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301)
301화. 도와주세요 2탄
[소녀와 환상의 숲 캐릭터 샘플]“흐어어..”
자기도 모르게 조은서는 공기 빠지는 소리를 내뱉었다.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보고.
‘말도 안 돼..’
이번에는 꿈이 아니었다.
꾸욱.
볼을 세게 꼬집어봐도 통증이 그대로 느껴졌으니까.
더군다나 현실일 수밖에 없는 한 가지 이유.
‘불가능해.’
꿈속에서 이렇게 캐릭터가 구현될 리 없었다.
왜냐고? 꿈은 상상을 토대로 구성되기 마련인데 지금 보고 있는 건 그 상상조차 뛰어넘었으니까.
심기를 기울여 만든 소녀를 비롯한 환상의 숲 속 캐릭터들.
그 캐릭터들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화면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늘 보며 감탄하던 초록님 특유의 그림체로.
[안녕하세요!] [반가워!!] [네가 나를 만든 사람인가, 원숭?]심지어 인사를 건네오는 것만 같았다.
스스스.
떨림이 잦아들지 않았다.
심장은 물론이고 전신에 요동치는 떨림까지.
그런 그녀의 귓가에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늦으신 이유가 있었네요, 초록님.”
다름아닌 편집자 서하늘의 목소리였다.
조은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 그러게요.”
떨리는 목소리로 조은서가 말을 이었다.
“저 진짜 꿈꾸는 거 거 같아요.”
그토록 바라던 답변을 받은 것과 더불어 생각지도 못한 캐릭터 샘플까지 받게 되다니.
사실 이게 샘플이라는 것도 말이 맞지 않는다.
이미 하나같이 완성되어 흠잡을 데가 보이지 않는 캐릭터들인데.
‘정확히 머릿속에 그리던, 아니 그 이상의..’
벅차오르는 감정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비단 그녀만 그런 건 아니었다.
내심 기대를 조금 접고 있던 편집자 서하늘에게도 엄청난 임팩트였으니까.
“만약 이 정도 퀄리티로 나온다면 장난 아니겠네요.”
“그럼 진짜……”
“초록님도 작가님 작품이 마음에 진짜 드셨나 봐요. 캐릭터 샘플까지 그려서 같이 보내오실 정도면.”
“.. 그런 걸까요?”
“당연하죠! 마음에 안 드는데 누가 캐릭터를 그려서 보내요. 초록님이 시간이 남아 도시는 분도 아니고. 그리고 제가 봐도 작가님 원고는 엄청 훌륭해요. 자신감을 가지세요!”
방금까지만 해도 생각만 할 뿐 안타까운 마음에 뱉지 못했던 말들이지만.
초록님에게 긍정적인 답이 온 지금 필터를 거칠 말 따위는 없었다.
조은서가 쿡쿡 웃으며 대답했다.
“감사해요, 편집자님.”
그렇게 둘 다 이성과 냉정함은 잠시 내려놓은 채 기분을 만끽하다가.
아차 하고 조은서가 말했다.
“맞다!”
“왜요, 작가님?”
“저 아직 초록님 쪽지 몇 줄 못 읽었어요.”
“아, 정말요?”
“네. 다 읽기 전에 편집자님이 첨부파일을 누르셔서……”
그 말에 서하늘이 쪽지를 다시 화면에 띄워줬다.
아까 본 문장 뒤로 이어지는 내용.
-보내 주신 원고의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를 보고 떠오른 이미지를 샘플로 그려 봤습니다.
확실히 그녀가 보낸 원고에는 캐릭터 설정이 들어있었다.
샘플을 보고 느끼긴 했지만 더 확실해졌다.
자신이 짠 캐릭터 설정을 보고 그에 맞춰 그렸다는 사실이.
어찌 보면 당연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작가의 의도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마음대로 그리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았으니까.
너무 어긋나는 게 많아 전부 수정 요청을 할 수도 없고.
‘요청한다고 해도.’
수정에 응해 한 번에 좋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렇다고 거듭 수정을 요청하면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도 부지기수고.
심지어 수정 요청을 아예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나뉘어 있어.’
소위 말하는 갑을관계가 암묵적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항상 그게 가장 힘들었다.
갑이 되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최대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 것뿐인데.’
그러기 위해서 끊임없이 눈치를 살피고 말 한마디도 어렵게 꺼내야 하는.
서러운 현실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래서인지 이런 사소한 부분이 새삼 감격스레 다가왔다.
자신의 캐릭터 설정을 세심하게 반영해줬다는 게.
조은서는 미소를 띠며 다음 문장을 읽었다.
-큰 의미를 담은 것도 아니고 샘플일 뿐이니 부담을 가지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싫어요. 가질래요.
지금만큼은 부담을 만땅 가지고 싶은 기분이다.
‘큰 의미도 담겨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살짝 일어난 불안한 마음은 마지막 문장으로 단번에 사라졌다.
-다만 원고가 무척 마음에 든 만큼,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절로 입가에 번지는 미소.
몇 안 되는 문장인데도 밀당이 엄청나다.
의도한 바는 아닐 게 분명하지만.
연락 바란다는 말과 함께 끄트머리에 남긴 번호.
그렇게 쪽지가 끝이 났다.
편집자가 말했다.
“작가님.”
“네.”
“바로 연락해 볼까요?”
“지금 바로요?”
“네. 굳이 미룰 이유는 없으니까요.”
확실히 그랬다.
좋은 답변이 올 경우에 어떻게 할지는 이미 얘기가 끝난 상태고.
달리 미룰 이유는 어디에도 없으니까.
“조, 좋아요..”
서하늘은 망설임 없이 쪽지에 적힌 번호를 두드렸다.
***
어제는 그림을 그리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
새벽 중에 다 그리긴 했지만 완성도를 더하는 데 꽤나 시간이 걸렸으니까.
‘큰 도움이 됐지.’
원고의 몇 페이지를 차지하는 조은서 작가의 캐릭터 설정.
놀랄 정도로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를 신경 쓴 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 덕에 그림을 그리며 막히는 일이 없었다.
‘아침에 샘플을 완성하고.’
연두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뒤 집에 돌아오니 비로소 잠이 쏟아져 잠에 들었지.
의외로 그림은 상당한 심력을 소모했다.
특히나 몰입해서 그리고 나면, 기진맥진해서 쓰러지듯 잠을 잘 때가 많았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한 네다섯시간 잤나.’
생각보다 그리 길게 자지는 않았다.
점심 무렵에 일어나 쪽지를 보내지 않은 걸 깨닫고 바로 보낸 쪽지.
연락이 오는 데는 꽤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위이잉. 위잉.
보낸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진동이 울렸으니까.
받자마자 들려온 첫마디.
“안녕하세요! 어린이 동화책 출판사 ‘푸르른 숲’입니다! 저는 쪽지를 보냈던 편집자 서하늘이라고 하고요.”
이렇게 빨리 연락이 올 줄이야.
“네, 안녕하세요.”
“초록님 맞으시죠?”
“맞습니다.”
간단히 인사를 주고받은 뒤 상대가 꺼낸 본론.
“쪽지 답장 잘 받았습니다.”
“아, 네.”
“저도 그렇고 작가님도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캐릭터 샘플을 그려서 보내주실 줄은 몰랐거든요.”
너무 연락이 빨리 와서 놀랐는데.
얘기하는 걸 보니 쪽지 확인은 끝내고 연락하는 거 같았다.
하기야 그럴 수밖에 없지.
보지 않았다면 내 번호를 알 리가 없으니.
나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답장을 빨리 드렸어야 하는데 제가 쪽지 확인을 늦게 해서 조금 늦어졌네요. 죄송합니다.”
“아뇨! 그런데……”
“네?”
“쪽지 확인을 늦게 하셨으면 샘플은 언제 그리신 건지……”
“아.”
궁금해할 만도 했다.
뭐, 있는 그대로 대답하는 수밖에.
“어제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그렸습니다.”
“그럼.. 밤을 새신 건가요?”
“그렇긴 한데……”
잠깐. 이렇게 말하니 의도치 않게 부담을 주는 느낌인데.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훨씬 빨리 그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리다 보니 좀 길어지더라구요.”
“와…”
“응?”
뭐지? 지금 들린 감탄사는 남자 목소리가 아닌데.
내뱉은 의문사에 편집자가 답했다.
“아, 놀라지 않으셔도 됩니다! 옆에 작가님이 계시거든요!”
“작가님이라면.. 조은서 작가님 말씀이신가요?”
“네. 어떻게 가볍게 인사라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상기된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 처음 뵙겠습니다! 아, 아니지! 뵙는 게 아니구나!”
“하하..”
굉장히 횡설수설하네.
뭔가 원고를 보고 생각했던 이미지는 아닌데.
물론 나쁜 뜻은 아니다.
“우선 답장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저도 이렇게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아닙니다!”
도돌이표같은 대화가 이어지고 그녀가 말했다.
“캐릭터 샘플도 정말 감사합니다. 밤을 새워서 그리셨을 거라고는 진짜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그거 때문에 ‘와..’라고 한 거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적당히 얘기할 걸 그랬네.
그녀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캐릭터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제 머릿속에 들어왔다 나가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그걸 보고 마음에 안 들어할 작가분이 계실까요…”
낯간지러운 찬사에 뭐라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조금 생각하다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원고를 보면서 놀란 부분이 있는데요.”
“제 원고를요..?”
“네.”
“어떤 부분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가능하다면 만나서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그밖에 구체적인 이야기도 나눌 겸. 괜찮으신가요?”
“아, 물론이죠!”
통화로 다짜고짜 물을 만한 건 아니었다.
얼굴을 보고 얘기하다가 자연스레 얘기를 꺼내고 싶었다.
그보다 지금 물어봐야 할 건 따로 있다.
“혹시 그전에 편집자님이랑 작가님께 한 가지만 질문드려도 될까요?”
“네, 뭐든지 괜찮습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이건 필수요소는 아니니 작가님 생각대로 대답하셔도 됩니다.”
대답에 있어 부담 갖지 말라는 뜻을 담은 말이었다.
이후 나는 물음을 던졌다.
“혹시 동화책 작화를 제가 진행하게 된다면, 함께 작화할 친구를 한 명 껴도 될까요?”
“함께 작화할 친구라면?”
“아는 동생인데 우영이라고……
“아, 우영님!”
깜짝이야.
놀란 나는 물었다.
“우영이를 아시나요?”
“물론이죠! 초록님이랑 환상의 파트너잖아요!”
“하, 하하..”
환상의 파트너라니. 뭔가 굉장히 낯 뜨거운 호칭인데.
어쨌거나 우영이가 누군지 안다면 굳이 설명은 필요 없을 듯하다.
다시 묻기도 전에 알아서 답이 돌아왔다.
“저야 당연히 괜찮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아까 말했듯 필수요소는 아니었다.
난색을 표한다면 혼자 진행할 생각이었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환영한다면, 나로서는 좋은 일이었다.
‘답을 들었으니.’
이제 남은 건 하나였다.
구체적인 미팅 장소와 날짜를 정하는 것.
물론 그전에 우영이한테도 연락해 보고.
***
연두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빠!”
“응, 연두야.”
“연두 오늘도 피아노 배어써요. 선생님한테…”
오늘도 연두의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겠군.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아빠한테 들려줄래? 오늘 배운 거.”
“.. 네!”
생긋 웃으며 연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그때,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아무래도 잠깐 미뤄둬야 할 듯하다. 연두의 피아노 연주를 듣는 건.
‘뭐, 상관없지.’
조금 미룬다고 못 듣는 게 아니니 말이다.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연두야.”
“네, 아빠!”
“전에 기억해?”
“언제요..?”
“아빠가 학습지 그림 그리면서 힘들어할 때. 막 코피 흘리고……”
“…”
금세 표정이 어두워지는 연두.
상상만 해도 싫은 모양이다. 코피를 흘리는 내 모습은.
뒤이어 들려오는 사그라든 목소리.
“기억해여..”
그런 연두를 향해 말했다.
“그때 연두가 아빠 도와주려고 전화했었잖아. 그것도 기억해?”
“우영이오빠한테..?”
“응, 우영이오빠한테.”
역시 기억한다는 듯 연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본론을 꺼낼 차례다.
“그런데 있잖아.”
“네에..”
“이번에도 아빠가 우영이오빠 도움이 필요해.”
이게 바로 내가 떠올린 아이디어였다.
물론 내가 전화할 수도 있지만 그건 별로 재미없으니.
그 역할을 연두한테 맡길 생각이었다.
‘알고 싶기도 하고.’
당시에 나는 연두가 우영이에게 도움을 청하는 걸 보지 못했다.
내가 없는 사이에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일이었으니까.
궁금했다. 어떤 방식으로 우영이에게 도움을 구한 건지.
연두가 고개를 들고선 묻는다.
“아빠.. 힘드러요?”
“응?”
“우영이오빠가 안 도아주면 아빠 또 힘드러요?”
사실 그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이번에는 혼자 하는 게 버거워서 우영이와 함께하려는 게 아니었다.
그럼 뭐냐고? 언제까지고 혼자 그림을 그릴 수는 없다.
‘궁극적인 목표.’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호흡을 맞추는 연습이 필요하다.
우영이는 그러기에 최적의 상대였다.
이미 학습지 작화를 통해 잘 맞는다는 걸 파악한 상태이고.
“조금은 힘들지도.”
그래서 이 정도로 대답했다.
바로 힘들다고 하는 건 아무래도 양심에 찔리니.
괜히 연두를 걱정시키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 말인데, 연두가 도와줄래?”
“연두가요..?”
“응. 저번에 아빠 도와준 것처럼.”
내 요청에 연두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네, 연두가 도아줄께요!”
작전 성공이었다.
***
언제나처럼 선우영은 방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붓을 든 손은 쉴 새 없이 종이 위를 움직였다.
스윽. 스윽.
점차 메워지는 종이의 빈 공간.
그에 따라 우영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전과 달리 최근 들어 느끼는 감각이 있었다.
즐거움.
그림을 그리는 게 즐거웠다.
사실 굳이 얘기하는 게 새삼스러운 사실이긴 했다.
애당초에 선우영에게 있어서 그림을 그리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었으니까.
허나 분명한 차이가 존재했다.
뭐라 표현해야 할까.
전에 느끼던 즐거움은 조금은 강박같은 면이 있었다.
강박처럼 펜과 붓을 잡고 그림을 그려야만 얻을 수 있는 감각.
‘그런데.’
어느 시점을 계기로 달라졌다.
더 순수하게 그림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스스로 느끼기에 더 만족스러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고.
‘언제지?’
계기가 뭘까.
스스로 몇 번이고 물음을 건넸다.
그 결과 우영은 한 가지 답을 도출해냈다.
주원이형과의 학습지 작화를 시작한 이후라는 걸.
쉽게 납득은 되지 않았다.
단순히 학습지 작화일 뿐인데 왜 자신에게 그런 영향을 끼친 건지.
허나 달리 생각할 만한 게 없었다.
‘알 게 뭐야.’
사실 별로 이유가 궁금하지도 않았다.
중요한 건 하나였다.
그로 인해 더 만족스러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는 것.
‘더 엄청나질 수 있다..’
제삼자가 보기엔 굉장히 부끄러운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하며 선우영은 붓을 내려놨다.
“후우..”
의자 뒤로 목을 젖힌 채 휴식을 취하며 숨을 내뱉었다.
한편으로는 허전한 마음도 있었다.
끝났으니까.
4권을 끝으로 학습지 작화가 끝난 상태였다.
일상이 됐던 일인 만큼, 허전함을 떨쳐내는 게 쉽지 않았다.
그나저나 주원이형을 떠올리니 자연히 다른 누군가가 함께 떠올랐다.
‘땅콩.’
왜인지 피식 웃음이 번졌다.
생각해 보면 학습지 작화에 참여하게 된 것도 그 꼬맹이 덕이었지.
‘진짜 웃겼는데.’
아직도 머릿속에 당시의 기억이 생생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웃음이 터진 적이 손에 꼽으니까.
그때였다.
뚜루루.
핸드폰 벨이 울렸다.
‘.. 주원이형?’
발신인은 다름아닌 주원이형이었다.
바로 전화를 받았다.
“네, 형.”
그런데 들려오는 말은 주원이형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굉장히 익숙한 느낌.
“우영이오빠..”
“.. 땅콩?”
조금 놀란 선우영의 물음.
그러자 또 굉장히 익숙한 한 마디가 들려왔다.
“도아주세요…”
도와주세요 2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