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elayed My Death Because Of a Will RAW novel - chapter (161)
유언 때문에 죽는 건 잠깐 미뤘습니다 (161)화(161/195)
21. 가이아의 마음
#145
갤럭사이아의 사이비 교도들은 구속 아이템으로 사지가 묶이고, 마력도 강제 봉인 당해서 비각성자보다 못한 상태로 막사 안에 갇혀 있었다.
그들은 바깥 상황을 알 수 없었지만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긴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보스 몬스터가 나타났다는 알림이 뜨고, 괴성과 비명이 난무하다가 지축이 뒤흔들리는 폭음이 쏟아지더니… 일순 조용해졌다.
사이비 교도들은 막사 밖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마력은 봉인 당했으나 신체는 각성자라 귀를 기울이자 소리가 들렸다.
“서채… … 고갈….”
“…서채윤…. 정신을 잃…!”
“…채윤…. 치유 스킬이….”
자세히는 알 수 없어도 서채윤이 정신을 잃었고, 치유 스킬이 필요하다는 상태인 것 같았다.
사이비 교도의 리더가 막사 밖을 향해 소리쳤다.
“이봐!”
“…….”
“이봐, 밖에 아무도 없나?”
“…….”
“이봐라!”
막사 밖에서 피 칠갑을 한 헌터 한 명이 신경질을 내며 들어왔다.
“다들 정신없으니까 닥치고 있어!”
“이봐. 서채윤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알 거 없다.”
“정중하게 부탁할 테니 알려 주게. 서채윤은 우리에게 이곳에서 고민하고 반성하라고 했고, 우리는 모두 고민하고 반성했다. 어차피 우리는 여기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대던전을 나가면 바로 구속되겠지. 그전에 우리가 도울 게 있다면 돕고 싶다. 나는 A급 힐러고, 마력 치유와 쿨 타임 치유 전부 가능하다. 인벤토리에 포션도 쌓여 있어.”
피칠갑을 한 헌터가 리더를 뚫어져라 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너는 도움 안 된다. 서채윤은 치유 스킬 내성이라더군.”
“뭐…?”
“그는…. 서채윤은 비각성자보다 못한 몸으로 이곳에 들어왔다는 뜻이다.”
“…….”
“알았으면 닥치고 있어라.”
헌터가 막사를 나갔다.
바깥은 시끄러운 와중에 막사 안은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서채윤은 비각성자보다 못한 몸으로 이곳에 들어왔다는 뜻이다.’
리더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붉은 핏물이 뚝뚝 덜어졌다.
***
윤서는 뭔가가 뺨을 살살 간지럽히는 감각을 느꼈다.
누군가 옆에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정신을 잃기 직전의 상황이 떠올랐다. <오르트의 구름>을 사용해서 보스 몬스터를 죽인 후 마력 고갈로 인해 비처럼 쏟아지는 암석들을 향해 걸었던 기억.
아, 일어나고 싶지 않다.
윤서는 눈을 뜨지 않았다. 뜨고 싶지 않아서였다.
만약 기절한 사이 모든 상황이 끝나서… 대던전 공략까지 마쳐서 이곳이 저번에 일어났던 그 하얀 천장의 병원이라면 좋겠지만. 그런 소설 같고 꿈 같은 일은 없을 테니까.
정신을 잃은 기간은 아마 이틀에서 사흘.
이곳은 미로 지대일 것이다. 한창 보스를 찾고 있겠지. 이곳에서는 조각조각 찢어져서 공략을 진행하기로 했다. 서채윤이 기절한 바람에 꽤 애먹고 있을 테니 어서 눈을 떠야만 했다.
‘…먼치킨.’
윤서는 문득 그 단어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