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see your herbivorous side RAW novel - Chapter 248
너의 초식이 보여 248화
마교(1)
손월영이 일으킨 폭발음은 굉장했다.
소뇌음사 전체가 흔들릴 정도였고, 소뇌음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소리를 들었다.
빙백아는 비교적 가까이 있었지만, 미리 준비를 했었다. 커다란 기둥 뒤로 피했고, 충격이 적었다.
그리고 빠르게 판단했다.
우선 손월영 모습을 확인했다. 손에는 백호도를 들고 있었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쓰러져 있었다.
주변에서 소뇌음사의 고수들이 다가오는 기척도 느꼈다.
[그녀를 업어요. 이대로 탈출합니다.]현주황에게 소리치고, 먼저 지하로 내려갔다. 그리고 사람들에게도 상황을 알렸다.
현주황도 정신을 차리고 손월영을 업었다. 지하로 뛰어들자 목소리가 들렸다.
“바닥이다.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다.”
“쫓아라.”
소뇌음사 승려들의 목소리였다.
일행들은 벌써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고 있었다.
현주황도 급히 쫓았고, 빙백아는 제일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다른 일행들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내공을 일으켰다.
무공을 숨길 것도 없이, 온 힘을 다해 벽을 쳤다.
쿠쿵.
그렇게 동굴을 부수려 했고, 일부분이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했다.
‘거기까지 가야 해.’
그녀는 이곳으로 들어올 때부터 탈출 경로를 생각했었다. 혹시 승려들에게 들켜서 도망친다면 어떻게 할지 고민했고, 계획을 세워두었다.
폭약이었다.
사실 폭약은 도굴의 전문가인 피주억의 것이었다. 그걸 빙백아가 미리 빼두었고, 동굴의 약한 부분에 심어놓은 것이다.
일행들은 전력을 향해 달렸고, 빙백아는 폭약을 심어놓은 곳에서 기다렸다.
일행들이 최대한 멀리 가고, 소뇌음사 고수들이 최대한 가까이 다가올 때.
그때 폭약을 터뜨렸다.
콰콰콰쾅.
콰쾅.
폭약은 연속적으로 터졌고, 동굴이 크게 무너져 내렸다.
빙백아는 겨우 탈출했고, 소뇌음사 고수들은 거꾸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 * *
사흘 뒤, 정한련의 본거지.
초류한은 편안하게 누워서 보고를 듣고 있었다.
“자문공파의 중상 공자가 또 중재를 요청해 왔습니다. 강신파와 약간의 부딪침이 있는데 해결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자문공파와 강신파라……. 둘 다 섬서성에 있는 문파죠?”
“네.”
초류한은 잠깐 생각하더니, 수하에게 말했다.
“강신파는 우리 정한련 소속은 아니죠. 하지만 그와 사촌이 중의파의 문주이고, 우리 소속일 겁니다.”
“네. 맞습니다.”
“그럼 중의파를 통해 강신파와 다리를 놔보죠. 일단 그렇게 강신파 사람들을 한번 만나고 파악해 보세요.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만.”
초류한은 누운 채로 몸을 돌렸다.
“오늘은 유난히 피곤하네요. 그만합니다.”
“알겠습니다. 내일 다시 준비하겠습니다. 그럼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수하는 이런 일에 익숙한 듯, 인사를 하고 곧바로 나갔다.
초류한은 다시 몸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멍하니 하늘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흐음. 지겹군. 벌써 몇 년이나 지나서 그런가?”
요즘은 하루에 반 각만 일하고 있었다. 그래도 귀찮았다. 하기 싫고,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고민 중이었다. 그냥 똘똘한 놈을 구해서 그놈한테 맡기고, 다른 일을 찾을까?
아니야. 그래도 봉급을 받는데, 사흘에 반 각은 일을 해야겠지?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나을까? 어디로 가지?
편안하고 분위기 좋은 곳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갑자기 목소리가 들렸다.
“청해 지역은 어때요?”
초류한은 깜짝 놀랐다. 그토록 기다렸던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는 눈을 감고 마음을 한 번 진정시킨 후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오셨군요. 련주님.”
벌써 놀란 감정을 추슬렀고, 담담한 얼굴로 일어섰다.
뒤쪽에는 하운평이 서 있었다. 마치 방금 전부터 있었던 사람처럼, 태연했고 익숙해 보였다.
그는 환히 웃으면서 인사했다.
“오랜만입니다. 부련주님. 그런데 아직도 제가 련주인가요? 죽었다는 소문은 들었을 텐데요.”
“많은 사람들은 죽었다고 했었죠.”
“하하. 그럼 련주를 바꾸셔야죠.”
“마땅한 후보자가 없었거든요. 게다가 저는 련주님이 죽지 않았다고 확신했습니다. 련주님의 관상은 위기는 있을지언정, 단명할 상은 아니었거든요.”
이어서 초류한은 퉁명스럽게 물었다.
“그런데 이렇게 늦게 나타나시는 건 심하군요. 명백한 직무유기입니다. 본인이 련주인데 어떻게 몇 년 동안 신경도 안 쓸 수 있습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했어요.”
하운평은 남의 일을 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의 변명을 하지면 그동안 바빴습니다. 그리고 초류한 부련주님께서 너무 잘해주셨거든요. 십 년 치 봉급을 미리 준 보람이 있었습니다. 하하.”
“웃지 마십시오. 저는 미리 받은 걸 후회하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류한은 정한련의 성장 과정과 현재의 위치를 설명했고, 하운평은 적혈주에 대해 알려주었다.
하운평이 다시 물었다.
“청해에도 정한련 소속의 문파들이 있죠?”
“네. 있습니다. 그리고 련주님이 언급하신…… 마교의 청탁을 받았다는 문파도 어디인지 알 것 같군요.”
초류한은 기억을 더듬었고, 하나의 문파를 기억해 냈다.
“항적도문이란 곳이 있습니다. 청해 구헌 지역의 오랜 유지로 철광산을 소유하고 있죠. 돈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무공이 약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죠. 그 타개책으로 문주의 둘째 아들이 우리 정한련에 가입을…….”
그는 설명을 하다가 멈추었다. 그리고 피식 웃었다.
“그걸 알고 일부러 찾아오신 거군요. 그렇죠?”
“하하하. 맞습니다. 그곳에 대해 조사하다 보니, 정한련의 이름이 있었어요. 부련주님이 보고 싶기도 하고 부탁할 것도 있고, 겸사겸사 찾아온 겁니다. 그나저나 대단하십니다. 청해까지 정한련의 영역을 넓히다니.”
“제가 한 건 없습니다. 가입한 사람들이 효과를 봤고, 좋다고 하니까 다른 이들도 스스로 찾아온 거지요.”
초류한은 하운평이 처음 나타났을 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청해로 같이 가자고 했었다.
“그래서 저보고 같이 항적도문에 가자는 건가요? 소개시켜 달라고?”
“맞습니다. 간 김에 유랑도 하시고, 휴식도 취하면서 천천히 돌아오시면 되죠.”
“싫습니다.”
초류한은 단번에 거절했다.
그는 침상에서 일어나기 귀찮아서, 누워서 일을 보는 사람이었다.
청해까지 가자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어차피 항적도문의 둘째 아들을 소개시켜 달라는 것이 목적이라면, 제가 갈 필요는 없죠.”
초류한은 자신의 책상으로 가서 커다란 금패를 꺼냈다. 그걸 하운평에게 주었다.
“이전부터 드리려고 했는데, 깜빡했었네요. 정한련 련주를 상징하는 물건입니다. 이것만 들고 가시면, 쉽게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이건 곤란합니다. 아직 제가 모습을 보이면 안 되거든요.”
무적문의 소문주가 정한련의 련주라는 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련주로서 나타날 수는 없었다.
초류한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른 명패를 꺼내었다. 이번에는 크기가 작은 동패였다.
“그럼 이걸 가져가십시오. 제가 가기 싫을 때, 저의 대리인에게 주는 물건입니다.”
“대리인이라……. 이 정도면 적당하겠네요.”
하운평은 동패를 품속에 넣었다.
“또 부탁할 것이 있는데요. 아아. 그것 역시 직접 움직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는 적혈주를 상대하기 위한 계획을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 정한련의 문파들을 움직여야 했고, 그걸 부탁하고 있었다.
가만히 듣던 초류한은 고개를 흔들었다.
“조금 수정을 하셔야겠습니다. 만약 그가 련주님의 계획을 눈치챈다면 반대로 당할 수도 있어요. 그에 대한 방안도 마련해 놓으시죠.”
그는 문제점을 지적했고, 하운평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같이 계획을 수정했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한 시진 후, 하운평은 일어섰다.
“그럼 정한련,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제가 맡은 일이니, 도망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제발 자주 찾아와 주십시오. 아니면 정말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저도 삼사일에 한 번만 일할 겁니다.”
하운평은 빙그레 웃으면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는 청해로 넘어갔다.
* * *
항적도문의 둘째 아들, 지운철은 한숨을 쉬면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휴우. 답답하구나.”
집안에만 있기에는 갑갑해서 밖으로 나왔는데, 답답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내일이면 그 무서운 마교로 들어간다.
수련을 하다가 죽는 일은 허다하고, 자칫 산 채로 먹힌다고 듣던 곳이었다. 그런 끔찍한 소문만 무성한 곳에 혼자 가야 하다니.
갈 때는 호위무사들이 동행하겠지만, 결국 혼자 남아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게다가 마교와 동맹이라니.
만약 이 관계가 중원의 다른 문파들에게 들킨다면, 생매장을 당할 수도 있었다.
“아버님은 그걸 알면서도 왜 이런 위험한 짓을 결정하신 건지…….”
문주인 아버님이 원망스러웠다.
게다가 큰아들은 가문을 이어야 하니 안 되고, 결국 둘째인 자신이 볼모로 입교해야 하는 처지가 아닌가.
가문을 위하는 일이라 하지만, 자신만 희생하는 것이 너무 억울했다.
[힘들어 보이시네요. 제가 도와드릴까요?]지운철은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낯선 남자가 나무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그는 양손을 들면서 천천히 말했다.
[아아. 놀라지 마십시오. 저는 정한련에서 나왔습니다.]그리고 정한련의 동패를 보여주었다. 그제야 지운철도 안심을 하였다.
[그런데 정한련에서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이런 야심한 밤에요?] [항적도문이 마교의 소속으로 들어간다는 소문이 벌써 저희 귀까지 들어왔습니다. 다른 정보단체들도 곧 알아냈을 겁니다.] [네에? 버, 벌써요?] [어쩌면 누군가 일부로 퍼뜨린 것일 수도 있죠. 아무튼 항적도문은 큰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중원무림인 사이에서 배신자 취급을 받을 겁니다.] [휴우우.] [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그의 말에 지운철이 물었다.
[어떻게 도와주신다는 겁니까?] [간단합니다. 일단 마교로 들어가세요. 당분간은 항적도문과 관계를 유지해야 하니 심하게 대하진 않을 겁니다.] [그걸로 해결됩니까?] [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무림맹과 정한련의 대표로 마교로 잠입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나중에 항적도문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그 사실을 양측에 얘기하세요. 예를 들어, 마교와 관계를 맺은 건, 저를 잠입시키기 위한 위장이었다고 말이죠.] [아아.]본래 하운평은 더 좋은 방법을 찾으려 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방금 도착해서 확인해 보니, 이미 항적도문은 마교와 관계를 맺었고, 둘째 아들을 마교로 입교시킨다고 결정한 상태였다.
그것도 내일 출발이었고, 마교로 들어갈 인원까지 정해놓은 상황이었다.
때문에 항적도문의 문주가 아닌, 지운철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마교로 가는 사람은 호위무사까지 열 명으로, 모두 정해져 있습니다. 지금 낯선 사람을 끼워 넣기도 힘들고, 마교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건 걱정 마십시오.]하운평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스스슥.
지운철의 모습이었다.
[허억.] [이런 식으로 공자님으로 변장할 생각입니다.] [네에?.] [제가 조용히 따라가다가 적당한 시점에 바꿔치기할 생각이니, 그때까지 저에게 무공과 가족 이력 등,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십시오.] [하지만 그 후에 저는 어디에 있나요?] [조용한 곳으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제가 돌아올 때까지 그곳에서 기다려 주시면 됩니다.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지운철은 곰곰이 생각했고, 오히려 잘됐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마교 따위에게는 가기 싫었고, 자신을 볼모로 보낸 집안에도 미련은 없었다.
이제 그도 집안이 아니라, 이기적으로 혼자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그렇게 다음 날, 지운철과 호위무사 열 명은 마교로 출발했다.
마교 안내인이 두 명 있었는데, 하운평은 그들의 눈을 피해 마차 안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전음으로 지운철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능력까지 사용해 가며, 지운철의 모든 걸 받아들였고, 그렇게 열흘이 흘렀다.
마차는 십만대산, 마교의 본산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