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see the bulletin board after 5 second RAW - chapter (270)
5초 후의 게시판이 보여! 274화
62. 에필로그인 것 같다(3)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기어코 한국에서 열리게 된 샌프란 시스코 타이탄스의 개막전에 자신의 은퇴식을 마친 뒤.
‘이경훈 코치’는 버펄로스의 2027 시즌을 구상했다.
‘연습 경기, 시범 경기에서 기량을 증명한 채드윅을 1선발로 세우고, 진수를 2선발로, 워릭을 3선발로 둔 다. 타선은, 기존의 틀을 유지하되 토니가 최대한 많은 득점을 낼 수 있게…
그리고, 버펄로스의 2027 시즌 개 막전이 시작됐다.
“What?! This isn’t a strike?”
1 회 초부터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 불만을 내비치며, 주심에게 눈총을 받은 선발 투수 채드윅 윌리엄스는.
“스윙! 아웃!”
“스윙, 아웃!”
“스윙. 아웃.”
세 타자를 전부 다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잡아내면서, 한국 프로 야 구 리그에서의 첫 번째 이닝을 극적 으로 마쳤다.
1회 말에는.
딱!
“그렇지……!”
“나이스, 토니! 나이스!”
“토 선생! 땡큐!”
볼넷과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2루 상황에 3번 타자 토니 필라가 초구 를 강하게 때려, 내야를 뚫었다.
시범 경기에 거의 5할의 타율을 기록하며 보여준, 국내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타구 속도로.
타구가 빨라도 너무 빨라, 2루 주 자가 홈 플레이트를 밟기는 쉽지 않 았으나.
“세이프!”
가까스로 밟으면서 깔끔하게 선취 득점을 올렸다.
‘국내 선수들도 질 수 없다’고 외 치기라도 하듯 버펄로스의 4번 타자 박승중도 초구를 타격했고.
딱!
……텅!
2027 시즌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되면서, 단숨에 격차를 벌렸다.
동료들의 지원 사격에 채드윅 윌리 엄스는 호투를 이어갔고.
팡!
“아웃!”
“Whooooyeahhhh.!”
경쾌한 포효와 함께 8회 초의 마 운드에서 내려올 때까지도 실점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2027 시즌 버펄로 스의 1선발이라고 당당히 선언했다.
버펄로스의 클로저인 최우종은 여
섯 점의 점수 차에도 불구하고, 9회 초 마운드 위에 올라 전력투구했다.
버펄로스의 2027 시즌 첫 승리를 확실히 지켜내기 위해.
“스윙, 아웃! 게임 셋!”
최종 스코어, 6 대 0.
버펄로스가 2027 시즌 첫 번째 경 기에서 완승을 거두면서, 더할 나위 없는 스타트를 끊었다.
그런데…….
“지금 이 경기에서 최고의 투수는 나인가. 승리 투수, 확정.”
“또 자기만 아는 소리나 중얼대고
앉았네, 이 새끼!”
“나이스 피칭, 진수!”
“고생하셨습니다, 선배님!”
선발 투수인 김진수가 7이닝을 1 실점으로 막아내고 등판을 마치자마 자 불펜 투수들이 방화를 저질렀다.
그대로 경기를 내주며, 개막 2연전 을 1승 1패로 마무리한 버펄로스는.
[2루수 앞 땅볼로 쓰리 아웃입니 다. 워릭 프랭클린, 7이닝을 소화하 면서 두 점 실점. 솔로 홈런 두 개 를 허용했습니다만…… 투구 내용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운이 없었다고 봐야겠죠……. 아쉬운 건 버펄로스 타선의 득점 지원 이에요. 한두 점 빼줄 때도 됐는데 요.]
타선이 불발되며 퀄리티 스타트 플 러스를 기록한 워릭 프랭클린에게 패전을 안기면서, 2연패.
[아웃! 아웃입니다! 박경식의 타구 가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며 난전이 끝납니다. 최종 스코어, 11 대 1이 버펄로스가 어제에 이어 오늘도 패 배하며……]투타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고 석패 하면서, 3연패.
[경기 종료. 버펄로스, 결국 4연패의 늪에 빠집니다.]
[뭔가…… 뭔가 안 풀려주네요, 버 펄로스. 안타깝습니다.]
4연패.
[이경훈 수석 코치가 직접 어드바 이스 한 대타 작전이 두 번 연속으 로 성공했음에도, 연패 탈출에는 역 부족이었습니다. 버펄로스, 5연패 합니다.]
[선발 투수 채드윅이 존에 대해 항 의하다 퇴장당하지만 않았어도 계산 이 서는 경기가 됐을 텐데요……』
5 연패.
[불펜이 또 불을 지르고 맙니다!
김진수가 두 경기 연속으로 승리 투 수 요건을 날리게 됩니다!] [아…]
6연패.
[워릭 프랭클린, 4와 3분의 2이닝 3실점. 남긴 주자들도 홈 플레이트 를 밟으면, 워릭 프랭클린의 자책점 은 두 배까지 늘어납니다. ……늘어 났습니다. 6 대 3. 버펄로스가 오늘 도 고전합니다.]7연패.
[……쳤습니다! 왼쪽! 왼쪽! 왼쪼 옥……! 잡힙니다! 버펄로스, 추격은 했으나 추월은 실패! 개막전 승리후,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는 버펄 로스입니다!]
8 연패.
승률 1할 1푼 1리로…… 말할 것 도 없이 꼴찌였다.
[버펄로스 게시판]
[0^ 개빡치네 / oo (123.12)]
[돌창화 죽에
[개창화 경질하고 경훈이 형이 바로
감독 되시는 게 맞지 않나 / BF’s]
[경훈이 형이 설마 개창화보다 못하 겠냐고 oo]
[솔직히 박승중 이 새1끼도 문제 / OO (1.225)]
[루만루잔만 두 번 거거거거거거거]
[토니 필라 혼자 야구하는데 오늘 경기는 왜 안 나왔냐 / oo (118.216)]
[걔가 하나만 쳤으면 오늘 경기 몰 랐는데 아]
[컨디션 조절 기간이래자너 거긔 / oo (39.117)]
[여름 되면 일주일에 세 경기쯤 나 오겠네 그거거거거거커]
[주 3일 일하는 게 프로냐????? / oo (110.70)]
[그나마 하는 놈도 이 모양이네 一
—]
[토니 없었으면 개막부터 9연패였어 미친 새1끼야 / oo (123.12)]
[선 넘네 병1신이]
[진짜로 주 3일 출전하면 그때 까도 됨 / oo (1.240)]
[지타가 그 지랄하면 태업이지 o o]
[9 연패까지는 봐주자 / oo(39.7)] [10연패 찍는 순간 바로 그냥 경훈 이 형 울브즈 기사 나왔을 때 쟁여놓 은 신나 들고 버필로 달린다]
여덟 번째 패배를 겪은 뒤 민한근 코치가 이경훈에게 제안했다.
“다들 죽을상이구만. 저녁은 나가 서 먹자. 식당에서 먹다가는 체하겠 다.”
불펜 코치가 수석 코치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다는 뜻이다.
이경훈이 그러자고 대답하곤 유심 히 보던 태블릿 PC를 가방에 넣자.
“모르는 놈이 보면 전력분석팀 직 원인 줄 알겠다, 야.”
“ 하하••••••
자조하듯 웃은 이경훈이 가방을 둘 러메며 생각했다.
‘더 큰 미래를 더 잘, 더 선명하게 보려면 이런 거라도 해야……
2027 시즌 개막 이후, ‘더 큰 미 래’를 본 것이 버펄로스의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말이다.
‘더 큰 미래’를 본 이경훈이 기용 하게 한, 정확하게는 이경훈이 기용 함으로써 선전하게 된 선수들과 ‘이 경훈 코치’의 승리가 있었을 뿐이 다.
이경훈에게 필요한 것들이 이루어 짐에도, 이경훈이 정말로 원하는 것 만은 이루어지지 않는…… 얄궂은 상황이다.
버펄로스의 승리만은 안 보여주는 ‘더 큰 미래’가 원망스럽기까지 한 이경훈이 었다.
그런 생각으로 미간을 찡그리는 이
경훈을 격려하듯 어깨를 툭 친 민한 근 코치가 먼저 앞서나갔다.
민한근 코치가 이경훈을 데리고 간 곳은, 버펄로스 필드 근방 인적 드 문 골목에 있는 백반집이었다.
자리에 채 앉기도 전에 김치찌개 두 개와 곁들일 소주를 시키곤, 민 한근 코치가 대뜸 말하길.
“식당에서 먹다가는 체하겠다고 했 던 거, 선수 놈들 얘기였다.”
“ 예?”
“버펄로스 유니폼 입은 사람 중에 서 네가 제일 죽을상이었다고.”
“.아.”
자신도 모르게 탄식한 이경훈에게 민한근 코치가 소주를 따라주며 말 했다.
“채드윅은 비자 잉크가 다 마르기 도 전에 퇴장당했고, 워릭은 벌써 집중 공략을 받게 됐고.”
민한근 코치가 이경훈의 잔을 다 채우곤, 자신의 잔을 채우며 말을 이었다.
“토니는, 뭐. 일주일에 한두 경기 빼는 거 빼면 완벽하지. 솔직히…… 토니 정도 되는 놈은 그래도 돼. 애 초에 그렇게 데려왔는데 어떡하겠 냐.”
민한근 코치가 채운 잔을 들어, 이 경훈과 건배했다.
이경훈과 민한근 코치가 해롭지만 유익한 액체를 들이켰다.
“아무튼, 어쨌든, 네 번 나왔으면 세 번은 이겨줬어야 하는 놈들 내고도 한 번밖에 못 이겼지. 그 한 번이 개 막전이었으니 연패지. 6, 7, 8…… 오 늘로 8연패지. 시즌 초라도, 아니. 시 즌 초니까 더 안 좋지. 말하고 보니 짜증 나네, 이거. 괜히 불안하고……
동료들을 믿지 않던, 그렇기에 존 경할 수 없던 선수 민한근은.
“나도 이 정돈데 몇백억을 걷어차
고 와서 이 꼴을 보고 있는 너는 얼마나 더 그럴까. 그리고, 너도 그 정돈데 직접 뛰며 그 꼴을 보이고 있는 선수 놈들은…… 또 얼마나 더 그럴까.”
선수들을 믿어주는, 존경할 수 있 는 코치 민한근이 되어있었다.
“딱 한 병씩만 하자. 그러고, 집 들어가서 푹 자고 일어나서, 내일부 터 새로 시작하는 거다. 연패는 끊 은 거로 쳐. 우린, 우리라도 그리 생각하자. 선수 놈들 조금이라도 편 히 하게 해주자고.”
그렇기에, ‘좋은’ 코치가 되지는 못 할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한 자신에게서 낯섦 을 느낀 이경훈이었다.
쌀쌀한 듯이 시원한 4월의 밤바람 이 옅은 취기를 녹였다.
그러도록 두며, 이경훈이 집을 향 해 바삐 걸었다.
엉킨 실타래를 풀 듯, 복잡하던 생 각들을 정리하며.
‘경기 내용은 썩 나쁘지 않았고, 경기력도 괜찮았다. 한 경기. 딱 한
경기만. 분위기를 쇄신하는 1승만 따낼 수 있다면…… 어떻게 해서 든……
그때.
지끈
[‘답’이 없어 ‘답답’한 버펄로스…… 9연패 수렁]“••••••젠장.”
이경훈이 결심했다.
직장이 불타게 둘 수는 없기에.
다음 날.
버펄로스의 클럽 하우스.
“총력전이다.”
버펄로스 1군 선수단 전원을 집합 시킨 뒤 이경훈이 선언했다.
“불펜은 전원 대기다. 빠르면 1회, 늦 어도 4회쯤에는 투입된다. 시기는 제 이콥 다니엘 투수 코치가 판단한다.”
이경훈의 지시에 중고참 불펜 투수 가 조심스레 물었다.
“괜찮습니까, 코치님?”
“괜찮다. 괜찮지 않은 건 9연패를 목전에 두고 있는 이 상황이지.”
이경훈의 채찍질에, 버펄로스의 선 수들이 침묵했다.
하지만, 이경훈은 그저 채찍만 휘 두르지는 않았다.
“이닝을 쪼개서 전담하고 집중하 면, 우리 투수들은 어떤 상황에도 이길 수 있으니까. 이기니까.”
이경훈의 그 말에, 직전과는 완전 히 다른 침묵이 퍼져 나갔다.
그리고.
“불펜 투수 전원이 출석 체크를 하 더라도 문제없다. 채드윅이 다음 선 발 투수다. 불펜 투수들이 심심해질 거라는 거지.”
통역이 필요 없도록, 이경훈은 같 은 말을 영어로 한 번 더 했고.
채드윅 윌리엄스가 주먹을 불끈 틀 어쥐고 소리쳤다.
“당연하죠, 경훈……! 이봐, 투수 친구들! 내일 걱정은 하지 말라고! 나 혼자 다 던질 거니까! 하하!”
기량만큼의 결과가 안 나왔던 버펄 로스의 불펜 투수들을 격려함과 동 시에, 직전 등판 경기에 퇴장을 당
했던 채드윅 윌리엄스에게 에이스로 서의 책임감을 부여했고.
“박승중.”
“예!”
“6번으로 출전한다. 오늘 네 역할 은 세계 최강의 6번 타자다. 버펄로 스의 4번 타자에 재도전할 자격을 얻고 너 자신이 그 자격을 납득하게 되면, 정말로 그렇다는 걸 알도록 해주지.”
“……예! 그러겠습니다!”
부진에 괴로워하던 박승중의 의지 에 불을 댕겼다.
그렇게.
[스윙! 버펄로스의 투수 교체가 적 중하며 쓰리 아웃! 버펄로스가 연패 를 마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습 니다!] [1 번 타자, 토니 필라의 펜스를 직 격하는 안타! 1루 주자, 박경식이 2 루 돌아, 3루도 돌아, 홈으로……! 세이프! 버펄로스가 선취 득점을 따 냅니다!] [3회부터 가동된 버펄로스의 불펜, 한 점 차 리드를 지켜갑니다. 공수 교대.] [쳤습니다! 중견수 뒤로, 중견수 뒤로…… 넘어가는 박승중의 쓰리런홈런! 6번 타자, 박승중의 시즌 2호 홈런!] [오늘 경기 최대의 위기에서, 버펄 로스가 최우종 카드를 선택합니다. 최우종에게 멀티 이닝을 맡기려는 듯. ……중견수가 잡아내며 쓰리 아 웃! 버펄로스가 열망하는 승리까지, 남은 아웃 카운트는 세 개!] [높게 떴습니다. 포수, 3루수, 포 수, 낙구 지점 포착. 포수, 박승중 이…… 잡아냅니다! 경기 종료! 버 펄로스가……]
버펄로스가 연패에서 탈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