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Die RAW novel - chapter 17
그리고 보았다.
사랑하는 아내가 자식을 물어뜯는 모습을 보이다.
“기…. 그…….”
정성윤을 보는 순간, 지연이었던 것은 달려들기 시작했다.
“자식이 걸린 걸까요?”
오종훈은 바깥을 예의 주시했다. 폭격에 이은 갑작스러운 사태는 이들은 점점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정성윤이 저러는 이유야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부인과 아들, 둘 중의 하나가 걸렸다는 거네.”
설동이 말한 이유밖에 없었다.
모두가 침묵을 유지할 때였다.
그들의 귀에 총상이 울리는 게 아닌가.
“뭐야?”
설동이 제일 먼저 커튼을 젖혔다. 그리고 정성윤이 뛰는 게 보였다.
“으하하하! 으헤헤헤!”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는 모습에 그는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설동이 고개를 빼자, 정할아버지와 오종훈도 창백해진 얼굴이었다.
정성윤의 웃음에는 광기가 서려 있었다.
그는 어디론가 뛰어갔다.
“아하하하! 다 같이 죽는 거야!”
미친 광기를 듣고 설동은 다급히 바깥으로 나갔다.
“지금 저 목소리 지하 창고로 향하는데요?”
“뭐?”
정 할아버지가 사색이 되었다.
모두가 머릿속으로 식량이라는 두 글자를 떠올릴 때였다.
타는 냄새가 그들의 코를 찌르고 있었다.
“아하하하!”
미친 정성윤의 목소리가 들리고 이들은 불에 타는 창고 안에서 그 실체를 보고 있었다.
말끔한 인상은 사라지고 악과 광기밖에 남지 않은 남자.
그는 불이 붙은 식량에 석유를 들이붓고 있었다.
“끝이야…. 끝이야. 우리가 왜 이런 꼴이 돼야 하는데! 우리가 왜!”
그 광기에 모두가 할 말을 잃을 때였다. 정성윤은 총구로 자신의 입에 넣었다.
탕, 하는 소리가 세 사람의 귀에 들리고 정성윤은 자리에서 쓰러졌다.
모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9. 생존
폭격으로 무너진 도시의 참상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못다 한 열기, 여기저기 보이는 시체 파편은 보는 이로 하여금 구역질을 내게 하고 있었다.
“우동철 쓰레기 새끼.”
수색에 나서는 병사들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이미 폭격으로 무너지고 엉망이 된 공간. 이들은 사후 처리를 위해 투입되었다.
혹시라도 남은 감염체가 있으면 처리하라고 말이다.
장교가 아닌 끌려온 병사들은 우울했다.
“우리 집이 근처인데….”
“엄마….”
제주도에서 벌어졌으니 제주도에서 온 병사들이 많았던 거다.
자기가 살던 곳이 무차별 폭격으로 박살 난 광경은 마음을 어지럽혔다.
대위 이하의 인솔 장교들은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명령이라지만 가족이 죽었을 수도 있는 현장에서 병사들을 다그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솔 장교들은 뒤에서 절뚝거리거나 한쪽 팔이 다친 병사들을 보았다.
“아니, 다친 애들은 왜 내보내는 거야?”
물론, 이건 윗선의 명령이다. 군인이라면 다쳐도 작전에 참여하라고 말이다.
“우동철 그 새끼는 진짜….”
“예전에 대령일 때도 상부 명령 씹고 애들 굴려댄 놈이라잖아.”
“저딴 놈이 장군이니 이 꼬라지가 나네.”
장교들은 훌쩍이는 병사를 일단 뒤로 빼버렸다.
사실상 전투 능력이 달리니, 부상병과 같이 취급한 거다.
부서진 건물 속에서 이들은 총구를 앞세우고 수색에 나섰다.
도심지를 무려 15개나 되는 소대가 분산되어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
“모두 감염체가 나오면 무조건 죽이는 거다!”
장교의 통솔 아래에 총구들이 사방을 경계할 때였다.
총소리가 저 멀리서 났다. 근처 장교들이 일제히 무전기를 들었다.
[여기는 A-2. A-2. 현재 감염체로 보이는 개체를 발견했다. 수는 열 마리 정도다.]“지원 간다! 모두 준비해!”
소대가 일제히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연하지만, 부상병들은 뒤처진다.
장교가 뒤쪽으로 가서 낙오자들을 이끌 때였다.
부서진 잔해 속에서 무언가 기어 나오고 있었다.
“모두 멈춰!”
장교는 소대를 멈추게 하고 기어 나오는 ‘그것’에 총구를 겨냥했다.
“신호하면 발사해라!”
장교가 손을 아래로 내릴 때였다. 갑자기 한 병사가 전방에 뛰쳐나갔다.
“어? 중…”
하지만 이미 내려간 손에 총은 거침없이 총알을 내뱉었다.
삽시간에 여러 총을 맞고 병사는 쓰러졌다.
“아!”
“병선아!”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갑자기 왜 튀어나간 걸까?
하지만 병선이라고 불린 병사는 다가오는 개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엄마…. 엄마….”
그렇다. 지금 기어 나온 ‘그것’은 이 병사의 어머니였던 거다.
“그…. 기…….”
기묘한 소리를 내며 접근한 엄마는 병사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소대장도 병사들도 차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엄…. 마.”
“키아아악!”
하지만 그건 이미 엄마가 아니었다. 날카로운 이빨이 단숨에 병사의 머리통을 깨물었다.
“저… 저… 쏴!”
장교가 재차 말하자, 다시 총이 불을 뿜었다. 신나게 총을 쏘는 순간, 어디선가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총성에 집중하고 있을 때, 그것은 반파된 건물 아래로 떨어졌다.
“끄아아악!”
한창 시끄러운 순간이었다. 병사의 비명에 뒤를 돌아본 순간, 동료가 그것에 물리는 모습을 보았다.
“미친!”
장교는 우물쭈물하는 병사들을 제치고 소총으로 두 사람을 한꺼번에 날려버렸다.
“제길…. 제길….”
혼돈 속에서 장교는 제정신을 차리려고 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아프다.
“콜록.”
그때, 그의 귀로 기침 소리가 들렸다. 장교가 살벌한 눈으로 고개를 돌리자, 침묵하는 병사들이 보였다.
“누구야? 방금 기침한 놈.”
“으…. 으….”
유달리 한 병사가 몸을 떨고 있었다. 그는 장교를 보고 뒷걸음질 쳤다.
“유 일병. 총 내려놔.”
“우…. 으….”
병사가 뒷걸음질 치고 주변의 사람들이 그에게서 멀어졌다.
“왜 그러는데요? 왜?”
“유 일병!”
“죽일 거지? 나 죽일 거냐고!”
흥분한 유일병이 울먹거리며 소총을 드는 순간이었다.
장교의 총이 먼저 발사되었다.
유 일병이 쓰러지고, 장교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제기랄. 이게 뭐야. 이건 대체 뭔데?”
“끄아아악!”
하지만 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느새 죽은 병선이 기어 와서 병사를 물어버린 거다.
“뭔데? 죽은 거 아니었어?”
당황한 소대장의 무전기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오고 있었다.
[감염체 개체 수가 너무 많다. 폭격으로 죽은 거로 보이지 않는다.] [포위됐다. 움직임이 느리지만, 병사 중에 기침을 하는 자가 늘어난다. 사살하겠…. 권 병장! 멈춰!]연이어 총성이 무전기에서 들렸다. 그리고 그는 자기에게 일어난 모든 걸 보았다.
물리고 처리한 이들이 다른 이들을 물고 있었다.
분명히 죽였는데, 좀비가 된다?
물린 자들은 감염체가 된다. 그때 죽이면 일어서지 않는다.
하지만 감염 중이거나, 감염 초기시 죽였을 때는 죽어도 ‘그것’으로 부활한다.
이 사실이 장교의 머리를 관통하자,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폭격으로 감염된 자들은 처리한 건 소수. 대다수가 민간인이었어. 그렇다면?’
장교의 주변으로 무리를 지어 오는 ‘그것’의 행렬이 보였다.
우동철은 초토화된 도심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국무총리 아들의 신원이 확인되면 바로 목표지를 폭격하라.]이것이 윗선에서 내려온 명령이었다. 국방부장관은 감염체들이 퍼져나가는 걸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었다.
다소 무리해 보이는 이 폭격도 결국, 감염체를 제주도에서 막으려는 계책이었다.
“총리 아들이라…. 그래 저 언덕만 아니면 되지.”
이미 수 시간 전에 위치가 파악되었다. 원래대로라면 바로 데려와야 했지만, 우동철은 깔끔하게 무시했다.
‘위험요소 제거가 먼저다. 총리 아들이 어쩔 건데? 만약 주변 정리도 되지 않은 상태서 감염체랑 같이 오면 어쩌자고?’
불안요소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나름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도심지 계곡 근처에 있는 언덕만 피하면 된다.
만약 감염체들이 언덕을 잡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미리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기꺼이 그는 시민을 희생시켰다.
‘이걸로 내 진급 가능성은 커지겠군.’
그는 철두철미한 장군이었다.
진급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남자였다. 다친 병사도 예외가 없었다.
폭격을 마치고 나서 다친 병사까지 차출해서 안전로 확보를 명령했다.
“병사가 말이야. 좀 다쳤다고 빠져? 그딴 게 어디 있나!”
그의 사단은 언제나 지옥이었다. 과도한 훈련과 병사의 자유 제한.
오로지 그만이 할 수 있는 똥군기였다.
아침 해가 차오르기 시작한 그는 주변을 모조리 정리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이봐. 커피나 타 와.”
그는 운전병에게 명령을 내리고 막사로 돌아가려는 참이었다.
한 대령이 자신을 무시하고 다급하게 뛰고 있었다.
우동철은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구석도 대령! 지금 장군을 앞에 두고 인사도 없이 가나?”
하지만 구석도 대령은 난감한 얼굴로 무전기에 연결된 마이크를 들었다.
“일단, 병력 뒤로 빼! 당장! 다시 진지로 돌아와서….”
바로 그 순간, 우동철은 구석도의 무전기가 바닥에 내팽개쳤다.
“장군이 말하는데, 어딜 무시해!”
대령 구석도는 다급히 무전기를 주었다.
“기다려주십시오. 긴급한 상황인지라….”
“뭐? 장군 말보다 긴급한 게 어디 있어? 지금 전시라고!”
“지금 다친 병사가 감염체에 물렸습니다!”
“죽이면 되잖아! 그게 중요해?”
흥분한 우동철은 이미 정리에 나선 병력에 관심이 없었다.
그 순간, 구석도 대령이 때리려는 그를 밀쳐내었다.
“야! 너…”
놀란 우동철의 두 눈 핏발이 설 때였다. 별안간 여기저기서 장교들이 튀어나갔다.
“못 오게 막아!”
“아니, 어떻게 저렇게 많이 생겼지?”
“부상병들이 뒤처진다고! 아니, 누가 부상병들도 나가래?”
여기저기서 당황하는 장교들이 보였다.
우동철은 그런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무전으로 뭐라 하는 구석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뿐.
“야! 군용 지프에 웬 감염체가 탄 체 들이박았어!”
“감염체가 운전도 해?”
“냥 타는 중에 변한 거 아니야? 총 가져와!”
주변은 소란스러웠다. 우동철은 분노하며 총을 꺼내 들었다.
“콜록.”
기침하면서 그가 총을 꺼내들어 구석도 대령을 쏴버렸다.
“개새끼가…. 콜록!”
기침을 일으키면서, 쓰러져 신음하는 구석도를 보았다.
주변 사람들이 자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뭘 보고 있어! 할 일이나 해!”
그가 외쳤지만,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소총을 든 이들이 총을 자신에게 겨누고 있었다.
“야! 뭐하는 거야! 내가 누군지 알고?”
“장군님이 말하지 않았습니까. 의심자는 무조건 죽이라고!”
소총을 든 장교 하나가 외쳤다. 우동철은 그 순간, 격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