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69)
**************************************************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
69화. 낯선 파일
단비어린이집 자유시간.
어린이집 교사 유미경이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을 바라봤다.
아이들이 한 아이를 중점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었다.
“연두야! 동물원 어땠어?”
“시은이랑 같이 간 거지?”
“와아, 재미썼게따! 무슨 동물 구경했니..?
………
………
연두를 향해 계속해서 쏟아지는 질문들.
동물원에 갔다는 사실이 부러워서 하는 질문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야, 전부 한 번쯤은 동물원에 간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니까.
‘그것보다는.. 알고 있어서겠지.’
꽤 긴 시간을 함께 보낸 아이들이니 잘 알고 있을 터였다.
연두가 얼마나 동물원에 가고 싶어 했는지.
그래서인지 동물원에 갔다 온 연두에게 관심이 쏠린 듯했다.
‘워낙 인기가 많기도 하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어린이집 안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가 연두라는 건.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연두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는 없었다.
심지어 교사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교사들끼리 대화하다 보면 꼭 누군가의 입에서 연두의 이름이 나왔다.
왜 그런 거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간단했다.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아이니까.’
처음에 연두를 봤을 때 들었던 느낌은 단순했다.
그저 ‘어떻게 이렇게 예쁘게 생겼지?’라는 외모에 대한 순수한 감탄.
하지만 지켜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드는 생각도 바뀌었다.
단순히 얼굴만 예쁜 아이가 아니구나 하고.
예쁜 얼굴 속에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들이 가득한 아이.
연두는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아이였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는.
“동무런에서……”
친구들의 질문이 쏟아진 후, 연두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펭귄이 넘어졌는데 무사해서 다행이었다는 게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연두의 말에 집중했다.
“구리고 코끼리아저씨랑 코리도 밨는데……”
물론 코끼리아저씨가 똥을 싼 건 친구들에게 비밀이었다.
이야기를 이어갈수록 연두는 점점 신이 났다.
재밌었던 만큼,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 역시 즐거웠으니까.
한편 옆에 있는 시은이는 그런 연두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씩씩하게 발표하는 동생을 바라보는 언니의 모습 같았다.
그 와중에 한 아이가 질문을 던졌다.
“연두야. 그럼 호랑이도 봤어?”
“으응! 연두한테 가까이 거러오는데.. 엄청 무서워써..”
“크흠..”
호랑이 얘기에 민우가 괜히 헛기침을 내뱉었다.
입이 간질간질했지만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연두한테 잘 보이려 호랑이를 이겼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들통난 적이 있었으니까.
더군다나 옆에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동훈이 형도 있었다.
민우가 호시탐탐 끼어들 틈을 찾고 있는데, 다영이가 속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부럽다.. 나도 연두랑 시은이랑 같이 놀러 가고 싶은데……”
“나도…”
“나두 가고 싶다…”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다. 신나게 이야기하던 연두의 얼굴에 당황감이 일었다.
어쩔 줄 몰라하는 연두의 표정을 눈치챈 걸까?
옆에서 시은이가 아무렇지 않게 입을 열었다.
“가면 되잖아.”
“.. 으응?”
“다 같이 놀러 가면 되지. 연두랑 나랑.”
“우, 우리 다 같이..?”
시은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지 단순하고 명쾌한 해답이었다.
아이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원래대로 돌아갔다. 그제야 연두의 표정도 다시 밝아졌다.
이번에는 한 살 많은 동훈이가 말을 꺼냈다.
“연두야.”
“네, 오빠!”
연두는 한결같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존대하고 있었다.
아빠와 함께 시골에 올라갔을 때의 기억 때문이었다.
선동이라는 오빠한테 ‘나 여섯 살이거든? 반말하지 마!’라고 들었던 기억.
그 후부터는 웃어른 공경을 확실하게 하고 있는 연두였다.
연두의 존댓말에 동훈이는 괜히 통통한 볼을 붉히며 말했다.
“.. 그럼 어제 놀이기구도 탔니?”
“네! 타써요..!”
“청룡열차도 탔어?”
청룡열차. 생각만 해도 몸이 떨리는 놀이기구였다.
연두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에.. 탔눈데 너무 무서어서 마니 우러써요…”
“그, 그랬……”
동훈이가 위로를 해 주려는 찰나.
기회를 노리고 있던 민우가 이때다 하고 끼어들었다.
“나눈 하나도 안 무섭던데!”
연두가 민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 미누도 청룡열차 타써..?”
“응. 하나도 안 무서워서 손도 노코 탔다?”
“우아.. 연두는 무서어서 아빠 손 꽉 자밨는데…”
“…”
사실은 청룡열차를 탄 다음 엄마 품에 안겨서 한참을 운 민우였다.
순간, 민우의 머릿속에서 하얀색과 검은색 요정이 충돌했다.
‘계속 거짓말을 하면 연두가 속상해할 거야, 민우야!’
‘아니? 이번에는 절대 안 들킬 거야. 이대로 거짓말해서 연두한테 잘 보이자!’
두 요정의 속삭임 속에 민우의 갈등이 시작됐다.
갈등 속에 민우가 연두를 빤히 바라봤다.
‘.. 하야타.’
신기할 정도로 연두가 하얗게 보였다.
그러자 머릿속에서 하얀 요정의 말이 점점 크게 들려왔다.
결국 마음을 정한 민우는 우물쭈물하며 입을 열었다.
“여, 연두야..”
“응?”
“사실.. 나 거짓말 해써. 청룡열차 타고 엄청 우렀거든..”
양심고백을 한 민우는 고개를 푹 숙였다. 또 거짓말을 했으니 연두가 실망했을 게 분명했다.
연두가 자신을 싫어할 거라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런데 그때, 전혀 생각지 못한 말이 민우의 귀에 들어왔다.
“헤헤, 우리 둘 다 우렀네..? 똑같다..!”
연두는 그렇게 말하며 아무렇지 않은 듯 자신을 바라보고 웃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나올 거 같았던 눈물이 쏙 들어갔다.
하얀 요정의 말을 듣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민우도 환한 웃음으로 화답하며 맞장구쳤다.
“크크, 맞아! 연두랑 나랑 똑같다!”
이후에도 아이들은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
자유시간이 끝나갈 무렵, 마지막으로 한 아이가 물었다.
“참! 그럼 연두 너는 놀이기구 중에 뭐가 제일 재미있었어?”
재미있게 탔던 여러 놀이기구가 연두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어떤 놀이기구를 얘기할지는 전혀 고민되지 않았다.
연두가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관람차..”
***
드디어 찾아온 퇴근 시간.
어제 너무 신나게 놀아서인지, 오늘 근무는 유독 따분했다.
연두도 평소보다 더 보고 싶었고.
‘빨리 가자.’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끼익.
“.. 아빠!”
언제나처럼 연두가 달려오며 나를 반겼다.
안기는 연두를 양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잘 있었어, 연두야?”
“네에!”
안긴 채 떨어지지 않는 걸 보니, 연두도 내가 많이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어린이집 교사가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연두가 동물원이 엄청 재밌었나 봐요. 친구들이랑 하루종일 동물원 얘기만 하더라구요.”
“하하, 그랬나요?”
“네. 가만히 듣고 있으니까 저도 동물원 가고 싶어지던데요? 얼마나 신나서 얘기하는지.”
교사의 말에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렇게나 즐거웠던 거구나. 역시 동물원에 가길 잘했다.
“오늘도 연두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뭘요. 제가 연두 덕분에 힐링하는데요, 호호.”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연두야, 안녕!”
연두도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선생님, 안녕히 게세요..!”
“그래, 내일 보자!”
그렇게 인사를 마치고 나는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집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끼이익.
들어가자마자 나는 서랍 속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동물원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어제는 집에 오자마자 연두랑 쓰러져서 잠이 들어버렸다.
‘그래서 영상을 보지 못했고.’
편의점에 가서 볼까 생각도 했지만, 의도적으로 가져가지 않았다.
연두와 함께 보는 게 더 즐거울 거 같았으니까.
가져갔다면 못 참고 혼자 봐 버렸겠지. 역시 집에 두고 가길 잘했다.
‘컴퓨터랑 연결하는 게 좋겠어.’
카메라는 화면이 작으니 컴퓨터로 연결해서 볼 생각이었다.
세팅하는 도중, 알쏭달쏭한 연두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설명해주지 않았으니 내가 뭘 하는지 모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뭐, 곧 알게 될 테니 굳이 설명해줄 필요는 없겠지.
‘좋아.’
잠깐의 세팅 끝에 영상을 볼 준비를 마쳤다.
나는 침대에 앉은 후 입을 열었다.
“아빠 무릎에 앉아볼래, 연두야?”
“네? 무르페요..?”
“응.”
이상하게 연두는 바로 앉지 않고 우물쭈물했다.
왜 그러지? 동화책을 읽을 때마다 항상 내 무릎에 앉히고 읽어줬는데.
그도 그럴 게 내 무릎에 앉는 걸 무척이나 좋아하는 연두였다.
결국 내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스윽.
우물쭈물하던 연두가 살며시 내 무릎 위에 앉았다.
그런데 뭔가 앉은 자세가 어정쩡했다. 편하게 못 앉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진짜 이상하네. 설마 어디 아파서 똑바로 못 앉는 건가?
걱정이 된 나는 입을 열었다.
“연두야. 혹시 아빠 무릎에 앉는 게 불편하니?”
내 물음에 연두는 고개를 휙휙 저으며 강하게 부정했다.
“아니에요..!”
“그럼 왜 편하게 안 앉아?”
“아, 아빠…”
“응, 연두야.”
“연두 마니 무거어져써요…?”
응?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지?
생각할 틈도 없이 연두가 말을 이었다.
“선생님이 연두가 살이 마니 부터때요.. 미누도 연두 보리 빵빵해져따고 해써요…”
“푸흡.”
연두의 말에 그만 웃음이 터져버렸다.
무슨 소리를 하나 했더니. 내가 무겁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한 모양이다.
어제도 그렇고, 의외로 연두는 체중에 민감하구나.
오늘도 어린이집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서 신경이 쓰였나 본데.
‘뭐, 틀린 말은 아니긴 하지.’
실제로 연두가 전에 비해 살이 붙은 건 사실이었다. 허나 그게 살이 찐 걸 의미하지는 않았다.
객관적으로 따지면 아직도 또래에 비해 많이 마른 편이니까.
워낙 말랐던 터라 살이 조금 붙은 게 도드라져 보인 거 아닐까.
‘솔직히 나는 더 쪘으면 좋겠고.’
최근에 연두에게 많이 먹이려고 하는 것도 그래서였다.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게 건강에 좋으니 말이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연두야. 하나도 안 무거우니까.”
“진짜요? 안 무거어요..?”
“응. 오히려 연두는 많이 먹어서 더 쪄야 해. 키도 더 커야 하고.”
그제야 연두는 안심했는지 배시시 웃음을 지었다.
동시에 무릎에 무게가 느껴졌다. 한두 번 앉혀본 게 아니라 바로 알 수 있었다.
완전히 나한테 몸을 맡긴 채 앉았다는 걸.
단지 그걸 느꼈을 뿐인데, 이상하게 입꼬리가 주체되지 않았다.
“아빠아..”
무릎에 앉은 채로 연두가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런데 우리 모할 꺼에요..?”
“뭐 할 거 같아? 한 번 맞춰 볼래?”
연두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아! 아라써요..!”
“뭔데?”
“헤헤, 책 일글 꺼에요.. 미녀랑 야수…”
정확한 책 제목은 ‘미녀와 야수’지만, 굳이 정정하지는 않았다.
연두는 동화책을 읽을 거라 반쯤 확인하는 표정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이 자세로는 거의 동화책을 읽어줄 때가 많았으니까.
“땡.”
안타깝게도 정답은 아니었지만.
땡이라는 말에 다소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짓는 연두.
나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제 찍은 사진이랑 동영상을 볼 거야.”
“.. 동물원에서 찌근..?
“응. 근데 연두가 책이 더 읽고 싶으면……”
“아, 아니에요!”
연두가 다급히 내 말을 가로막았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미녀랑 야수는 내일 볼 꺼에요..!”
“하하, 그럼 지금은 이게 더 보고 싶은 거야?”
“네!”
동화책을 엄청 좋아하는 연두라 확신은 못 했는데.
다행히 연두도 어제의 영상을 보고 싶어 하는 거 같았다.
특별히 떠올리고 싶은 기억이 있는 걸까? 나는 미소를 띠며 폴더를 클릭했다.
찍은 사진과 영상이 순차적으로 나와 있었다.
“우아..! 아빠다!”
“크흠, 그러네.”
“아빠 잘생겨써요! 하눌만큼 땅만큼..!”
유일하게 내가 나온 사진이었다.
신세연 모녀와 연두랑 내가 함께 찍은 사진.
‘되게 어색하네.’
사진 속 내 모습이 유독 어색하게 느껴졌다.
역시 사진을 찍는 것과 찍히는 건 전혀 다른 영역이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내가 사진을 넘겼다.
“우와. 연두 여기서 엄청 예쁘게 나왔네?”
“히히.”
“그럼 다음으로 넘겨볼까?”
“네!”
몇 장의 사진이 지나가고 드디어 첫 영상이 나왔다.
펭귄을 구경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영상을 재생하자, 연두가 뒤돌아서 나를 보는 장면부터 영상이 재생됐다.
‘아빠! 펭귀니에요..!’
‘그래. 펭귄 실제로 보니까 어때?’
‘.. 예뻐요. 근데······’
‘근데?’
‘포로로랑 다르게 생겨써요!’
처음으로 펭귄을 본 연두의 소감을 시작으로.
‘포로로 엄청 만타…’
벽에 바짝 붙어서 펭귄을 보며 중얼거리는 연두의 혼잣말까지.
자연스레 웃음 짓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하이라이트는 지금부터였다.
‘연두야, 저기 봐!’
‘으응..?’
저 혼자 나자빠지는 펭귄의 등장을 알리는 시은이의 목소리.
당연한 얘기지만, 영상 속 펭귄은 어제 본 그대로였다.
펭귄은 바위 위에서 뛸까 말까, 뛸까 말까를 반복하며 연두를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어떠케요, 아빠..? 펭귀니가 못 내려와요..!’
카메라 성능이 좋은 탓에 펭귄의 행동이 그대로 영상에 드러났다.
“크크.”
영상을 바라보던 나는 작게 웃음을 지었다.
다시 보는데도 불구하고 두 손을 꼭 모은 채 영상을 보는 연두 때문이었다.
결국 영상 속 펭귄이 뛰어내리고.
‘어, 어떠케..! 펭귀니 떨어져써..’
쑤욱.
바닥에 나자빠진 펭귄이 불쑥 고개를 들고 일어난다.
두다. 두다. 두다.
동료의 무사 귀환을 축복하듯 파닥파닥 뛰어다니는 펭귄 무리.
그제야 연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영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런데 연두야. 저 펭귄이 연두한테 삐졌대.’
‘왜여..? 내려오는 거 안 도아줘서..?’
이때구나. 내가 텔레파시 얘기를 꺼내면서 장난을 치는 부분.
연두와 나의 대화는 한참이나 이어진다.
틱.
얼마 후에 영상이 끝이 났다.
그 순간, 나는 한 가지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영상을 보는 도중 한 번도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는 걸.
연두가 동그래진 눈으로 말했다.
“싱기해요, 아빠! 어제 연두가 다 생각나요..!”
어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는 말을 하려는 거 같다.
요즘은 연두의 미숙한 말뜻을 해석하는 게 익숙해졌다.
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아빠도 그래.”
첫 번째 영상부터 보는 재미가 엄청났다.
스타성 있는 펭귄부터 귀여운 연두의 모습까지.
한순간도 보면서 지루할 틈이 없었으니까.
‘낙점이네.’
영상을 돌려보면서 연두튜브에 올릴 영상도 결정할 생각이었는데.
처음부터 마음에 쏙 드는 영상이 나와버렸다.
유일한 걱정이라면, 편집을 어떻게 할지가 관건일 듯하다.
뺄 부분이 없어서 영상길이를 맞추는 데 애를 먹을 거 같으니까.
그런 행복한 고민을 하며 나는 마우스를 잡았다.
다음 영상을 보기 위해서였다.
“어?”
그런데 내 손을 멈추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 영상 파일은 뭐지? 내가 찍은 영상이 아닌 거 같은데?
그야, 나는 이 정도로 긴 영상을 찍은 적이 없으니까.
스르륵.
자연스레 마우스 커서가 낯선 영상으로 향했다.
달칵.
클릭과 동시에 영상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먼저 반응한 건 연두였다.
“아빠다!!”
화면 속에서 내 모습이 재생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