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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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8화. 하트 연두부
이 정도면 미리 기다리길 잘했다고 해야 할까.
현 시각, 오전 11시 55분.
연두부콘은 예정 시각보다 정확히 5분 일찍 모습을 드러냈다.
채팅창은 난리가 난 상태다.
-말랑말랑 연두부!
심플한 작명이다.
폭신폭신이나 보들보들이랑 고민하긴 했는데 결국 말랑말랑으로 정했다.
왜냐고? 연두가 그걸 원했거든.
‘원했다기보다는 표현했다는 게 맞겠지만.’
촉감에 꽂힌 건지, 연두부콘을 그릴 때마다 연두가 가장 많이 뱉은 단어가 말랑말랑이었다.
말랑말랑 연두부.
이렇게 보니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던 거 같다.
잘 어울리는구만.
‘뭐, 중요한 건 내용물이지만.’
물론 알고 있다.
그야, 내가 제작자니까.
조금 과장을 섞자면 이 자리에서 72종의 이모티콘을 전부 빠짐없이 읊으라 해도 가능할 정도다.
겹치는 게 많기도 하고.
‘그래도 느낌이 다르겠지.’
소비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연두부콘은 느낌이 또 다를 터였다.
내가 만든 이모티콘을 내가 산다는 게 웃기긴 하지만.
별로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달칵.
구매 버튼을 눌렀다.
촤라락!
연두부콘이 쭉 떠오른다.
전부 내가 디자인하고 손수 그린 것들이다.
모두 기대되긴 했지만, 역시 가장 써보고 싶었던 건 이 녀석이지.
연두의 원픽이기도 하고.
탁.
엔터를 누르자 재생되는 모션.
늘 그렇듯 뚱한 표정으로 선 연두부가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더니 녹아서 흘러내린다.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하하.”
역시 느낌이 달랐다.
이렇게 상용화된 연두부콘을 보는 건.
다행히 예상과 달리 아쉽게 표현됐다거나 하는 부분은 없었다.
톡. 톡. 톡.
재미가 들린 나는 이후에도 연두부콘을 사용해 봤다.
타인에게 보낸 건 아니었다.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는 메신저에는 이럴 때 꽤나 유용한 기능이 있으니까.
[나와의 채팅]거창한 건 없었다.
말 그대로 나한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혼자 놀 수 있는 공간이다.
평소에는 거의 쓸 일이 없지만 이럴 때는 좋았다.
“흐흐흐.”
그렇게 나는 한참을 연두부콘을 남발했다.
실실 웃으며.
내 입으로 이런 말을 하기는 뭐하지만, 제삼자가 본다면 변태라 오인할지도 모를 웃음소리였다.
그런 탓에 괜히 제 발이 저린 걸까.
지이잉!
단순한 진동음이었는데도 화들짝 놀라 크게 몸을 들썩였다.
진동의 정체는 핸드폰이었다.
PC버전을 사용하고 있던 터라, 핸드폰은 책상 위에 올려둔 상태였다.
슥.
핸드폰을 들어 바라봤다.
유아름 : 오빠, 추카추카! ㅇ녀두부콘 너무 예뻐요!(신난 연두부)
마음이 급했는지 오타가 보인다.
그 와중에 또 잊지 않고 이모티콘은 추가했네.
폴짝폴짝 뛰는 미니 연두부들의 모습이 담긴 연두부콘이었다.
흐뭇하게 웃던 와중,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한발 늦었군.’
지인들에게는 선물로 보내줄 생각이었다.
연두티콘 때처럼.
그런데 간과한 게, 그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출시를 미리 알리지 않은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주변에서도 연두부콘이 나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름이가 이럴 정도면……’
역시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진동이 마구 울리기 시작했다.
채팅창을 띄운 나는 실소를 내뱉었다.
‘이 녀석들…’
친구 녀석들이 있는 단톡방.
너무 시끄러워서 무음으로 해 두고 깜빡 잊고 있었는데 실시간으로 메시지가 쌓이고 있다.
어떤 대화 중인지는 안 봐도 알 거 같다.
그 밖에도,
오범재 : 쉣! 떴다!! 형 제가 첫번째죠 ㅋㅋㅋㅋ(으쓱 연두부)
요란한 메시지.
아쉽지만 첫 번째는 아니야, 범재야.
오예림 : 우아오아우와아!! 허그규… 연두부콘 너무 예쁘자나요오 ㅠㅠㅠ(감동한 연두부)
역시나 요란한 메시지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연두부콘까지.
예림이답다.
이쯤 되면 빠질 수 없는 녀석이 있지.
조동건 : 행님!!! 웅장이 가슴해집니다…(황홀 연두부)
안타깝게도 이 드립은 이미 봤는데.
큭큭 웃음이 나왔다.
어쩐지 이 녀석들은 성인이 됐는데도 고딩 때 그대로인 거 같단 말이지.
꼭 지금이 아니라 몇 년이 지나도 내 눈에는 그럴 거 같다.
조금 지나서 날아온 건 우영이의 메시지였다.
선우영 : 형 축하요.(빵빠레 연두부)
녀석답게 짤막한 축하 메시지였다.
그런 와중에도 빵빠레를 터트리는 연두부콘은 같이 보냈네.
입꼬리를 올리며 답장을 보냈다.
이주원 : 땡큐. 뭐 해?
칼답이 돌아온다.
선우영 : 과제요.
이주원 : 학교생활은 할 만하고?
선우영 : 그냥 쏘쏘요.
우영이는 홍원대 미대에 진학했다.
어쩌다 보니 비교적 나랑 가장 많이 교류하는 녀석이기도 했다.
함께 작업한 게 많으니까.
그 과정에서 우영이의 커리어도 함께 쌓인 건지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제의가 많다고 한다.
전부 거절했다고 하지만.
왜냐고 물으면 우영이는 한결같이 답했다.
‘그냥, 재미없을 거 같아서요.’
학업 때문에도 아니고 재미없을 거 같아서.
여전히 우영이다운 이유였다.
그래서 한 번은 내가 제안하는 건 왜 하는 거냐고 조금은 속 보이는 질문을 하니 녀석은 대답했다.
‘재밌을 거 같아서요.’
뭐, 그런 녀석이었다.
여전히 우영이는 우영이라는 뜻이다.
그와 별개로 좋은 일이었다.
제안이 들어온다는 건, 우영이가 독자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이니까.
실제로 우영이에게는 그런 실력이 있었다.
아마 지금도 졸업 이후에도 일이 없다는 이유로 쉴 일은 없겠지.
이 업계에서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좋은 일이었다.
‘그래.’
우영이는 나보다 강한 녀석이다.
소중한 사람이 곁을 떠났을 때 미술을 놓지 않은 것만 봐도 그랬다.
분명히 앞으로도 잘 해내겠지.
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기왕 잘할 거라면……’
꼭 혼자일 필요는 없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버팀목이 없다면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게 사람이니까.
그리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나는 미래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작화팀을 만들고 싶다는.
그 그림은 꽤나 구체화 된 상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계속 달려왔고 실행하는 것도 이제 곧이었다.
나는 그 안에, 우영이가 있었으면 했다.
그때였다.
지이잉.
재차 울리는 진동에 발신인을 보니 이번에는 다름 아닌 할머니였다.
바로 채팅창에 들어갔다.
그러자 보이는 것.
(연두부콘)
끝이었다.
가장 기본 연두부콘이 띡 하나 와 있었다.
왜인지 웃음이 흘러나왔다.
“흐흡.”
우영이보다 쿨한 할머니였다.
***
하루 동안 여기저기서 많은 축하 메시지가 날아왔다.
“헤헤…”
학교에서 돌아온 연두도 핸드폰 삼매경이다.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이렇게 오래 핸드폰을 붙들고 있는 연두의 모습을 보는 건.
“그렇게 좋아, 연두야?”
“네에..”
샐샐대며 웃다가도 한 번씩 칭얼대듯 얼굴을 찡그리며 연두는 말하곤 했다.
“너무 어려워여..”
“뭐가?”
“핸드폰 글씨 쓰기…”
확실히 그랬다.
손 글씨에 비해 아직 핸드폰 글씨 쓰기는 체화가 되지 않은 연두였다.
학교에서 타자 연습은 가르치고 있는 거 같긴 하지만, 핸드폰 타자는 키보드와는 또 다르니까.
“흐흐.”
비유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꼭 우리 할머니 같다.
시선을 고정한 채로 눈에 힘을 주고서 한 글자 한 글자 신중하게 누르는 모습이.
심지어 완전 독수리 타법이다.
톡. 톡.
문득 떠올랐다.
피아노를 칠 때의 현란한 연두의 손가락 움직임이.
건반이 핸드폰 타자로 바뀌었을 뿐인데, 그 갭 차이가 웃음 포인트였다.
‘귀여워 죽겠네.’
결국 못 참고 카메라를 들어 영상으로 그 모습을 담았다.
아, 참.
연두는 혼자 놀고 있는 게 아니다.
핸드폰을 손에 든 연두가 난입한 곳은 고딩 녀석들의 단톡방이었다.
오범재 : 연두니? 너 진짜 연두야??
이주원 : ㄹ. 아냐두
오범재 : ???
오예림 : 오빠가 장난치는 거 아니야?
조동건 : 어휴, 예림아.. 그렇게 행님을 봤는데도 모르냐? 행님은 이런 장난 안 치지 ㅉㅉ
오예림 : 동건아.
조동건 : ㅈㅅ
역시 빠른 사과다.
그와 별개로 동건이의 말이 맞긴 했다.
실제로 핸드폰을 쥐고 있는 건 내가 아닌 연두니까.
“으으..”
답답함에 연두가 발을 동동 구른다.
생각 이상으로 타자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다.
다시 연두는 신중을 기했다.
톡. 톡. 톡.
이주원 : 마ㅈ아요.욘두.
“푸흣.”
이쯤 되면 신기할 정도다.
노린 것도 아닌데.
이런 엄청난 채팅을 칠 줄이야.
심지어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연두는 중얼거린다.
“요, 욘두가 아니라 연두인데.. 헤.”
결국 나는 또 배꼽을 잡아야 했다.
끅끅 웃음을 참으며 나는 뒤에서 연두의 모습을 바라봤다.
카메라를 든 채로.
한편, 단톡방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1이 안 사라지는 걸 보니.’
주연이는 자리를 비운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고딩 녀석들 중에서도 유일하게 아직 메시지가 오지 않았지.
뭐, 그럴 수도 있다.
꼭 이모티콘을 출시했다고 모두에게 연락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걸리는 점이라면, 주연이는 연락을 하지 않을 아이가 아니라는 거겠지.
오히려 누구보다 빠르게 할 아이다.
‘연락해 봐야겠어.’
오늘 중으로 연락해볼 생각이다.
꼭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오디션을 포함한 현 상황에 관해서도 듣고 싶으니까.
어쨌거나 녀석들은 지금 대화하는 게 연두라는 걸 눈치챈 거 같았다.
오예림 : 흐아앙! 연두야 ㅠㅠ
조동건 : 이게 얼마만인가~ 연두는 초등학생이 됐어~
오범재 : 연두 왔는데 무슨 개드립이야. 그리고 연두 초등학교 들어가고도 봤으면서.
조동건 : 아, 오범재 인싸 아니네…
오범재 : 그 드립을 재밌어하면 그게 인싸가 아닌 거지.
오예림 : 연두야, 보고 시퍼어 ㅠㅠ
수많은 채팅이 쏟아진다.
스크롤이 몇 번이나 올라갈 때즈음 연두는 짤막한 채팅 하나를 완성했다.
비록 완성형은 아니긴 했지만.
이주원 : 연ㄴ두더 보고 십ㅍ퍼요(하트 연두부)
우선 깨달은 문제점이 연두는 잘못 쓴 걸 지우는 법을 모른다.
한 번 실수하면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끙.
연두라고 해서 완벽하지 않다는 걸 모르는 게 아니다.
타협할 뿐이지.
보내고 나서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어딘가 불퉁한 표정을 짓는 걸 보니 또 웃음이 새어 나온다.
그 와중에 연두부콘 선택은 또 기가 막힌다.
눈이 하트가 된 연두부.
오예림 : 지금 어디야, 연두야?(연두부의 질주)
오범재 : 오늘부터 이것만 쓴다.(하트 연두부)(하트 연두부)(하트 연두부)
조동건 : 연두가 나를 보고 싶대…
오범재 : ㅋㅋㅋ 누가 보면 너만 보고 싶다고 한 줄 알겠네.
조동건 : 넌 안 보여?
오범재 : 뭐가.
조동건 : 저 말 앞에 숨은 연두의 마음이. ‘동건이오빠가 제일’이라는 수식어가.
이어붙이면 ‘동건이오빠가 제일 보고 싶어요’가 된다.
오범재 : 너 그 정도면 병이다.
알쏭달쏭한 표정의 연두.
얼마 후에 채팅방을 나간 뒤에 들어간 곳은 할머니의 메신저 창이었다.
***
주원의 할머니 민홍임.
방석을 깔고 마룻바닥에 앉은 그녀는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화면에 떠오른 건 손주가 선물한 연두부콘이었다.
“재주도 좋네, 그놈의 조대새끼.”
그렇게 중얼거리는 민홍임의 입가에는 본인도 자각하지 못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72종의 연두부콘.
적지 않은 종류였지만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그녀는 눈에 담았다.
또 그녀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하긴.. 하연이가 나쁜 머리는 아니었어.”
“손재주도 좋았고.”
“그랬지, 그랬어. 주원이 생긴 것도 아빠보다는 엄마를 닮았으니까는…”
“이서방도 닮은 구석이 조금은 있겠지만서도……”
이서방 의문의 1패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아직도 민홍임의 마음 한구석에는 막내딸을 향한 애틋한 감정이 남아있었다.
아니, 남아있는 정도가 아니라 생생했다.
‘그래. 하연이를 더 닮았어.’
그리고 그런 딸을 닮은 손주에게도 애착이 갈 수밖에 없었다.
한때는 주원이를 보는 게 괴로웠던 적도 있었다.
업은 채로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자랑을 할 정도로 예쁜 아이였지만, 딸이 허망하게 간 뒤로 주원이를 볼 때마다 하연이가 떠올랐으니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하연이는 떠올랐다.
그러나 전처럼 마음을 괴롭게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
어느 순간부터 주원이와 그 딸아이인 연두를 보는 건, 그다지 미련이 없었던 삶의 낙이 되었다.
그때였다.
지이잉.
이주원 : 할ㄹ머니
이 녀석이 웬일이지.
연락은 자주 하는 편이었지만 아까 통화했는데 또 메시지를 하는 게 의아하다.
의아하면서도… 왜인지 웃음이 난다.
민홍임 : 뭐야.
마음과 달리 까칠하게 답했다.
1이 사라지면 본 거라 했지.
한참 동안 답을 기다리고 있던 민홍임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뭐시여.’
답이 안 온다.
1이 사라진 지 한참 지났는데도 답장이 오질 않는다.
이상하네.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깜빡였다 뜨는데,
이주원 : 보ㅗ고 시퍼요.
“…?”
민홍임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오른다.
…… 보고 싶다고?
왠지 모르게 오타가 이어지긴 했지만, 크게 심한 건 아니었던 터라 그녀는 미처 의심하지 못했다.
메시지를 보내오는 게 주원이가 아닌 연두일 거라는 걸.
한동안 그녀는 핸드폰을 쥔 채로 얼어붙었다.
대체 뭘까.
갑자기 메시지로 이런 말을 보낼 녀석이 아닌데. 아까는 별말 없더니.
괜히 그녀는 헛웃음을 뱉었다.
“.. 허!”
선물하기 기능이나 알려달라니까.
“장난인 거 모를 줄 알고?”
주원이는 장난이 많은 녀석이었다.
틈만 나면 예전에 업고 다녔던 이야기를 꺼내서 곤혹스럽게 만들곤 하니까.
그 속셈에 내가 걸릴 줄 알아?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민홍임 여사의 안면근육은 하나둘 통제권을 잃고 있었다.
보고 싶다.
그 짤막한 손주의 말이 가져온 파급력은 생각보다 컸다.
민홍임은 고민에 빠졌다.
“뭐라 보내야 혀.”
순순히 당해줄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보고 싶다는 말에 너무 매정하게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장난이라고 해도.
꽤나 긴 고민 끝에 그녀는 채팅을 두드렸다.
민홍임 : 장난인 거 모를 줄 알어?
결국 처음 한 생각 그대로의 채팅이었다.
또 한동안 오지 않는 답장.
기다림이 길어지니 자연히 민홍임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 맞겠지, 장난?”
설마 보고 싶다는 말이 진심이었다면.
그래서 어렵게 꺼낸 말이라 답장도 그렇게 느렸던 거라면.
충분히 서운할 법도 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다가 괜히 민홍임은 큰소리를 쳤다.
“사내새끼가 겨우 그걸로 삐지면 써?”
“흥! 나는 못 삐지는 줄 알고.”
“어디 누가 이기나……”
지잉.
그때 울리는 진동음.
뭐라 중얼거리고 있었는지도 잊고서 그녀의 시선은 핸드폰을 향했다.
이주원 : 장난 아니애요.
이젠 정말 모르겠다.
답장하는 것도 잊고 민홍임은 괜히 볼을 한 번 꼬집어봤다.
따끔한 게 꿈은 아니다.
한참이 지나 또 떠오르는 메시지에 그녀는 두 손 두 발을 다 들 수밖에 없었다.
이주원 : 사랑해여
톡.
그 말과 함께 날아온 연두부콘.
하트 연두부.
아무래도 오늘 손주가 어디 아픈 게 틀림없다고, 민홍임은 그렇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