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268)
268화. 울림
부웅-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상식장.
이동하는 내내 차량 내부는 조용할 틈이 없었다.
오디오의 정체는 연두가 아니었다.
“지겹구먼, 지겨워. 학교는 몰라도 오늘같은 날까지 요 뺀질이의 모습을 봐야 되다니.”
진심이 얼마나 섞인지는 모르겠지만 장난 섞인 홍수찬선생님의 말.
상대방은 지지 않고 말을 받았다.
“동감이에요.”
“뭣? 그 말은 내가 뺀질이라는 거냐?”
“아뇨? 그렇게는 말 안 했잖아요.”
“그럼 뭐가 동감이란 건데?”
“지겹다는 거요.”
“…”
사이좋은 사제간의 대화.
막상 뒷좌석 카시트에 앉은 연두는 힐끗힐끗 눈치만 본다.
이 티격태격이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모양.
‘.. 짠하네.’
마음 같아서는 옆에 앉히고 싶었으나 사정이 있었다.
아동용 카시트를 조수석에 설치하는 건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뒤에 함께 앉을 보호자가 있는 상황이라면.
‘그 보호자 두 명이 다투고 있다는 게 문제지만.’
운전에 집중하느라 끼어들 틈도 없었다.
그 사이 다시 들려오는 둘의 대화.
“아, 참. 우영이 너는 주원이 그림 봤냐?”
“아뇨.”
“왜? 주원이가 안 보여줬어?”
“형은 보여준다고 했는데 안 봤어요. 전시회에서 보려고. 근데 오늘 보게 될 거 같네요.”
하기야 그렇겠네.
시상식에서는 보통 그림을 보여주며 시상을 진행하니까.
실제 그림이든 아니면 화면에 띄워서 보여주든.
“연두야.”
그 말과 함께 홍수찬의 시선이 연두를 향했다.
연두가 자그맣게 대답한다.
“네에.”
다행히 아까 심각해진 표정은 사라졌다.
방금의 대화에서 둘이 진심으로 다투고 있지 않다는 걸 느낀 모양이다.
그걸 전혀 모르는 홍수찬이 태연히 물었다.
“우리 연두는 봤어? 아빠 그림.”
“못 봐써요..”
연두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대답했다.
“잘 됐네. 선생님도 아직 못 봤거든. 요 뺀질이도 그렇고. 같이 보면 되겠다.”
“헤헤.. 조아요!”
“…”
홍수찬선생님이 침묵할 때 경우의 수는 두 가지였다.
정확히는 원래 하나였다가 최근에 늘어난 거긴 하지만.
황당해서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벙찔 때, 그리고 연두로 인해 녹아내릴 때.
지금은 말할 것도 없이 후자의 경우였다.
그런 홍수찬선생님의 모습에 나는 미소를 띠며 액셀을 밟았다.
***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시상식장.
“어서 오세요.”
입구에서 인사를 건네는 남자.
나는 살짝 묵례하며 인사를 받았다.
“네, 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나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지.”
“아, 이주원이라고 합니다.”
“이주원님.. 아!”
무언가를 보며 확인하는가 싶더니 그는 내부를 향해 손짓했다.
“곧 시상식이 시작될 겁니다. 시간에 맞춰 앞쪽에 위치한 수상자석에 앉아 주시면 됩니다. 같이 오신 분들은 뒤쪽에 앉아 주셔야 하고요.”
“아, 따로 앉아야 하나 보네요.”
“네. 혼동을 방지하기 위함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선생님과 우영이와 함께 오길 잘했다.
연두와 단둘이 왔다면 다소 난처한 상황이 발생했을 거 같으니.
뒷좌석에 연두 혼자 앉혀둘 수는 없지 않은가.
“이따가 잘 부탁드릴게요, 쌤.”
“걱정 붙들어 매라.”
확실히.
선생님한테는 얘기 안 했어도 상관없을 거 같다.
그런 생각에 안심하며 시선을 돌렸다.
“연두 좀 잘 챙겨줘, 우영아.”
“딱히 챙길 게 있을까 싶긴 한데.. 알겠어요.”
“하하, 그래.”
마지막으로 연두였다.
“우리 연두도. 아빠랑 떨어져 있는 동안 선생님이랑 오빠 말 잘 듣고. 알겠지?”
“네에..”
살짝 풀이 죽은 듯 보이는 연두.
그런 연두를 향해 나는 씩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근데 지금은 안 되지.”
“으응..?”
“지금은 아빠랑 꼭 붙어 있어야지. 아직 시작 안 했으니까.”
“…!”
동그랗게 부푼 연두의 눈. 입가에는 생긋 웃음이 번진다.
이후 나와 연두는 손을 마주잡았다.
슥.
시상식장 내부는 넓고 깔끔했다.
비교적 시간에 맞춰 온 터라 먼저 와 있는 사람이 많았다.
누가 시상자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우와..”
“뭐야? 딸인 건가?”
“진짜 예쁘게 생겼다.. 대박…”
시상식장에서도 여지없이 연두는 여지없이 시선을 끌었다.
알아보는 사람도 있는 거 같았다.
‘들리니까.’
귀에 들어오는 연두와 초록이라는 단어를 지나치며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먼저 향한 곳은 뒤쪽 좌석이었다.
“여기가 괜찮을 거 같은데요, 선생님?”
“그래.”
어차피 수상자석은 사람 수에 맞춰서 단 여덟개였다.
그러니 서둘러 자리를 잡을 필요도 없었다.
시간에 맞춰서 앉으면 되겠지.
“잠시 후, 청년작가 미술공모전 시상식을 시작하겠습니다.”
그 음성이 들리고 나서야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 봐야겠네요.”
“그래, 갔다 와라.”
“잘 갔다 와요, 형.”
마지막으로 연두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
연두가 내 귀에 대고 말했다.
“가따 오세요, 아빠…”
“그래. 여기서 지켜봐 줘, 연두야.”
자그맣게 속삭였다.
“아빠가 일등 상 받는 모습을.”
“.. 네!”
그렇게 포옹을 끝내고 나는 수상자석으로 이동했다.
***
이미 여섯명이 수상자석에 앉아있었다.
여자 두 명과 남자 세 명.
스윽.
소리내어 인사하며 이목을 끄는 건 성격상 무리였다.
빈 좌석에 앉으며 가볍게 그들과 눈인사를 나눴다.
좋아. 이 정도면 자연스러웠어.
터벅. 터벅.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는 와중 들려오는 발소리.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니 셔츠 차림의 한 남자가 옆에 서 있었다.
빼도 박도 못하게 정면으로 눈을 마주친 상황.
먼저 인사를 건넨 건 그였다.
“안녕하십니까!”
첫인사만으로 알 수 있었다.
나와 달리 텐션이 굉장히 높은 성격이라는 걸.
애써 자연스레 인사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저 여기 앉아도 됩니까?”
“네. 앉으시죠.”
내게 권리가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허락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빈자리가 내 옆자리 하나뿐이었으니.
설마 수상자도 아닌데 여기까지 와서 물은 건 아닐 테고.
“히야, 감사합니다. 급하게 오느라 지쳤거든요.”
그는 주저앉듯 풀썩 의자에 안착했다.
이후 이어지는 침묵.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말똥. 말똥.
앞을 보고 있지만 느껴졌다.
옆에서 나를 굉장히 쳐다보고 있다는 게.
왜 이러는 걸까.
“.. 저기.”
아까와 달리 쥐꼬리만 한 목소리.
그제야 나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
“혹시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아, 네.”
그는 망설이듯 말을 이었다.
“이게 실례되는 얘기일 수도 있는데……”
처음 보는 사이인데 실례되는 얘기를 할 일이 있나?
그런 의문이 떠올랐지만 나는 말했다.
“괜찮습니다. 얘기하셔도.”
“저희 둘 있잖아요..”
“네.”
“자리를 바꿔 앉은 거 같아서요.”
“…?”
이게 무슨 말이지.
이어지는 그의 제스처에서 나는 알 수 있었다.
“이거..”
등을 살짝 떼고 의자를 가리키는 그의 손짓.
거기에는 이름표가 적혀 있었다. 이름표에는 다름아닌 내 이름이 적혀 있었고.
혹시나 해서 나도 등을 떼서 좌석을 확인했다.
-최표식
‘.. 이런.’
그제야 나는 실수를 깨달았다.
자리가 정해진 줄 모르고 남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걸.
이제 보니 실례는 내가 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보나 마나 이 남자 이름이 최표식이겠지.
곧바로 자리를 비켜줬다.
“아뇨. 저도 앉을 때 돼서야 알았는데요, 뭐. 하하.”
오히려 배려심 깊은 친구였다.
평소 목소리는 큰 거 같은데, 일부러 작게 말해준 거 같으니.
자리를 바꿔 앉으니 자연히 내 자리는 끝 좌석이었다.
“저기, 주원님.”
또 들려오는 목소리.
“네.”
“또 실례되는 말일 수 있는데요.”
그 말에 나는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또 눈치채지 못하고 저지른 실수가 있는 건가 하고.
다행히 그건 아닌 듯했다.
“대상이시죠?”
예상치 못한 직접적인 물음이 이어졌으니까.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 네, 맞습니다.”
“역시! 홈페이지에서 이름 봤거든요. 끝 좌석인 것도 그렇고.”
“아, 그러셨군요.”
생각해 보니 나도 본 기억이 있었다.
최표식이라는 이름을.
‘분명히.. 우수상 란에 있었지.’
내 바로 밑에 이름이 있던 거로 기억하고 있었다.
오류인지 작품은 뜨지 않았지만.
최표식의 말이 이어졌다.
“솔직히 엄청 놀랐어요.”
“뭐가요?”
“이런 말 우습게 들리실 수도 있는데, 사실 전 제가 대상일 줄 알았거든요.”
전혀 우습게는 안 들리고 놀랍다.
자기 그림이 대상일 줄 알았다는 얘기를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조금이지만 우영이와 겹쳐 보였다.
‘같지는 않지만.’
우영이는 그냥 ‘내가 최고.’ 같은 느낌이라면, 이 사람은 ‘내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뭐지?’ 같은 느낌이다.
표현이 조금 이상할지 모르지만 겸손한 우영이같다고 해야 하나.
그와 별개로 나는 가만히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난감했으니까.
“개인적으로 진짜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리고 나서 이건 무조건 대상이다 할 정도로. 근데 우수상이더라구요.”
대상을 받을 줄 알았는데 우수상을 받은 게 유쾌한 이야기는 아닐 텐데.
최표식은 신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대상 작품이 뭘지 궁금해가지고 보려 했는데, 웬 오류가 뜨면서 안 봐지더라고요, 하하.”
“아, 그러셨군요. 저도 그랬는데.”
나만 오류가 뜬 게 아니었나 보다.
몇 번을 클릭하다가 안 돼서 ‘그냥 전시회에서 보던가 하자.’ 하고 포기했는데.
사이트상의 오류였던 모양이다.
최표식이 씩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지금 엄청 설레네요. 대상 작품 볼 생각에.”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특이한 캐릭터임은 확실하다.
괜히 부담되네, 이거.
‘한편으로는 호기심도 들고.’
이 남자는 어떤 그림을 그렸을지 호기심이 일었다.
그때 들려오는 목소리.
“모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청년작가 미술 공모전의 시상을 시작하겠습니다.”
시상식 시작을 알리는 소리였다.
***
시상식은 절차대로 진행됐다.
선정작가상, 우수상, 대상 순으로 이루어졌다.
선정작가상은 총 다섯 작품.
‘확실히.’
수상작이다 보니 기본기는 흠잡을 데 없었다.
그림도 주제의식을 담고 있었고.
“네. 다음 선정 작가상 수상작은 윤제아 작가의 ‘꿈을 꾸는 방법’입니다.”
커다랗게 작품을 띄워두고 심사평이 들어갔다.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사회자가 대신 읽는 방식인 거 같았다.
“본 작품은 화자의, 화자만의 꿈을 꾸는 방식을 표현하고 있다. 색감이 조화롭고 외곽선을 의도적으로 배제하여 사물을 공간과 대비되게 잘 표현하였다. 또한……”
생각한 것보다 짧지만은 않은 심사평.
이후에 사회자는 수상자 이름을 호명했다.
“그럼 윤제아 작가님.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그에 따라 수상자가 강당으로 걸어올라갔다.
수상자에게 건네지는 상장.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상장을 건네는 건 사회자가 아닌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교수였다.
그는 수상자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격려했다.
이어지는 사회자의 멘트.
“네, 축하드립니다. 선정작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상장, 그리고 그룹전이 지원됩니다. 그럼 수상 소감을 들어보겠습니다.”
“정말 영광입니다. 이 상을 계기로……”
막힘없는 수상 소감.
수상자가 내려오고 계속해서 시상식이 진행됐다.
“다음 선정작가상 수상작은 서지성 작가의 ‘곁에서.’입니다.”
“다음 수상작은 최성준 작가의 ‘개선’입니다.”
“다음……”
전부 퀄리티 있는 작품인 만큼 하나하나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동시에 내 차례가 다가온다는 사실에 긴장도 됐지만.
우수상은 총 두 작품이었다.
‘오..’
확연히 앞선 작품들과는 달랐다.
우열관계를 나누려는 건 아니지만 순수한 감상이었다.
괜히 우수상을 탄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
그리고 들려왔다.
“다음 우수상 수상작은 최표식 작가의 ‘공존’입니다.”
드디어 이 남자의 작품이 호명됐다.
그에 따라 화면에도 새로운 그림이 떠올랐다.
저절로 작게 벌어지는 입.
‘.. 괜히 그런 게 아니었네.’
아까의 말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그의 그림은 굉장히 새로우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줬으니까.
‘빽빽이 늘어선 건물과 자동차, 그리고 그 사이에 위치한 북극곰.’
왜 그림 제목이 ‘공존’인지 알 거 같았다.
온통 흑백으로 된 그림이 더 그 의미를 부각시키는 느낌이고.
사회자의 말이 이어졌다.
“본 작품은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을 회화적 요소를 통해 도시에 등장시키는 새로운 형식을 선보였다. 판화의 복제성과 촉감적인 회화성은 주제를 뚜렷이 표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형식으로 작용했다. 본 작품의 주제의식은 새로운 예술의 소통의 장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하며……”
우수상이다 아무래도 더 구체화된 심사평이었다.
심사평이 끝나고 호명된 최표식.
그는 왜인지 내게 눈짓하더니 앞으로 걸어나갔다.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공손하게 상패를 받고 마이크를 든다.
“우수상을 받게 되었는데 정말 영광입니다. 이 기쁨을 저를 키워주신 어머니 아버지께 돌립니다.”
의외로 효자 캐릭터구나.
아니, 뭐래. 오늘 처음 봤는데 의외고 뭐고 할 것도 없지.
고개를 휙휙 저으며 다시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말이 들려왔다.
“원래 더 얘기하려 했는데 아무래도 빨리 내려가 봐야 할 거 같습니다. 굉장히 궁금해서 한 시라도 빨리 보고 싶거든요. 대상 수상작이, 하하.”
그렇게 말하고 진짜 그는 곧바로 내려와 버렸다.
사회자가 웃으며 얘기했다.
“네, 유쾌한 수상소감 잘 들었습니다. 저도 무척 기대가 되네요. 이번 청년작가 미술공모전의 대상 수상작은 과연 어떤 작품일지.”
“…”
잠깐만. 이 기분은 뭐지.
물도 안 마셨는데 사레들릴 거 같은 기분이다.
허나 방법은 없었다.
“자, 그럼.. 대망의 대상 수상작을 발표하겠습니다.”
어느새 내려온 최표식이 내 옆에 앉았다.
얄밉다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이번 청년작가 미술공모전의 대상 수상작은……”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최표식.
아마 뒷좌석에 있는 우영이와 선생님, 그리고 연두도 마찬가지겠지.
나 역시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주원 작가의 ‘그 날의 감정’입니다!”
타앗.
동시에 화면을 가득 채웠다.
흑백이었던 최표식의 그림과는 반대로 수많은 색이 점철된 그림.
내가 느낀 감정의 색들이 전부 묻어나 있는 그림이었다.
귀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웅성이는 소리.
뭐라고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
옆에 있는 최표식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알 수 없는 표정이다.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웃음기가 빠진 표정이란 것 외에는.
‘모르겠어.’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는 감이 오지 않는다.
사실 그럴 겨를도 없었다.
그저 신기했다. 지금 드는 감정이.
‘분명히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심장이 요동치는 게 느껴졌다.
짜릿함 때문인지 성취감에서 비롯한 떨림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허나 확실한 건 싫지 않은 울림이었다.
온전히 이 감정에 집중하고 싶었다.
눈앞에 떠오른 ‘그 날의 감정’을 그릴 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