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274)
274화. 비밀장소
[연두티콘]정시에 맞춰 공개된 연두티콘.
물음표가 사라지고 대표 이미지가 떠올라 있었다.
제이디와 상의한 끝에 정한 대표 이미지.
대표 이미지는 말 그대로 연두티콘을 대표할 수 있어야 했다.
따라서 상큼발랄한 미소를 짓는 연두를 그려낸 ‘웃음콘’으로 결정했고.
‘리얼 꿀마시’ 콘이나 ‘절대 연두해!’ 콘도 고려하긴 했지만 그만뒀다.
‘구독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니까.’
물론 많은 구독자들이 사용하게 되겠지.
하지만 연두를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이모티콘 사용자가 될 수 있었다.
연두를 모르고도 신상 이모티콘이 나왔다는 이유로 연두티콘을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었다.
연두튜브의 유행어를 활용해 만든 이모티콘은.
따라서 결정한 거다.
가장 범용성이 높으면서도 연두티콘의 컨셉을 잘 드러내는 이모티콘을 대표 이미지로 하기로.
그게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연두의 웃음을 그려낸 ‘웃음콘’이었다.
지금 보니 탁월한 선택인 거 같았다.
달칵.
나는 씩 웃으며 환한 연두의 웃음을 클릭했다.
그와 동시에 다시 떠오르는 새 창.
이번에는 쭉 떠올랐다. 수 달에 걸쳐 그려낸 72종의 연두티콘이.
‘보고 있겠네.’
앞서 채팅창에서 신상 이모티콘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던 고객들.
지금쯤이면 나와 같은 화면을 보고 있을 터였다.
구매도 안 했는데 어떻게 보냐고?
‘그게 판매 방식이니까.’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에서는 어떤 이모티콘이든 72종을 전부 볼 수 있었다.
정확히는 볼 수만 있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지만.
사실 너무나도 당연했다. 사용할 이모티콘을 보지도 않고 구매할 수는 없지 않은가.
‘즉.’
고객들이 이모티콘을 사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먼저 대표 이미지를 보고 누를지 말지 결정하고, 누른다면 72종의 이모티콘을 보고 구매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화면은 두 번째이자 마지막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히 나는 생각해 봤다. 고객의 입장이 되어서.
‘사고 싶나?’
이 화면을 봤을 때 연두티콘을 사고 싶은지.
스윽.
어느새 마우스를 내 손은 움직이고 있었다.
구매 버튼을 향해.
‘우습긴 하네.’
내가 만든 이모티콘을 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습긴 했다.
그럼에도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이모티콘 자체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내가 건넨 완성본에서 조금의 변화도 가미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가격은.. 미리 들은 대로군.’
최근에 이모티콘의 가격이 인상된 상태였다.
오해할까 봐 하는 말인데 딱히 연두티콘의 가격을 높게 설정한 건 아니다.
그럴 생각도 없을뿐더러 그럴 수도 없었다.
‘모든 이모티콘의 가격은 같으니까.’
기본 가격은 전부 3700원으로 픽스되어 있었다.
여기서 쿠폰이나 출시 이벤트를 비롯한 그 밖의 이벤트로 할인이 붙기도 하지만.
기본가만 놓고 보면 마냥 저렴하다고는 하기 어려웠다.
특히나 학생들이 구매하기에는 더더욱 그럴 테고.
‘어쩔 수 없었지.’
저렴하게 출시하고 싶어도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따라서 지금도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계획한 이모티콘 증정 이벤트의 방향성에 대해.
‘하나 걸리는 점이 있다면.’
출시된 연두티콘을 보자마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매할 연두튜브의 구독자들이었다.
개인적인 예감이긴 하지만 상당히 많을 거 같다.
문제는 그들은 연두티콘 증정 이벤트에서 모두 배제된다는 거고.
따라서 증정 이벤트 말고도 다른 이벤트도 계획해 볼 생각이다.
뭐, 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꼭 300만에 딱 맞춰서 이벤트를 진행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워낙 상승 속도가 빨라서 너무 늦춰서도 안 되겠지만.
“흐흐.”
구매한 이모티콘을 보고 있자 실실 흘러나오는 웃음.
한동안 그렇게 웃음짓고 나서야 창을 닫았다.
격렬해져 있는 고객 채팅창.
-얘들아.. 여기서 연두티콘의 연두가 내가 아는 연두가 맞냐…?
┖대표 이미지만 봐도 보이잖아… 안 믿기지만 그 연두가 맞다…
┖와, 진짜 1도 생각 못 했는데 미쳤다..
┖구매 딱 대! 나 진짜 연두 광팬인데.. 가슴이 웅장해진다…
┖나도 ㅋㅋ 유투브에는 언급 없었던 거 같은데
없었던 거 맞다.
연두튜브에는 커녕 주위 사람들에게도 전혀 말하지 않았으니까.
심지어 주인공인 연두마저도 잘 모르고 있는 상태고.
-눌러봤는데 이모티콘 진짜 개이쁘다. 하나도 거를 타선이 없네 ㅋㅋㅋ
┖홀린 듯이 결제함 ㄹㅇ ㅋㅋ
┖나는 웃음콘 하나였어도 결제함 ㅋㅋㅋ
┖근데 나만 느끼는 거임? 그림체가 유투브에서 보던 초록님 그림체인데.
┖당연히 바로 느꼈지 ㅋㅋ 작가명 확인해 보셈
┖아 ㅋㅋㅋ 역시 초록님이었네. 진짜 그림이 초록님만의 유니크함이 있다. ㅇㅈ?
작가명을 정해야 한다는 제이디의 말에 고민 없이 초록으로 정했다.
이제는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닉네임이었으니까.
-연두티콘! 연두티콘! 연두티콘!!
┖오랜만에 대박 이모티콘 하나 나왔네 ㅋㅋ
┖카카오 한 건 했누 ㅋㅋㅋ
┖아, 엄마 아빠 동생 친구 친척 그 밖의 내 카톡 친구들 딱 대! 바로 연두티콘 투척 간다
┖그럼 다들 헐레벌떡 사러 달려갈 듯
┖짜릿하다. 앞으로 연두티콘 쓸 생각하니까. 크크크크.
┖뭐야, 이 비열한 웃음은.
다행히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은 듯했다.
실시간으로 좋은 평가가 물 밀듯이 쏟아졌으니까.
간간이 연두를 모르는 고객들이 쓰는 댓글도 보였다.
-연두는 몰랐지만 바로 샀습니다.
-너무 귀여워서 도저히 안 살 수가 없넹 ㅎㅎ
이런 느낌의 댓글이 주를 이뤘다.
이모티콘 자체의 퀄리티에 만족해서 구매를 결정했다는 내용.
제작자로서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반응이었다.
한동안 채팅창을 보다가 아차 하고 나는 아래에 띄워둔 창을 클릭했다.
[연두튜브]미리 업로드를 준비해 둔 연두튜브 창이었다.
아까 말한 대로 올릴 영상은 ‘연두티콘 제작기!’였고.
반응도 확인했으니 망설임 없이 클릭할 수 있었다.
달칵.
업로드 버튼을 누르는 동시에 영상이 올라갔다.
수 달간의 내 시간들이 압축해서 담긴 ‘연두티콘 제작기!’가.
***
연두를 데리러 가는 길.
걷는 내내 내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었다.
원래 핸드폰을 많이 만지작거리는 타입은 아니지만 오늘은 예외였다.
혼자 신이 난 나는 핸드폰을 두드렸다.
이주원 : 뭐 하고 있냐, 바보들아
채팅을 친 곳은 바로 친구녀석들이 있는 단톡방이었다.
주연이가 있는 단톡방에 먼저 하려던 거였는데 물거품이 됐다.
이미 그 단톡방은 난리가 났으니까.
오타가 잔뜩 들어간 놀란 감정이 묻어나는 주연이의 말을 시작으로.
하주연 : 뭐야!!! 여눋튜브 영상 머ㅜ에요 오빠??
연두튜브 영상 알림이 복병이었다.
그런 탓에 먼저 알려주려 했는데 선수를 빼앗겨버렸지.
다른 녀석들도 난리가 났다.
오예림 : 대박.. 나 영상 제목 보자마자 입틀막했어…
오범재 : 연두티콘 실화냐?
조동건 : 행님. 마해 주십시오. 제 눈과 기가 잘못된 게 아니라고.
주연이랑 영혼의 단짝 아니랄까 봐, 똑같이 오타를 내는 동건이였다.
어쨌거나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동건이는 신나서 떠들어 댔다.
조동건 : 우영아, 1 없어졌다.
조동건 : 눈팅하지 말고 이만 나와라, 츤데레군.
조동건 : 어이어이. 아직도 안 나오는 거냐고. 네가 챙겨주지 못하면 안달이 나는 우리 연두가 이모티콘이 나왔다구!
얼마나 신이 났으면 이렇게 혼자 쭉 늘어놓는 건지.
애꿎은 희생양이 된 건 우영이였다.
선우영 : 좀 ㄷㅊ
쓰는 어휘만 봐도 둘은 꽤나 친해진 상태였다.
이어지는 동건이의 말.
조동건 : 그런 거친 말은 좋지 않다고…
둘의 실랑이가 이어졌다.
나머지 셋과 달리 우영이는 연두티콘 출시에 별 감흥이 없어보인다.
하긴, 애당초에 뭐든 잘 내색하지 않는 녀석이니까.
그 사이 채팅을 치는 예림이.
오예림 : 헤헹, 바로 사러 가야지. 연두티콘 결제 딱 대..!
예림이가 이런 말을 쓰는 건 처음 보는데.
참.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나는 재빨리 끼어들었다.
이주원 : 잠깐만!
오예림 : 어, 오빠! 연티 진짜 대박이에용!
조동건 : 행님!
반기는 녀석들을 향해 본론을 말했다.
이주원 : 연두티콘 사지 마.
오예림 : .. 왜요? Why…?
오범재 : 지금 결제 직전이었는데요?
다행히 아직은 아무도 사지 않은 거 같다.
결제를 가로막은 이유는 간단했다.
‘사 주고 싶어서.’
고마운 게 많은 녀석들이었다.
그런 만큼 소소하게나마 연두티콘은 직접 선물하고 싶었다.
선물하는 방식은 간단했다.
‘개인톡으로 각각 선물하면 되니까.’
나는 차례로 선물을 시작했다.
주연이, 동건이, 예림이, 범재 순으로.
마지막은 우영이였다.
‘관심도 없어보이고 준다고 쓸 거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혼자 빼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영이에게도 다른 녀석들 못지않게 도움을 받았으니까.
마찬가지로 나는 선물 보내기 버튼을 눌렀다.
‘.. 어?’
그런데 이상했다.
화면에 전혀 예상치 못한 문구가 떠올랐다.
-선물을 보낼 수 없습니다. 상대가 이미 해당 이모티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걸어가다 말고 띠용 눈이 확장됐다.
보유하고 있다니.
‘이미 샀다는 거잖아.’
그게 아니고선 이 문구가 설명이 되지 않았다.
상황을 확실히 파악하고 나니 입가에 번지는 미소.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녀석.. 진짜 츤데레잖아.’
말은 거의 안 하지만 손은 누구보다도 빨랐던 모양이다.
의도치 않게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단톡방에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랬다가는 평생 우영이가 아닌 츤데레로 불릴 거 같으니.
위잉. 위잉.
그런 와중 울리는 핸드폰.
이번 진동의 정체는 친구녀석들이 속한 단톡방이었다.
유성현 : 엥. 뭐냐, 갑자기? 퇴근하고 보는데 이주원 카톡이 왤케 많냐.
박준수 : 선톡 일 년에 한 번 하는 놈이 다짜고짜 바보라네. 허허…
최윤우 : 진짜 넌 안 되겠다, 주원아.
유성현 : 아 ㅋㅋㅋ 연두만 아니었어도 진작에 바보로 만들어줬을 텐데. 사랑스러운 내 친구 ㅋㅋㅋㅋㅋ
역시나 변함없는 녀석들이다.
말하는 걸 보니 아직 연두티콘 출시 소식을 아는 녀석은 없는 듯하고.
그리고 이건 정확히 내가 원한 반응이었다.
장난스레 웃으며 나는 채팅과 함께 투척했다.
이주원 : 어허! 떽!
(이모티콘)
바로 72종의 이모티콘 중 ‘나쁜 말은 안 돼요!’ 콘이었다.
동물원에서 코끼리를 보던 중에 연두가 어떤 삼인방에게 얘기하던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려낸 이모티콘.
나쁜 말을 밥 먹듯이 하는 이 녀석들에게 딱 어울리는 이모티콘이다.
‘생각해 보니 바보도 좋은 말은 아니네.’
나한테도 적용되는 이모티콘이었구나.
한편 내가 보낸 연두티콘에 단톡방은 난리가 났다.
박준수 : ???????
유성현 : 뭐냐? 연두잖아. 이모티콘임??
최윤우 : 졸귀인데. 니가 그린 거냐? 뭔데.
이번에도 예상한 반응이었다.
다짜고짜 이모티콘을 날리면 당황할 거라 생각했으니까.
좋아. 계획대로다.
나는 또 하나의 연두티콘을 채팅과 함께 투척했다.
이주원 : 궁금하면 또시지.
(이모티콘)
연두가 소시지를 베어 물고 있는 이모티콘.
이렇게 직접 써 보니까 알겠다. 활용도가 엄청나다는 걸.
솔직히 말해서 재밌어서 미칠 거 같다.
이게 전에는 모르고 있던 이모티콘의 즐거움인가.
유성현 : 뒤진다. 아니, 혼난다. 빨리 말하라고.
최윤우 : 이 졸귀 이모티콘 뭐냐고.
박준수 : 안 말하면 오늘 소주 열 병들고 찾아가서 문 두드린다.
“…?”
실실 웃던 나는 심각해진 표정으로 황급히 채팅을 쳤다.
이주원 : 내가 그려서 출시한 연두티콘이야. 이모티콘 스튜디오에서 살 수 있어.
최윤우 : 와, 언제 만들었냐.
유성현 : 이 ㅅㄲ 순식간에 친절해지는 거 보소 ㅋㅋ 개웃기네.
박준수 : 당장 선물로 보내라. 안 그러면 소주 열 병들고 찾아가서 문 두드린다.
유성현 : 리얼로 간다 ㅋㅋㅋㅋ
“…”
결국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세 불한당에게 연두티콘을 선물로 보냈다.
***
“.. 아빠!”
만원을 불한당에게 빼앗기고 울적해진 내 표정은 연두를 보자마자 환해졌다.
“연두야!!”
이어지는 진한 포옹.
그런데 연두의 양손에 무언가가 잔뜩 들려있었다.
“뭐야, 연두야?”
내 물음에 연두가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연두 생일선물 바다써요..”
“.. 친구들한테?”
“네에.”
연두의 생일은 내일인데.
생각해 보니 왜 오늘 생일선물을 받은 걸지는 예상이 갔다.
‘교사한테 말했으니까.’
내일 연두가 어린이집에 등원할 수 없다는 소식을 전했다.
생일을 맞이해 내가 준비한 계획이 있어 결석은 불가피했기에.
그래서 오늘 미리 연두의 생일을 챙겨준 모양이다.
‘아쉽네.’
연두의 첫 생일선물은 내가 챙겨주고 싶었는데.
그래도 미소를 띠며 좋아하는 연두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미누는 이거 선물로 줘써요…”
“오. 포클레인 장난감이네?”
“네!”
정말이지 그 꼬맹이다운 선물이다.
일관성 있는 건 마음에 드네.
“그랬구나.”
“그리고 유나는요……”
오늘 하루의 이야기를 들으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후 연두가 말을 끝맺고 나서 나는 말했다.
“연두야.”
“네에.”
“아빠도 연두한테 보여줄 게 있는데..”
연두의 생일을 위해 준비한 건 아니지만.
보여주는 걸 미룰 이유는 없었다.
고개를 들어 나를 보는 연두를 향해 핸드폰을 내밀었다.
“자, 이거 한 번 볼래?”
자연히 연두의 시선이 화면을 향했다.
그 안에는 72종의 연두티콘이 떠올라 있었다.
“아빠가 전에 말한 적 있지?”
보여준 적은 없지만 이모티콘에 대해 얘기한 적은 있었다.
카카오도 연두와 함께 갔고.
따라서 기억은 하고 있을 터였다. 이게 뭔지는.
핸드폰을 쥔 손을 떨며 연두가 자그맣게 중얼거렸다.
“연두티콘..?”
“맞아. 아빠가 그린 연두티콘이야.”
“.. 연두가 엄청 마나요! 으응? 이 연두는 왜 울지…”
“푸흣.”
난데없이 터져버린 웃음.
나는 빙긋 웃으며 고딩녀석들이 있는 단톡방을 열어서 보여줬다.
예상대로 녀석들은 연두티콘을 주고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언니오빠들도 벌써 이렇게 쓰고 있다? 연두티콘.”
이후에도 연두는 걸어가며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했다.
72종의 이모티콘을 전부 눈에 담으려는 것처럼.
집에 도착할 즈음에야 연두는 말했다.
“.. 고마어요, 아빠…”
“천만에.”
나야말로 고마웠다.
연두가 있었기에 이런 이모티콘을 만들어낼 수 있었으니.
좋아하는 게 보여 뿌듯한 마음이 일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건 내가 준비한 연두의 생일선물이 아니었다.
마침 연두가 무언가 떠오른 듯 입을 열었다.
“아빠.”
“응.”
“연두 내일 어리니집에 안 가여..?”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들은 모양.
나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안 가.”
“왜여..?”
“따로 갈 곳이 있거든. 아빠랑.”
“어디에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묻는 연두.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내가 애용하는 멘트를 뱉었다.
“비밀.”
반대로 연두는 무척 답답해하는 멘트이다.
그 증거로 입이 삐죽 튀어나온다.
“연두는 비밀 시러요..”
“좋아하게 될 거야.”
“으응..?”
“이번에 좋아하게 만들어 줄게.”
연두의 생일을 보낼 곳은 집이 아니었다.
붕붕이를 타고 단둘이 떠날 거니까.
연두의 생일을 보낼 꽤나 먼 비밀장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