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elayed My Death Because Of a Will RAW novel - chapter (187)
유언 때문에 죽는 건 잠깐 미뤘습니다 (187)화(187/195)
25. 돌아가는 길
#167
던전이 클리어되었습니다 : 현재 인원 2명 : 소요 시간 1시간 4분
경험치 100,000,000 획득
사용하지 않은 경험치 13,973,745,000
검은 던전의 경험치는 공략이 중지되어서인지 대던전 때보다 적었다.
물론 대던전과 비교해서 적다는 것이고 어마어마한 수치이기는 했다.
던전 클리어 최대 공로자 : 윤서
던전 기여도 : 윤서 9 / 그 외 1
“와. 날 1이라도 쳐 주네. 왜 쳐 주는 거지? 내 인벤에서 꺼냈다고?”
“옆에서 예쁘게 웃고 있어서 귀엽게 봐 줬나 봅니다.”
“내가 귀여워서 다행이다.”
권지한이 예쁘게 웃으며 일어났다. 윤서도 일어나 두 사람이 함께 집을 나오자 안전 가옥은 서서히 사라졌다. <작은 구원>으로 만들어진 것은 이렇게 효능을 다하고 나면 사라지는 듯했다.
검은 던전은 여전히 일시 정지한 듯 시간이 멈춰 있었고, 본래 입구가 있었던 자리에 다시 포탈이 생겨났다.
이번에도 처음 보는 색이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봐도 뭔가 특별하다는 걸 알 정도로 눈부신 하얀색이었다.
가이아 시스템이 최대 공로자 윤서에게 특별한 선물을 드립니다.
가이아 시스템이 당신에게 아이템 ‘관측자와의 대면권’을 선물합니다.
‘관측자와의 대면권’
등급: L급
오늘도 우주 경계에서 우주를 지키고 있는 관측자와 대화할 수 있는 티켓.
최종 관문을 통과한 선택된 자가 궁금한 걸 물어보면 대답해 줄 거예요.
윤서가 눈썹을 찌푸리자 권지한이 물었다.
“뭐 받았어?”
“‘관측자와의 대면권’이라는데요….”
윤서가 아이템을 설명하자 권지한이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장난해? 이렇게 힘들게 검은 던전까지 끝냈는데 그럼 대면 한번 못하게 하고 아무런 설명 없이 지구로 돌려보낼 생각이었단 말이야? 그리고 최대 공로자만 주면 나는? 아, 짜증 나게 하네. 야, 가이아. 나도 줘. 나도 열심히 했어. 우리 형이 너무 먼치킨이라서 그렇지 나도 존나 아등바등 열심히 했거든? 나도 내놔! 나도 설명 들을 거야!”
권지한이 허공을 향해 떼를 썼다.
윤서는 옆에서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생명의 신이 ‘권지한’의 말이 옳다고 말합니다.
죽음의 신이 가이아를 맹렬하게 비난합니다.
관측자가 가이아를 찾아갑니다.
든든한 가호 신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곧 가이아가 백기를 들었다.
가이아 시스템이 지금까지 수십억 년간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방법으로 최종 관문을 통과한 지구 인류에게 선물합니다.
인벤토리를 확인하세요.
“아, 나도 티켓 왔다.”
권지한이 인벤토리에서 티켓을 꺼냈다. 두 사람은 만족하면서 백색 포탈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가호 신들이 그들을 말렸다.
생명의 신이 그럼 최대 공로자 선물도 따로 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죽음의 신이 역시 가이아 시스템은 쩨쩨하다고 말합니다.
관측자가 가이아에게 혀를 찹니다.
죽음의 신이 가이아를 구두쇠로 부르자고 외칩니다.
생명의 신이 구두쇠를 두고 보기만 할 거냐고 소리칩니다.
‘권지한’과 ‘윤서’에게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어떤 신이 구두쇠에게 실망했다고 말합니다.
마지막 메시지를 권지한도 받았는지 눈을 깜빡이며 윤서를 쳐다봤다. 윤서도 마찬가지였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어떤 신이라니…?
‘권지한’과 ‘윤서’를 흥미롭게 보던 어떤 신이 최대 공로자 선물을 요구합니다.
‘권지한’과 ‘윤서’를 눈물 흘리며 보던 어떤 신이 가이아를 비난합니다.
‘권지한’과 ‘윤서’를 응원하던 어떤 신이 구두쇠에게서 선물을 강탈하자고 말합니다.
두 사람을 지켜보던 신들이 최대 공로자 선물을 줘야 한다고 아우성칩니다.
· · · 가이아가 잠시 기다리라고 말합니다.
윤서는 얼떨떨한 기분이 되었다. 이렇게 많은 신이 지켜보고 있었다니…. 뭔가 벅차기도 했고 부끄럽기도 했다. 변방의 행성 주민이 최종 관문에 들어왔다니 신기했던 건가?
한편으로는 이강진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체의 소멸 또한 이 신들이 지켜보고 있었을 걸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했다.
가이아 시스템이 최대 공로자 선물을 따로 준비했습니다.
이건 정말 좋은 선물이에요.
이 이상은 없을 거예요.
인벤토리를 확인하세요.
자신감 넘치는 메시지를 받고 인벤토리를 열자 그곳엔… 동그랗고 하얀 보석 한 개가 들어 있었다. 보석 안에는 반짝반짝한 작은 알갱이들이 있었다. 윤서가 보석을 꺼냈다.
‘영혼 가루’
등급: B급
10년 전 검은 던전에서 소멸을 선택한 어떤 인간의 영혼이 담겨 있다.
이것을 흩뿌리면 영혼은 새로운 별들로 다시 태어날 거예요. 지구의 영웅을 위해 가이아가 직접 준비한 선물입니다.
윤서는 제 손안의 하얀 보석을 다시 쳐다봤다. 그리고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가이아의 눈>으로 보석을 확인한 권지한 역시 윤서의 앞에 앉았다. 권지한은 제 옷이 더러워지든 말든 상관없이 무릎 꿇고서 윤서를 끌어안고 그를 다독였다.
이 최종 관문이라는 것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죽었다.
인류가 승리한 것은 맞지만, 지구로 돌아가면 연일 축제를 열며 사람들은 환호하고 기뻐할 것이고, 관측자와의 대화를 들려주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며 바삐 미래를 준비하겠지만.
그들의 동료는 그 죽음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한동안 슬퍼할 것이고, 잊고 있다가도 불현듯 비탄에 젖을 것이다. 한참 후에도 기억은 그를 괴롭힐 것이다.
동료의 죽음이란 그런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