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341)
341화. 혼자가 아니에요!
첫 앨범 녹음을 시작할 차례였다.
다만 그전에 각자의 무기를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레코딩에서의 무기는 곧 악기였다.
‘시은이의 경우는 목소리고.’
투명하게 비치는 유리 사이로 녹음실에 들어간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 안에서 나를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연두.
뭐라 뭐라 입을 움직이는데 들리지 않는 걸 보니 내부의 소리는 거의 차단되는 모양이다.
나도 마주 보며 손을 흔들었다.
“시간이 꽤 소요될 텐데 다들 괜찮으시죠?”
“네, 괜찮습니다.”
미리 들은 바였다.
앨범 제작이라는 게 뚝딱하면 결과물이 나오는 게 아니니까.
만족스러운 녹음물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야 할 수도 있고.
‘한 곡도 아니지.’
심지어 녹음해야 할 게 한 곡도 아니었다.
앨범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최소 몇 곡의 수록될 음악이 필요했다.
그런 터라 나보다도 아이들이 걱정이었다.
오래 진행되는 녹음에 지쳐버리지는 않을까 하고.
“파이팅!”
아이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쳤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게 전부였다.
응원단장에 빙의해 최대한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
“흐흣.”
그런 나를 보고 신세연이 웃음을 터트린다.
멋쩍어진 나는 입을 열었다.
“왜 그러세요?”
“아니, 그냥.. 가끔 주원씨 그럴 때마다 웃겨서요.”
“어떨 때요?”
“뭐라 해야지.. 조용하다가 갑자기 엄청 열정 뿜뿜할 때?”
좋게 말해서 열정 뿜뿜이지 급발진할 때라 봐도 무방했다.
생각해보니 확실히 그런 감이 있긴 하다.
소극적으로 있다가도 가끔 텐션이 확 올라갈 때가 있으니까.
“오해하지 마세요. 좋은 뜻이에요!”
고맙게도 그렇게 얘기해주는 신세연.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네.”
한편 옆에서는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었다.
헤드폰을 귀에 착용한 박도형이 아이들을 향해 무언가 지시하기 시작했다.
첫 타자는 레나였다.
‘안 들려.’
손을 풀 겸 아무 곡이나 연주해 보라는 말에 시작된 레나의 연주.
내 귀에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허나 헤드폰을 쓴 박도형의 표정에서 알 수 있었다.
“굿! 레나는 지금처럼만 하자.”
음향 엔지니어인 만큼 박도형 역시 음악적 소양이 뛰어날 터였다.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니 명실상부의 연주였던 모양이다.
다음은 마이크 앞에 선 시은이였다.
“시은이도 목 한번 풀어 볼까?”
고개를 끄덕이는 시은이.
지시에 따라 투명한 벽 건너편으로 수줍은 듯 시은이가 입을 뗀다.
이번에도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좋아. 그 꾀꼬리 같은 목소리 유지하자. 마이크에 입 조금만 더 가까이 대고. 오케이?”
레나와 시은이를 거쳐 마지막은 연두 차례였다.
같은 지시가 이어졌다.
“연두도 손 한번 풀어볼까? 뭐든 좋으니까 아무거나 쳐 볼래?”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이고선 건반 위에 손을 올리는 연두.
역시나 들리지 않는 연주가 시작된다.
그런데 헤드폰을 쓴 박도형의 표정이 지금까지와는 미묘하게 달랐다.
“…”
조금 놀란 거 같기도 하고 당황한 거 같기도 하고.
뭐라 딱 정의를 내리기는 애매한 표정이다.
이후 말없이 헤드폰을 벗더니 그는 고개를 돌려 이은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은경아.”
이은경은 의아한 듯 물었다.
“왜 그래? 무슨 문제 있어?”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니라?”
“너 아까 이제는 상관없다고 한 거.. 혹시……”
뜻 모를 말을 하다가 그는 고개를 휙휙 젓더니 중얼거렸다.
“아니, 아니다. 됐다.”
“뭐야?”
“아니야.”
한편 아무 말도 들려오지 않자 연두는 불안함 가득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안 좋은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망울이다.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스윽.
다시 헤드폰을 착용한 박도형.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가 싶더니 마이크에 대고 말한다.
“아주 좋아요! 연두도 방금처럼만 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만드는 한 마디였다.
***
음향 엔지니어 박도형의 리드에 따라 시작된 녹음.
녹음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네, 잘했어요.”
“방금 그 부분 다시 해 볼까?”
“시은아. 조금만 더 큰 목소리로 불러보자.”
장난스러운 모습과 달리 본업에 임하는 박도형의 모습은 프로 그 자체였다.
필요한 부분을 끊임없이 지시하며 아이들을 이끌었다.
그에 따라 레코딩 속도는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은경의 존재도 크고.’
그녀는 직접 현장에 들어가 연주를 조율하는 지휘자 역할이었다.
두 능력자가 있으니 막힘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나와 세연씨는 소외되는 건 아니었다.
“한번 들어보세요.”
헤드폰을 내미는 박도형.
곡이 지나갈 때마다 세연씨와 나는 차례로 녹음물을 들을 수 있었다.
항상 세연씨의 눈에는 감탄이 어렸다.
“와…”
“하하, 왜요?”
“진짜 음원 같아요. 연두랑 레나 연주도 조화롭게 잘 섞이고, 우리 시은이 목소리도 너무 예뻐요.”
6년간 함께 살면서도 몰랐던 딸의 능력을 비로소 알게 된 세연씨였다.
뒤에 이어지는 진지한 중얼거림.
“어떡하지.. 가수 시켜야 하나…?”
주책 가득한 혼잣말에 나는 웃으며 물었다.
“벌써 그걸 고민하는 거예요?”
“아.. 너무 설레발이었나요…?”
“조금요.”
아까 말한 급발진은 나만 하는 게 아닌 모양이다.
뭐, 부모라면 누구나 이렇지 않을까.
뒤이어 헤드폰을 건네받은 나는 눈을 감고 흘러나오는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
스윽.
첫 소절을 듣자마자 절로 올라가는 입꼬리.
단비음악대의 앨범 수록곡 중 숫자송과 함께 동요에 해당하는 곡.
바로 멋쟁이 토마토였다.
“새콤달콤 향기 풍기는~ ♪”
여러 곡들 중에서 피아노를 베이스로 하는 음악이었다.
자연히 연두의 비중이 높아졌다.
톡톡 튀는 피아노 선율과 함께 귀에 들어오는 가사처럼 새콤달콤한 시은이의 목소리.
허나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나는야 주스 될 거야~ ♪”
바로 이 파트에서 시은이의 노래 뒤에 붙는 추임새였다.
추임새까지 혼자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 효과음을 뱉는 건 나머지 멤버들의 몫이었다.
문제는 그게 너무 앙증맞다는 점이었다.
“꿀꺽!”
신이 잔뜩 난 연두의 목소리.
케첩 될 거라는 토마토의 말에는 레나의 추임새가 이어진다.
“찍!”
우스운 건 이 한 글자 발음이 외국식이란 거다.
마치 알파벳 Z 두 개를 붙여놓은 느낌이라 해야 하나.
마지막 추임새는 둘이 함께였다.
“나는야 춤을 출 거야~ ♪”
“헤이!”
“헤이!!”
흥이 한껏 오른 연두와 레나의 목소리가 섞여든다.
과장이 아니라 나도 이 흥을 살려 춤이라도 추고 싶은 기분이었다.
크리에이터 파티 때가 떠올라 바로 단념하긴 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세상에 둘도 없을 앨범이 실시간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
마침내 끝이 난 녹음.
전부 다 들은 입장에서 생각 이상으로 음원 같은 음원이 완성됐다.
‘..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박도형의 말에 따르면 믹싱 어쩌고 등의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앨범이 완성된다는 모양이었다.
즉, 이제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정말 잘했어, 얘들아.”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을 건넸다.
많이 늘었다는 걸 알았지만 이 정도의 하모니를 만들어낼 줄은 몰랐으니까.
브레멘 음악대도 울고 갈 정도였지.
세 아이의 얼굴에 동시에 뿌듯함이 떠오른다.
“그럼 작업이 끝나는 대로 초록님한테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녹음을 마쳤으니 이제 스튜디오에 더 볼 일은 없었다.
“아, 참.”
그런데 그때 불현듯 떠올랐다.
아이들에게 보여주려 챙겨 왔다가 잊고 있던 게.
‘표지.’
바로 단비음악대 앨범 표지였다.
아직 스케치 단계라 미완성이긴 했지만 어느 정도 틀은 갖춰진 상태였다.
그런 만큼 당사자인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혹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없는지, 반대로 추가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지.
스윽.
혼잡한 바깥보다는 여기서 보여주는 게 나을 거 같았다.
그렇게 판단한 나는 조심스레 태블릿을 꺼냈다.
막상 나서서 보여주려니 뭔가 민망하네.
“응? 뭐예요, 주원씨?”
다행히 태블릿을 본 신세연이 먼저 물음을 건네 왔다.
나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 단비음악대 일원들한테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서요.”
“뭔데요?”
“잠깐만요.”
우리 얘기를 들은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모여들었다.
연두도 예외는 아니었다.
딱히 얘기해 두지 않았으니 그럴 만도 했다.
툭.
터치와 동시에 화면에 떠오르는 그림.
그와 동시에 말했다.
“단비음악대 앨범 표지를 그려봤어요. 아직 스케치 단계긴 한데..”
화면에 고정된 주위의 시선.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어디선가 외마디 음성이 흘러나왔다.
“Wow..!”
상당히 이국적인 발음.
고개를 돌려 보니 소리를 낸 건 다름 아닌 레나였다.
표정에서는 깜짝 놀란 게 느껴진다.
“헤..”
입을 헤 벌리는 연두와 태연한 듯하지만 설렘이 엿보이는 시은이의 표정.
다행히 실망한 듯 보이지는 않았다.
그 속에서 레나는 빤히 그림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아저시.”
“.. 응?”
“아저시.. 짱이에요…”
가져오길 잘했네.
의도치 않게 레나와 더 가까워지는 순간이었다.
***
[단비음악대 연습!(feat. 특별 수업)]이번 영상은 ‘feat’를 선정함에 있어 고민이 많았다.
굉장히 스페셜한 인물이 특별 출연한 만큼.
‘이름을 넣을까 하다가.’
그냥 담백하게 채워 넣었다.
굳이 제목에 언급하지 않아도 알아볼 거란 생각에.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잠깐만.. 실화야?
┖나 지금 굉장히 혼동이 오는데.. 나만 그런 거 아니지?
┖레나 엄마 = 피아니스트 이은경. 이거 맞냐??
┖와 ㅋㅋㅋ 진짜 생각지도 못했다. 뭔가 낯익다 싶긴 했는데.
┖특별 수업에서 ‘특별’이 선생님을 말하는 거였네 ㅋㅋㅋ
┖ㄹㅇ 스페셜 그 자체
┖또 하나의 케미 생기는 거냐. 이 사제 케미 밀어도 되는 거냐…
역시 알아볼 줄 알았다.
몇몇 연두부는 생생정보통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혹시 모르는 연두부를 위해 말해주자면, 이분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1위를 차지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서 지금은 모국에 돌아와 한국대 교수로 부임하셨고……
경력을 끝도 없이 나열해 뒀다.
아래로는 쭉 답 댓글이 이어져 있었다.
┖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1위??
┖그거 세계 3대 콩쿠르 아닌가 ㅋㅋ 미쳤다(좋은 의미로)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 : 더 쌓을 커리어가 존재하지 않아서
┖근데 레나는 왜 바이올린이지. 엄마가 이렇게 월클이신데.
┖ㅋㅋㅋ 모름?
┖뭘요?
┖아빠가 바이올리니스트임. 그것도 슈페르거 콩쿠르 최연소 우승자 ㅋㅋㅋㅋ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간에 보이는 더 쌓을 커리어가 존재하지 않아서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얘기.
일리가 전혀 없는 말은 아니었다.
세계에는 3대 콩쿠르로 꼽는 경연이 존재한다.
쇼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하나의 관례가 존재했다.
셋 중 하나의 콩쿠르에서 우승한 음악가는 다른 두 콩쿠르에 출전하지 않는 관례.
따라서 음악인으로서 가장 영예로운 성취라 볼 수 있었다.
3대 콩쿠르에서의 우승은.
‘그렇게 보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이은경은 음악인으로서 가장 큰 성취를 이뤘다고 볼 수 있었다.
연두부가 이렇게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거다.
-연두 스승님이 피아니스트 이은경인 건에 대하여 ㅋㅋㅋㅋㅋ
┖수업 퀄리티 보소. 차원이 다르네.
┖피아노 배울 때 가장 무서운 말 : 윗소리 좀 더 내 볼래? ㅎㅎ
┖근데 그 말을 하는 선생님이 이은경.. ㅎㄷㄷ
┖전문용어 나올 때마다 연두 벙찐 표정 ㅋㅋ 진짜 졸귀다…
┖연두 열심히 하는 거 내가 다 기특하네.. 오구오구 ㅠㅠ
┖연두야아.. 우리 연두는 예쁘고 귀엽고 소시지도 좋아하고 공부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 하지만.. 피아니스트가 될 운명인가 봐… :하트1:
이걸 어쩐다.
피아니스트 이은경의 존재감 때문일까.
연두부가 연두의 꿈을 더 강하게 지지하게 된 거 같았다.
‘게다가.’
이미 이은경은 연두부 사이에서 연두 피아노 선생님으로 이미지가 굳어져 버렸다.
난감하네. 이런 반응을 의도한 건 아닌데.
행복회로를 굴리는 모습에서 연두를 아끼는 마음이 느껴져 웃음이 나왔다.
그런 와중 보이는 한 댓글.
-우왕. 교수님을 여기서 뵙게 될 줄이야 ㅎㅎ
┖은근슬쩍 한국대생인 척하는 거 보소. 한 대 확 때려주고 싶네.
┖구라칠 곳이 없어서 연두튜브에서 ㅉㅉ
┖구라 아닌데요? 학생증 까 드려요?
┖까 보던가 ㅋㅋ
난데없는 한국대생 진위여부에 관한 언쟁이 벌어져 있었다.
평화로운 연두튜브 댓글창이지만 종종 이런 황당한 주제로 불이 붙곤 했다.
‘뭐, 그래도.’
영상 자체에 대한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관련 영상을 올릴수록 점점 더 이벤트에 대한 연두부의 기대감이 상승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그 기대를 충족시켜 줄 필요가 있겠지.
달칵.
웃으며 댓글창을 닫았다.
점점 더 콘서트 준비는 완벽해지고 있었다.
***
시간이 흘러 콘서트 당일.
아침에 일어난 나와 연두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자, 연두야.”
오늘 연두의 무대의상은 이든의 신상 연두색 원피스였다.
이 옷을 선정한 이유는 간단했다.
어울리는 많은 옷들 중에서 가장 연두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옷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뿐만 아니라.’
앨범의 표지 이미지와도 완벽히 매치가 되는 의상이었다.
그 느낌을 내고 싶었다.
숲속에서 피아노를 치는 공주님처럼.
그런데 조금 문제가 있었다.
‘떨고 있어.’
그 공주님이 조금 떨고 있었다.
항상 즐겁게 준비하며 오늘을 기다리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아무래도 당일인 만큼 떨리는 모양이다.
그런 연두의 머리에 가볍게 손을 얹으며 말했다.
“괜찮아.”
“으응..?”
“아빠가 계속 지켜볼게.”
그제야 내 말을 알아들은 모양이다.
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연두는 혼자가 아니잖아.”
“그럼요..?”
“시은이랑 레나. 같이 무대에 설 단비음악대 친구들이 있으니까.”
그 말에 연두의 입이 살포시 벌어진다.
이후 입가에 웃음이 떠오른다.
“마자요!”
“응?”
“연두는 혼자가 아니에요..!”
“하하, 맞아.”
조금은 용기를 불어넣는 데 성공한 듯하다.
끼익.
준비를 마친 뒤 곧장 집을 나섰다.
목적지에 도착해 차를 세우니 건물이 하나 보였다.
연두의 손을 잡고 입구로 향했다.
스르륵.
자동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내부.
연두부가 앉은 넓은 관객석과 단비음악대가 설 무대.
그래. 여기였다.
‘곧.’
이제 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이 텅 빈 무대는 가득 찰 예정이었다.
단비음악대의 연주와 연두부의 환호성으로.
벌써부터 짜릿해지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