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ome a Fool When It Comes to My Daughter RAW novel - Chapter (942)
942화. 대성통곡
-너무 비싸!
-까까줘!
-나 빨강옷 가꼬 싶어!
어질어질했다.
대체 이 말투는 뭘까.
‘매너온도 99도.’
어쩌면 친절함이 아니라 다른 기준이 있는 게 아닐까.
잘 모르겠다.
이 정도면 그냥 바로 매너온도 0도를 꽂아버리는 사람도 적지 않을 거 같은데.
‘아, 맞다.’
생각해보니 지금 점수를 줄 수는 없었다.
매너온도는 거래를 마치고 난 뒤에 상대에 대한 매너를 측정하는 거니까.
잠깐만.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쎄한 느낌이 든다.
‘애초에 거래할 생각 없는 거 아니야?’
장난이 목적이었던 거다.
그리고 진짜 사고 싶은 물건의 경우에는 매너온도 99도의 친절한 상점 주인으로 둔갑하는 거고.
그런 방식으로 매너온도를 지켜온 거라면?
으스스.
괜히 소름이 올라왔다.
상상력이 너무 풍부한 거 아니냐고?
맞다.
나는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다.
괜히 MBTI 두 번째가 ‘N’이 나온 게 아니다.
‘그리고 꽤 자주 들어맞지.’
망상에 가까운 상상도 생각보다 자주 들어맞는 편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들려오는 목소리.
“어떡해요, 아빠..?”
고민이 됐다.
만약에 우리 상점을 찾아온 손님이 많았다면 미련 없이 대화 종료 버튼을 눌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이 손님뿐이었다.
놓쳤을 때의 리스크가 크다.
‘다음 손님이 언제 올지 모르니까.‘
하지만 깎아주는 것도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만 원.
최저로 책정한 금액이었다.
아무리 네고 문화가 활성화돼 있다지만, 설마 이 가격에서 깎아달라는 손님이 있을 줄은 몰랐다.
섣불리 답을 내리기 어려웠다.
“연두는 어떻게 하고 싶어?”
조금 고민하던 연두는 얘기했다.
“물어보고 싶어요..”
“응?”
“얼마나 깎아주면 좋겠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내키지는 않지만 합리적이었다.
우선 상대의 요구사항을 들어보고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으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타닥. 탁.
이번에는 조금 도와줬다.
-그럼 얼마에 구매하고 싶으신가요?
그러자 연두가 보내려다가 뒤에 하나를 덧붙였다.
-그럼 얼마에 구매하고 싶으신가요?(웃음)
이런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연두.
역시 내 딸이었다.
자, 이제 어떻게 나올까.
‘들어줄 수도 있어.’
요구에 따라 들어줄 수도 있었다.
네고는 엄연한 문화이고 우리는 인심 좋은 상점 주인이니까.
답장은 바로 날아왔다.
답장 속도만큼은 매너온도 99도가 맞았다.
그거 빼고는 하나도 이해가 안 가는 게 문제지만.
-오백원!
“크흠..”
오백 원.
만 원에서 오백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꽤나 크다.
“오백 원을 깎아달라는 거 같아, 연두야.”
“오백 원이요?”
“응. 그러니까 구천오백 원에 옷을 팔라는 거지.”
허나 한편으로는 납득이 가는 수치였다.
오백 원은 상식선으로 네고가 가능한 선에 딱 걸쳐있었다.
천원을 불렀으면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텐데.
‘흥정 실력이 대단하군.’
그도 그럴 게 여기서 우리가 더 흥정을 하는 것도 그림이 이상했다.
9800원에 팔겠다거나 하는 건 너무 없어 보이지 않는가.
물론 이백 원도 큰 돈…… 아니, 까놓고 말해서 무진장 적은 돈이다.
지금은 20세기가 아니고 21세기니까.
“구천오백 원..”
이제 우리가 선택할 차례였다.
그 가격에 옷을 판매할 것인지.
“선택해야 해.”
“……”
“9500원을 받아들이거나, 이대로 거래를 종료하거나.”
그때였다.
또 한 번의 알람이 울렸다.
-빨강옷 오백원에 사고 시퍼!
“……”
괴짜?
정정한다.
상대는 괴짜를 넘어선 돌아이였다.
***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자연히 나와 연두가 작성한 물음도 함께 눈에 들어왔다.
-그럼 얼마에 구매하고 싶으신가요?(웃음)
입이 떡 벌어졌다.
이제 보니 얼마를 깎아주길 원하냐는 질문이 아니었다.
얼마에 구매하고 싶냐.
그 질문에 상대는 500원이라고 대답한 거다.
더 볼 것도 없었다.
“.. 거래는 여기서 파기다.”
“파기?”
“끝이라는 뜻이야.”
매너온도 99도고 뭐고 상대는 선을 넘었다.
옷을 오백 원에 팔라고?
한 번씩 연두가 기분을 낼 때 입었던 강렬한 레드가 포인트인 삐까뻔쩍한 이든의 자켓을?
“그, 그래도……”
마음 약한 연두는 아직 미련이 남는 모습을 보였다.
허나 아닌 건 아닌 거였다.
“생각해봐, 연두야.”
“네.”
“소중한 추억이 깃든 옷을 오백 원에 팔 수 있겠어?”
아직이었다.
여전히 연두는 첫 거래를 파기해야 하는 이 상황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 미안함도 있는 거 같고.
전혀 미안함을 느낄 필요 없는 상황이지만 연두는 마음이 약하니까 말이다.
따라서 납득시키는 건 내 몫이었다.
“짜떡도 사 먹을 수 없는 돈이야. 이 자켓의 가치가 짜떡 컵떡볶이 하나보다 작다고 생각해? 아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물론 짜떡은 맛있어. 그냥 먹는 것도 맛있지만 종이컵 하나에 아주머니가 담아주는 짜떡 맛은 환상적이지.”
잠깐만.
이게 아닌데.
어쩌다 보니 짜떡 예찬을 펼치고 있었다.
빤히 나를 바라보는 연두의 표정을 보니 위기감이 느껴졌다.
이대로면 나가리다.
500원 또는 700원에 옷을 넘기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빠르게 선회했다.
“하지만 생각해봐. 기억해? 이 옷을 입고 우리가 간 장소들.”
“.. 기억해요.”
“아빠도 기억해. 한 번은 아빠도 빨간 옷으로 같이 맞춰 입고 나갔잖아. 그러니까 어떤 분이 연두 보고 아키라 캐릭터 같다고 했던 거 기억나?”
연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아빠한테 아키라가 뭐냐고 물어보니까.. 아빠가 좋아하는 영화인데 연두는 아직 볼 수 없는 영화라고 했어여..”
정확하다.
2년도 더 된 일인데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꼭 나중에 커서 같이 보기로 하고.. 아빠가 안전한 장소에서 오토바이를 태워주겠다고 했어요.”
“맞아. 제주도 같은 곳에서.”
“또 빨간색.. 커플로 맞춰서 입고……”
잠깐만.
나까지 뭉클해지려 한다.
그런 디테일까지 빼놓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니.
이번에는 연두가 입을 뗐다.
“또 한 번은……”
자켓에 깃든 추억이었다.
튀어서 자주 입던 옷은 아니었지만, 그런 만큼 입을 때마다 재밌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
이든 촬영을 할 때도 입었고.
개인적으로 꼽는 레전드 컷 중 하나였다.
소품인 헬멧을 손에 들고 오토바이 옆에 서서 촬영한 사진은.
“.. 팔 수 없어요.”
“응?”
흔들리던 연두의 눈동자에 힘이 들어갔다.
“오백 원에는 팔 수 없어요!”
그렇다.
솔직히 화가 날 정도였다.
이제는 다시 만 원에 옷을 산다고 해도 팔지 않을 생각이다.
우리는 소개글에 분명히 적어뒀다.
소중한 추억이 깃든 옷들을 판다고, 그러니까 소중하게 입어줬으면 좋겠다고.
그 가격을 오백 원으로 낮추려 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가격에도 팔고 싶지 않았다.
이제 매너온도 같은 건 안중에도 없다.
손님은 기다리면 오게 되어 있다. 조바심을 낼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정중하게 거절하자, 연두야.”
“정중..?”
“거절하지만 친절하게 하는 거야. 옷을 팔지 않는다고 해서 나쁘게 말할 필요는 없으니까.”
“아.”
이해한 듯 연두는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죄송합니다(울음)
이번에는 울음이었다.
연두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글씨를 적어 내려갔다.
-자켓에는 아빠와 소중한 추억이 있어요.
-그래서 조금 슬퍼져요.
-소중한 추억이 있는 옷을 오백 원에 판다고 생각하면.
연두의 진심이 묻어나는 글이었다.
이 정도면 됐겠지.
상대도 의도를 알아챘을 거다.
설사 장난이었다 해도 더 이상 장난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 정도는 들었겠지.
“잘했어, 연두야.”
“.. 네에.”
조금은 씁쓸한 표정이다.
나 역시 그랬다.
첫 거래가 이런 식으로 끝나는 걸 원하지는 않았으니까.
어쩔 수 없지.
이렇게 쓴맛을 봤으니 단맛을 보는 날도 찾아올 거다.
분명히.
그런데 그때……
-당근! 당근!
다시 알림이 울렸다.
설마 또 장난을 치는 건 아니겠지?
그런 마음으로 화면을 바라봤다.
“.. 어?”
그곳에는 생각지도 못한 메시지가 떠올라있었다.
-제송해요
-저ㅓ도 슬퍼요
우습지만 그때 깨달았다.
어쩌면 이게 장난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걸.
***
사건의 정황은 이러했다.
31살 가정주부 정미연, 그녀는 5살 된 딸아이를 키우는 학부모였다.
그리고 당근마켓을 애용했다.
매너온도 99도는 그녀의 자부심 중 하나였다.
그럴 만도 했다.
이렇다 할 특권이 있는 건 아니지만, 좋은 의미로 상위 0.01%에 달하는 건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니까.
처음부터 매너온도 99도를 목표로 삼았던 건 아니었다.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으니까.’
실제로 초반에는 거래를 하면서 매너온도라는 게 있는지조차 몰랐다.
그냥 즐거웠다.
이웃끼리 필요한 물건을 주고받으며 따뜻함을 주고받는 게.
언젠가부터는 물건을 팔 때는 초콜릿이나 그 밖의 소품을 넣어주기도 했다.
그러다 알게 됐다.
상점에 매너온도라는 게 있다는 걸.
-46.5℃
처음으로 그녀가 확인한 매너온도였다.
그때부터였다.
조금씩 올라가는 매너온도를 볼 때마다 뿌듯함이 느껴졌다.
거래가 반복되고 쌓여갈 때마다 매너온도는 조금씩 올라갔고 어느새 99도에 이르렀다.
며칠 전도 그랬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당근마켓을 구경하던 참이었다.
‘.. 응?’
다섯살 딸이 있다 보니 아동용품 역시 그녀가 주로 거래하는 품목 중 하나였다.
-누렁이네 옷가게
‘어머..’
예쁜 옷이 잔뜩 있었다.
사진은 쇼핑몰에서 찍은 것처럼 예뻤고, 디테일을 전부 확인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찍은 사진들이었다.
그러나 더 놀라운 건 옷의 가격이었다.
‘만 원, 팔천 원, 육천오백 원……’
너무 저렴했다.
제일 비싼 코트류의 옷도 만오천 원을 넘지 않았다.
상점에 들어갔다.
[누렁이네 옷가게]‘아……’
매너온도 36.5도.
그리고 거래목록은 하나도 없었다.
짤막한 상점 소개글이 눈에 들어왔다.
-몸이 커져서 맞지 않게 된 옷들을 팔아요..
-아빠랑 소중한 추억이 있는 옷들이에요..
-그러니까.. 소중하게 입어줬으면 좋겠어요..
‘.. 흣.’
웃음이 나왔다.
어려 보이는 이 상점 주인의 의도를 조금은 알 거 같아서였다.
‘가격이 중요한 게 아니구나.’
마침 옷 사이즈는 딸아이와 딱 맞았다.
이렇게 누군가가 소중하게 아껴 준 옷이라면 꼭 딸아이에게도 입히고 싶었다.
소중하게 대해주고 싶었다.
또한 정미연은 거래 내역이 없는 상점과 거래하는 걸 좋아했다.
보통은 꺼리는 일이지만, 그녀는 당근마켓이 지금보다 더 활성화되길 바라는 사람 중 하나였으니까.
‘그럼.. 첫 손님이 되어 볼까.’
그런 마음으로 미소를 머금고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하세요!(웃음)
그다음 날이었다.
집안일이 꽤나 밀려있었다.
“하얀아.”
은하얀.
딸아이의 이름이었다.
“응, 엄마!”
하얀이는 야무진 편이었다.
머리가 똑똑한 편이기도 했고 보통의 다섯 살에 비해 할 줄 아는 게 많았다.
“엄마 잠깐 빨래 좀 널고 올 테니까 책 읽고 있을래?”
“싫어! 책 싫어!”
“그럼?”
“포로로! 포로로 보고 싶어!”
“포로로?”
“응!”
역시 지금도 아이들의 대통령은 포로로였다.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정미연은 핸드폰을 꺼냈다.
보통은 컴퓨터로 틀어주지만 가끔은 이렇게 핸드폰으로 틀어주기도 했다.
“그럼 보고 있어. 너무 가까이서 보면 안 되는 거 알지?”
“응! 멀리서!”
“그래.”
그렇게 하얀이의 포로로 관람이 시작됐다.
사건은 그때 발생했다.
-당근!
알림과 함께 화면에 뭔가가 떠오른 거다.
그 알림이 크록의 얼굴을 가려버렸다.
“으으.. 비켜!”
참을 수 없었다.
하얀이는 알림을 치우려 자그마한 손가락으로 마구 클릭했다.
그렇게 당근마켓이 화면에 떠올랐다.
“.. 으응?”
포로로가 사라져버렸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하얀이는 화면을 쳐다봤다.
“우, 우와……”
옷이 잔뜩 있었다.
그중에서도 하얀이의 눈에 들어온 건 반짝반짝 광이 나는 빨간색 자켓이었다.
너무 예뻤다.
그런 와중에 또다시 알림이 떠올랐다.
“이익..”
또 광클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옷이 사라지고 메시지가 떠올랐다.
-안녕하세요(웃음)
-어떤 옷을 사고 싶으신가요?(웃음)
뭔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말을 걸고 있는 거 같았다.
눈을 깜빡이던 하얀이의 입가에 미소가 드리웠다.
호기심이 발동한 거다.
그렇게 시작됐다.
다섯 살 손님과 여덟 살 상점 주인의 치열한(?) 공방이.
-안녕!
우선 인사에 답했다.
어떤 옷을 사고 싶냐는 물음은 고민할 것도 없었다.
-빨강옷, 얼마야?
“히히.”
재미있었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주고받는 게.
아까 말했듯 하얀이는 영특한 아이였다.
물론 연두도 그랬다.
그러나 다섯 살 때의 연두와 지금 하얀이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거의 백지에 가까웠던 다섯 살 때의 연두와 달리, 하얀이는 한글 공부와 각종 영상 시청으로 아는 게 꽤나 많은 상태였으니까.
어느 정도의 타자 실력도 갖추고 있었다.
-빨강옷은 만원이에요!(웃음)
“흐엑..!”
너무 비쌌다.
또래에 비해 아는 게 많다고 해서 금전 감각까지 어른인 건 아니었다.
하얀이에게 만원은 엄청나게 큰돈이었다.
참고로 현재 하얀이가 가진 전 재산은 오백 원이었다.
어제 엄마가 용돈으로 준 오백 원.
“……”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빨강옷이 너무 가지고 싶었지만 수중에는 오백 원밖에 없었으니까.
다섯 살의 떼쓰기가 채팅창에서도 발동됐다.
-너무 비싸!
-까까줘!
-까까줘! 나 빨강옷 가꼬 싶어!
그리고 하얀이는 하염없이 화면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꽤나 시간이 지났다.
-그럼 얼마에 구매하고 싶으신가요?(웃음)
하얀이는 대답했다.
-오백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오백 원은 하얀이의 전 재산이었으니까.
-빨강옷 오백원에 사고 시퍼!
하얀이 입장에서는 커다란 지출이었다.
오백원은 마트에서 사탕도, 소시지도, 비툴즈도 살 수 있는 금액이었으니까.
그러나……
이어지는 답변을 하얀이는 소리 내어 읽었다.
“.. 죄송합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모티콘.
그 뒤로 이어졌다.
“자켓에는.. 아빠와.. 소중한 추억이 있어요.”
“그래서.. 조금 슬퍼져요.”
“소중한 추억이 있는 오슬.. 오백 원에 판다고 생각하면……”
울컥.
목구멍에 무언가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슬펐다. 상대의 감정이 전해지는 거 같았다.
하얀이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오백 원은 큰돈이지만, 빨간색 옷은 상대에게 그보다 훨씬 더 소중한 물건이라는 걸.
“.. 흑, 제송해여어……”
결국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오백 원바께 업써서.. 흑, 제송해여어……”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하얀이는 키보드에 손을 얹었다.
-제송해요
-저ㅓ도 슬퍼요
대성통곡.
바로 그 시점이었다.
빨래를 다 널고서 정미연이 문을 열고 들어온 건.
“하, 하얀아..?”
“엄마.. 흐, 흐아앙!”
그녀의 눈에 비치는 건 핸드폰을 붙들고 오열하는 딸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