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elayed My Death Because Of a Will RAW novel - chapter (147)
유언 때문에 죽는 건 잠깐 미뤘습니다 (147)화(147/195)
19. 진짜 적
#133
생명의 신이 감개무량한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죽음의 신이 이번에는 꼭 죽기를 기대하며 지켜봅니다.
가호 신들의 도착 메시지가 뜨고.
가이아 시스템이 던전 내 모든 각성자들에게 알려 드립니다.
던전의 <테라포밍>이 완료되어 이제부터 이 던전은 지구와 같은 환경을 갖습니다.
단, 행성의 토종 자연 환경 보호를 위해 가이아 시스템이 <테라포밍>에 시간 제한을 두고자 하니 각성자들의 양해를 바랍니다.
양해에 대한 선물로 ‘던전 클리어 시 얻는 경험치 X 2’ 귀속 아이템을 모두에게 선물합니다.
인벤토리를 확인하세요.
<테라포밍> 적용 시간 09:59:59
예의 가이아 시스템 전체 메시지를 받았다.
사람들에게도 떴을 테지만 인벤토리를 확인하는 이들은 없었다. 윤서는 301명이라는 인원수에 놀랐지만, 사람들은 인원수에도 놀라고 <테라포밍>이라는 경이적인 스킬에도 놀라서 경악에서 빠져나오는 게 늦었다. 이런 스킬을 사용할 거라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겪으니 더욱 놀라운 것이다.
도등수가 놀란 마음을 추스르고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우선 인원을 확인해야, 아니, 우선 알렉 헌터. <보스 알람>을 사용해서 보스 추적부터 들어갑시다.”
“알겠네.”
알렉이 <보스 알람>을 만들어 사방에 날려 보낸 후 도등수가 인원을 셌다.
“300명 맞는데요.”
“으음.”
인원을 다시 셌지만 300명이었고, 던전 진입 메시지는 여전히 301명이었다. 한 번 더 셌으나 똑같았다.
‘알렉 스위치’가 스킬 <창작>을 사용합니다.
알렉이 <창작>으로 만든 <인간 탐지기>로 수를 헤아렸지만 역시나 300명이었다. S급 헌터이자 사냥꾼으로 유명한 미국인 크리스 카일도 <강자 탐지>라는 스킬을 사용했으나 결과는 같았다.
“이게 대체 무슨….”
“씨발, 뭐야. 귀신이라도 들어왔어?”
“으아아. 저 무서우려고 해요.”
수재희가 우는소리를 하면서 홍의윤 곁에 붙었다. 다들 섬뜩해하는 가운데 권지한은 팔짱을 낀 채로 윤서를 바라봤다.
“형, 10년 전에도 이랬어?”
“아뇨. 그때는 생존자와 진입 메시지의 인원수가 일치했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군요.”
“어떻게 할지 얼른 결정해야 할 것 같군. 시간은 흐르고 있네만.”
알렉의 말에 리더 격인 도등수, 크리스 카일, 박수빈 등이 모였다.
10년 전에는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스킬을 사용해서 77일 만에 클리어했지만, 이번 목표는 20일. 빠른 진행을 위해 용암 지대에서는 윤서의 <테라포밍>과 조만이의 <빙하기>로 아예 용암은 구경하지도 못할 환경에서 싸우기로 했다.
그들의 계획은 용암 지대는 3일, 늪지대는 5일, 미로 지대 5일, 신전 지대는 7일에 돌파하는 것이므로 이렇게 머릿수나 세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초대받지 않은 손님, 예를 들면 갤럭사이아가 잠입했을지도 모르는데 무턱대고 공략을 진행해 나갈 수도 없었다.
“하나 짐작 가는 건 있어.”
회의를 듣고 있던 권지한이 말했다.
“말씀해 보세요.”
“만약 던전에-.”
권지한이 말하기도 전에 “저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손을 든 이는 로렌스 밀레와 리오 델리, 닭살 커플이었다.
리오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혹시 우리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아직 밝힐 생각은 없었는데….”
“아….”
수줍은 목소리를 듣는 순간 리더 그룹은 모두가 상황을 파악했다. 이인선이 물었다.
“임신한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4주라고 하더라고요. 그저께 알았는데….”
“왜 말을 안 했는가?”
“이 정도는 세포에 불과해서 던전 진입 인원에는 포함 안 된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말하면 못 들어오게 할까 봐 얘기 안 했고요.”
“그러게. 4주면 카운트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도등수가 미간을 찌푸렸다.
가이아 시스템이 태아를 인원에 포함하는 건 임신 6개월 이후부터다. 여러 테스트로 입증된 결과였다.
“가이아 시스템이 그사이 또 우리 몰래 업데이트했나 보네요. 이렇게 공지 없이 잠수 패치 하면 유저들한테 욕먹는다는 걸 모르나.”
수재희가 툴툴거렸다.
“하하하. 축하한다. 돌아가야 한다. 안전하게.”
“맞아요. 축하드립니다. 나중에 초음파 사진 보여 주세요.”
옐레나와 박수빈이 안심한 듯 축하의 말을 건네고 커플은 초음파 사진 갖고 있다면서 당장 꺼내 자랑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잠시 이어지는데 윤서는 눈살을 찌푸렸다.
‘임신 초기에 왜 들어와? 미쳤어? 둘 다 제정신이 아니야.’
도등수가 손뼉을 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걸로 인원수 이슈는 해결됐군요. 자, 이제 공략을 진행해 봅시다.”
그들은 계획을 점검하고 곧장 실천에 옮겼다.
***
‘로렌스 밀레’가 스킬 <빙의>를 사용합니다.
‘리오 델리’가 스킬 <외톨이 박쥐>를 사용합니다.
콰아앙.
예비 부모는 격렬하게 전투했다. 윤서는 두 사람에게 건 실드를 강화했다.
윤서는 정말이지 저 커플을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바보 같다고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와 별개로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공지 없는 업데이트일까? 정말로 저 한 명은 태아를 말하는 걸까? 가이아 시스템이 고작 4주 된 세포를 사람으로 판단했다고?
이게 아니라면 말이 안 되는데 그래도 여전히 찜찜했다.
쉬이익!
머리 아파 죽겠는데 화염 웜이 긴 혀를 낼름거리며 뛰어들었다. 윤서는 화염 웜의 척추에 ‘존재하는 넋’을 쑤셔 박고 그대로 직선으로 그어서 반토막 낸 뒤 땅 위에 착지했다. 그리고 바로 박차 올라 B급 헌터의 뒤를 노리던 몬스터의 머리통을 박살 내고서는 덤벼드는 두 마리의 몬스터를 <스파크>를 사용해 태워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