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30)
30화. 문외한
사실 조금 기대한 건 사실이었다.
구독자도 칠천 명이 넘은 데다가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으니까.
연두를 보고 싶다며 매일 채널에 들르는 팬들도 생겼고.
그래서 생각했다. 어쩌면 아슬아슬하게나마 수익 창출 조건을 만족했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지만.’
이런 수치는 조금도 예상치 못했다.
지난 12개월 동안의 시청 시간 : 13,791(검토받으려면 4,000시간 필요)
구독자는 그렇다 쳐도, 시청 시간이 13791시간이라니.
충족했더라도 4000시간에 간당간당하게 걸치지 않았을까 했는데.
무려 그 서너 배에 달하는 시청 시간이 기록되어 있었다.
그럼 대체 언제부터 조건을 만족한 거지? 벌써 만족한 지 며칠은 지난 건가?
원래라면 미리 확인하지 못한 걸 자책했을 테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채널 검토 중
(구독자 1,000명 및 지난 12개월 동안의 시청 시간 4,000시간에 도달하였습니다. 현재 채널이 약관 및 커뮤니티 가이드를 준수하는지 검토 중······)
이미 수익 창출 신청이 되어 있었으니까.
즉, 유투브 측의 검토만이 남은 상태였다.
‘하주연.’
그 고딩 여자애 덕분이었다. 편의점에 매일같이 놀러 오는 고등학생 무리 중 한 명.
동시에 유투브 선배로서 내게 많은 걸 알려준 친구였다.
처음에 내가 유투브를 시작했을 때, 그 애가 환경설정에서 ‘약관 수락’과 ‘애드센스 요청’ 등의 항목을 체크해 줬다.
‘이렇게 해 두면 조건 충족했을 때 자동으로 검토 단계로 넘어가요, 아저씨!’라면서.
당시에는 귀찮아서 흘려들었는데,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덕분에 승인이 훨씬 빨라지게 생겼다.
‘보답이라도 하는 게 좋겠네.’
그러고 보니 고딩들 중에 보답할 애가 벌써 두 명이었다.
연두에게 연두색 원피스를 선물한 범재와, 유투브 선배 주연이.
어떤 방식으로 보답하는 게 좋으려나.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와중.
꼬옥.
누군가 내 옷자락을 잡는 느낌이 들었다.
“아빠아..”
고개를 돌리니 연두가 자그마한 손으로 내 옷자락을 잡고 있었다.
누운 채로 가늘게 눈을 뜨며 나를 바라보는데, 표정만 봐도 알 거 같다.
아직 잠이 덜 깼다는 걸.
“일어나써요, 아빠..?”
“응. 연두도 일어났어?”
“네에.. 근데 아빠 오늘도 늦어써요?”
“아니? 오늘은 하나도 안 늦었는데? 이제 준비하면······”
그런데 연두가 잡은 옷자락을 당겼다.
힘이 약해서 몸이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당겨지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왜 그래, 연두야?”
“그럼 연두… 아빠랑 조금만 더 잘래요…”
“흠.. 안 되는데.”
“아빠아.. 조금만요…”
연두가 나를 더 세게 당겼다.
생각해 보니 연두가 이렇게 앙탈을 부리는 건 처음이었다.
안 되는데. 한 번 들어주면 앞으로도 계속 들어줘야 할 텐데.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히 그렇게 생각했는데.’
풀썩.
어느새 나는 다시 연두의 옆에 누워 있었다.
뭐지? 머리가 마음을 이기지 못한 건가? 내가 이렇게 쉬운 녀석이었나?
정신을 차린 나는 연두에게 말했다.
“딱 오늘만이다?”
“헤헤.. 네, 아빠!”
나는 눈을 감은 채 웃음 짓는 연두를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신을 차리고 한다는 소리가 ‘딱 오늘만이다?’라니.
단호하게 지금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어야지.
포옥.
그렇게 자책하는 와중, 연두는 아기새처럼 내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따뜨태…”
큰일이다. 이대로 다시 잠이 들고 싶어졌다.
나는 연두를 안아주며 말했다.
“연두야.”
“네에.”
“얼마나 있다가 일어날 거야?”
연두는 잠깐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대답했다.
“.. 백 초요!”
“백 초?”
“너무 마나요..?”
“흐흐, 아냐. 하나도 안 많아. 그럼 아빠가 백 초 세면 일어나는 거다?”
“네!”
나름 큰 숫자라 생각하고 백 초라 한 거 같은데.
숫자 강습도 시켜줄 겸, 전부 세서 알려주는 게 좋을 거 같다.
백 초가 얼마나 짧은 시간인지.
나는 씩 웃으며 수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구십팔, 구십구… 백!”
백이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연두의 눈이 동그래졌다.
놀라는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버, 벌써 백 초에요..?”
“응. 그니까 이제 일어나야지? 연두는 약속 잘 지키니까.”
“네에..”
끄응.
연두는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켰다.
그래도 약속한 걸 지키려는 모습이 기특하다.
“자, 그럼 밥 먹고 씻고 나갈 준비 하자.”
내 말에 연두는 눈을 비비더니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선 무슨 중요한 말이라도 꺼내려는 듯, 진지한 눈으로 나를 빤히 바라봤다.
이윽고 연두의 입이 열렸다.
“아빠.”
“응.”
“연두 오늘만 치카치카 안 하면 안 대요..?”
“푸흡.”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 했더니.
역시 연두도 영락없는 다섯 살 아이인 모양이다.
뭐, 이 물음에는 고민 없이 대답할 수 있었다.
“안 돼.”
***
연두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나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크크.”
문득 방금 전 연두가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단호한 내 대답에 울상을 짓던 연두의 표정부터.
씻겨주려는데 ‘아빠, 잠깐만요!’라고 말하고 어딘가로 달려가던 모습까지.
‘그래서 어딜 가나 했더니.’
연두가 달려간 건 다름 아닌 비밀상자였다.
어젯밤 내가 비밀장소 대신 임시방편으로 만들어 준 비밀상자.
연두는 와다다 달려가서 상자를 열더니, 그림이 들어있는 걸 확인하고 배시시 웃음을 지었다.
그게 어디로 도망갈 일도 없는데 말이다.
‘잘 이써.. 가따 올게..’
심지어 연두는 그림을 톡톡 토닥여주기까지 하고 상자를 닫았다.
그 장면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아, 또 하나 있지. 연두는 내 그림을 본 유투브 시청자들의 반응을 굉장히 궁금해 했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없어서 읽어주지 못했지만.
‘뭐, 저녁이 있으니까.’
저녁에 하나하나 읽어주면 될 일이다.
그나저나 기대가 된다. 수익 창출이 승인된다면 돈을 벌 수 있을 텐데.
액수가 어느 정도나 되려나. 최대한 많이 벌리면 좋겠다.
연두에게 예쁜 옷을 사 주고, 장난감도 사 주고, 좋은 데에 놀러 갈 수 있을 정도라면.
그 정도라면 더할 나위가 없을 텐데.
‘어렵겠지.’
너무 큰 기대는 실망을 불러오는 법이다.
따라서 기대감은 최대한 낮출 생각이었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연두튜브는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할 테고, 그에 따라 수익도 늘어날 테니까.
처음부터 너무 많은 걸 바라서는 탈이 날지도 모른다.
지이잉.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주머니 속 핸드폰이 몸을 떨었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또 이 녀석들이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시끄러워지는 단톡방 친구 녀석들이었다.
-윤우와 따까리들(4)
이 단톡방 이름도 이제는 바꾸는 게 좋을 거 같다.
‘주원이와 세 명의 무뢰한’ 정도면 만족스러울 거 같은데.
유성현 : 야, 니네 연두튜브 봤냐?
박준수 : ㅇㅇ 봤음. 진짜 연두 너무 귀엽다. 주원이 ㅅㄲ 부러워 죽겠네.
최윤우 : 이거 채널아트 주원이 그림 맞지?
유성현 : 그림체 보면 100%지. 구라가 아니라 전보다 더 잘 그리는 거 같다 ㅋㅋ
박준수 : 뭐? 주원이가 그림을 그렸다고? 나는 업뎃 알람 보고 영상만 확인했는데?
유성현 : 어휴, 답답한 새끼. 빨리 가서 보고 와라. 주원이 찬란하게 부활했다.
최윤우 : 언제 다시 그리나 했는데 ㅋㅋㅋ 얘 알고 보니까 6년간 그림 졸라게 열심히 그린 거 아니냐? 퀄 오지는디..
나는 피식 웃으며 한 문장을 적었다.
이주원 : 아니다 미친놈아.
이 녀석들은 언제나 내 한 마디에는 득달같이 달려든다.
마치 하이에나처럼.
유성현 : 너 내가 미술 다시 하랬지. 앞으로 평생 은인으로 삼아라.
이주원 : ㄷㅊ
최윤우 : ㅋㅋㅋㅋ 주원좌 등판. 생각해 보면 우리는 진짜 복 받은 놈들이다. 피카소 뺨치는 미술가를 친구로 두고.
이주원 : 응. 그래도 약 하나도 안 올라.
그 와중에 준수는 뒷북을 쳤다.
박준수 : 지금 보고 왔는데 미쳤네. ㄹㅇ 6년 쉰 거 맞냐?
유성현 : 주원이가 원래 오지긴 했자너.
박준수 : 근데 유성현 너 언제 말했냐. 내가 먼저 미술 다시 시작하라 얘기할 생각이었는데. 타이밍 놓쳤네.
유성현 : 내가 딱 절묘한 타이밍에 말했지. 솔직히 나 빼고 주원이 친구라고 하고 다니지 마라. 이기적인 ㅅㄲ들.
역시 성현이 이 자식은 멋이라는 게 없는 놈이다.
가만히 있었으면 멋있을 텐데 꼭 티를 낸다니까.
나는 피식 웃으며 채팅을 쳤다.
이주원 : 연두튜브 수익창출 조건 만족했다.
최윤우 : 와, 오지네. 벌써?
유성현 : 미쳤다, 미쳤어.
박준수 : 그럼 이제 연두 레스토랑 한 번 데려가는 거냐. 물론 나 포함.
유성현 : 나도. 연두 못 보니까 현기증 날 거 같아.
어쭈. 누가 보면 지들 딸인 줄 알겠다.
***
가끔은 친구 녀석들과 대화하는 것도 기분전환이 됐다.
채팅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편의점에 도착했다.
나는 핸드폰을 도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조금 예민한 얘기도 나오긴 했지만.’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우선은 아르바이트에 충실하기로 하자.
그렇게 한참 동안 열심히 일하던 와중, 손님이 끊겼다.
가만히 서 있자니 자연스레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서지혜.’
문득 나와 함께 일했던 여대생 서지혜가 떠올랐다.
저번에 누렁이에게 간식을 주러 갔을 때 만난 후로는 한 번도 보지 못했지.
그때 상당히 표정이 안 좋았는데.
‘그런데 또.’
이사를 가거나 한 건 아닌 거 같다.
최근에도 누렁이를 자주 보러 갔는데, 그때마다 사료통이 가득 채워져 있었으니까.
그 외진 곳에 사료를 주러 갈 사람은 서지혜밖에 없었다.
어떻게 누렁이를 알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나한테 화가 난 건가.’
근처에 살면서도 자주 들르던 편의점에 발길을 끊은 이유.
그건 아무래도 나 때문인 거 같다. 정말 단순히 연두에 대해 말하지 않았기 때문인 건가?
그렇다면 나로서는 억울한 일이었다.
내가 그녀와 단둘이 대화를 나눌 때, 나는 연두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있었으니까.
사실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었어도 굳이 이야기했을까 싶긴 한데.
‘뭐, 어쩔 수 없지.’
어차피 나는 그녀와 별로 끈끈한 사이가 아니었다.
잠깐 함께 일했던 전 아르바이트 동료일 뿐이지.
쉽게 교류가 끊겨도 하나 이상할 게 없는 그런 사이였다.
그리고 지금 그게 끊긴 거고.
오해를 풀 기회가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단지 그뿐이었다.
끼익.
그런 와중에 손님들이 들어왔다. 근데 얘네를 손님이라 해야 하나?
워낙 친해져서 그냥 다 동생처럼 느껴지는데.
뭐, 그래도 하나씩은 꼭 사 먹으니까 손님이긴 하지.
나는 피식 웃으며 인사했다.
“어서 와라. 이번에는 동건이가 빠졌네?”
올 때마다 한 명씩 돌아가면서 빠지는 느낌이었다.
이번에는 제일 까부는 동건이 녀석이 빠졌고.
하주연이 대답했다.
“걔 선도부거든요. 회의한다고 못 왔어요.”
“아, 진짜? 동건이가 선도부라니. 엄청 안 어울리네.”
“크크, 그쵸!”
“네가 외롭겠는데?”
“엥? 제가 왜요?”
나는 장난스레 대답했다.
“단짝같이 붙어 다니던 애가 사라져서.”
“다, 단짝이라뇨! 자꾸 걔랑 엮지 좀 마세요, 진짜..”
“하하, 장난이야, 장난.”
“근데 아저씨.”
“응?”
주연이는 갑자기 표정을 싹 바꾸더니 내 앞으로 다가왔다.
“왜 이래?”
“아저씨 뭐예요?”
“뭐가.”
“연두튜브 채널아트 뭐냐구요! 진짜 아저씨가 그린 거예요?”
“응.”
“어떻게 그렇게 잘 그려요? 아, 제가 댓글 단 거 보셨어요? 채널아트 장난 아니라고 막 달아놨는데..”
“댓글이 워낙 많아서 못 봤는데.”
“와…”
주연이는 충격적인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스타 유투버 되셨다고 벌써 그렇게 대하시는구나..”
“뭔 스타 유투버야. 알았어. 집 가서 네 댓글 찾아볼게.”
“아니에요.. 저 같은 하꼬 유투버는 무시당해도 싸죠.”
“오, 나 하꼬 그 단어는 안다! 얼마 전에 배웠어. 하루 꼬박 먹고 산다는 뜻 맞지!”
“…”
“미안.”
주연이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옆에서 쇼핑몰 집 아들 범재가 불을 질렀다.
“사실 하주연 너는 하꼬도 아니지 않냐? 유투브로 하루도 꼬박 못 먹고 살잖아.”
“…”
아오, 이 눈치 없는 자식.
물론 약 올린 내가 할 말은 아니었다.
결국 나는 주연이를 향해 말했다.
“괜찮니, 주연아?”
“네. 완전 멀쩡해요.”
“아닌 거 같은데.”
“아닌데요? 저 진짜 멀쩡한데요?”
“.. 채널아트 그려주면 화 풀래?”
그러자 곧 울 거 같던 주연이의 눈이 반짝 빛났다.
“진짜요..?”
“응.”
“아저씨 손그림으로요?”
“시간 날 때 그리면 되니까. 어쨌든.. 그려주면 화 풀 거냐고.”
“에이, 아저씨! 제가 언제 화를 냈다고 그래요!”
“푸흡.”
옆에서 예림이가 웃음을 터트렸다.
뭐, 채널아트를 그려주는 건 내 입장에서 좋은 일이었다.
주연이한테는 여러모로 유투브에 관해 배우고 얻은 게 많았으니까.
내 그림으로 보답할 수 있다면 좋은 거지. 잘할 수 있을지가 문제지만.
“아, 그런데 주연아.”
“네, 아저씨!”
주연이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평소보다 말투가 훨씬 생기발랄한 건 기분 탓인가?
어쨌거나 나는 말을 이었다.
“궁금한 게 있는데. 내가 수익 창출 조건을 만족했거든?”
“헐.. 벌써요..?”
“응. 시청 시간이 만사천 시간을 넘었더라고.”
주연이가 입을 떡 벌렸다.
나머지 둘은 별로 대단한 건지 모르는 눈치다.
이해한다. 나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주연이가 말했다.
“그래서.. 어떤 게 궁금하신데요?”
“혹시 최종 승인은 얼마나 걸릴까?”
“음.. 원래 저작권 같은 게 걸리면 승인이 안 나거나 몇 달씩 걸리기도 하는데. 연두튜브는 그런 게 전혀 없으니까 열흘 안에 날걸요? 어쩌면 바로 날 수도 있고요. 업로드한 영상이 워낙 적으니까.”
“그렇구나.”
역시 얘는 유투브 박사다. 모르는 게 없는 거 같다.
주연이가 내게 웃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수익 창출 나면 대박이겠네요. 아저씨 집 한 채 사시는 거 아니에요?”
“하하, 뭔 소리야. 용돈만 나오면 만족이지.”
그 용돈이 연두 옷 한 벌 사 줄 수 있는 정도면 완전 좋고.
이 말은 너무 비굴해질까 봐 입안에 삼켜 버렸다.
옷 한 벌에 쩔쩔매는 아빠라니. 너무 비굴하잖아.
그런데 주연이가 황당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 네?”
“응?”
“아니, 제가 볼 때 아저씨 이 정도 상승세면 구독자 십만도 금방인데요?”
“그런데?”
“아저씨 혹시 십만 유투버가 얼마 버는지 모르세요?”
답을 하자면 잘은 모른다.
왜냐하면 딱히 찾아보지 않았으니까.
10만이면 얼마나 벌려나. 나는 잠깐 생각한 후 대답했다.
“잘 모르긴 하는데, 월에 한 30만 원 버나?”
이건 내 희망 사항이기도 했다.
30만 원이면 연두의 어린이집 비용을 전부 해결하고도 남는다.
그럼 나는 연두에게 30만 원에 해당하는 것들을 해 줄 수 있겠지.
어떤 게 좋을까. 생각만 해도 즐거웠다.
‘.. 뭐지?’
그런데 이번에는 주연이가 아까보다 황당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니, 주연이뿐만이 아니었다. 나머지 둘도 나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무슨 공포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
“아저씨..”
“응.”
“진짜 몰라서 그러시는 거 맞죠?”
“그야 잘 모르긴 하는데…”
“물론 채널마다 천차만별이긴 한데, 제가 챙겨보는 십만 유투버가 있거든요? 얼마 버는지 아세요?”
아니, 모른다니까?
그때 주연이가 손가락 세 개를 폈다.
그 후, 충격적인 한 마디를 내뱉었다.
“삼백만 원.”
“뭐?”
“월에 삼백만 원 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