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see your herbivorous side RAW novel - Chapter 225
너의 초식이 보여 225화
남만(1)
사방천수도에 관한 정보를 가장 빠르게 접한 네 곳은 이 정보를 다른 문파들에게 팔지 않았다.
그 보물을 직접 가지기 원했다.
하지만 힘이 부족하니 홀로 나설 수는 없었고, 강한 힘을 가진 문파를 선별하여 끌어들였다.
“즉, 그들은 각각 친하고 힘이 있는 문파들에게만 연락했고, 그들과 함께 남만으로 떠난 겁니다. 그리고 소문이 대륙 전체에 퍼졌을 때는 이미, 남만에 도착해서 발굴을 시작하고 있는 거죠.”
“으음. 그 네 곳이 각각 어느 문파와 갔는지 알 수 있습니까?”
“네. 파악해 놓았습니다.”
“좋습니다.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소문은 이미 퍼졌습니다. 그들을 막을 수는 없으니, 놔두세요. 그것보다 우리가 빨리 움직여야겠네요.”
유리한 점은 있었다. 남들은 지상으로 이동할 때, 이쪽은 하늘을 통해 날아갈 수 있으니까.
방 총관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런데 소문주님. 다른 문파들은 최소 서른 명, 많이는 백 명이 넘게 간다고 합니다. 저희도 인원을 늘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많이 간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제갈 세가에서는 벌써 수년 동안 수백 명을 동원했고, 사부님까지 나섰지만 실패했잖아요. 인원 변동은 없습니다. 이대로 출발하겠습니다.”
“으음. 알겠습니다.”
더구나 지금은 보물이 목적이 아니었다.
남만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고, 왜 실패했는지 확인하러 가는 길이다. 그러니 수십, 수백 명이 가는 것보다 하운평 혼자 가서 능력을 사용하는 것이 나았다.
그날 저녁, 하운평을 포함하여 열 명이 하늘을 날아 남쪽으로 갔다.
그들의 첫 번째 목적지는 당문, 그곳에서 몇 가지 물어본 뒤, 남만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하운평은 날아가는 동안, 방총관이 준비한 자료들을 읽고 있었다.
정보 집단 중,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무영문이었다.
그들은 무림에서 세력이 제일 큰 소림과 화산파를 선택했고, 남만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고 한다.
개방은 한발 늦었지만, 무당파과 오대세가 중 남궁, 모용, 팽가, 사천당문에 동시에 접촉했고, 가장 많은 인원을 데려갔다. 규모 면에서는 제일 크다고 할 수 있었다.
또 하오문은 큰 연줄이 없어 고민 끝에 무림맹으로 달려갔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무림맹의 천포들과 무려 도황 백수련이 직접 나서서, 다른 집단에 비해 밀리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흑점인데, 제일 마지막으로 남만에 도착했고, 사파연합으로 구성했다. 인원이 많고, 문파가 다양하여 통제가 힘들지만, 특수한 기술을 가진 이들이 장점이었다.
하운평은 자신이 보고 정리한 걸, 일행들에게도 알려주었다.
제갈소미가 물었다.
“궁금한 것이 있는데, 너는 며칠 전에 사천당문에 갔었다며? 그때 당문은 벌써 개방의 연락을 받았고, 같이 유적으로 갔을 텐데, 왜 너에게 말하지 않았던 걸까? 혹시 너를 속인 걸까?”
“아니야. 나도 생각해 봤는데…… 그땐 내가 남만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었어. 오직 독에 관해서만 물었고, 그들은 굳이 알려줄 필요가 없었던 거야.”
실제로 하운평의 생각이 맞았다. 일행은 당문에 도착했을 때, 당수협이 확인시켜 주었다.
“맞아. 너에게 알릴 필요는 없었지.”
“지금은 우리도 관련이 있다. 그러니 이제라도 알려줄 수 있을까?”
“나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네가 아는 것만 알려주면 돼.”
“우리 문파 사 할에 달하는 인원이 남만으로 내려갔다. 그만큼 문주님도 그 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계시지. 그게 전부다.”
그리고 제갈소미를 보고도 한마디 했다.
“나쁜 소식을 들어서 안타깝더군. 하지만 왜 우리 당문에 연락하지 않았지? 제갈세가에서 처음 발견했을 때, 우리에게 도움을 청했다면, 좋은 결과가 있었을 텐데.”
제갈소미는 대답하지 않았다. 당시 제갈세가에서는 비밀리에 진행하려 했었고, 이렇게 될 줄 몰랐으니까.
그리고 당문 같이 자존심이 센 문파는 일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번에는 당수협이 하운평에게 물었다.
“그런데 너희도 그곳으로 가려고?”
“그래.”
“이 인원으로? 용감하군.”
“그래서 말인데, 혹시 남만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을까? 있으면 소개를 받고 싶다.”
하운평의 요구에 당수협은 잠깐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물론 소개시켜 줄 수는 있다. 하지만 나 혼자 결정할 사안이 아니야. 기다려라. 문주님께 보고 드릴 테니.”
당문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누구를 소개시켜 주는 것도 싫어한다. 때문에 좋은 소릴 듣기 힘들겠지만, 다행히 하운평은 얼마 전 일로, 평가가 좋아진 상태였다.
심지어 당문의 문주가 직접 찾아왔다.
“남만을 안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네에. 맞습니다.”
“그럼 혹시…… 백선회 놈들도 그 유적에 있을까?”
“충분히, 가능성이 있죠.”
“으음. 좋다. 그럼 우리 당문에서 도와주지. 우리와 거래하는 남만 부족이 있으니까. 큰 도움이 될 거야. 단 조건이 있다. 만약 백선회 놈들을 만나고, 그들이 가져간 경진경을 찾으면…….”
“당연히 당문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당문의 문주, 당한숙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당수협을 비롯하여 남만에 잘 아는 무인 세 명이 일행에 추가되었다.
그렇게 열세 명으로 불어났고, 곧바로 남만으로 들어갔다.
* * *
남만의 위치는 운남성의 아래쪽이었다. 그리고 남만(南蠻)을 직역하면 남쪽의 야만인이란 뜻이다.
중화사상에 따라 중국을 기준으로 남쪽에 있던 이민족들을 부르던 이름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리고 이곳에 대해 제일 많이 알려진 계기는 제갈량이 저술한 ‘제갈량집의 남만편’ 때문이다.
그는 남만의 특성과 공략의 어려움을 얘기했고, 단편적인 내용만 봐도 그들의 특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南蠻多種,性不能敎,連合朋黨,失意則相攻,居洞依山,或聚或散.}
남방의 이민족은 종족이 많고 성질이 교화하기 어려우며 서로 연합했다가 붕당을 이룬다. 여차하면 서로 공격한다. 동굴에 머물거나 산에 의지해 때마다 모이고 흩어진다.
{春夏多疾疫,利在疾戰,不可久師也}
봄과 여름에 역병이 많으므로 빨리 싸우는 것이 유리하며, 오래 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일행들은 그 말이 뜻하는 것을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이곳은 밀림 속이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로 더웠다. 그리고 기분 나쁠 정도로 습기가 가득 찬 곳이었다.
때문에 신경질이 날 정도로 불쾌지수가 높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울음소리에 귀가 괴로웠다.
우엉. 우엉.
꽤애액. 꽤액.
더구나 당문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곳에 처음 왔으니, 적응하기 더욱 힘들어했다.
그렇게 사흘에 걸쳐 밀림을 지나왔을 때, 참다못한 제갈소미가 당수협에게 물었다.
“유적에는 언제 도착하지?”
“모른다.”
“몰라? 그게 무슨 말이야? 유적이 ‘대랍나’라고 불리는 곳에 있다고 했잖아.”
“우리는 그 대랍나를 찾을 수 없어.”
“왜?”
“너라면 이런 환경 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겠어?”
당수협은 밀림을 가리켰고, 제갈소미는 조금은 납득되었다.
키가 너무 큰 나무들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고, 우거진 밀림은 어딜 가도 비슷해 보였다. 하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문 사람들도 다르지 않았다. 몇 번이나 왔지만, 대략적인 위치만 알 뿐, 정확히 찾지 못했다.
유적이 있는 곳, 대랍나를 찾으려면, 이곳 지형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즉 이곳에 사는 부족들의 도움이 필요했고, 당문과 친한 부족인 탄자이족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제갈소미는 이유를 알고 나자 입을 다물었고, 일행은 다시 사흘 동안 걸어갔다. 그리고 드디어 탄자이 부족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이군.”
탄자이 부족에서 한어를 제일 잘하는 남자, 바로이가 대표로 인사했다.
“그래. 반갑다.”
“갑자기 무슨 일이지? 혹시 그 유적 때문인가?”
“맞아. 어떻게 알았지?”
“한 달 전, 당문 사람들이 왔을 때도 우리가 소개시켜 줬다. 그리고 지금도 중원인들이 이곳으로 들어온다. 유적을 찾고 있다.”
한어가 어눌했지만, 모두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제갈소미가 물었다.
“정확히 대랍나라고 불리는 곳에 있다고 들었어요.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는 거죠?”
“안다. 서쌍판납(西雙版納)에서 더 남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하룻밤을 꼬박 달려 내려가면 유적을 발견할 수 있다.”
“다행이네요.”
“하지만 우리는 잘 가지 않는다. 우리는 그곳을 ‘패쌍사’라고 부른다. 불길한 곳이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그곳은 밀림 중에서도 음습한 곳으로, 각종 독초, 독충 등이 많다고 한다. 게다가 그곳에서 죽은 자들은 어둠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미신이 있어 부족 사람들은 모두 피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하운평이 물었다.
“혹시 그 유적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 누가 만들었는지, 유적에 관한 미신이나 전설도 괜찮아. 알면 알려줘.”
“유적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천 년 전에 신이 만들었다는 말도 있고, 삼백 년 전에 갑자기 생겼다는 말도 있다. 또 그 근처에는 이상한 동물이나 식물, 벌레들, 아주 많다. 안 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당수협은 꼭 가야 한다고 대답하며 안내를 부탁했다.
그런데 금방이라도 앞장설 것 같던 바로이가 고개를 저었다. 곤란한 얼굴로 대답했다.
“근래에 중원인들이 많이 내려왔고, 안내도 해주었다. 하지만 그 후에 우리 부족에 안 좋은 일이 발생했다. 이제 족장님이 금지하셨다. 나는 안내를 해줄 수 없다.”
당문 사람들도 이럴 줄 몰랐었다. 그들은 당황하면서 계속 부탁했지만, 바로이는 요지부동이었다.
하운평이 끼어들었다.
“우리는 꼭 가야 해서 말이야. 혹시 다른 부족 사람들을 소개시켜 줄 수 있을까?”
“가추이 부족. 알토 부족, 만조이 부족들은 우리보다 크다. 그들은 안내를 해줄 것이다. 또 그들은 우리처럼 중원인들과 거래를 하고 싶어 한다.”
“잘됐네. 바로 소개 부탁한다. 돈은 지불하겠다.”
하지만 바로이의 표정이 이상했다.
뭔가 안타까워하고, 아쉬워하는 분위기였다. 하운평은 그의 마음을 읽었고,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 우리 일행은 들어갔고, 우리는 유적 앞까지만 가면 돼. 즉 족장님이 말씀하신 유적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같이 안 있어도 되나?”
“당연하지. 머리 입구까지만 안내하고, 곧바로 돌아가면 된다. 그리고 보수는 기존의 열 배를 주지.”
열 배??
상당히 파격적인 금액이었다. 게다가 어렵지도 않았다.
그냥 잠깐 데려다주고 주면 끝나는 일이었다.
바로이는 고민했고, 하운평은 한 발짝 더 앞으로 나갔다.
“솔직히 족장님은 유적 안까지 들어가는 것이 걱정스러우신 거잖아. 그 앞까지만 가면 괜찮을 거야. 그리고 말했듯이 우리는 시간이 없어. 다른 부족 소개를 받고, 거기까지 가서 설득하는 시간도 아깝다는 말이야. 그래서 만약 바로이, 당신이 지금 안내해 준다면, 특별히 스무 배를 당장 지불하겠어.”
“스, 스무 배? 정말인가?”
“그래.”
결국 바로이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곧바로 안내를 시작했고, 다시 사흘 후 유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게 바로, 유적?”
“너무 작잖아?”
“제대로 온 게 맞아?”
“저 많은 사람들을 봐? 저게 바로 제대로 왔다는 증거잖아.”
세 가지 면에서 크게 놀랐다.
첫 번째, 유적이 너무 작았다.
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제묘 두세 개를 합친 것 정도였고, 웬만한 객잔 정도의 크기였다.
그러니 키가 큰 나무에 가려 하늘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크기는 작지만, 모습이 독특했다.
직사각형 돌을 하나씩 쌓았는데, 아래쪽이 넓었고, 위로 올라갈수록 좁았다. 그리고 꼭대기에는 작은 조각상이 서 있었다.
세 번째, 입구가 없었다.
직사각형 돌을 빈틈없이 딱 맞게 쌓았고, 작은 틈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먼저 도착한 수백 명의 사람들이 주변에 천막을 치고, 연구를 하고 있지만, 아무도 들어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