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207)
**************************************************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
207화. 데덴찌
시은이네 모녀의 합류가 결정됐다.
한편 그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눈 굴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연두.
‘뭐, 상관없겠지.’
굳이 시은이가 온다는 사실을 알려줄 필요는 없을 듯했다.
차라리 오기 전에 빠르게 ‘올라프’를 완성하도록 하자.
나도 지지 않고 눈 굴리기에 박차를 가했다.
데구르르.
얼마 지나지 않아 완성된 세 개의 눈덩이.
보통의 눈사람과 달리 몸통이 눈덩이 세 개로 이루어진 올라프였다.
눈덩이를 빤히 바라보는 연두를 향해 말했다.
“잘했어, 연두야.”
“네에. 이제 어떠케 만드러요, 아빠..?”
“이제 쌓아 올리면 돼. 먼저 이 눈덩이를 이 위에. 연두가 한 번 해 볼래?”
몸통의 중앙을 차지하는 눈덩이의 부피가 가장 작았다.
힘이 약한 연두도 충분히 들 수 있겠지.
내 말에 연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쪼그려앉았다.
“으읏..!”
살짝 위태해 보이긴 했지만 눈덩이를 드는 건 성공했다.
그대로 연두는 큰 눈덩이 위에 쌓아올렸다.
이로써 하체와 몸통의 완성이었다.
“돼써요, 아빠..!”
“하하, 잘했어. 그럼 이건 아빠가 올려볼까?”
“네에!”
사실 이건 연두의 손에 맡기고 싶어도 맡길 수 없었다.
상당히 커다란 머리를 가진 올라프였으니까.
소위 말하는 가분수의 신체비율.
‘내가 해도 위태로워.’
작은 눈덩이 위에 큰 눈덩이를 쌓아 올려야 했다.
자칫하면 균형을 잃어 올라프의 머리가 터질 수 있었다.
잠깐. 생각해 보니 표현이 좀 잔인하네.
‘아무튼.’
올라프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나는 조심스레 눈덩이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더 조심스럽게 올렸다.
정확히 몸통을 이루는 작은 눈덩이의 정중앙에.
“후우…”
다행히 눈사람은 쓰러지지 않았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눈사람을 바라봤다.
‘오..’
만들고 보니 더 퀄리티가 괜찮았다.
신체비율만 놓고 보면 올라프와 상당히 흡사했으니까.
연두도 눈을 반짝이며 눈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아직 끝난 건 아니었다.
나는 연두를 바라보며 넌지시 말을 건넸다.
“어때, 연두야? 올라프같아?”
“네에. 그런데…”
“뭔가 없는 게 느껴지지?”
연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했다. 아직 눈코입을 만들어주지 않았으니.
뿐만 아니라 팔도 붙이지 않은 상태였다.
‘사실.’
진짜 100% 올라프를 재현하려면 두 발도 만들어줘야 했다.
하지만 그건 조금 무리가 있었다.
작은 눈덩이 두 개로 지금 만든 몸통을 지탱해야 하는데.
시도하다가 애써 만든 눈사람이 전부 망가질 수 있으니까.
‘만든다고 해도 비주얼적으로 크게 달라질 거 같지도 않고.’
한 마디로 투자 대비 효율성이 너무 낮고 위험성은 컸다.
따라서 발은 그냥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미안해, 올라프야.
대신 눈코입과 팔다리는 제대로 만들어 줄 생각이다.
나는 연두에게 임무를 부여했다.
“기다란 나뭇가지를 좀 주워다 줄래, 연두야?”
“나뭇가지여..?”
“응.”
연두는 바로 나뭇가지를 구하러 달려갔다.
노파심에 나는 뒤에 대고 소리쳤다.
“너무 멀리 가지는 말고!”
“네, 아빠..!”
달려가며 힘차게 대답하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번졌다.
연두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눈사람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졌다.
팔이랑 눈썹, 머리 위는 나뭇가지로 표현할 수 있었다.
입은 그냥 눈을 파내서 만들면 되고.
‘눈코가 문제란 말이지.’
그런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뒤적였다.
무언가 만져지는 봉투가 있었다.
꺼내서 보니 봉투 속에는 검은색 단추가 몇 개 들어있었다.
‘옷을 살 때 받은 여분의 단추.’
이윽고 머릿속에 한 가지 영감이 떠올랐다.
그건 바로 올라프의 눈을 표현할 방법이었다.
단추의 크기와 색깔이 올라프의 눈과 찰떡이었으니까.
‘이게 훌륭한 기회비용의 예시지.’
여분의 단추를 사용해 올라프의 눈을 완벽히 표현할 수 있다니.
투자 대비 엄청난 효율이 아닌가.
나는 망설임없이 봉투에서 단추를 털어냈다.
‘나중에 회수해도 되고.’
필요할 거 같으면 나중에 단추를 떼어내면 그만이었다.
그 과정에서 연두가 상처받지 않게 조심해야 할 거 같긴 하지만.
아무튼 지금은 이 단추를 최대한으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어떻게? 바로 이렇게.
콕. 콕.
곧바로 나는 얼굴에 단추를 박아넣었다.
그와 동시에 생겨난 올라프의 검고 영롱한 눈동자.
이제 필요한 재료는 짧은 나뭇가지였다.
스윽.
짧은 나뭇가지는 주위에도 여러개 떨어져 있었다.
나는 바로 집어들어 특유의 시옷자 눈썹을 만들었다.
‘그럴 듯한데?’
코와 입이 없어서 조금 괴상하긴 하지만.
눈만 보면 실제 올라프와 상당히 흡사한 모양새였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끝났으니 연두를 기다릴 차례였다.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올라프의 눈을 만들면서도 연두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연두는 계속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긴 나뭇가지를 수집했다.
그 증거로 벌써 품에 상당한 수의 나뭇가지가 들려있고.
‘이대로 두면.’
주위 나뭇가지를 전부 싹쓸이할 기세였다.
나는 연두를 향해 소리쳤다.
“이제 됐어, 연두야!”
내 목소리에 동작을 멈추고 돌아보는 연두.
눈앞에는 주우려던 나뭇가지 하나가 놓여있었다.
“크크.”
이어지는 장면에 절로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냥 가는 게 좋을지 하나 더 가져가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걸까.
짧은 시간동안 몇 번이나 연두의 시선이 교차했다.
나를 봤다가,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봤다가.
이윽고 결정했는지 허리를 숙여 나뭇가지를 집어드는 연두.
와다다!
품에 나뭇가지를 잔뜩 들고 전속력으로 달려온다.
귀여운 모습이었지만 걱정이 앞섰다.
눈길이라 미끄러져 다칠 수 있었으니까.
“다쳐, 연두야! 천천히! 천천히!
내 말에 연두는 아차 하고 속도를 낮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두가 나뭇가지를 들고 도착했다.
***
재료가 준비됐으니 거리낄 건 없었다.
나와 연두는 바로 올라프를 만들기 시작했다.
손으로 모양을 그려 입을 만들고, 나뭇가지를 꼽아 팔을 만들었다.
‘남은 나뭇가지는 전부 정수리에 꽂아줬고.’
몇 가닥의 머리숱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올라프가 거의 완성됐다.
“우아…”
“어때, 연두야?”
“진짜 올라푸가타요…”
이 말에는 나도 동감했다.
생각보다 싱크로율이 상당했으니까.
허나 딱 하나 빠진 게 있었다.
‘코.’
코는 나뭇가지로도 단추로도 만들 수 없었다.
그야, 올라프의 코는 당근이었으니까.
‘마침.’
냉장고에 사 둔 당근이 있었다.
기왕 만든 거 완벽하게 재현해 보기로 하자.
연두를 두고 혼자 빨리 가서 가져올까 했지만 그만뒀다.
잠깐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위험한 법이니까.
“빨리 가서 가져오자, 연두야.”
“네에..”
설마 누가 와서 올라프를 망가트리지는 않겠지.
나는 재빨리 연두와 집으로 들어가서 당근을 가지고 나왔다.
다행히 올라프는 멀쩡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자, 연두가 붙여줘. 올라프 코.”
“네!”
연두가 뾰족한 당근을 달아줬다.
이렇게 올라프가 완성됐다. 발이 없긴 하지만.
‘이건 안 찍을 수가 없지.’
나는 바로 목에 건 카메라를 손에 들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연두는 올라프의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제는 진짜 자연스러워졌네. 사진 찍는 거.
새삼 그 사실을 느끼며 촬영 버튼을 누르려는데,
“연두야!!”
귀에 익은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예상한 사람이 달려오고 있었다.
“시으나..!”
포옥.
올라프 앞에서 진한 포옹을 나누는 단짝.
그렇게 반가운 인사를 나눈 후에야 시은이의 시선이 돌아갔다.
놀란 표정으로 시은이는 중얼거렸다.
“올라프..?”
“마자. 아빠랑 연두랑 가치 만들어써, 올라푸!”
“짱 잘 만들었다.”
시은이도 이 단어 쓰는구나.
뒤늦게 시은이는 시선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
시은이는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그래, 안녕.”
착각인가. 평소랑 똑같은 인사인데 뭔가 수줍어 보인다.
저번에 참관수업 때 발표 때문인가?
이어서 나는 신세연과도 인사를 나눴다.
“생각보다 빨리 왔네요?”
그녀는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네. 시은이가 빨리 가자고 엄청 졸랐거든요.”
“하하, 그랬나요?”
신세연의 말에 의하면 연두를 만날 때만 행동이 빨라진다는 모양이었다.
평소에는 의외로 매사에 엄청 빈둥거린다는데.
그러다 신세연도 올라프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 잘 만들었다.. 올라프랑 똑같은데요?”
인정을 받으니 뿌듯하네.
연두랑 합심해서 만든 보람이 있었다.
“마침 기념사진 찍을 생각이었는데 시은이랑 세연씨도 같이 찍을래요?”
“저희야 좋죠!”
“그럼..”
찰칵.
먼저 올라프 옆에 셋이 함께 선 사진을 찍었다.
이후에는 시은이와 연두 둘이 선 사진.
그리고 시은이네 모녀가 함께한 사진까지.
‘시은이와 신세연 단독샷도.’
한도가 있는 것도 아니니 사진을 아낄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몇 장의 사진을 찍었을까.
“이 정도면 된 거 같은데……”
“아니죠!”
신세연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직 안 찍은 사람이 있잖아요.”
“그 사람 혹시……”
말을 이을 것도 없었다.
표정만 봐도 나를 말하는 걸 알 수 있었으니까.
신세연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찍어줄게요.”
전과 달리 사진 찍히는 걸 피하지는 않았다.
특히 연두와 함께 찍는 사진이라면 자주 찍고 있고.
나는 카메라를 그녀의 손에 넘겼다.
“그럼 부탁할게요.”
“네!”
카메라를 그녀의 손에 넘기고 올라프 옆으로 향했다.
연두가 기다렸다는 듯 내 손을 꼭 잡았다.
유독 나랑 함께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연두였다.
그런데 촬영에 앞서 조금 걸리는 게 있었다.
“시은아. 혹시 할 말 있어?”
뭔가 우물쭈물하며 서 있는 시은이가 눈에 들어왔으니까.
이윽고 시은이의 대답이 들려왔다.
“.. 같이 찍고 싶어서요.”
조금 의외였다. 우물쭈물한 이유가 이거였다니.
이미 올라프와 연두랑은 여러 장을 같이 찍은 시은이 인데.
그럼 이 말은 나랑 같이 찍고 싶다는 건가.
‘뭐.’
내 입장에서는 전혀 어려울 거 없는 얘기였다.
나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야 좋지. 같이 찍자.”
시은이가 작은 발걸음으로 걸어왔다.
그렇게 올라프와 연두, 나, 시은이가 나란히 섰다.
“그럼 찍을게요! 하나, 두울, 셋!”
찰칵.
곧바로 우리는 다가가 사진을 확인했다.
가장 먼저 확인한 건 시은이였다.
그런데 사진을 보는 표정이 심상치가 않았다.
이윽고 한 마디가 입에서 새어나왔다.
“엄마 사진 짱 못 찍어…”
딸의 일침에 신세연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러고 보니 전에 몇 번이고 들은 적도 있고 본 적도 있었다.
신세연의 사진 실력에 관해서는.
스윽.
자연스레 나와 연두도 사진을 바라봤다.
그와 동시에 한 가지 사실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전혀 안 늘었구나.’
신기할 정도다. 이렇게 못 찍기도 쉽지 않은데.
물론 생각을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 미안해요. 진짜 잘 찍어주고 싶은데.”
“에이, 아니에요. 오히려 특별하고 좋은데요?”
선의의 거짓말에 나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괜찮으면 다음에 알려줄게요. 의외로 간단한 원칙만 지키면 쉽거든요. 사진 찍는 거.”
“정말요?”
“네, 되게 간단해요.”
한 번 사진강습을 해 줘야 할 거 같았다. 나도 쥐뿔도 없긴 하지만.
아무튼 이렇게 마무리됐다.
나 빼고 다 완벽한 결과물을 얻은 포토타임이.
***
신세연과 시은이의 합류로 네 명이 된 멤버.
이러면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는 놀이가 있었다.
같은 생각을 한 건지 신세연이 먼저 말을 꺼냈다.
“눈사람은 만들었으니까.. 눈싸움 어때요?”
나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마침 저도 얘기할 생각이었는데. 연두랑 시은이는 어때? 눈싸움.”
내 물음에 서로를 바라보는 연두와 시은이.
왜인지 눈을 마주치고는 배시시 웃음짓는다.
그리고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대답한다.
“조아요!”
“좋아요!”
단짝이라 얼굴만 봐도 마음을 아는 건가.
아무튼 이렇게 눈싸움을 하는 건 확정된 거 같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정할 게 있었다.
“팀은 어떻게 정할까요?”
내 질문에 신세연이 대답했다.
“그냥 이렇게 나눠서 하는 건.. 조금 식상할까요?”
그녀가 말하는 ‘이렇게’라는 건 간단했다.
가족 구성원끼리 나와 연두랑 팀, 신세연과 시은이가 팀을 하는 것.
사실 이것도 좋았다. 가장 정석적인 팀 조합이니까.
‘어떻게 해도 눈싸움은 재밌고.’
그러던 와중 신세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라리 랜덤으로 정하는 거 어때요?”
“어떻게요?”
“이거 아세요?”
그녀가 손을 앞뒤로 뒤집는 모션을 취하며 물었다.
당연히 이건 잘 알고 있었다.
학창시절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가끔 한 적이 있었으니까.
“데덴찌 말하는 거죠?”
손바닥의 앞면과 뒷면을 이용해 팀을 정하는 게임이었다.
앞면끼리 팀을 하고 뒷면끼리 팀을 하는.
신세연은 손뼉을 치며 신이 나서 대답했다.
“오, 맞아요! 엎어라 뒤집어라 데덴찌!”
“응? 그건 뭐예요?”
“뭐요?”
“엎어라 뒤집어라. 그건 처음 듣는데.”
“아, 진짜요? 대단한 건 아니고 그냥 앞에 붙이는 말인데.. 우리 때는 이렇게 했는데……”
‘우리 때’라는 말을 들으니 순간적으로 장난기가 번졌다.
나는 괜히 어깨를 으쓱하며 중얼거렸다.
“이게 세대차이인가..”
신세연은 황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와.. 진짜 어이없어.. 겨우 두 살 차이 나면서.”
“하하, 그래도 저보다 밥을 이천 번 정도는 더 먹은 거잖아요.”
“…”
“미안해요.”
더 장난했다가는 세대 차이가 아니라 세대 맞을 거 같아서 그만뒀다.
아무튼 이렇게 데덴찌로 팀을 가르기로 했다.
신기하게 아이들도 데덴찌를 알고 있었다.
알려주려는 나를 향해 연두가 이렇게 말했으니까.
“연두 데덴찌 아라요! 어퍼라 뒤집어라 데덴찌..!”
조금 놀란 나는 물었다.
“원래 그거 하는 거야, 연두야? 엎어라 뒤집어라.”
“네에..!”
시은이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럴 수가. 시대에 뒤처진 건 나였던 건가.
옆에서 우쭐한 표정으로 미소짓는 신세연.
가끔 보면 이렇게 애같은 면이 있었다.
별 거 아닌 걸로 엄청 좋아하고.
나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정해 보죠, 팀.”
말과 동시에 나는 손을 앞으로 뻗었다.
뒤따라 신세연과 아이들도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한 자리에 모인 네 개의 손.
‘두 개, 두 개가 돼야 팀이 정해지는 거지.’
미룰 이유는 없었다. 나는 바로 입을 열었다.
“엎어라 뒤집어라, 데덴~ 찌!”
척!
손바닥의 앞면과 뒷면의 수를 확인했다.
앞면 두 개, 뒷면 두 개였다.
데덴찌 한 번에 팀이 정해진 셈이었다.
‘나는 뒷면을 냈으니까.’
뒷면을 낸 사람과 팀이었다.
누구지? 아직 누군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
나는 고개를 들어 앞면을 낸 사람의 얼굴을 바라봤다.
“하하.”
절로 입 밖으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예상치 못하게 꼬여버린 팀 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