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348)
348화. 프리패스
확실히 좋은 일인 거 같았다.
가끔은 속을 터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건.
그런 사람이 윤영이누나 뿐이라는 게 함정이지만.
실은 더 떠오르는 사람이 있긴 했다.
내 사정을 아는 고등학생 삼인방, 우영이, 친구녀석들, 지혜씨, 세연씨, 홍수찬선생님 등.
생각해 보니 꽤 많구나.
허나 안다고 해서 뭐든지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고등학생 애들은 너무 어렸다.
그 정도면 다 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무거운 얘기를 꺼내기에는 마냥 애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잠깐. 이렇게 말하면 너무 꼰대같아 보이나?
아무튼 녀석들과는 가능한 한 밝은 얘기만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컸다.
홍수찬선생님같은 경우는 다른 이유였다.
‘어색하단 말이지..’
당사자가 들으면 무척 서운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굉장히 어색했다.
오해할까 덧붙이자면 선생님이 그렇다는 게 아니다.
선생님과는 거의 미술에 관한 얘기만 나눴다 보니, 그런 얘기를 나누는 건 상상만 해도 어색한 기분이었다.
‘잘 들어주겠지만.’
막상 얘기하면 누구보다 잘 들어줄 사람이라는 건 알지만 말이다.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렇고.
가만 보면 항상 알면서도 피하는 건 내 쪽인 거 같네.
어쩌면 괜히 나 혼자 마음의 문을 닫아놓은 걸지도 모르겠다.
전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혼자서 보이지 않는 벽을 쌓아놓은 느낌이라 해야 하나.
생각할 수록 나도 참 피곤한 성격이구나.
그와 별개로 할머니에게는 말하지 않는 이유가 확실히 있긴 했다.
‘그랬다기에는 몇 번이고 무거운 얘기를 나누긴 했지만.’
이제 더는 얘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연두의 상처에 관해 얘기하면 필연적으로 할머니는 떠올리게 될 걸 아니까.
내가 가장 증오하는 사람이자 할머니의 아들 김동석을.
어쩌면 할머니도 나와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허나 그리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니었다.
아무리 악인이라고 해도 친아들이었다.
‘내가 모르는 시간이 있었을 테고.’
손주인 나를 업고서 예쁘다고 자랑하러 동네방네 걸어다녔다는 것처럼.
외삼촌과도 그런 시간이 있었을 터였다.
아니,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긴 시간이었겠지.
‘그걸 알면서도.’
연두를 위해서 할머니와 아픈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던 때가 몇 차례 있었다.
이제는 아니었다.
굳이 그런 얘기를 꺼내 할머니의 상처를 헤집고 싶지는 않았다.
연두뿐 아니라 할머니도 내게는 소중한 사람이니까.
‘결론은 같네.’
좋은 얘기만 나누고 싶다는 뜻이었다.
아픈 과거보다는 즐거운 미래에 대해 얘기하는 게 좋지 않은가.
결국 연두의 과거를 감싸안는 건 내 몫이었다.
누군가에게 그 책임을 전가할 생각은 없고, 그러고 싶지는 더더욱 않다.
그래도 윤영이누나와 얘기한 건 후회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서로 힘들었다기보다는 다소 혼잡하던 마음이 정리된 느낌이 컸으니까.
어느 정도는 마음에 위안이 되기도 했고.
‘태생이 아웃사이더긴 하지만.’
역시 사람은 혼자 살 수는 없는 동물이란 걸 느낀다.
연두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된 것처럼.
그러니 이제 조금은 더 의지할 생각이었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
500만 이벤트가 끝난 뒤.
시간이 조금 지나 나는 연두부와의 약속을 이행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선물을 보며 부러워하는 스트리밍을 시청하던 연두부에게 건넨 말.
그 약속을 이행했다는 뜻이다.
방식은 간단했다.
‘공개하는 거지.’
콘서트에 온 백명의 연두부에게 준 선물.
그 선물을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창구를 통해 모든 연두부에게 공개하는 거다.
창구는 물론 연두튜브와 원스타그램이었다.
플랫폼의 특성이 다른 만큼, 공개하는 선물도 각각 달랐다.
[단비음악대 첫 앨범!(feat. 연시레)]우선 연두튜브에는 단비음악대의 앨범을 공개했다.
저작권을 고려해 수익은 각 곡의 원작자에게 돌아가는 방식을 차용했지.
구독자 이벤트와 연계되는 만큼, 애시당초 수익을 거둘 생각은 없었기에 딱히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원스타그램을 통해서는 연시레의 사진과 내가 그린 앨범 표지를 공개했다.
소장이 가능한 선물에 비해서는 비교적 감흥이 덜 할 수 있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우려와 달리 댓글창 민심은 극락 그 자체였다. 끝이라 생각했는데 뜻밖의 선물을 건넨 탓일까.
하긴, 내가 괜히 깜짝선물을 좋아하는 게 아니지.
빙긋 웃으며 댓글창을 확인했다.
-갓초록! 갓초록! 갓초록!
┖귀가.. 귀가 녹아내려…
┖소리만 들리는데 눈앞에 그려짐 ㅎㅎ 피아노 치는 연두, 바이올린 켜는 레나, 노래하는 시은이…
┖조회수 보소. 데뷔앨범 맞냐고 ㅋㅋㅋ
┖초록님 그림은 진짜.. 썸네일 보자마자 너무 예뻐서 소름돋음.
┖색감이 ㄹㅇ 미쳤다.
┖초록님 앨범커버 디자이너로도 활동해 주면 좋겠다.. 진짜 그림 보려고 들어가서 음악까지 찾아들을 거 같은데.
┖우산 재발매 안 하나요 ㅠㅠ 표지는 무조건 초록님이 그리는 걸로…
┖근데 수록곡 원곡자들 ㄹㅇ 개꿀 아니냐. 이 정도면 파급력 오질 거 같은데. 일단 우산부터가 음원 1위 ㅋㅋㅋㅋㅋ
┖ㅇㅈ ㅋㅋ 띠용 할 듯.
앨범커버 디자이너라.
사실 이미 원스타그램 DM으로 유명 아티스트들로부터 제안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로서는 그저 벙찔 따름이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건지.’
분야에 상관없이 그림에 관한 제안이 쏟아지고 있는 게 신기했다.
생각해 보면 어느 한 순간이 아니었다.
연두튜브 배경아트를 그리고, 학습지 작화를 하고, 연두티콘을 그리고, 대회에 나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인 거다.
커리어.
조금 낯간지럽긴 하지만 가장 적합한 단어인 거 같았다.
내 이름 밑으로 몇 줄의 커리어가 쌓였다.
단순히 현재뿐 아니라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서 큰 힘이 될 게 분명한 나만의 커리어.
‘안주하지 말자.’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페이스대로 나아가는 게 중요했다.
한 층 한 층 쌓아올리는 거다.
그리고 지금 쌓고 있는 층은 바로 ‘소녀와 환상의 숲’이었다.
‘원스타도 볼까.’
유투브 댓글을 확인한 나는 곧바로 원스타로 옮겨 갔다.
만만치 않은 조회수와 댓글.
오늘은 특히나 내가 언급되는 댓글이 많이 보였다.
-와.. 사랑해요, 초록님… :하트1:
┖진짜 제일 부러웠던 건데. 연시레 사진..
┖한 장 한 장이 진짜 거를 타선이 없네. 너무 귀엽잖아!!
┖유투브에 이어 원스타 사진 폭격까지. 행복해서 미칠 거 같다…
-솔직히 아직 연두튜브 구독자 600만인 게 말이 안 됨. 귀여움으로 지구 뿌셨으니까 진즉에 60억 넘겼어야 하는데 ㅋㅋ
┖ㄹㅇ ㅋㅋ
┖ㄴㄴ 우주까지 뿌셨으니까 외계인도 쳐야지. 추정치로도 최소 6조는 잡아야 됨.
┖내 생각에는 외계인이 지구 침공 왔다가도 연두 때문에 멸망 안 시킴. 아니, 못 시킴.
┖외계인까지 연두부 팻말 목에 걸고 동네방네 뛰어다닐 듯. ㅇㅈ? 어 인정.
┖이 사람들.. 주접이 대단하다…!
주접을 위해 지구 밖 외계인까지 끌고 오다니.
역시 연두부의 상상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걸 새삼스레 느끼는 순간이었다.
뭐, 이 정도면 다 본 거 같네.
‘그나저나.’
연두튜브와 원스타그램에 동시에 보이는 댓글이 존재했다.
조금도 아니고 엄청 많이.
그중 하나만 꼽자면 이런 댓글이었다.
-레나를 이든으로! 이든 사장님은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600만 연두부의 의견을 반영하라!
┖반영하라! 반영하라! 반영하라!
┖아니 ㅋㅋㅋ 이 단합력 뭔데. 미쳤나 봐.
┖근데 그럴 만도 하지 ㅋㅋ
┖이든 모델을 하는 연시레? 연시 케미에 ‘레’가 합쳐진다? 오우 쉣…
┖생각만 해도 짜릿하자너..
┖초록님, 그리고 이든 싸장님!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이거 다 장난이니까 부담갖지 마세용 ㅎㅎ
한 마디로 레나를 이든 모델로 추진하자는 내용이었다.
장난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진심도 상당히 들어있는 거 같은데.
뭐,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내게 선택권은 없으니까.
선택을 하는 건 이든 사장님과 레나 부모님의 몫이지.
만약 이런 연두부의 의견을 보고 좋다고 여긴다면 먼저 사장님이 얘기를 꺼낼 터였다.
연두를 모델로 섭외할 때처럼.
‘아니면 아닌 거고.’
딱 그 정도의 문제였다.
나나 아이들 입장에선 레나가 함께하게 되면 촬영 분위기가 더 즐거워지긴 하겠지만.
친해지는 데도 더 도움이 될 테고.
허나 그게 먼저 얘기를 꺼낼 정도의 명분은 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이제 곧이었다.
시즌이 끝나가며 신상 옷을 비롯한 여름의상 촬영을 할 타이밍이니까.
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여름옷을 입은 연두와 시은이는 얼마나 귀여울지, 촬영은 얼마나 즐거울지.
기대감에 손이 간질거리는 느낌이었다.
***
화창한 주말 아침.
창문 앞에 누운 채로 나는 일광욕을 즐겼다.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직전인 만큼 날씨가 장난이 아니었다.
물론 혼자가 아니었다.
“후아..”
주말인 만큼 연두도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부녀가 나란히 누운 게 꼭 큰 대(大)자 두 개를 연상케 한다.
햇빛을 좋아하는 누렁이도 구석에 늘어져 있다.
뒹굴. 뒹굴.
폭.
좌우로 뒹굴거리다가 연두는 내 품에 폭 안겨들었다.
놓치지 않고 팔로 감싸며 말했다.
“잡았다!”
연두가 굴러서 온 거라 잡았다고 표현하는 게 맞나 싶긴 하지만.
뭐, 좋은 게 좋은 거니까.
한편 연두는 벗어날 생각은 조금도 없어보였다.
안긴 채로 중얼거린다.
“자, 잡혀따..”
“푸흣.”
못 참고 터진 웃음.
같이 뒹굴거리는 것만으로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니.
꼭 끌어안은 채로 창 밖을 보며 말했다.
“날씨 진짜 좋다. 그치, 연두야.”
“네에.”
따스한 햇빛을 맞고 있자니 문득 얘기해주고 싶은 상식이 떠올랐다.
조금 고급 상식이긴 한데.
이런 건 떠오를 때 바로바로 알려주는 편이 좋았다.
“연두야.”
“네, 아빠.”
“햇님에서 나오는 햇빛에는 비타민 D라는 게 있다? 연두 비타민이 뭔지 알아?”
연두튜브의 주접사전을 펼치면 연두가 곧 비타민이라고 말하겠지만.
지금은 주접을 하려는 게 아니었다.
왜인지 연두는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대답했다.
“네, 아라요! 연두 비타민 아라요..!”
“하하, 그래?”
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햇빛에도 비타민이 있어. 비타민 D라는 건데 그게 있어야 사람이 건강할 수 있거든. 그래서 햇빛을 자주 쐬 주는 게 좋아. 지금처럼.”
좋아. 완벽한 설명이었다.
절대 더 깊이 들어가면 몰라서 설명하지 않는 게 아니다.
딱 연두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에서 멈춘 거지.
비타민 D는 건강에 좋다. 그래서 햇빛을 쬐야 한다.
이 얼마나 명료하면서도 완벽한 인과관계인가.
삼단논법을 만든 소크라테스도 울고 갈 정도다.
그렇게 별 것도 아닌 걸로 뿌듯함을 느끼고 있는 와중 들려오는 목소리.
“.. 아빠.”
그 순간 직감했다.
무언가를 설명해 줬을 때 나를 이렇게 부른다는 건 궁금증이 생겼단 거다.
문제는 그 궁금증이 대부분 답하기가 애매한 물음이란 거고.
긴장감 속에 이어지는 연두의 말.
“그럼.. 햇빛 째면요…”
“응.”
“비타민을 먹는 거에요..?”
역시나 쉬운 질문은 아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비타민 D를 합성하는 거랑 먹는 건 섭취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생각 끝에 나는 대답했다.
“응, 거의 그런 셈이지.”
내 대답이 의아한 걸까.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한 연두의 표정.
또 다시 입을 연다.
“그럼요, 아빠..”
“응.”
“왜 햇빛은 맛이 업써요..? 연두가 먹은 비타민은 진짜 마싰었는데……”
“…”
동공이 흔들린다.
이렇게 연두는 종종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을 던지곤 했다.
“그건 말이야. 원래 비타민이라는 건……”
한참 설명해 준 후에야 납득한 연두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좌충우돌 설명을 끝낸 뒤 말했다.
“연두야.”
“네.”
“날씨도 좋은데 아빠랑 놀러 갈까?”
아무리 비타민 D가 좋다고 해도 이렇게 계속 뒹굴거릴 수는 없는 노릇.
집에만 있기에는 아까운 날씨였다.
연두가 동그래진 눈으로 물었다.
“어디요..?”
“그러게. 어디 가지.”
마땅히 떠오르는 장소가 없었다.
차를 타고 가야 할 지, 가까운 데를 가야 할 지도 애매하고.
그때였다.
위이이잉.
마루 위에 놓아둔 핸드폰이 진동했다.
손을 뻗어서 보니 윤우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이 녀석.’
누나한테 뻥이란 뻥은 다 친 녀석.
맨날 져 놓고 이겼다고 하고 학창시절 남 연애사까지 말한 실오라기같이 가벼운 입을 가진 녀석.
삼자대면까지 갈 필요도 없지.
“잠깐만, 연두야.”
해명을 요구할 생각으로 전화를 받았다.
그런 내 마음과 달리 곧바로 귀에 들어오는 쾌활함 가득한 목소리.
“야, 주원아!”
일단은 할 말은 잠깐 미뤄둔 채로 대답했다.
“왜.”
“뭐 하냐?”
“연두랑 같이 비타민 D 합성하면서 누워있는 중.”
“.. 초장부터 열 받게 하네.”
“하하, 누가 할 소리를.”
팽팽한 신경전이었다.
먼저 입을 뗀 건 윤우였다.
“우리 누나 만났다며.”
“어, 그랬지. 너……”
“잉? 나 뭐?”
“윤영이누나한테 아주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했더라?”
“뭔 얘기?”
역시 이럴 줄 알았다.
태연하게 오리발을 내미는 게 녀석답다.
옆에 연두가 듣고 있어서 내용까지 말하는 건 무리였다.
고개를 휙휙 저으며 말했다.
“됐고 왜 전화했는데?”
“아, 맞어. 너 지금 시간 되냐?”
“시간?”
“응.”
“왜? 날씨 좋아서 연두랑 어디서 놀면 재밌게 놀았다고 소문이 날까 머리 맞대고 고민중이었는데.”
“.. 그만 화 나게 해라.”
“크크.”
재밌어 죽겠네.
윤우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선 말했다.
“아무튼 프리하다는 거지?”
“응.”
“그럼 잠깐만 연두 좀 바꿔줘.”
“왜. 나한테 말해.”
“아, 좀. 잠깐만.”
결국 핸드폰을 연두에게 건네줬다.
연두가 자그맣게 말했다.
“여보세요..”
“연두야! 윤우삼촌이야!”
“아!”
이름을 들으니 바로 알아채는 연두.
윤우는 신나서 말했다.
“있잖아. 윤우삼촌이 부탁이 하나 있는데.. 말해도 될까?”
잠깐만. 왜 이렇게 열 받지.
이 녀석이 이런 말투를 구사하니까 절로 주먹이 쥐어진다.
그럼에도 천사같은 연두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말해도 대요!”
“고마웡! 그럼 말야.. 연두야…”
“네에.”
“삼촌들이랑 아빠랑 같이 풋살.. 아니, 축구하러 안 갈래?”
“…?”
너무 뜬금없는 제안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갑자기 풋살이라니.
아니, 그보다 더 이해가 안 가는 게 있었다.
핸드폰을 건네받고선 말했다.
“야. 풋살하자는 걸 왜 굳이 연두한테 말하는 건데?”
“아니, 그야..”
“그야 뭐.”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녀석은 얘기했다.
“연두가 간다고 하면 너는 프리패스니까, 흐하하!!”
“…”
맞는 말이라 나오지 않는 말.
역시 친구지만 정말이지 열 받는 녀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