그런데 연두 선물이란 건……”
제이디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게 선물이에요.”
“.. 네?”
“물론 가게를 선물로 드릴 수는 없고요.”
장난스레 그녀는 말을 이었다.
“여기서 연두가 가지고 싶은 물건은 뭐든지 고르셔도 돼요. 몇 개를 골라도 오케이고요!”
이거 너무 통이 큰 거 아닌가.
연두의 눈이 동그랗게 부풀었다.
‘.. 뭐, 고가의 태블릿도 받은 마당에.’
이 선물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나는 받고서 연두의 선물은 안 받겠다고 할 수도 없고.
마음 같아서는 내가 사 주고 싶지만 그건 선물이 아니니까.
결국 타협한 나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말씀하시네? 마음껏 골라봐, 연두야.”
“진짜.. 마니 골라도 대여..?”
“그럼, 물론이지.”
너무 많이 고르면 그냥 내가 사는 걸로 하자.
내 말에 설레는 표정으로 가게 안으로 발을 들이는 연두.
‘내가 다 즐겁네.’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다 즐거운 기분이다.
아무튼 이렇게 ‘카카오 프렌즈샵’에서의 연두의 쇼핑이 시작됐다.
물건들 사이에 둘러싸인 채 요리조리 둘러보는 연두.
“으음…”
들어갈 때만 해도 가게 안을 싹쓸이할 거 같은 표정이었는데.
막상 선뜻 물건을 고르지 못하는 연두였다.
나는 다시 한번 얘기했다.
“연두야.”
“네에..”
“걱정하지 말고 골라도 돼. 가지고 싶은 건 뭐든지.”
옆에서 제이디도 말을 덧붙였다.
“맞아, 연두야! 언니 돈 짱 많거든! 회사 돈이긴 하지만……”
왜인지 끝말이 조금 서글프게 느껴졌다.
아무튼 쇼핑하는 연두의 부담은 조금 덜어진 거 같았다.
드디어 연두가 처음으로 손을 뻗었다.
‘스타트는 무난하네.’
연두가 고른 첫 물건은 다름아닌 라이언 모양의 인형이었다.
인형을 품에 꼭 안은 채로 우리를 바라보는 연두.
대충 어떤 의미의 눈빛인지 감이 왔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더 골라, 연두야. 열 개 골라. 아니, 백 개 골라!”
의외로 쇼핑을 하는 연두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렇게 신이 난 내 귀에 자그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백개는 좀…”
“아, 그게 아니라……”
당황한 내 반응에 제이디는 쿡쿡 웃으며 말했다.
“장난이에요, 장난.”
“하하..”
이후 나도 가게에 들어가서 물건들을 보기 시작했다.
연두에게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따로 구매할 생각으로.
그러는 사이 연두는 가게를 빠짐없이 돌아다녔다.
‘꼭 캥거루 같네.’
어느새 연두의 품은 물건들로 가득 찬 상태였다.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얼마 후, 연두는 한 바퀴를 쭉 도는데 성공했다.
“다 골라써요, 아빠..!”
“흠..”
내 반응에 연두가 불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며 물었다.
“너, 너무 마나요…?”
나는 씩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 반대인데.”
“.. 반대?”
“응. 너무 조금 골랐다, 연두야.”
“아! 휴우…”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는 연두.
나는 머리를 한차례 쓰다듬고는 연두가 고른 물건들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선 몽땅 계산대 위에 올려놨다.
어느새 옆에 온 제이디가 카드를 내밀며 말했다.
“전부 계산해 주세요!”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나서지 않기로 했다.
생각보다 그리 고른 물건이 많지 않았으니까.
삑.
봉투 속을 가득 메운 물건들.
연두는 제이디를 향해 꾸벅 배꼽인사를 건넸다.
“고마씁니다, 제이디 언니..!”
“에이, 아니야. 대신 언니랑 약속 하나 하자, 연두야.”
“어떤 약속이여..?”
“다음에 또 우리 회사 아빠랑 같이 놀러오기로.”
연두는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네, 꼭 놀러갈 꺼에요!”
“흐흐, 언니랑 약속한 거다?”
“네에..!”
이렇게 카카오에서의 즐거운 시간이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