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Die RAW novel - chapter 193
하지만 그런 그에게 걱정거리가 들어왔다.
“여러분, 우리는 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람이 아닌, 오직 주 예수만이 부여한 사람을 벗어난 자가 있습니다.”
그렇다. 그는 설동을 주의 깊게 보고 있었다.
“우리는 보통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달라요. 사탄의 힘입니다. 사람은 다치면 죽습니다! 이게 하느님이 내려주신 인간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그 하느님의 섭리를 부정하려는 자가 있습니다!”
그는 큰소리로 외쳤다.
전 목사에게 설동의 존재는 그야말로 사탄 마귀였다.
신체를 재생하는 괴상한 체질의 소유자.
그것은 감염자랑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전 목사가 예배를 마치고 점심시간이 되자, 한 간부가 다가왔다.
“전 목사님. 아까 이야기 하신 게 신설동 이야기입니까?”
“그 부정한 자의 이름을 말하지 마세요.”
전 목사의 굵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자는 있어서 안 될 자입니다!”
전 목사가 거세게 외치자, 군 간부는 움찔했다.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이 사태를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굳이 적대하지 않아도….”
“권 소령님! 지금 무슨 말씀이십니까!”
분명 전 목사는 종교 지도자일 뿐이다. 하지만 그의 호통에 소령 직위에 있는 자가 쩔쩔매었다.
“그자는 안 될 자입니다! 어서 빨리 유 준장님을 만나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귀중한….”
또다시 이어진 옹호. 전 목사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권 소령님. 안 되겠군요.”
“네?”
전 목사는 차갑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얼마 후, 권 소령은 보직이 전방으로 내쫓겼다.
“야, 신체검사는 오랜만인데.”
설동은 평온하기 그지없는 검사현장에 안도했다.
지금까지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싸우고 다닌 그에게 있어 평온하게 아침에 밥 먹고 대기하다가 검사받는 건, 극히 드물었다.
안팎으로 군인들이 지키고, 그는 할 것만 하면 그만인 광경.
얼마나 평화적인가.
‘이런 일상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그가 궁극적으로 바라고 원하는 일상은 머지않아 올 거다.
그 희망이 지금 머릿속에 가득했다.
설동이 침대에 눕자, 의사들이 다가왔다.
“간단한 채혈부터 하고 그 성분을 분석할 겁니다.”
“그런데 내 세포를 뽑아가서 어떻게 연구한다는 겁니까?”
“정확히는 설동 씨의 뽑힌 후 어떻게 구조하는지 반응하는 겁니다. 세포들이 어떻게 재생을 보이는지, 그 원인을 파악해서 뽑은 세포를 활용하는 거죠.”
설동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뭐가 됐든 아무튼 세포 기증자가 되는 거다.
“그러면 빨랑빨랑 합시다. 진짜 감염자도 이제 지긋지긋한데….”
그렇게 세포가 뽑히려는 순간이었다.
“잠깐!”
갑자기 진료실 문이 벌컥 열렸다. 그리고 거기에 대위 마크를 단 이가 나왔다.
“상부의 명령입니다. 신설동 씨의 검사를 일단 중지하라고 말입니다.”
“네?”
설동이 의아한 얼굴로 일어섰다.
“무슨 일인데요?”
“강 장군님께서 실험을 일단 중지하라고 명하셨습니다.”
“네에? 왜요?”
설동은 놀라서 되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렇게 그들의 실험은 일단 중지되고 말았다.
“잘 하셨습니다.”
전 목사는 강대준 준장과 만나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하면 됩니다. 부정한 자를 실험하다니. 예수님이 노하실 겁니다.”
“그렇긴 하죠. 예수님이 보기에도 그렇고 말입니다.”
강대준. 준장의 직위에 있는 장군이자, 이 청사 내 최고 권력자다.
또한, 독실한 개신교신자이기도 했다.
전 목사가 권력을 가지게 된 원인 중 하나였다.
다만 그도 설동의 힘이 어떻게든 유리하게 쓰일 수 있다는 건, 알았다.
하지만 종교적인 신념이 그걸 가로막았다.
“굳이 그 특이한 체질의 사내가 아니더라도 잘할 수 있습니다.”
“물론입니다. 하나님의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역시 장군님의 결단이 이 기지를 구했습니다. 어서 그자를 내보내도록 하죠.”
“하지만 절차와 예의라는 게 있으니까. 그냥 보내는 것도 그러니 좀 기다리게 하죠.”
강 준장은 슬쩍 전 목사의 눈치를 보았다. 부대 책임자이자 수많은 대원이 감염자에게 당해본 그였다.
종교적인 이유에서 보류했지만, 어디까지나 없어도 잘할 수 있다는 예측 때문이었다.
만약 실패한다면?
그는 분명히 개신교를 믿고 하나님을 따르는 신자. 그래도 현실적인 면도 생각하고 있었다.
‘도움을 주겠다고 왔는데 그냥 보낼 수 없지.’
종교적 신념 안에 놓인 작은 현실감각이 설동을 붙들라고 말하고 있었다.
‘만약이다. 어디까지나 플랜 b.’
군인의 감각으로서 그는 전 목사가 뭐라 하던 무조건 설동을 붙들어놓으려는 생각이었다.
전 목사는 그 결정에 불만은 느꼈지만, 뭐라고 말은 하지 않았다.
“저는 신설동을 내쫓아야 하지만, 확실히 무작정 쫓아내는 것도 예의가 아닌 듯 하군요.”
“네. 그냥 좀 있으라고 하죠.”
이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합의에 들어서고 있을 때였다.
그때, 그의 집무실 전화가 울렸다. 강 준장은 차분하게 그것을 받았다.
“여보세요? 그래, 무슨 일이지?”
전화기 속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나고 있었다.
강 준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 신종? 지금 병사들이 죄다 감염자로 변하고 있다고?”
전화기 너머에서 비명이 연신 들리고 있었다.
정부청사 내 군인들은 소규모로 전진하면서 주변을 소탕하고 있었다.
근거지를 넓히고 식량을 가져온다.
피난민들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훨씬 강대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총을 10여명이 가지고 사방에서 움직이니, 감염자가 총성에 나와도 처리에 문제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바라는 바였다.
오종훈은 허순자가 포함된 부대에서 역시나 근처 순찰을 하고 있었다.
‘이 할머니, 되게 체력이 좋네?’
허순자와 만난 지 얼마 안 되는 오종훈은 보면 볼수록, 이 늙은이의 체력이 감탄하고 있었다.
가장 선두에 서고 가장 전투에 앞장선다.
그렇다고 몸만 앞서는 게 아니라 전투적 식견도 있어서 그녀의 지휘를 받을 정도였다.
또한, 누구보다도 자상하다.
말 그대로 할머니와 같은 태도로 부대원들에게 안정을 주고 있었다.
“오늘 마지막 순찰이다! 들어가서 씻고 자려면 어서 끝내야지! 이 중위! 따라와!”
“네.”
이 중위가 피식 웃으며 뒤를 따라갔다. 저런 사람이 있으면 부대원들도 즐겁게 따른다.
솔선수범.
오종훈은 즐겁게 웃었다. 이제 이들은 마지막 빌딩을 돌 때였다.
무전기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나왔다.
“Z-5 구역 명진 빌딩이다! 지원을 요청한다!”
“음?”
이들은 무전기를 듣자마자 움직였다.
보통 감염자를 상대하면서 보통 지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없다.
철저하게 총을 들고 작전하니, 어지간해서는 감염자를 손쉽게 처리하는 편이다.
즉, 지원 요청을 한다는 건 본인들로도 상대하기 힘든 무언가가 나온다는 이야기.
이들은 황급히 작전지역으로 달려갔다. 이들이 달려가는 중에 어마어마한 총성이 울려 퍼졌다.
“다수가 있는 건가?”
오종훈이 놀라서 고개를 드는 순간, 목표구역 창문에서 피로 물든 무언가가 추락했다.
뭔지 자세히는 몰라도 행태로 추측할 수 있었다.
총기와 군복. 작전 군인이었다.
갑자기 창문을 뚫는다? 뭔가에 쫓기는 거다.
이들은 다급히 빌딩 정문으로 달리는 순간이었다.
안쪽에서 한 무리의 군인들이 뛰쳐나오고 있었다.
허순자가 바로 외쳤다.
“사격준비!”
신속한 명령이다. 하지만 이 명령은 어디까지나 뛰쳐 오는 자들의 뒤를 노리는 말.
하지만 오종훈은 그때 달려오는 자들이 뭔가 이상하단 걸 깨달았다.
“왜 다들 피 칠갑이죠? 저거 누구 피에요?”
“뭐?”
이 중위가 눈을 깜빡거리며 달려오는 이들을 주시했다.
“웃어?”
상대는 웃고 있었다. 군인들이 말이다.
“표정이 이상해요!”
하지만 아침만 해도 같이 출진하던 동료.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오종훈은 외쳤다.
“쏴야 해요!”
오종훈이 외치는 순간, 갑자기 달려오던 이들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허순자가 제일 먼저 총을 난사했다.
총알을 달려오는 이들에게 소는 순간 부풀어 오른 것들은 이내 터졌다.
그 폭발의 여파는 피들을 사방에서 흩뿌렸다. 그 피가 곧 오종훈 부대의 한명에게 당도했다.
“아! 눈에!”
눈을 비비는 군인. 하지만 곧 그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가려워…. 가렵다고!”
“뭐라고?”
오종훈이 몸을 돌렸다.
눈을 비비던 손에서 어느 새인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어? 잠깐만?’
뭐가 뭔지 모르지만, 오종훈은 불길함을 느낄 때였다.
총성이 이곳에 울렸다.
허순자가 바로 상대의 머리를 쏴버렸다.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그러면서 모두를 시체에서 물러가게 했다.
“저 안에서 대체….”
이들이 머뭇거리는 사이 다른 부대가 도착했다.
“무슨 일입니까?”
“안에서 신종이 나타난 모양이네. 부대가 당했네.”
“그렇다면 처리해야 하는데….”
상대 쪽 장교는 부대를 통솔했다. 허순자가 바로 말렸다.
“안 돼. 지금 지원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화염방사기라도 가지고 와야 할 듯싶은데…….”
“어떤 감염자도 총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난, 이미 총이 통하지 않는 놈들을 보았네. 위험해.”
허순자가 그를 말렸지만, 장교는 고개를 저었다.
“기습만 주의하면 어떤 감염자도 우리 상대가 통하지 않습니다.”
이 자는 일렬로 세우고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허순자 부대는 확실히 그 뒤를 보조해주는 형식으로 들어갔다.
피 냄새가 진하게 난다. 그것도 최근에 난 피 냄새가 말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은 어두웠다. 비록 낮이어도 내부는 상당히 시야가 어둡다.
이들이 조심스레 접근하는 도중에 무언가 오종훈의 근처에 떨어졌다.
‘이건?’
오종훈이 조심히 그것을 살펴보자 액체였다. 걸쭉한 액체.
오종훈이 천장을 바라보자, 충격에 빠졌다.
미처 파악 못했지만, 천장에는 점액질의 핏덩어리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 핏덩어리들이 조금씩 떨어지려 했다.
“모두 천장을….”
“으아아악!”
그리고 앞쪽에서 비명이 들렸다.
앞선 부대를 통솔하던 오 대위는 살짝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였다.
그 역시, 감염자 소탕에 닳고 닳은 타입이다.
물론, 그 역시도 보고서로 특이한 변종들에 대한 걸 보기는 했다.
‘하지만 결국 화력투사에 밀렸잖아?’
제대로 된 군대가 있으면 상대가 변종이든 뭐든 상대가 되지 않는다.
나름대로 근거는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상대가 기괴하다는 점이었다. 어두운 빌딩 내부, 거기에 축축하고 더러운 냄새가 사방에 풍겨오고 있었다.
이들은 전진하면서 적을 찾아내려 했다.
“냄새가 점점 독해지는데요?”
“가스 수준이에요.”
방독면이 필요할 정도로 고약한 것들이 병사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그 상태로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점점 숨소리만 거세지는 상황. 하지만 오 대위는 적이 근처에 있음을 확신했다.
“봐봐. 여기에 병사들이 떨어트린 게 많네.”
마치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 조각처럼, 그 흔적들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