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298)
298화. 할로윈 분장
컨셉샷의 의미는 간단했다.
다양한 컨셉을 차용해 찍는 사진을 뜻했다.
아이돌이 찍는 화보나 모델 패션잡지를 보면 쉽게 볼 수 있었다.
‘컨셉의 향연이지.’
코스프레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세트와 소품을 활용해 컨셉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우아한 분위기라든지, 다소 거친 느낌을 드러낸다든지.
컨셉샷에서 옷에 더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찍을 사진에 걸맞은 세트장이었다.
그래서 이 곳을 찾았다.
[487 스튜디오]상당히 큰 규모의 스튜디오였다.
평소에는 자연스러운 느낌의 사진을 추구하는 만큼 매번 오는 장소가 아니었다.
허나 한 번쯤은 이런 촬영도 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빌렸지.’
마음먹고 찍어보자는 생각으로 미리 스튜디오를 예약해 둔 상태.
내부의 세트장과 소품, 심지어 의상까지 마음껏 활용할 수 있었다.
사실 활용할 수 있는 건 이밖에도 더 있었다.
‘전문 포토그래퍼는 내가 할 거니 배제하고.’
방송국과 마찬가지로 전문인력의 도움도 제공됐다.
헤어 및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인력과 코디를 담당하는 스타일리스트.
상황에 따라 도움을 받을 생각이었다.
우선 스튜디오부터 볼까.
스르륵.
터치와 동시에 열리는 문.
“어서 오세요.”
“네, 안녕하세요.”
먼저 관리인으로 보이는 남자와 인사를 나눴다.
간단한 확인 절차를 거친 후, 그는 우리를 내부로 안내해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들어오는 스튜디오 내부.
둥.
스튜디오는 상상한 것 이상으로 넓었다.
수많은 세트장이 준비되어 있었고, 소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연씨도 감탄사를 터트렸다.
“와.. 여기 대박이다.”
“그러네요.”
자연히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여러 느낌을 구현할 수 있을 거 같다는 확신이 들어서.
가지고 온 옷은 많으니 그에 맞는 세트장을 골라 촬영하면 되겠지.
“일단 좀 돌아볼까요?”
“네.”
“혹시 여기다 싶은 세트장 있으면 얘기해 주세요. 연두랑 시은이도. 알겠지?”
아이들도 부푼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화려한 세트장의 모습에 잔뜩 설레 보이는 듯하다.
좌우를 주시하며 세트장 사이를 걸어갔다.
‘고려해야 해.’
단순히 세트장이 마음에 드느냐가 아닌.
가져온 옷과의 시너지가 가장 잘 맞을 세트장을 선택해야 했다.
그러던 와중 한 세트장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 어때요?”
멈춰 선 나는 물음을 던졌다.
내가 가리킨 세트장을 확인한 세연씨가 대답했다.
“아! 여기는 오피스 배경인가요?”
“네, 그런 거 같아요.”
특별한 느낌은 아니지만 첫 촬영 치고는 가장 무난한 세트장이었다.
스타트를 끊기에 적합하다는 느낌이라 해야 할까.
‘가져온 셔츠류 옷이랑도 찰떡이고.’
옷을 갈아입는 것 외에는 별다른 준비도 필요하지 않았다.
잠깐 세트장을 둘러본 결과 파악한 사실.
옷만으로는 부족하다. 별도의 준비가 필요해 보였다.
‘그런 촬영은 잠시 미뤄두고.’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촬영부터 진행할 생각이었다.
시간은 많으니 다른 컨셉샷 촬영은 그 후에 해도 늦지 않았다.
여기가 첫 장소였다.
“오피쓰..?”
“하하, 연두는 잘 모르지? 오피스가 뭔지.”
사실 모르는 게 당연했다.
영어로 말한 데다가 회사는 아이들에게 익숙한 장소가 아니니까.
표정을 보니 시은이도 모르는 거 같다.
나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이제 연두랑 시은이는 잠시 회사원이 되는 거야.”
시은이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반응했다.
“회사원이요?”
“응. 회사에서 일하는 회사원.”
“우리 엄마도 회사 다니는데.”
아, 그랬지.
회사에 다니는 건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을 하는지는 정확히 듣지 못했지만.
“그래, 맞아.”
마침 예를 들 사람이 생겨서 나로서는 좋았다.
“엄마처럼 멋진 회사원이 되는 거야.”
“엄마처럼요?”
“응.”
내 말에 연두와 시은이가 동시에 세연씨를 바라본다.
멋진 회사원이라 말해서일까.
굉장히 어색한 표정으로 미소짓는 세연씨.
“알아써요..!”
연두는 어떤 느낌인지 파악한 모양이다.
마침 세연씨가 셔츠를 입고 와서 연상하기가 더 쉬웠다.
뒤이어 시은이도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첫 촬영을 개시할 시간이었다.
***
세연씨의 도움을 받아 옷을 갈아입은 아이들.
단아한 느낌 가득한 하얀 셔츠와 검은 치마 조합의 오피스룩.
그에 따라 연두와 시은이는 회사원으로 변신했다.
‘.. 뭐가 이렇게 잘 어울려.’
나이에 맞지 않는 느낌인데도 찰떡같이 소화해내는 모습이 놀랍다.
함께 서 있으니 연시 케미도 더 빛을 발하는 느낌이고.
한편 세트장은 실제 회사의 모습을 완벽히 구현하고 있었다.
컨셉샷인 만큼 이 안에서 다양한 느낌을 연출해 볼 생각이다.
세연씨를 향해서도 말했다.
“경험자로서 의견 좀 많이 부탁할게요.”
“뭔가 민망하네요..”
“하하, 저는 회사생활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해 본 거라고는 아르바이트가 전부라, 회사 생활은 코빼기도 모를 수밖에 없다는 뜻.
그러니 고증은 상상력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상상력은 넘쳤다.
“자, 먼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찍을 거예요.”
“네!”
단순히 사진을 잘 찍는 것만이 촬영자의 역량이 아니었다.
컨셉을 정해주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것도 만만치 않게 중요했다.
예를 들면 이런 부분.
“시은이는 여기 컴퓨터 앞에 앉아줄래?”
“네, 아저씨.”
“연두는 이 서류뭉치를 들어주고.”
“네, 아빠..!”
한두 번 촬영해 본 게 아니라 아이들은 척척 내 지시에 따라줬다.
이제는 나름 프로 모델다운 모습이 보이는 두 아이.
세연씨는 그 모습을 보며 연신 감탄을 터트렸다.
“와..”
딸인데도 적응이 안 되는 모양이다.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며 나는 행동을 지시했다.
열심히 문서 작업을 하는 시은이, 서류를 잔뜩 들고 그 옆을 걸어가는 연두.
찰칵.
첫 컨셉샷은 고된 회사생활 속에 지친 두 직장인의 모습이었다.
의상부터 표정까지 영락없는 직장인이다.
둘 다 너무 뽀짝하다는 것만 빼면.
다각도에서 찍은 뒤에 나는 세연씨에게 사진을 보여줬다.
“어때요?”
“대박.. 제 의견은 필요 없겠는데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내 상상력은 이 정도가 아니었으니까.
곧바로 다음 컨셉으로 넘어간다.
‘상사와 부하직원.’
모델이 둘인 만큼 각자 맡아야 할 역할도 달랐다.
일반적인 이미지라면 시은이가 상사이고 연두가 부하직원인 게 어울리겠지만.
가끔은 그 이미지를 뒤바꾸는 게 묘미인 법.
“연두는 상사야. 시은이가 부하직원이고.”
“…?”
꽤 어려운 역할인 만큼 설명이 필요했다.
차근차근 설명해주자 이해한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시은이.
반대로 연두는 다소 충격받은 표정이다.
“연두가 시으니를 혼내여..?”
“응.”
“그, 그런데.. 시으니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맞아. 진짜 혼내는 게 아니라 그냥 연기인 거야.”
옆에서 시은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인다.
“맞아, 연두야. 나 혼내도 돼.”
“진짜..?”
“응. 혼내줘.”
혼내 달라니. 표현이 우습네.
착각이 아니라면 시은이는 역할이 무척 마음에 든 모양이다.
뒤늦게 연두도 고개를 끄덕였다.
“알게써! 연두가 혼낼께..!”
이후 자리를 바꿔 데스크톱 앞에 연두가 앉았다.
시은이는 서류를 들고 그 옆에 서 있고.
내 신호에 따라 연기가 시작됐다.
“시으나…”
첫 대사와 동시에 NG가 났다.
“연두야, 시으나 말고 시은씨.”
“아!”
다시 재개된 촬영.
촬영 자세를 취한 내 옆에선 세연씨가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조력자 역할과 함께 영상 촬영도 도와주고 있는 그녀였다.
그런 와중 시작된 연기.
“시은씨.”
“네, 과장님.”
“일 이러케 하면.. 내가 마니 곤란해…”
미리 가르쳐준 대사.
새어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촬영 버튼을 눌렀다.
현재 연두의 표정. 정말 많이 곤란해 보인다.
‘부하직원이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대사를 뱉으며 실시간으로 마음이 약해지는 게 보이니까.
시은이는 연기에 완전히 몰입했다.
두 손을 공손하게 모은 채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다.
“죄송합니다..”
“다, 다시 해 와요.. 알겠죠..?”
“네, 알겠습니다!”
평소 이미지와 매치가 되지 않아 더 재미있는 장면이다.
그나저나 뭔가 촬영 현장이 아닌 연기 현장이 된 느낌인데.
하지만 촬영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 장면도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담았으니까.
와다다.
연기를 끝내고 달려오는 두 아이.
혼이 난 시은이보다 혼을 낸 연두가 더 울상이 된 게 포인트다.
연두를 안아주며 나는 엄지를 세우곤 말했다.
“둘 다 진짜 잘했어.”
시은이도 세연씨 품에 안겨서는 중얼거린다.
“진짜 재밌다..”
“크크, 그래?”
“응!”
전혀 개의치 않아하는 시은이.
그제야 연두의 입가에도 웃음이 떠올랐다.
이제 깨달은 모양이다.
‘연기는 연기일 뿐이란 걸.’
이렇게 기가 막힌 컨셉샷이 하나 추가됐다.
까다로운 연두 상사와 쩔쩔매는 부하직원 시은이.
***
오피스 세트장.
그냥 가기는 아쉬워 사진 하나를 더 찍었다.
인물을 한 명 더 추가해서.
“저, 저도 같이요?”
“네, 세연씨도요. 마침 셔츠 입었으니까.”
쇼핑몰에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스튜디오까지 왔는데 기념사진 한 장 안 찍고 가기는 아쉬우니까.
주저하는 세연씨의 양손을 시은이와 연두가 잡았다.
“얘, 얘들아..?”
“빨리 와, 엄마.”
“헤헤, 가치 찍어요..!”
박력 넘치는 시은이와 귀여운 연두의 말.
그렇게 뽀짝한 두 명의 회사원과 진짜 회사원 세연씨의 조합이 만들어졌다.
그에 더해 숙련된 사진가인 나까지.
찰칵.
첫 촬영을 끝내고 우리는 다음 세트장으로 향했다.
자연히 발걸음이 멈춘 곳.
그곳은 다름아닌 ‘할로윈’ 배경의 세트장이었다.
‘지나칠 수가 없네.’
눈을 잡아끄는 강렬한 세트장의 모습에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었다.
대표적인 어린이 축제 중 하나인 할로윈데이.
아이들이 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집집마다 찾아가 사탕과 초콜릿 등을 얻어내는 축제.
‘오싹하네.’
세트장은 어두우면서도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겼다.
아무래도 이 곳에서의 촬영은 준비가 필요할 듯했다.
그전에 물었다.
“여기 어떤 거 같아, 얘들아?”
“좋아요.”
“연두도요..”
조금 무서워하는 듯 하긴 하지만 연두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세연씨는요?”
“재밌을 거 같은데요? 할로윈.”
“오케이. 그럼……”
바로 전문인력을 찾았다.
“안녕하세요!”
아까 인사를 나눈 메이크업 아티스트.
얘기를 들은 그녀가 말했다.
“그러니까, 할로윈 분장을 하고 싶다는 말씀이시죠?”
“네.”
“맡겨 주세요. 참고로 사용하는 거 모두 피부에 전혀 자극이 없고 쉽게 지워지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알겠습니다.”
곧바로 할로윈 분장이 시작됐다.
일반 메이크업에 비해 강렬할 수밖에 없었다.
스윽.
빨간 립스틱을 사용해 한쪽 입꼬리를 올린 시은이.
그 밖에도 몇 가닥의 고양이수염과 임팩트 있는 검은색 점으로 날카로움을 더했다.
붉은색 뿔까지 착용하니 분장의 완성도가 한층 더해졌다.
‘진짜 잘 어울리네.’
시은이의 이미지에 찰떡인 메이크업이었다.
역시 괜히 유명 스튜디오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아니네.
자연스레 올라간 기대감. 그 속에서 연두의 메이크업이 시작됐다.
역시 시은이와는 상반되는 느낌의 메이크업.
시은이는 날카로움을 강조했다면 연두는 화사함을 강조하는 느낌이다.
스슥. 슥.
왼쪽 눈썹 옆에는 검붉은 색의 꽃을, 오른쪽 볼에는 노란색 나비를 그려낸다.
그 밖에도 들어가는 여러 디테일.
뿔을 착용한 시은이와 달리 연두가 착용한 건 토끼 귀였다.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연두의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다 됐어요! 마음에 드시나요?”
생각할 것도 없는 물음이었다.
금손에 경의를 표하며 나는 대답했다.
“네, 정말 감사합니다.”
만약 지금 하는 게 할로윈 컨셉의 촬영이 아니라 진짜 할로윈데이 분장이었다면.
아마 ‘올해의 할로윈 분장’으로 꼽히지 않을까.
그만큼 연두와 시은이의 모습은 할로윈 그 자체였다.
‘소악마와 타락천사.’
아이들에게 할 비유는 아니지만 정확히 그런 느낌이었다.
뭐, 괜찮겠지. 단순히 촬영일 뿐이니까.
저절로 촬영 욕구가 들끓었다.
“감사합니다.”
“네. 도움이 필요하시면 또 오세요!”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고 다시 세트장으로 이동했다.
할로윈에 빠질 수 없는 오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호박 녀석과 중세 느낌의 집.
어둡고 침침한 느낌의 밤거리.
“세연씨. 부탁할게요.”
“네.”
꼭 같은 옷을 입혀야 한다는 법은 없었다.
머릿속으로 생각한 이미지.
그에 따라 나는 두 개의 옷을 세연씨에게 내밀었다.
‘신상 원피스랑 세미 정장.’
모두 입힐 생각이긴 하지만 우선은 각기 다른 옷을 입힐 생각이었다.
연두는 원피스를, 시은이는 정장을.
얼마 지나지 않아 세연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
옷을 갈아입은 연두와 시은이.
“와…”
상상 이상으로 의상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분장만으로도 감탄이 나왔는데, 비로소 완성된 느낌이다.
나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말했다.
“같이 서 볼래?”
“네!”
별도의 지시 없이 먼저 사진을 찍었다.
이른바 컨셉 없는 컨셉샷.
그런데도 분장과 의상이 찰떡이라 그런지 엄청난 케미의 사진이 나온다.
‘어쩌냐, 이거.’
서로 상반되는 메이크업을 한 게 탁월한 선택이었다.
오히려 그래서 더 연시 케미가 돋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컨셉의 사진을 찍어 볼까.
“저기, 주원씨.”
그때 세연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어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세연씨가 말했다.
내내 조용하던 터라 더 궁금했다.
떠오른 아이디어가 뭘지.
“뭔데요?”
바로 세연씨는 아이디어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물론이고 연두와 시은이도 귀 기울여 세연씨의 말을 들었다.
듣던 내 입가에 번지는 웃음.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릴 줄이야.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집주인 역할은 누가 하죠?”
“그야, 당연히 주원씨죠.”
“.. 저요?”
“네.”
이제는 입장이 바뀌었다.
양손에 느껴지는 감촉.
연두와 시은이가 내 손을 잡아끌었다.
“자, 잠깐만, 얘들아.”
집주인 역할은 어쩔 수 없다 쳐도 반드시 해 둬야 하는 게 있었다.
내가 자리를 비우면 촬영은 세연씨가 해야 하니까.
알다시피 세연씨는 상당한 촬영 실력을 갖고 있었다.
‘.. 다른 의미로 엄청나지.’
그래도 방법이 있었다.
구도를 잡아주고 간다면 충분히 그녀도 촬영자의 역할을 다할 수 있었다.
“알겠죠?”
“네, 이해했어요.”
자세를 잡아준 나는 다시 아이들의 손에 의해 끌려갔다.
할로윈 세트장 안으로.
완성도가 높은 탓에 집 문은 실제로 열렸다.
“준비됐어, 얘들아?”
“네!”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닫았다.
이제 시작이었다.
세연씨가 말한 아이디어, 컨셉샷 촬영은.
문 앞에 대기하고 있자 잠시 뒤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문 열어주세요.”
“잠시만요.”
살며시 문을 열었다.
문틈 사이로 보이는 두 아이.
정장미를 뽐내는 멋짐 뿜뿜한 시은이와, 화사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연두.
“누, 누구세요?”
놀란 척하며 물었다.
그러자 시은이가 팔짱을 끼고는 나를 노려보며 말한다.
“이 봐.”
“히익.. 네?”
그래. 안다.
내가 봐도 발연기라는 걸.
카리스마 있는 시은이의 한 마디. 다음은 연두 차례였다.
크르릉.
마치 호랑이처럼 매섭게 나를 보는 연두.
아까와는 달리 완전히 연기에 적응한 모습이다.
그런 채로 모자를 뒤집어 내밀며 세상 무섭게 말한다.
“사탕 하나 주면 안 자바먹지!”
“…”
동시에 나는 생각했다.
역대급 컨셉샷이 탄생하겠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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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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