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Die RAW novel - chapter 197
“앞으로 이곳에 올 생각 마라!”
“웃기지 마! 그 사탄의 자식을 그냥 두고 갈 거 같아?”
현식은 더욱 분노했다.
“그놈이 있는 한, 주님의 왕국은 건설할 수 없어! 전 목사님이 말씀하셨어. 그 남자는 있어서는 안 될 마귀라고!”
현식이 돌연 설동이 있는 병실로 뛰기 시작했다.
“잡아! 저거 못 가게 해.”
의사들이 크게 당황해하며 쫓았지만, 젊음을 과시하듯 현식은 설동의 병실로 달려갔다.
“죽어!”
힘차게 외치고 설동의 병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윽고, 크나큰 소리가 들리고 의사들은 당황했다.
이들이 다급히 병실 문으로 들어간 순간, 한 사람이 바닥에 대자로 뻗은 게 보였다.
“현식이?”
현식이 병실 바닥에 대자로 뻗어 있었다. 그 앞에는 설동이 자신의 주먹을 매만졌다.
“이건 무슨 실험이죠? 격투기 실험?”
“…….”
이곳은 다시 고요해졌다.
전 목사는 대형 교회에 모인 수많은 신도에게 울부짖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어제 주님의 뜻을 받든 전사들이 목적을 이루려다가 실패해서 잡히고 말았습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그의 목소리에 일반성도, 군인들이 모두 웅성거렸다.
이 웅성거림은 결코, 부정적인 이유에서가 아니 여서다.
“어떻게….”
“신설동이라는 괴물을 처리하지 못한다고요?”
“세상에나….”
그건 바로 이들의 목적이 이루어지지 않은 데에 대한 안타까움.
전 목사는 소리를 더욱 높였다.
“지금 우리 형제자매가 붙잡혀 있습니다. 지금,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도 우리가 안전한 건, 하나님 때문입니다. 감염자가 여기서 발생하던가요? 아닙니다! 주 예수가 지켜보시고! 머물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아닌 자가 왔습니다. 들으셨죠? 신체가 잘라도 재생합니다. 이게 인간입니까?”
“아니요!”
여기저기 힘찬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심지어 폭탄에 맞아도 산다고 합니다. 이게 사람입니까?”
“아닙니다!”
다시 더욱 커진 목소리. 전 목사는 사람들에게 외쳤다.
“저 자는 재앙입니다. 우리랑 다른, 감염자입니다. 사탄마귀의 재림이고, 악마입니다! 그 악마가 지금 모두를 홀렸습니다! 저는 너무 슬픕니다. 저 하나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여러분들이 함께라면 저는 앞으로 나설 겁니다.”
“전 목사님! 따르겠습니다.”
그에 화답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전 목사는 미소를 지었다.
“여러분, 제게 힘을 주세요. 예수님이 제가 명하셨어요! 형제자매들을 구하고 악을 처단하라고! 혼자서는 두렵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과 함께라면 가능합니다.”
“우오오오오!”
그의 연설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전 목사는 단상에서 내려왔다.
“움직입시다! 움직여야 합니다. 저들에게 우리의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들이 일제히 일어서며 감염자 떼처럼 움직였다.
“날 죽인다고? 뭔 개소리야?”
설동은 의사들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듣자 기가 막혀 했다.
“난 비행기 사고로도 죽지 않는데, 사람 하나가 날 어떻게 죽이려고?”
그가 투덜거리자, 옆자리의 동현이 크게 웃었다.
“하긴, 죽지 않는 너를 죽이는 건 엄청난 모순이기는 하군. 그래도 조심해야 해.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르니까.”
“아니, 근데 종교는 대체 뭔데? 갑자기 왜 나를 노리는 거야?”
“나도 모르지. 그래서 미친 거지.”
동현은 간단하게 정리했다.
습격 사건 이후, 설동에 대해 경호 인력들이 움직였다.
이제 그의 병실은 허락을 맡고 들어와야 했다.
옆에서 하연은 사과를 깎고 있었다. 그 솜씨가 능숙하다.
“잘하네?”
“예전에 연기에서 병석에 누운 어머니한테 사과를 깎는 신을 촬영했거든? 근데 내 나이가 그때 17살이었어. 알잖아? 제대로 된 모양도 아니라서 감독님한테 엄청 혼났거든. 죽도록 연습해서 한 거야.”
설동은 자기 연인이 준 사과를 낼름 입에 넣었다.
“근데 너무 하는 게 없는데. 온종일 의사들하고 노는 거 빼고는.”
설동은 침대에서 팔굽혀펴기를 시전했다.
그야말로 평온하다. 몇몇 시끄러운 것들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신설동은 물러가라! 사탄 새끼야!”
“아, 또 왔어!”
설동은 질린 듯 한 태도로 병실 바깥을 보았다.
요즈음 기습적으로 저런 자들이 나가서 그의 신경을 긁고 있었다.
바깥에서는 군인들이 막아내고 있지만, 병원 자체는 일단 일반인들도 출입이 가능한 게 문제였다.
기어이 의사들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
“며칠 내로 병실을 옮긴다고요?”
얼마 뒤 찾아온 의사들은 아예 병원 자체를 옮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 군부대가 작은 연구소를 하나 되찾았는데, 거기에 의료장비를 놓고 실험하겠다고 한다고 합니다.”
“지금보다야 훨씬 낫겠네요.”
설동으로서도 광신도들과 같이 예배드리는 건, 사절이었다.
그렇다면 며칠만 버티면 된다.
설동은 얼마든지 참을성을 발휘하는 그때였다.
“우아아아아!”
갑자기 바깥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 일반적인 소리가 아닌 어마어마한 괴성에 모두가 고개를 들었다.
“저건…….”
설동은 아까의 그 난동분자라고 생각했지만, 들리는 소리는 고작 그 정도가 아니었다.
“몇 명이야?”
설동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맹인이 아닌 이상, 들리는 소리가 수십 명 이상이라는 걸 짐작할 정도였다.
복도에 엄청난 울림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군인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당신들 뭡니까?”
“신설동을 내놔!”
“미쳤어요? 이 사람들 돌았나?”
군인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이, 사람들의 환호성이 커졌다.
“목사님이 오신다!”
“전 목사님이 성도들을 구출했다!”
사람들이 환호가 가까워진다. 이미 동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손에 쥐었다.
“아따, 사람에게 휘두르면 좀 무서운디….”
이들의 목표가 어딘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군인 둘로 막히려야 질 수가 없다.
“나오세요! 발포합니다!”
“해 봐! 해보라고!”
말단 병사 2명이 수십 명을 상대로, 그것도 감염자도 아닌 이들한테 쏜다? 절대로 그럴 리 없다.
실랑이가 이어지는 끝에 결국, 설동의 병실은 열렸다.
광기로 가득한 군중, 그 중심에 전 목사가 있었다.
“이 낙원이 사탄에게 유혹당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죽여! 신설동을 죽여!”
사람들이 환호하고 그들에게 적대적인 시선을 보였다.
설동은 한숨을 쉬었다.
“나보다 이곳에 누워있을 적임자가 저기 있네. 미친놈들의 대행진이야.”
전 목사는 설동에게 다가오려고 하고 있었다.
설동은 차갑게 경고를 날렸다.
“오지 마라.”
“주 예수님이 나와 함께 합니다.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광신에 매몰된 전 목사는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이미 동현이 그를 향해 주먹을 내지른다는 걸 말이다.
뻑!
이 병실을 울리는 엄청난 소음이 이곳을 강타했다.
전 목사는 바닥에 패대기쳐지듯 쓰러졌다.
동현은 의자를 내려놓았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후려치기는 너무 무섭네. 꺼져!”
전 목사가 쓰러졌다. 이거 하나로 군중들은 빠르게 이성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목사님이 당했다!”
“저런 쓰레기 새끼들!”
흥분한 인파가 병실로 몰려들었다.
설동과 동현, 그리고 하연이 그들과 맞서 싸우려고 할 때였다.
“콜록!”
그들의 귀에 기침 소리가 들렸다.
“기침 누구야!”
동현이 쩌렁쩌렁하게 외치고, 모두가 잠시 침묵했다.
“콜록! 콜록!”
그들의 시선이 바닥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쓰러진 전 목사가 일어서고 있었다.
“이 새끼! 감염자네!”
동현이 일부러 크게 말한 뒤 전 목사의 멱살을 잡아 던졌다.
인파가 홍해 가르듯 갈라졌다. 광신의 힘으로 달려들던 사람들이 침묵에 빠졌다.
하지만 그때, 전 목사는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하나님 아버지. 이 미천한 양에게 기회를 주소서, 힘을 주소서. 이 자들을 이끌 수 있는 기적을 내게 내려주소서!”
갑자기 올리는 기도 수 분간, 전 목사는 그렇게 지껄였다.
모두가 그만을 바라보고 있고,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기침을…. 하지 않아?”
전 목사는 감염의 위협에서 다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우레와 같은 환호성과 전 목사의 이름이 이곳을 가득 울렸다.
마치 기적을 행세한 예수를 본 신자들처럼, 전 목사의 기적에 이들은 그야말로 신을 본 것과 같았다.
“감염을 극복하신 기적을 만드셨다!”
“전 목사님이 우리의 구세주야!”
들 끓는 신도들은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들에게 사탄 마귀인 설동이 당황한 얼굴로 서 있었다.
“공격! 공격해라!”
전 목사의 외침과 함께 이들은 달려들기 시작했다.
기침은 감염의 전조. 기침을 시작하면 누구나가 감염자가 된다는 건, 상식이었다.
감정을 컨트롤해야 한다지만, 막상 기침에 걸린 자 중 제대로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기침이 나온 순간부터 싸늘한 시선과 본인이 감염자가 돼간다는 사실에 놀라 한다.
거기에 감정적인 흉포성까지 더해지면서 사람의 이성이 무너진다.
이건 공통점이었다. 수많은 사람의 변모를 지켜본 설동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들의 눈앞에서 말 그대로 기적이 벌어졌다.
종교라는 광신이 지금 기침을 막아버린 거다.
“전 목사님이 기적을 행하셨다!”
“전 목사님의 기적이다!”
“하나님의 기적이 오셨다!”
눈앞에서 목도한 기적. 사람들은 급격하게 흥분했다.
“전 목사님의 명이다! 저 사탄 마귀들을 잡아라.”
이제 거칠 것이 없었다.
고작 3명으로 저 몰려드는 관중들을 막는다? 불가능이었다.
순식간에 잡혀서 고초를 당할 거다.
설동도 당황하는 그때였다.
동현은 의자를 다시 집었다.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는데, 뭐, 형씨들이 자초한 거니까.”
이제까지 참았던 동현의 파워가 거세게 휘둘러졌다.
머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사람이 공중에서 날아갔다.
마치 코뿔소가 들이받은 것처럼, 어마어마한 소음이 울려 퍼지고 소란은 잠시 중지됐다.
사람의 얼굴이 짓뭉개지는 게 어떤 것인지 보고 싶다면 방금 동현이 휘두른 의자에 맞은 사람을 보면 되었다.
과연 저게 살아있을까 싶을 정도로 처참한 사람이 그대로 바닥에서 꿈틀거렸다.
광기를 단번에 진정시키는 폭력. 동현은 쩌렁쩌렁하게 외쳤다.
“뒤지고 싶으면 와라! 오라고!”
그 엄포에 사람들이 미적거렸다. 하지만 전 목사가 다시 힘차게 소리를 질렀다.
“죽이세요! 겁먹지 마세요! 우리가 유리합니다!”
공포로 마비된 이성이 광기에 휩싸이는 건, 한순간이었다.
다시 사람들이 달려들려 할 때였다.
“기…….”
동현에게 맞아 나가떨어진 쪽에서 기묘한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소리의 주인공은 푸른 혈관이 돋아나고 있었다.
“감염자다!”
공격을 가하려던 군중 한가운데서 발생한 감염자. 이것으로 다시 혼란이 가중되었다.
밀집된 공간에서 다른 사람이 물리고 이곳은 그대로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문 닫아!”
동현이 달려들어 사람들을 밀어내었다. 설동이 그대로 몸을 날리며 미적거리던 이들을 밀어내었다.
병실 문을 재빨리 닫고, 기다릴 뿐이었다.
“으아아악!”
사람들이 다급하게 도망가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얼마 뒤, 총성이 난무하며 이곳을 정리했다.
사태는 생각보다 커지고 있었다. 다음날, 설동은 바로 연구소로 이동되었다.
아직 준비가 미흡하지만, 전 목사가 벌인 희대의 반란으로 설동을 보호해야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