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236)
236화. 연두의 새해 인사(feat. 초록)
드디어 새해 영상을 촬영할 시간.
“기억하고 있지, 연두야?”
“네에.”
주어는 없지만 텔레파시로 통했다.
이 상황에 내가 기억하냐고 물을 만한 건 하나밖에 없었으니까.
‘세배법.’
며칠 전에 꽤 시간을 들여 세배 방법을 연두에게 가르쳐줬다.
아니, 사실 내가 가르쳐줬다고 하기도 민망하다.
화면에 띄워 두고 나 역시 연두와 함께 차근차근 배웠으니까.
‘집안에 웃어른이 거의 없는 터라.’
작년까지는 세배를 할 기회가 없었다.
어렸을 적 아빠와 함께 세배를 드린 기억이 흐릿하게나마 있긴 하지만.
그때도 내 기억에 의하면 제대로 한 건 아니었다.
그냥 앞으로 엎어져서 코를 박고 있으니 눈앞에 하얀 봉투가 등장했지.
‘그게 뭔지도 잘 몰라서 아빠한테 줬고.’
실수였다. 맛있는 걸 매일같이 사 먹을 수 있는 돈이었는데.
신기하게 모두 기억이 흐릿한데, 봉투를 받으며 씩 웃던 아빠의 표정만 눈에 선하다.
‘원래 이런 건 받으면 아빠 주는 거야.’라는 말에 홀라당 속아 넘어가고 말았지.
아무튼, 뭣도 모르던 애기 때와 지금은 마음가짐이 달랐다.
‘감사한 게 많아.’
외할머니 민홍임에게는 여러모로 감사한 점이 많았다.
그런 만큼 제대로 예를 갖춰 그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에 더해서 또 하나의 이유.
‘구독자 분들.’
영상을 통해서긴 하지만,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인사하는 자리였다.
그런 자리에서 엉터리로 세배를 할 수는 없는 노릇.
다행히 연두와 몇 번이고 동작을 반복한 덕에 지금은 머릿속에 선명히 들어있었다.
꾸욱.
조심스레 거치대에 카메라를 거치했다.
아름이에게 부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영상면에서 이게 더 나을 거 같았다.
브이로그를 찍는 게 아닌 세배하는 모습을 찍는 거니까.
초점이 흔들거리면 정신이 사나울 수 있었다.
“아름아. 너는 옆에서 보고 있을래?”
“아, 네!”
“.. 됐다.”
카메라 거치가 끝난 뒤 나는 마룻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앉아 주시겠어요, 할머니?”
“.. 평소에나 잘하지 뭔 놈의 세배를 한다고……”
몸을 움직이시면서도 괜히 툭 내뱉는 할머니.
그래, 이런 말이 없으면 우리 할머니 민홍임이 아니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나는 옆에 있는 연두의 손을 잡았다.
“후우……”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게 느껴졌다.
발을 내디디면 카메라의 초점 안에 들어간다는 생각에.
항상 눈앞에 있었지만 그동안은 한 번도 내딛지 않았던 공간이었다.
‘뒤에만 있었지.’
이제는 앞으로 나설 차례였다.
연두의 아빠로서의 내 모습을 보여줄 차례.
그때 손에 느껴지는 감촉.
꼬옥.
연두가 나와 맞닿은 손을 꼭 쥔 탓이었다.
고개를 돌리니 나를 올려다보는 연두의 얼굴이 보였다.
한복 차림에 땋은 머리, 그 속에서 하얗게 웃음 짓는 연두의 표정.
‘그래.’
긴장할 필요 없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내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 일이었다.
연두 아빠로서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가 볼까, 연두야?”
“네, 아빠..”
툭.
연두의 손을 잡고 발을 내디뎠다.
한 발자국, 두 발자국, 그다음 발자국까지.
처음으로 내가 카메라의 초점 안에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
연두와 함께 할머니의 앞에 나란히 섰다.
“그럼 인사드릴게요.”
“인사드릴께요..!”
자연스레 나와 연두는 눈을 맞췄다.
그리고선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앞을 바라보고 시작되는 세배.
스윽.
연두가 오른손을 왼손 위에 올렸다. 공경의 뜻을 나타내는 ‘공수’ 동작이었다.
이후 공수한 손을 어깨 위까지 올리는 연두의 모습.
손등을 향하는 시선까지 완벽했다.
‘좋아.’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한 첫 동작이었다.
한편 나 역시 연두의 속도에 맞춰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성별에 따라 세배법은 조금 달랐다.
슥.
반대로 왼손을 오른손 위에 올리는 ‘공수’ 동작.
그렇게 공수한 손을 눈까지 올렸다 내리며 허리를 굽힌다.
굽힌 채로 바닥을 짚는 것까지가 첫 동작. 나 역시 실수하지 않고 동작을 수행해 냈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차례.
연두와 내 몸이 같은 동작을 취했다.
왼쪽 무릎을 먼저 꿇은 뒤 오른쪽 무릎을 꿇어앉는 과정.
일련의 동작이 자연스레 이루어졌다.
여러 디테일이 존재하지만 결국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잠시 뒤 연두와 내 고개가 동시에 내려갔다.
연두는 45도 각도로, 나는 이마를 손등에 위치하도록.
‘지금은 명절에만 하는 인사지만.’
인사 자체만 놓고 보면 상당히 예쁘고 멋스러운 동작이었다.
자세를 유지하다가 연두와 나는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잊은 채로 나는 세배에 집중했다.
일어서서 가볍게 묵례한 뒤 다시 앉은 자세를 취하고 건네는 인사말.
먼저 할머니를 향해 인사말을 건넨 건 연두였다.
“새해 복 마니 바드세요, 할머니..!”
가장 정석적인 인사말이 나왔으니 나는 조금 달라야 했다.
그런 거 치고는 다소 식상한 말이 나갔지만.
“새해는 더 건강하셔야 해요.”
식상하긴 해도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진심으로 할머니가 건강하고 무탈하셨으면 했다.
가능한 한 오래도록 이렇게 세배를 드릴 수 있게끔 말이다.
***
세배는 일방적인 인사가 아니었다.
인사를 받는 웃어른도 덕담을 건네게 되어있었다.
“쥐방울.”
“네, 할머니..”
“너는 너무 말랐어.”
덕담 대신 돌아오는 알 수 없는 말.
연두가 공손히 손을 모은 채로 대답했다.
“연두 살 마니 쪘는데..”
“많이 찌긴. 빼빼 말라서 키도 쪼그마해가지고는.”
“여, 연두 키 컸는데. 백도 넘는데……”
“시끄러! 할미 말에 토 달지 마!”
그 말에 연두는 내 옆에 바짝 다가와 앉았다.
한차례 쏘아붙인 할머니의 입에서 이어지는 말.
“그러니까.. 많이 먹어서 얼른 크란 말야. 말라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니까. 알겠어?”
“…”
“대답!”
“네, 네에!”
사실 처음은 몰라도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
연두의 말대로 많이 살이 붙은 상태였으니까.
허나 그와 별개로 알 거 같았다. 이 말을 하시는 할머니의 마음을.
‘더 민감하신 거겠지.’
빼빼 말랐던 연두의 모습을 본 할머니였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고.
그렇기에 전해졌다. 연두가 건강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다음, 조대새끼.”
“…?”
아니, 이렇게 감정을 깨시네.
자연스레 입 밖으로 한 마디가 나갔다.
“할머니. 이거 촬영중인데요?”
“그게 뭐.”
하기야 그런 걸 눈치 보시는 할머니가 아니었다.
따라서 나도 그냥 평소대로 하기로 했다.
능청스레 입을 열었다.
“그래서 저한테 해 주실 덕담은요?”
황당한 표정으로 대답하시는 할머니.
“뭐시? 덕담?”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들어보겠어요, 할머니 덕담을.”
“시끄러! 해 줄 덕담이 있어야 하지!”
말과는 달리 내게는 꽤나 정상적인 덕담이 이어졌다.
사실상 얼마 전 통화를 통해 할머니의 진심은 전해 들은 상태였다.
그렇기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툭. 툭.
그리고 흰 봉투 두 개가 등장했다.
아무 말 없이 시크하게 건네는 봉투 두 개.
“저도 주시는 거예요?”
“받기 싫음 말던가.”
“그럴 리가요.”
나는 빙긋 웃으며 세뱃돈을 받았다.
그때 영문을 알 수 없는 할머니의 물음이 들려왔다.
“너는 쥐방울한테 세배 안 하냐?”
“.. 네?”
“웃어른한테 하는 인사가 세배 아니냐. 그럼 쥐방울한테도 올려야지.”
그제야 나는 무슨 얘기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
한편 전혀 모르겠다는 듯 아리송한 표정을 짓는 연두.
입 밖으로 한 마디가 흘러나왔다.
“진짜 할머니..”
정말이지 장난이 짓궂은 할머니셨다.
***
이어서 나와 연두는 카메라를 보고 정면으로 세배를 올렸다.
대상은 다름아닌 연두튜브 구독자였다.
세배가 끝나고 나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다소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이렇게 직접 인사드리는 건 처음인데요. 연두튜브를 사랑해 주시고 연두를 아껴주시는 구독자 여러분,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더 행복하고 즐거운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도로 깔끔하게 인사하는 편이 좋을 듯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연두를 보며 물었다.
“연두는 구독자분들한테 하고 싶은 얘기 있어?”
“네! 이써요..!”
“그래? 그럼 카메라 보고 얘기해 볼래?”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연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모양이다.
이윽고 배시시 웃으며 자그맣게 입을 연다.
“.. 너무 조아요.”
“뭐가?”
“헤헤, 아빠랑 가치 구독자분들한테 인사해서 너무 조아요. 연두는 모르는데요.. 아르미언니가 아빠가 박보현을 달마때요.. 박보현은 차카고 잘생……”
“자, 잠깐만, 연두야!”
별생각 없이 듣고 있다가 뒤늦게 깨달았다.
상당히 위험한 얘기가 연두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는 걸.
뒤늦게나마 말을 멈출 수 있었다.
“안 아파쓰면 좋게써요..”
“구독자분들이?”
“네에. 아프면 아야하고 무서우니까.”
“그렇구나.”
전부터 연두는 항상 그랬다. 구독자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만큼 구독자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거겠지.
아픈 걸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연두니까.
‘됐나.’
이 정도면 충분히 할 얘기들을 전한 거 같았다.
나는 카메라를 향해 마무리 멘트를 건넸다.
“그럼 저희는 더 재미있고 즐거운 영상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카메라 뒤로 아름이의 모습이 보였다.
눈에 들어오는 소리없이 내는 입모양,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느낌이다.
잠깐 바라보고 있으니 입모양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절. 대. 연. 두. 해.’
웃으며 다섯 글자를 입모양으로 반복하고 있었다.
무슨 의미지? 설마 하라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기 무섭게 귀에 들어오는 목소리.
“절때연두해..!”
옆에 있는 연두의 입에서 나온 유행어였다.
아름이의 메시지를 연두도 전달받은 모양이다.
자연스레 시선은 나를 향해 쏠렸다.
화끈.
스스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게 느껴졌다.
숱하게 들은 유행어지만 카메라를 바라보고 하려니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허나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연두가 하는 인사를 빼먹을 수는 없었으니까.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입을 뗐다.
“저, 절대연두해!”
세상 좋은 표정으로 웃는 연두와 달리 나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성공적인(?) 새해 인사 영상 촬영이 마무리됐다.
***
“잘 가, 아름아. 오늘 정말 고마웠어.”
“네, 오빠! 영상 기다릴게요!”
“그래. 또 보자.”
“당근 빠따죠!”
오늘 정말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아름이였다.
연두도 아쉬움이 가득 담긴 인사를 건넸다.
“안녕히 가세여, 아르미언니..”
“응. 또 놀러 올게, 연두야!”
“.. 약속해도 대여?”
“어떤 약속? 내가 놀러 올 거라는 약속?”
“네에.”
“당연하지!”
새까손가락까지 걸고 약속하는 귀여운 둘의 모습.
촬영이 끝난 뒤에 식사 후 아름이를 돌려보내는 순간이었다.
간만에 이호연셰프 제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해 봤지.
“와, 진짜 맛있다..!”
고맙게도 아름이는 무척 맛있게 먹어줬다.
연두는 말할 것도 없고.
할머니도 말없이 한 공기를 비우신 걸 보니 맛없지는 않으셨던 모양.
“또 화장해 드릴게요, 할머니! 오늘보다 더 예쁘게.. 약속이에요!”
“알겠으니까 얼른 가, 이 년아.”
“히히.”
끼익.
그렇게 아름이가 집을 나섰다.
할머니는 오늘 우리 집에서 주무실 예정이었다.
“여기가 침대예요, 할머니.”
집 구경은 초스피드로 끝내고 할머니는 침대에 누우셨다.
하긴, 멀리서 오셔서 지치실 만도 했다.
할머니가 쉬시는 동안 나는 데스크톱 앞에 연두와 나란히 앉았다.
바로 편집 프로그램 ‘프리미아 프로’를 가동했다.
사각. 사각.
연두가 머리를 자르는 장면부터 시작이었다.
영상에는 조력자인 아름이의 모습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연두의 머리카락을 땋아주고, 핀을 꽂아주는 모습 등.
물론 아름이에게 출연 의사는 물어본 상태였다.
“오빠만 괜찮으면 저는 당연히 괜찮죠! 유투브도 시작했는데요. 아직 구독자 100명도 안 되긴 하지만……”
확실히 아름이는 이미 본인의 채널에서 얼굴을 공개한 참이었다.
굳이 출연을 꺼릴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우아…”
연두는 다시금 영상을 보며 감탄사를 터트렸다.
변신하는 동안 눈을 꼭 감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이후 화면에 등장하는 내 모습.
“.. 아빠다!”
화면 속의 내 모습을 보는 게 어색한 나와 달리, 연두는 누구보다도 좋아했다.
멋있다. 잘생겼다. 왕자님같다…
낯간지러운 말들이 쉴 틈 없이 연두의 입에서 쏟아졌다.
뒤에서 들려오는 할머니의 음성.
“염병…”
“…”
애써 못 들은 척하며 영상을 끝까지 돌려봤다.
이번 영상도 초점이 연두인 건 이전과 변함없었다.
다만 차이점이라 하면 내 모습도 나올 거라는 것뿐.
‘아마 중반부쯤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돌려보니 감이 왔다. 어떤 식으로 편집해야 할지.
마우스를 쥔 나는 본격적인 편집을 시작했다.
준비 과정부터 시작해서 새해 인사를 하는 장면까지.
째깍. 째깍.
짧지 않은 시간이 흘러갔다.
10분가량의 편집은 결코 간단하다고 말할 수 없었으니까.
그럼에도 연두는 편집하는 내내 내 옆자리를 지켰다.
편집 조력자로서 활동하며.
“아빠!”
“응?
이제는 어떤 말을 할지 알 수 있었다.
“이거 너어야 해요..!”
“그, 그래?”
“네! 구독자분드리 엄청 조아해요!”
우습게도 연두가 이렇게 말하는 건 전부 내가 나오는 장면이었다.
그중에는 나로서는 낯간지러워 빼고 싶은 장면도 존재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연두가 꼭 넣고 싶다는데 어떻게 빼겠어.’
게다가 흐름상으로도 대체로 연두의 말이 맞았다.
부분적으로 장면을 빼는 경우에는 흐름상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었으니까.
웬만하면 쭉 살리는 게 옳았다.
“아빠!”
“응?”
“여기도! 여기도 너어야 해요..!”
“하하, 그래…”
이렇게 연두와 함께하는 즐거운 편집이 이어졌다.
상당히 긴 시간을 들여 마침내 완성된 결과물.
쭉 돌려본 결과 생각 이상으로 잘 나온 영상이었다.
‘한복을 입은 연두는 말할 것도 없고.’
아름이와 할머니의 캐릭터도 새롭고 재미있게 다가왔다.
뒷부분은 눈을 피하게 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공개를 결정한 이상 이 정도의 쑥스러움은 감수해야지.
‘그래도 조금 걱정되긴 하네.’
공개할 거라 사전에 예고를 한 게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영상 속에 등장한 내 모습을 구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그런 생각에 솔직히 많이 떨렸다.
“언제 올릴 꺼에요, 아빠..?”
설레는 표정을 머금은 채 질문하는 연두.
나는 있는 그대로 대답해줬다.
“내일. 설날에.”
“설날…”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다.
시계침의 긴 바늘과 짧은바늘이 정확히 숫자 12에서 만나는 자정.
1월 24일과 1월 25일 설날의 경계였다.
‘즉.’
지금 설날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나는 띄워둔 창을 열고 마우스에 손을 가져다 댔다.
[연두의 새해 인사!(feat. 초록)]이 괄호 안에 나를 적는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떨리는 마음으로 나는 업로드 버튼을 클릭했다.
달칵.
드디어 연두의 아빠로서 내 모습을 연두튜브에 드러내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