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604)
604화. 우정
공연이 끝난 뒤.
약속대로 나와 연두는 유서영을 따라 인터뷰 장소로 이동했다.
‘다행이야.’
결과에 따라 인터뷰 텐션이 달라졌을 텐데.
다행이었다.
주연이가 2등으로 데뷔한 걸 확인했으니 홀가분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듯하다.
연두도 마찬가지고.
‘데뷔에 실패했으면 어땠을지.’
아마 연두는 주연이보다 더 축 처졌을 거 같다.
지금은 그 반대였다.
누가 보면 데뷔하는 게 주연이가 아닌 연두라 생각할 정도다.
텐션이 오를 대로 올랐거든.
“.. 흐흣.”
그 모습을 보며 카메라를 세팅하던 유서영이 쿡쿡 웃음짓는다.
“역시 그 말이 맞네요.”
“네?”
“연두를 실제로 본 연두부들이 말하잖아요. 연두는 실제로 봐야 한다고.”
실제로 그렇다.
댓글창에 숱하게 나오는 댓글이다.
빙긋 웃으며 물었다.
“화면이랑 다른가요?”
그 말에 잠깐 생각하던 유서영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다르다기보다는.. 증폭된 느낌이에요.”
“증폭이요?”
“네. 화면으로 보던 모습이요. 귀여움, 에너지, 그리고 연두성분도요.”
담소를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카메라 세팅이 완료됐다.
오랜만이다.
이렇게 각 잡고 하는 인터뷰는.
‘뭐, 긴장할 필요는 없겠지.’
긴장은 아까 순위발표 때 충분히 했다.
어차피 주연이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룰 테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하는 걸로 충분했다.
미리 어느 정도는 들어두기도 했고.
그걸 토대로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한 인터뷰였다.
“그럼 시작해도 될까요?”
“네.”
나란히 앉은 연두를 향해서도 물었다.
“연두도 준비됐지?”
“네에!”
“그럼 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틱.
버튼을 누르는 동시에 인터뷰가 시작됐다.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식은 죽 먹기였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연두튜브에서 몇 번이고 해서 단련됐으니까.
“안녕하세요, 연두 아빠 초록입니다!”
“아, 안녕하세여.”
그에 질세라 연두도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다.
“초록 딸 연두입니다..!”
“푸흣!”
평소와는 다른 패턴의 인사에 그만 웃음이 터졌다.
인터뷰 시작부터 곤란한데.
아마 앞선 내 인사를 연두의 시점에서 응용을 한 모양이다.
“…”
아뿔싸.
이제 보니 유서영은 정도가 더 심했다.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로 끅끅거리며 간신히 웃음을 참고 있다.
연두는 고개를 갸웃한다.
“.. 으응?”
왜 웃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뭐, 그렇겠지.
연두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자기소개를 했다고 생각할 테니.
실제로 틀린 말도 아니고.
‘맞잖아, 초록 딸.’
단지 그 어감이 웃겼을 뿐이다.
겨우 웃음이 사그라든 유서영은 평정심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네, 감사합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이곳은 프로젝트 101 파이널 무대가 펼쳐진 공연장 근처입니다. 거기서 저는 우연히 초록님과 연두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어떻게 된 건지 초록님께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조금 쑥스럽긴 간단히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분장을 한 것부터 기자님을 만난 계기.
설명하고 나니 웃기네.
“분장이 효과가 있었나요?”
“네, 있었죠.”
“한 번 착용해 주실 수 있나요? 그때 쓴 선글라스랑… 또 뭐라고 하셨죠?”
그 물음에는 연두가 대신 대답했다.
“매직 글래스!”
“아, 맞아요. 매직 글래스.”
“예은이가 선물해준 거에요..!”
신이 난 연두는 바로 매직 글래스를 착용했다.
급하기도 해라.
피식 웃으며 나도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어떤가요? 감쪽같나요?”
“정말 감쪽같네요. 저도 연두가 매직 글래스를 떨어트리는 걸 못 봤다면 알아채지 못했을 테니까요.”
“하하, 뿌듯하네요.”
그렇게 우리는 셀럽답게 나란히 안경을 착용한 채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보다시피 초반은 가벼운 담소 형식으로 진행되는 인터뷰였다.
이윽고 본격적인 질답이 시작됐다.
“그래서 응원하는 연습생이 있어서 공연장을 찾았다고 하셨는데, 그 연습생이 누군지 여쭤봐도 될까요?”
“물론이죠.”
살짝은 거짓 없는 밑밥을 깔았다.
“사실 애청자라 모든 연습생을 응원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응원한 연습생은 주연이.. 아니, 하주연 연습생이에요.”
“아! 하주연씨라면 오늘 2등을 한 연습생 말인가요?”
“네.”
“기쁘시겠네요. 응원한 연습생이 2등으로 데뷔를 하게 됐으니.”
“.. 정말 기쁘죠.”
아까의 장면을 생각하니 다시금 벅차오르는 기분이다.
“얼마나 노력했는지 쭉 봐 왔으니까요. 오래전부터. 그치, 연두야?”
“네에..”
역시나 상기된 얼굴로 연두는 말한다.
“.. 너무너무 기뻐요.”
“반응을 보니 얼마나 끈끈한 사이인지 짐작이 가네요. 그럼 연두양?”
“네.”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데, 하주연 연습생 다음으로 응원한 참가자가 있을까요?”
흥미로운 질문이다.
아마 이 인터뷰를 보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거다.
나야 답이 짐작이 갔지만.
“세은이언니…”
역시나.
예상한 답변에 옆에서 내가 덧붙였다.
“유세은 연습생을 말하는 거 같네요.”
“아.”
고개를 끄덕이며 유서영이 재차 묻는다.
“왜 유세은 연습생을 응원했는지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그 말에 잠깐 생각하던 연두는 말했다.
“세은이언니는 주여니언니한테 춤 많이 알려줬어요. 그리고……”
“그리고?”
“아름다운 경쟁 했어요..”
설레는 목소리로 덧붙인다.
“꼭.. 꼭 연두도 하고 싶어요…”
“뭐가 말이죠?”
“아름다운 경쟁.”
그 뒤에 환하게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얘기한다.
“그러니까.. 연두는 세은이언니랑도 친해지고 싶어요..!”
난데없이 유세은을 향해 공개 구애를 하는 연두였다.
***
갑작스러운 공개 구애.
그 뒤에는 이런저런 문답이 이어졌다.
분장을 하게 된 계기와, 공연이 끝난 뒤 인터뷰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랬군요.”
슬슬 끝이 나는 분위기.
그 속에서 유서영은 이야기를 꺼냈다.
“마지막에 하주연 연습생 소감 발표 들으셨죠? 초록님이랑 연두한테 고마움을 표현하는 말이었는데.”
“네, 들었습니다.”
“그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기분이라.
돌이켜보면 복합적인 감정이었던 거 같다.
“그렇게 생각해줬다는 사실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낯간지러웠던 거 같아요.”
“왜죠?”
“주연이는 스스로 힘으로 거기까지 올라간 거니까요.”
말 그대로였다.
프로그램 기간 동안 내가 한 거라고는 본방사수와 주연이에게 닿지 않는 응원뿐이었다.
2등을 거머쥔 건 오로지 주연이의 노력이다.
그런 나를 향해 유서영은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건넸다.
“아마 초록님은 모르는 무언가가 있지 않았을까요?”
“무언가요?”
“아, 뭘 알고 드리는 말씀은 아니구요. 꼭 실질적인 도움이 아니더라도 정신적으로 위안이 되기도 하니까요.”
정신적 위안이라.
더 모르겠다.
주연이에게 나랑 연두가 그 정도의 존재였을지.
“그래도 하주연 연습생이 고마움을 표현했는데, 초록님이랑 연두도 답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네. 안 그래도 인터뷰가 끝나면 전화하려고……”
“.. 흐흣.”
왜인지 웃음을 짓더니 그녀는 말했다.
“그것보다는 영상편지가 좋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아.”
내가 눈치가 없었군.
영상편지라면 나도 연두도 경험이 있다.
신혼여행을 간 수찬쌤에게 영상편지를 보낸 적이 있으니까.
“먼저 초록님부터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먼저 뱉은 건 평범한 축하 멘트였다.
그 뒤에 얘기했다.
“프로그램 내내 힘들었을 텐데 큰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주연아.”
영상편지이니 말은 편하게 했다.
씩 웃으며 덧붙였다.
“그래도 첫 콘서트에 가겠다는 약속은 지켰다? 그렇다고 다음 콘서트 초대 안 해 주면 삐질 거라는 건 알아두고. 앞으로의 활동 응원할게!”
그렇게 장난스레 끝맺었다.
다음은 연두 차례였다.
“주, 주연이언니..”
조금은 어색하게 시작한다.
“데비 축하해여!”
여지없이 정직한 발음이다.
아까 공연장에서의 장면이 겹쳐 보여서 웃음이 나왔다.
“많이 보고 싶어요.”
왜인지 오늘따라 돌직구 마스터가 된 거 같다.
“돼지저금통에 돈 많이 모았으니까, 연두가 맛있는 거 사 줄게요!”
“뭐 사 줄 건데?”
내 물음에 연두가 살짝 고민하더니 답한다.
“주연이언니가 좋아하는 소시지!”
“하하, 연두가 좋아하는 거 아니고?”
“아니에여! 연두가 물어봤는데 주연이언니도 엄청 좋아한다고 했어요..!”
글쎄다.
확실한 건 주연이에게 물어봐야 알 거 같았다.
어쨌거나 그렇게 끝이 났다.
주연이를 향해 보내는 나와 연두의 답장, 영상편지가.
그에 따라 인터뷰도 끝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요.”
“네.”
“아는 형아에서 작화팀을 만든다는 걸 밝히신 후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계신데요. 혹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볼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마지막 질문은 우리와 관련된 거 같았다.
앞으로의 계획이라.
이 질문은 한마디로 답할 수 있을 듯했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건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네요.”
“반가운 소식이네요.”
유서영은 웃으며 연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연두는요?”
“.. 네?”
“연두도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나도 궁금했다.
생각할 수 있는 가짓수가 많았으니까.
아직 끝맺지 못한 콩쿠르, 단비음악대 완전체 공연, 선화제 준비 등등.
허나 연두의 입에서는 전혀 뜻밖의 답이 튀어나왔다.
“비밀통로!”
“네?”
“학교 안에 숨어있는 비밀통로를 찾을 꺼에요..!”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마무리되는 인터뷰였다.
***
식당 내부.
식사하며 정신없이 떠들던 와중 예림이가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모이니까 진짜 재밌당.”
“그러게.”
“오빠랑 연두도 왔으면 좋았을 텐데.”
그 말에 환하게 웃던 주연이가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을 받았다.
방금의 멘트 그대로.
“.. 그러게.”
무대 위에서 본 남자와 아이.
그게 오빠와 연두였다는 걸 깨닫고서 바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먹통이었다.
전화를 꺼 둔 건지 보지 않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쉽다. 같이 먹었으면 재밌었을 텐데.”
아쉬움이 들긴 했다.
사실상 오늘은 주연이에게 주어진 마지막 자유시간이었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니.
그때 들려오는 범재의 목소리.
“근데 진짜 대박이긴 하네.”
“응?”
“아니, 네가 무대 위에서 주원이형이랑 연두 본 거. 그냥 섰는데 그 정면에 둘이 있었다는 거 아니야.”
“그치.”
“대체 확률이 얼마인 거냐. 오우, 쉣. 이것도 연두성분의 힘인가?”
옆에서 예림이가 호들갑을 떨며 말한다.
“쭈여나. 그럼 진짜 둘을 보자마자 떨림이 멈췄어?”
“응.”
“와, 진짜 대박이다.. 그럼 원래는 노래도 제대로 못 부를 정도로 떨고 있었던 거야?”
주연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응, 그런 적은 처음이었어.”
“히잉.. 마음 아퍼…”
냅다 예림이는 주연이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우리 쭈여니, 진짜 쌓인 게 많았나 보다..”
“아냐, 아냐.”
그때 들려오는 목소리.
“나약하군.”
“…?”
“겨우 그 정도로 떨다니. 이제 더 많은 관객들 앞에 서게 될 텐데 겨우 그 정도로 떨면 어쩌겠다는 거냐! 어이, 더 강해지라고! 언제나 연두랑 행님은 네 앞에 있는 게 아니야!”
이번엔 또 무슨 컨셉일까.
그런데 웃음이 났다.
“그럼 너희가 와 주면 되잖아.”
“.. 엉?”
“오빠랑 연두가 못 올 때는 너희가 와 주면 되지. 왜, 안 올 거야?”
“아니……”
생각지 못한 반응에 뇌정지가 온 동건이.
범재가 쯧 혀를 차며 말했다.
“센 척 좀 자제하자, 동건아.”
“뭐?”
“그런 놈이 벌써부터 교생실습 걱정하고 있냐? 처음으로 애들 앞에 서면 떨릴 거 같다고. 그래서 교사로서의 위엄 떨어지면 어쩌…… 읍!”
뒤늦게 틀어막은 입.
세상 당황한 동건이가 눈이 동그래져서 말한다.
“아니, 범재야. 너 진짜 미친 거니?”
“읍!”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니? 꿈이라도 꿨니? 뭘 잘못 먹은 거 아니니? 아니면 머릿속으로 소설을 쓰고 그걸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거 아니니?”
“푸합!”
간신히 손을 떼어낸 범재가 켁켁대며 말했다.
“아니, 미친놈아. 숨 막혀서 죽을 뻔했다.”
“.. 나 조동건이라고.”
“근데.”
“천하의 상남자 조동건이 초딩들 상대로 쫀다고? 지어내더라도 좀 그럴듯하게 지어내지 그러니?”
상당히 킹받는 말투였다.
변함없는 둘의 말다툼에 예림이랑 주연이는 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흐흣.”
“아, 진짜 웃겨.. 조동건.”
“이건 또 어디서 배운 말투인데, 크흡.”
먼저 물러난 건 범재였다.
“그래, 그런 거로 하자.”
“…”
뭘까, 이 기분은.
이기고도 진 기분이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내려오니, 어쩌다 둘만 남은 상황.
“애들은?”
주연이의 물음에 동건이가 답했다.
“화장실 갔다 온다던데.”
“아.”
이상하다.
미묘하게 어색한 분위기가 맴돈다.
학창 시절을 통틀어 한 번도 둘만 있을 때 어색한 적이 없었는데.
정적을 깬 건 동건이의 한 마디였다.
“뭐, 잘해라.”
“응?”
“못할 줄 알았는데 어찌어찌 데뷔는 했으니까, 한 김에 잘해보라고.”
그 말에 주연이는 입을 삐죽 내밀고 답했다.
“뭐야, 그건. 악담이냐, 덕담이냐.”
“마음대로 해석해.”
그런 동건이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린 주연이는 말했다.
“너 설마 삐진 건 아니지?”
“.. 뭐?”
황당함 가득한 표정으로 동건이는 말했다.
“내가 삐져? 이 내가? 태어나서 들은 얘기 중에 두 번째로 어이없는 소리네.”
“첫 번째는 뭔데?”
“아까 오범재가 한 거짓말.”
“풋. 뒤끝 보소.”
“이보세요. 뒤끝이 아니라……”
“됐고, 삐진 거 아니면 됐어.”
“애초에 내가 왜 삐졌다 생각했는데?”
그 말에 주연이는 괜히 허공에 대고 휘파람을 불며 얘기했다.
“그냥 너 성격이면.. 내가 바빠져서 안 놀아줄까 봐 불안해할 거 같기도 해서……”
잠깐의 침묵.
주연이가 고개를 돌렸을 때 동건은 세상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냐고 물을 틈도 없이 들려오는 말.
“와.. 소름이다…”
“엥?”
“뭐니, 이 연예인병은? 설마 너 본인을 무슨 유이아나 쥐디, 아니 킹찬혁 정도의 톱스타라고 생각하는 거니? 아니면……”
무자비한 디스에 주연이의 얼굴이 점점 화끈 달아오른다.
동건이는 멈추지 않았다.
“진심으로 하는 충고인데 너 어디 가서 그런 얘기 하면 큰일 나. 여기서 나한테 하길 잘한 거라고. 매 일찍 맞은 셈 치고 빨리 고쳐. 그 어떤 병보다 무서운 게 바로 연예인병……”
“아오!!”
더는 못 참겠다는 듯이 주연이가 소리쳤다.
“너 진짜 죽을래?”
그 살기에 움츠러든 동건이가 답했다.
“… 아니요.”
“어디 가서 말 안 해! 그냥 겁 많고 쫌생이 같은 너 성격에 괜한 걱정할까 봐 한 말이라고! 진짜 초딩도 아니고!”
“잠깐만. 쫌생이? 초오딩?”
“그래! 너 전공 잘못 정했어! 초딩보다 정신연령 어린 게 무슨 초등학생을 가르치겠다고……”
“와우. 말 다 했냐?”
“다 했다!”
그렇게 둘이 열을 올리는 와중에 걸어 나오는 둘.
범재와 예림이었다.
“너네도 진짜 대단하다. 그 잠깐 둘만 놔뒀다고 싸우고 있냐.”
“아니, 얘가……”
“하주연이……”
동시에 입을 연 둘은 서로를 바라보고선 고개를 홱 돌린다.
자주 있는 일이었다.
최근에는 거의 만나지 못해서 간만이긴 했지만.
슥.
범재와 예림이는 몰랐다.
반대로 고개를 돌린 둘의 입꼬리가 올라가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