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elayed My Death Because Of a Will RAW novel - chapter (8)
유언 때문에 죽는 건 잠깐 미뤘습니다 (8)화(8/195)
#07
“박강이라고, 겉보기에는 그냥 가정을 위해 열심히 사는 평범한 젊은 아버지지만 알고 보면…. 야, 너.”
유준철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너 그런 표정 하지 마라.”
“내가 뭘.”
“‘내 싸움 후보 리스트가 훌륭하군’ 하는 표정이잖아.”
“정확히 잘 봤어. 칭찬해 줄게.”
뻔뻔한 대답에 유준철은 머리가 아픈 듯 관자놀이를 짚었다.
“이거 네 싸움 상대 후보 리스트가 아니라, 우리가 극진히 모셔야 할 서채윤 헌터 후보 리스트다.”
“S급만 만나면 싸움시킬 때는 언제고 이제는 또 싸우지 말라는 거야?”
유준철이 움찔, 찔린 표정을 지었다가 곧 근엄하게 말했다.
“물론 필요하면 후보자와 대련해 볼 수는 있겠지만…. 괜히 심기 거슬렀다가 서채윤이 돌아서 버리면 곤란해. 우리는 그에게 잘 보여야 할 입장이란 말이다. 어떻게든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묵직하게 목소리를 깔며 주의를 시켰지만, 권지한의 표정엔 여전히 흥미가 감돌았고, 그의 눈은 리스트에 못 박혀 있었다. 유준철은 위가 따끔거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권지한이 흥미롭다는 얼굴을 하면 꼭 큰 사고가 일어났다. 차라리 매사 시큰둥한 표정만 짓는 게 나았다. 유준철은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으로 물었다.
“너 합병식 안 올 거지?”
“갈 건데.”
“왜, 길드 행사 싫어하잖아. 그날 막 기자들도 부를 거고 카메라도 많을 텐데 안 와도 돼.”
“그래도 가야지. 이 중에 서채윤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안 갈 수야 있나.”
“야…. 알겠지만 싸우라고 찾는 거 아니다. 세상을 구하려고 찾는 거야. 알지? 응? 어? 부탁한다, 제발.”
권지한이 씨익 웃었다. 애원 따위는 귓등으로 안 듣는 사악한 표정이었다. 유준철은 권지한이 큰 사고를 칠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