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247)
247화. 제출
새로워진 이든을 보고 말없이 벌어진 연두의 입.
눈동자 역시 동그랗게 부푼 모습이다.
그럴 만도 했다. 문자를 보고 예상했음에도 나 역시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으니까.
‘원래도 예쁘긴 했지만.’
정확히는 이전에 한 번의 리모델링을 거친 후, 사이트 자체는 파스텔톤으로 화사하게 변모한 상태였다.
그런 와중 옥에 티를 꼽자면 단 하나였다.
모델이 없다는 점.
‘사실 꽤나 큰 티긴 했지.’
유명 쇼핑몰이라면 모델은 사실상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었다.
당연히 키즈 쇼핑몰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든’은 지금에서야 비로소 쇼핑몰로서의 요소를 전부 갖췄다고 볼 수 있었다.
왜냐고? 연두와 시은이를 사이트의 키즈 모델로 세웠으니까.
둥.
지금 눈앞에 그 결과물이 떠올라 있었다.
화면을 보고 있자니 방금 오준석이 보내온 문자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부재중 전화 내역과 함께 떠올라 있던 문자.
-이든 홈페이지…. 연두랑 시은이 모델컷 업데이트됐습니다!!!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온점과 벅차오르는 감정이 느껴지는 여러 개의 느낌표.
달라진 홈페이지를 보는 즉시 알 수 있었다.
오준석이 왜 그렇게 문자를 보낸 건지.
팟. 팟.
양옆으로 떠오른 팝업창부터 눈을 사로잡았다.
왼쪽에는 뿌까머리를 한 연두가, 오른쪽에는 C컬(?) 펌을 한 시은이가.
각기 다른 코디를 한 채로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둘 다 내가 찍은 사진이야.’
그런데 사진만 볼 때와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잘 꾸며진 사이트의 색감과 어우러지니 정말 프로 모델처럼 보인다고 해야 하나.
무엇보다 확연히 와 닿는 건 두 아이의 케미였다.
‘신기할 정도야.’
서로의 색깔은 다른데도 그 누구보다도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왜 그 많은 구독자들이 ‘연시’를 외치는지 알 거 같다고 해야 할까.
나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어때, 연두야?”
그제야 화면에서 눈을 떼고 나를 바라보는 연두.
나는 시선을 맞추며 말을 이었다.
“이든 모델이 된 소감이.”
“진짜.. 진짜 연두랑 시으니가 이든 모델 된 거에여..?”
“물론이지.”
알고 있었는데도 막상 보니 실감이 안 가는 모양이다.
화면에 떠오른 자신의 모습에.
“전에 아빠랑 같이 봤던 거 기억나지? 쇼핑몰 사이트에 떠올라 있던 연두가 예쁘다고 한 언니.”
“네, 기억나요..”
“연두도 모델이 된 거야. 그 언니처럼.”
세상 벅차오르는 표정을 짓는 연두.
그리고 나서야 연두는 방긋 웃으며 팝업창의 사진을 가리킨다.
“아빠가 찍어준 사지니에요..!”
“하하, 기억나?”
“네에.”
이후 팝업창을 닫자 등장하는 또 하나의 사진.
다시 한번 내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이 사진을 이렇게 활용할 줄이야.’
다름아닌 연두꽃과 시은꽃이 나란히 앉아있는 사진이었다.
그 날에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
오준석도 마찬가지였는지, 사이트에 좌우로 길게 대문짝만 하게 걸어둔 상태였다.
‘찰떡이네.’
이렇게 보니 사이트의 배경으로 찰떡이었다.
꽃받침을 한 채 활짝 웃으며 반기는 듯한 느낌이었으니까.
사이트가 비로소 완성된 느낌이라 해야 하나.
그렇다면 나도 나대로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달칵.
사이트를 잠시 내려두고 연두튜브에 들어갔다.
그리고 준비해 둔 영상을 바로 띄웠다.
[연두와 시은이의 모델컷 촬영!(feat. 사진작가 초록)]바로 이든의 모델 촬영을 하는 장면을 편집한 영상이었다.
나까지 3인칭으로 표현하는 게 상당히 오그라들긴 했지만 적응해야 했다.
이제는 나도 연두튜브의 등장인물 중 하나니까.
‘굳이 따지면.’
연두의 아빠이자 호위무사이자 사진가 포지션이라 해야겠지.
그 이름하야 초록.
거창한 수식어와 달리 귀여운 닉네임이지만 그 또한 적응해내야 했다.
사실 이미 적응된 상태이긴 하다.
요즘은 이주원이란 이름보다 초록이 더 익숙하게 느껴질 정도니까.
그런 생각에 나는 피식 웃으며 업로드 버튼을 클릭했다.
***
시간이 지나 다시 들어간 연두튜브.
이제는 정말이지 상당한 수의 영상이 올라가 있었다.
초기 영상을 찾으려면 스크롤을 한참을 내려야 할 정도로.
‘오래된 순으로 정렬하면 되긴 하지만.’
그래야 할 정도로 많은 영상을 올렸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페이지도 가득 채우지 못했던 거 같은데.
구독자 수는 말할 것도 없었다.
‘200만을 한참 넘겼으니까.’
신기하게도 구독자 수는 단위가 커질수록 더욱더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았다.
마치 경사를 구르는 눈덩이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주먹만 하던 눈덩이가 구를수록 부피가 커져 걷잡을 수 없어지는 느낌.
전에도 말했지만 두려울 정도의 상승세였다.
‘수익도 마찬가지고.’
구독자들이 보내 주는 사랑으로 얻는 수익이었다.
따라서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가장 좋은 창구가 어디일지.
물론 나 혼자 결정하려는 건 아니었다.
‘연두와 함께.’
함께 꾸며왔고, 앞으로 꾸며나갈 채널이었다.
그런 만큼 그 무엇도 내가 혼자서 결정할 생각은 없었다.
단지 연두가 어리다는 이유로.
[연두와 시은이의 모델컷 촬영!(feat. 사진작가 초록)]이번 영상도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연두가 ‘이든’의 모델이 되는 건 모든 구독자가 바라던 일이었으니까.
아무 관련이 없는 영상에서도 매번 언급될 정도로.
-감동 수치 맥스다.. 꿈은 이루어진다…
┖연두가 키즈쇼핑몰 모델이라니!! 그것도 이든 모델이라니!!! 이건 반칙 아니냐고!!!
┖진짜 사장님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듯..
┖내가 키즈쇼핑몰 사장인데 모델이 연두인 건에 대하여.
┖오우 쉣 ㅋㅋㅋ 제목 센스 뭔데.
┖내가 키즈쇼핑몰 사장인데 모델이 연두이고, 또 다른 모델이 시은이고, 사진작가가 초록인 건에 대하여. 띠용!!??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
┖위에 댓글 쓴 사람인데 취소한다. 사장님은 전생에 나라가 아니라 세계를 구하신 게 틀림없다….
-근데 시은이도 진짜 신의 한 수 같지 않냐.
┖인정. 뭔가 연두랑 시은이는 서로를 빛내주는 느낌 ㅋㅋ
┖절대 연시해!!!!
┖이미 연시코인에 전재산 몰빵 ㅋㅋㅋ 설마 아직 연시코인 안 탄 흑우 없지???
┖헉.. 저는 초연이랑 연시에 반반씩 몰빵했는데…
┖그건 인정해준다.
┖저기.. 그럼 시초코인은요…?
┖시초도 분할매수는 인정해 준다. 전망이 매우 밝아…
┖존경합니다, 도사님.. 줍줍.
-그 와중에 초록님 매력 터진다.. 사진 찍는 모습 왜 이렇게 멋지지..
┖진짜.. 나 초록님때매 이상형 바뀜 ㅎㅎ 사진 잘 찍고 그림 잘 그리는 남자…
┖하나 빠진 거 같은데요 ㅎㅎ
┖네? 뭐징…??
┖노래랑 랩도 잘하는 남자…
┖앗.. 아앗… 그걸 깜빡하다니… 급히 추가합니다! 음정과 박자를 마음대로 가지고 노시는 우리 초록님같은 절대음감을 보유한 남자!
┖ㅋㅋㅋㅋㅋㅋㅋㅋ 찾기 어려우시겠네요…
인정한다. 나같은 음치 박치는 정말 찾기 어려울 테니.
생각해 보니 얼마 전에 보긴 했구나.
‘노란색 붕붕이를 시승할 때 같이 노래를 열창했던 프로덕트님.’
나 정도의 노래실력을 보유한 분을 만나는 건 처음이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지. 물론 누가 더 못 부르는지.
아무튼 요즘 들어 나를 놀리는 데에 재미를 붙인 구독자분들이 꽤 많았다.
뭐, 구독자분들께 웃음을 줄 수 있다면 충분히 희생할 용이가 있었다.
어차피 노래랑 랩은 오래도록 내 뒤에 수식어로 따라붙을 거 같으니까.
노래방 영상을 올릴 때부터 감수한 일이었다.
‘떠올릴 때마다 수치심이 일긴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도 그렇다.
나는 재빨리 다른 댓글로 눈을 돌렸다.
그런 와중 보이는 한 댓글.
‘역시 이런 게 없으면 섭하지.’
바로 영상을 올릴 때마다 등장하는 주접 댓글이었다.
오늘도 신선한 주접이 올라와 있었다.
-님들.. 이거 이상하네요..
┖뭐가요?
┖번역기에 cute를 치고 돌렸는데 왜 ‘귀여운’이라고 나오죠? 연두가 나와야 하는데.. 오류일까요?
┖ㄷㄷ 빼박 오류네요.. 그런 기본 단어를…
┖저런.. 번역기가 잘못했네요. 당연히 연두가 나와야지…
┖그렇죠? 지금 수정요청했어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피식 웃음짓게 만드는 댓글이었다.
이제는 중독된 느낌이다.
댓글창을 볼 때 이런 주접 댓글이 안 보이면 나도 모르게 찾게 되니까.
‘여하튼 다행이네.’
영상을 보고 ‘이든’에 들어갔다는 댓글이 엄청나게 많았다.
반응 역시 모두 긍정적이었고.
자연히 그 반응은 좋은 결과로 이어질 터였다.
‘걱정되네.’
범재 아버지 오준석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또 일이 엄청 많아지실 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으니까.
***
“안녕하세요.”
“안녕.”
자동차의 창문 사이로 인사를 나눴다.
인사 상대는 다름아닌 우영이였다.
“오랜만이네. 해돋이 이후로 처음인가?”
“맞아요.”
만나는 건 오랜만이지만 교류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현재 ‘쑥쑥 한글완성 4단계!’ 학습지 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으니까.
그런 탓에 연락은 주기적으로 주고받고 있었다.
“일단 타.”
내 말에 우영이는 조수석 문을 열고 차에 탑승했다.
철컥.
타자마자 안전벨트를 맨다.
가만 보면 해야 할 건 알아서 척척 하는 느낌이다.
말하는 게 다소 직설적이어서 그렇지.
이후 왜인지 뒷좌석을 슥슥 보더니 묻는다.
“땅콩은요?”
“어린이집.”
“아.”
태연한 녀석의 반응에 나는 장난스레 입을 열었다.
“혹시 보고 싶었어?”
“누굴요?”
“땅.. 아니, 연두.”
당황한 듯한 우영이의 표정.
“.. 아뇨?”
“아님 말고. 타자마자 찾길래.”
“찾긴요. 그냥 항상 같이 오니까.. 그래서 물어본 거죠.”
“흐응, 그렇구나.”
“.. 그 반응 뭐예요, 형?”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리고선 조금 늦은 안부를 물었다.
“잘 지냈어?”
“네. 형은요?”
“나도.”
짧게 안부를 주고받은 후 나는 운전을 시작했다.
부우웅.
목적지는 다름아닌 ‘청년미술 공모전’의 제출 장소였다.
사실 우편으로도 제출은 가능했다.
전국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인 만큼 지방에 있는 사람도 편하게 출품이 가능해야 했으니까.
허나 직접 제출할 수 있는 방법도 있었다.
더군다나 유일한 제출 장소는 내 거주지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그래서 운전 연습도 할 겸 차를 끌고 가게 된 거고.
우영이와 함께 가게 된 이유도 간단했다.
통화 중에 우연히 얘기가 나왔고, 왜인지 우영이가 자기도 같이 가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
별 상관없으니 마음대로 하라고 했고.
나로서는 좋은 일이었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가는 데 심심하지도 않고.
“그러고 보니 이제 곧 끝이네. 학습지 작화도.”
“그러네요.”
한글 학습지는 4권으로 마무리되는 구조였다.
이 녀석과의 협업도 자연스레 끝이 난다는 뜻이었다.
나는 넌지시 입을 열었다.
“타이밍이 좀 이르긴 한데.. 고맙다. 나 혼자 그리기는 벅찼을 거야.”
“뭘요. 대가 없이 하는 것도 아닌데.”
“대가 없이 도와주려 했잖아. 처음에는.”
“그러긴 했는데 안 그러길 잘한 거 같아요. 엄마가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하하, 그래.”
확실히 고등학생이 버는 돈이라기엔 상당히 큰 액수이긴 했다.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집이 그리 여유로워 보이지는 않았으니까.
‘우영이 할머니 일도 있고.’
작화로 인한 수익이 도움이 됐다면 좋은 일이었다.
조수서에 앉은 우영이는 한동안 창문을 바라봤다.
그러다 입을 열었다.
“형, 근데요.”
“응.”
“아니다.”
뭐지. 우영이가 이런 화법을 구사하다니.
말을 꺼냈다가 그만둔다는 건 망설였다는 뜻 아닌가.
내가 아는 우영이는 그런 녀석이 아니었다.
“왜. 뭔데?”
녀석은 난데없이 옅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그냥. 형 그림 어딨어요?”
“뒤에 봉투 안에.”
대답은 했는데 뭔가 찜찜한 기분이다.
그림 얘기를 꺼내는 건 우영이답지만 이걸 말하려 한 건 아닌 거 같은데.
더 말할 틈도 없이 우영이는 뒤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봉투를 들어 가져온다.
‘우영이 맞긴 하네.’
그림은 세상 조심스레 다루는 걸 보면 영락없는 우영이다.
녀석이 봉투를 손에 든 채 물었다.
“봐도 돼요?”
딱히 상관없었다. 본다고 그림이 닳거나 변형되는 것도 아니니까.
아직 연두를 포함해서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 없긴 하지만.
이유는 모르겠는데 연두에게는 나중에 보여주고 싶었다.
“응. 봐도 돼.”
타닷.
봉투를 열던 우영이의 손이 멈췄다.
“아니다.”
뭐야. 오늘 이 녀석 왜 이래.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아니다.’가 두 번이나 나왔다.
재차 의아해진 나는 물었다.
“왜?”
우영이는 또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재미없잖아요. 미리 보면.”
“그런가?”
“어차피 상 탈 거니까 그때 볼게요.”
“잠깐만. 그랬다가 내가 못 타면 어쩌려고.”
“뭐, 그럼 경우의 수는 한 가지죠.”
“.. 알겠으니까 얘기 안 해도 돼.”
이다음에 우영이가 하려는 말은 전에 들어 알고 있었다.
심사위원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
‘괜히 심사위원을 디스할 필요는 없으니.’
듣지 않고 넘기기로 했다.
녀석과 나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이동했다.
그나저나 나 좀 대단한 거 아닌가?
어느새 운전하면서 대화까지 할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끼익.
얼마 후에 나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창문으로 보이는 커다란 문화원 건물.
수년 만에 공모전 작품을 제출할 목적지 도착이었다.
주차까지 어려움 없이 끝낸 나는 차에서 내렸다.
“여기요, 형.”
“고마워.”
봉투를 건네받고 우영이와 함께 건물에 들어갔다.
입장과 동시에 맞이해주는 남자.
“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나요?”
“청년작가 미술공모전 작품 제출하러 방문했습니다.”
“아, 네! 두 분 다.. 는 아니겠군요.”
우영이를 본 남자가 스스로 말을 정정했다.
누가 봐도 우영이의 겉모습은 아직 앳된 느낌이었으니까.
그는 건물 내부를 가리키며 말했다.
“안쪽으로 가 주시겠어요? 화살표 따라가시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나는 우영이와 함께 화살표를 따라 이동했다.
쭉 따라가니 방이 하나 나왔다.
나 말고도 제출하러 온 사람이 여럿 보였다.
터벅. 터벅.
빈 공간으로 향했다.
테이블에 앉은 여자가 말했다.
“작품 제출하시려고요?”
“네.”
“여기 용지 작성해 주시고요. 작품은 저한테 주시면 돼요.”
그녀의 말에 따라 나는 봉투를 건네고 펜을 들었다.
왜인지 설레는 기분이 몸을 감쌌다.
‘오랜만이라 그런가.’
제출 절차는 간단했다.
여자의 말대로 용지를 적고 작품만 제출하면 끝이었다.
현재 나는 작품을 제출하러 온 수많은 청년 작가들 중 하나니까.
“제출 완료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허나 그들이 제출하는 많은 작품들 중 수상하는 작품은 열 개도 되지 않았다.
그 사실 때문일까. 학창시절 때와 달리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몰두해 그린 내 그림이 과연 인정받을 수 있을지.
확실한 건,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가자, 우영아.”
“네, 형.”
수년 만에 참가하는 전국 단위의 공모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