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see your herbivorous side RAW novel - Chapter 39
너의 초식이 보여 39화
제가 돈이 좀 많습니다(1)
먼저 마부 노 씨에게는 마차를 끌고 다시 흑점에 가달라고 부탁했다. 백의문의 의태심이 마차를 많이 부서뜨렸고, 흑점에서만 고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사건으로 마차와 진천소뢰 덕을 톡톡히 봤었다. 추가로 더 구매하고 싶었다.
마차는 두 대 더 구입해서 하나는 방대일 총관에 주고, 진천소뢰는 가능한 전부 구입해서 조장 급들에게 하나씩 줄 생각이었다.
그동안 나는 정말로 표국주 후보자를 만나보고, 그녀를 데려오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혼자 배를 타고 하남성 남쪽에 위치한 도진 고을로 향했다.
며칠 후에 느꼈지만, 구치웅이 추천한 배는 정말 괜찮았다.
다른 배나 마차로 옮겨 탈 필요도 없이, 그대로 도잔 마을까지 갔다.
알고 보니 관에서만 이용하는 관선이었고, 가는 내내 극진히 대해주었다.
그런데 그중에서 단 한 명, 거슬리는 사람이 있었다.
“이 새끼, 청소 똑바로 안 하지?”
퍼억. 퍽.
“크윽.”
“어쭈. 고참이 때리는데 아파서 소릴 질러? 미쳤나?”
“아닙니다.”
“고참이 어루만져 주면, 웃으면서 ‘감사합니다.’ 해야지. 인상을 쓰면서 아파해?”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죄송할 짓을 왜 하냐고?”
퍼억. 퍽.
두꺼비 같은 생긴 녀석이 후임을 계속 괴롭히고 있었다. 이유도 정말 사소했다.
예를 들어 이번에는 본인이 해야 할 청소를 대신 안 했다고 정강이를 차고 있었다.
“야. 적당히 해라. 잠시 후면 포두님 나오신다.”
“네. 그래도 군기는 잡아야죠. 야. 때리니까 손 아프다. 저기 가서 혓바닥으로 바닥이나 한번 쓸어라.”
다른 상관이 적당히 말리니까, 군기를 잡는다는 핑계를 이상한 짓거리를 시킨다.
문제는 그 말이 농담이 아니었고, 정말로 후임을 강제로 엎드리게 하여 바닥을 혀로 핥게 만들었다.
그의 생각을 읽어보면, 그냥 단순히 재미고 유희거리다. 하지만 당하는 쪽은 달랐다.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죽을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쯧쯧. 저런 놈들은 적당히라는 걸 모르지.
으음. 그걸 한번 사용해 볼까?
나는 소매 안에 있는 녹색 구슬을 꺼냈다. 그걸 쥐고 타심통을 사용했고, 확실히 반응이 달랐다.
몇 가지 실험을 하면서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사람을 보고 관찰하는 것만 가능했다. 하지만 녹색 구슬을 이용하면 타인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마침 이들의 우두머리 격인 포두가 나왔다. 포쾌들은 나란히 서 있었고, 포두가 지나갈 때, 타심통의 힘을 이용했다.
갑자기 두꺼비 녀석이 손을 휘둘러 포두의 뒤통수를 때렸다.
퍼억.
어찌나 세게 때렸는지, 포두가 앞으로 쓰러져 버렸다. 모두가 놀라서 그를 쳐다봤고, 두꺼비 본인이 제일 놀랐다.
그는 억울해하며 소리쳤다.
“아, 아닙니다. 제가 한 것이 아닙니다. 제 손이 미쳐서 멋대로 움직인 겁니다.”
하지만 모두가 보고 있었고,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이 미친놈아. 그럼 다른 사람이 네 손을 움직였다는 거냐? 우리 모두 보고 있었는데 누가? 누가 그랬냐고?”
“아니, 그러니까……. 그게.”
당연히 그도 이유를 모른다.
두꺼비는 말을 더듬었고, 쓰러진 포두는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두꺼비 녀석을 말없이 노려보았다.
그의 생각을 읽으니, 상관폭행죄로 영창에 보내고, 영창에 갔다 오면, 최전방, 제일 힘든 곳으로 전출시키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쯧쯧. 두꺼비 녀석아. 그러니 마음을 곱게 써야지.
나는 웃으면서 배 밑의 숙소로 돌아갔다.
향로에서 나온 녹색구슬, 확실히 이걸 이용하면 타심통으로 타인을 조정할 수 있었다. 아직은 팔다리만 움직일 수 있지만, 나중에는 더 굉장한 것도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더구나 녹색구슬에는 다른 힘도 숨겨져 있었다. 분명히 느껴졌다.
단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혈교의 물건이라는 건데…….
아무래도 정확한 조사가 필요했다. 이 구슬이 어떤 물건이고, 정확히 어떤 힘을 가졌는지, 차근차근 연구해 볼 작정이다.
자아, 그건 나중에 할 일이고, 나는 이쪽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나는 후보자에 대한 자료를 다시 읽었다.
전서구로 급히 요청했는데, 방대일 총관이 제때 보내준 정보였다.
이름은 반모란. 나이는 삼십이 세.
‘반가창’이란 창술로 유명한 세가의 여식이었다. 어릴 때부터 무공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며, 아미파의 속가제자로 입문하여 아미창술까지 익혔다.
그런데 뜬금없이 스물두 살에 진하표국의 장자와 혼인했는데, 본인의 말로는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이듬해 사내아이를 출산했고, 이 년 후에는 불행히도 남편이 표행 도중 사망하게 된다.
갑작스런 과부가 된 반모란은 슬픔 대신, 남편 대신 진하표국의 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사업에도 재능이 있었는지, 진하표국을 크게 성장시켰다. 호북성의 작은 표국에서 육 년만에 호북성에서 세 번째로 큰 표국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돌연 반모란은 진하표국을 나왔고, 현재 하남성 남쪽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무공은 절정 고수 수준이고, 호탕하며 정이 많은 성격이라고 적혀 있었다.
으음. 조사내용대로라면 아주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는데. 왜 갑자기 진하표국을 그만뒀을까?
뭐, 조만간 알 수 있겠지.
* * *
사흘 후 도진 고을에 도착했다.
곧바로 반모란을 수소문했고, 의외로 쉽게 찾았다. 제법 큰 고을이었는데도 지나가는 사람마저 그녀를 알고 있었다.
“반 의원님? 그럼, 잘 알고 있지.”
“의원님요? 아니요. 창을 쓰는 무인인데요.”
“이름이 반모란이라며?”
“네.”
“그럼 반 의원님 맞아.”
뭐지. 동명이인인가?”
나는 설마 하는 마음에 그 사람이 알려준 의원으로 향했다.
그곳은 의원이라기보다는 낡은 사당 같았다.
방이 이십 개가 넘었고, 정원까지 있을 정도로 크고 넓었다. 그런데 정작 건물은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과거의 무적문보다 훨씬 낡은 곳이었다.
그래도 방 안에는 아픈 사람들이 서른 명 정도 있었고, 신음 소리가 연신 들렸다.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도 두세 명 보였다.
마침 눈앞에 젊은 여자가 앞에 지나가기에 말을 걸었다.
“저어,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니?”
키가 크고 인상은 좋아보였다. 그래서 말을 걸었는데, 대답은 다소 퉁명스러웠다. 눈 밑이 시커멓고, 굉장히 피곤한 얼굴이어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혹시 ‘반모란’이라는 분을 아시나요?”
여인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넌 누구지? 무슨 일 때문에 찾는 거냐?”
그녀는 공격적으로 대꾸했고, 나는 대답 대신 그녀의 마음을 읽었다. 그리고 조금 놀랐다.
그녀가 반모란 본인이었다.
나는 정중히 대답했다.
“저는 무적문에서 왔습니다. 저희 문에서 운영하는 표물원주, 즉 표국주와 동일한 자리를 제안하려고요.”
“아아. 무적문. 서신은 받긴 했는데, 분명 거절했다. 답신을 보냈는데. 못 받았니?”
이런, 거절했던가?
아무래도 여기까지 내려오는 동안 무적문으로 답신이 간 것 같았다.
“엇갈렸나 봅니다. 그런데 거절하시려는 이유가…….”
“난 더 이상 표국 일은 하기 싫다. 그게 이유야. 돌아가거라!”
그녀는 차갑게 말하고 돌아섰다.
그녀의 마음을 읽어보니,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로 연결되는데…….
흐음. 풀기가 쉽지는 않겠네.
나는 그녀의 뒤통수에 대고 소리쳤다.
“알겠습니다. 본인이 싫으시다면 어쩔 수 없죠. 그런데 제가 먼 길을 왔거든요. 벌써 날도 저물었고, 괜찮으시면 하룻밤만 자고가도 괜찮을까요? 숙박비는 지불하겠습니다.”
“숙박비는 얼어 죽을, 그냥 빈방에 아무 곳이나 들어가. 하지만 급한 환자가 오면 비켜줘야 한다.”
“알겠습니다.”
그녀는 돌아보지도 않고 대충 대답했다.
성격은 시원시원하군. 잔정도 많은 것 같고.
좋아. 일단 들어오는 데는 성공했으니, 그녀의 아들을 만나 봐야겠다. 직접 봐야 이번 일을 풀 수 있을지 확인을…….
“의원님! 반 의원님!”
그때 중년 남녀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남자의 등에는 일곱 살 정도로 보이는 작은 아이가 업혀 있었고, 축 늘어져 있었다.
정신을 잃은 모양인데, 얼굴에 검은빛이 보였다. 상태가 심각한 것 같았다.
반모란이 소리쳤다.
“이쪽으로 눕히세요.”
그녀는 작은 방을 열고, 남자는 아이를 눕혔다. 반모란은 진맥을 하면서 물었다.
“맥이 불규칙한데, 어떻게 된 거죠?”
“그게……. 산에 칡을 캐러 올라갔는데,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이렇게…….”
“산에 갈 때 아이를 데려가지 말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죄송합니다. 이 녀석이 하도 따라가겠다고 우겨서요. 괜찮을까요?”
“뭘 잘못 먹은 것 같은데. 뭔지 알 수 없으니……. 으음. 조금 과격한 방법을 써야겠네요.”
그녀는 침으로 아이의 배와 목 부분을 찔렀다. 그러자 아이는 크게 움직이더니, 토하기 시작했다.
“우에에엑.”
강제로 속을 비우려는 것 같았다.
그동안 먹은 것이 없었는지, 물과 이상한 액체만 나왔다. 몇 번의 구토 끝에 하얀색 버섯 조각이 나왔다.
그녀는 그 버섯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조금 떼서 입안에 넣었다. 그리고 바로 뱉었다.
퉤엣.
“알광대버섯이네요. 하얗고 친숙해 보이지만, 치명적인 독이 숨어있죠.”
“아이고. 이제 어떡합니까?”
“빨리 와서 다행입니다. 독성이 강한 버섯이지만 치료 방법이 있어서…….”
‘몸을 보신하고, 약재만 살 수 있으면 빨리 치료할 수 있는데.’
하지만 저 집안에 돈이 있을 리 없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고, 결국 본인의 돈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많지는 않지만, 도움은 될 것이다.
그녀는 품속에서 동전을 꺼냈다.
“아까 칡을 캤다고 했죠?”
“네에.”
“곱게 갈아서 가지고 오세요. 그리고 이걸로 보리와 쌀도 조금 사오시고요. 죽을 만들어 먹일 거예요. 해독은 침으로 어떻게 해볼게요.”
“아이고. 의원님. 매번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두 사람은 크게 절을 했고, 반모란은 쓴웃음을 지었다.
‘난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닌데……. 아무튼 이제 마지막 동전이 썼으니, 패물을 또 팔아야겠다.’
그녀는 자신의 재물을 팔아가면서 사람들을 돕고 있었다. 벌써 이 년째 같은 일을 반복했고, 그녀의 아들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으음. 그나저나 저 아이가 신경 쓰이네.
나는 누워 있는 아픈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버릇처럼 마음속을 읽다가 뭔가 느낄 수 있었다.
반모란은 약재를 가지러 가고, 부모들은 칡을 갈러 갈 때였다. 나는 눈치를 보다가 조용히 아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아이의 팔을 잡고 정신을 집중했다.
이번에도 녹색 구슬을 이용했다.
타심통으로 더욱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보았고, 역시 이걸 이용하니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단순히 마음이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몸을 살필 수도 있었다.
타심통은 정신적이고 수동적 능력인데, 녹색 구슬을 이용할 때마다 물질적, 혹은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아이의 몸 전체를 둘러보면서, 독이라고 짐작되는 불순물을 느꼈다. 그것들은 온몸에 천천히 퍼지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하나 더 있었다.
위장 쪽이 차갑다.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칡도 차가운 성분이 아닌가?
의술은 잘 모르지만, 음식을 받아들이는 위장이 차가운데, 차가운 성질의 것을 먹이면 안 될 것 같았다.
“거기서 뭐 하냐?”
마침 반모란이 지나가다가 다가왔다.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진지하게 물었다.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도와주려고 살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몸이 차가운 것 같은데, 칡을 먹여도 될까요? 칡이 찬 성분이 아닌가요?”
그때 반모란은 한 대 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급히 다시 진맥했고,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렇구나. 아이는 그동안 밥 대신 칡을 너무 많이 먹은 거야. 이미 위장 쪽이 냉한 기운이 돌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또 칡을 먹이면 몸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칫 몸이 더 망가질 수도 있었다.
자칫 큰 실수를 할 뻔한 반모란은 등골이 서늘했다.
사실 그녀는 의술이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아들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이럴 때는 어떡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치료 방법은 있는데 돈이 없다. 어떻게든 싸게 치료를 해야 하는데, 방법이…….’
그녀는 답답함을 심하게 느꼈다.
그때 내가 나섰다. 품속에서 은자 열 냥을 꺼내었다.
“참, 아직 숙박비를 안 드렸죠? 여기 있습니다.”
그녀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하룻밤에 은 열 냥? 나랑 장난치니?”
“사람마다 돈을 쓰는 기준이 다른 법이죠. 참고로 제가 돈이 좀 많습니다.”
반모란은 돈과 나를 번갈아 보더니, 돈을 받았다.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지금은 급한 일부터 처리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