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have a cooldown RAW novel - Chapter 6
6
마나 자질 테스트 (1)
웅성웅성.
영주의 성문 앞에는 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다.
긴장하고 있는 소년들의 모습, 그 옆에는 그들을 보며 기도하고 있는 부모의 모습도 보였다.
그 외에도 물건을 팔고 있는 상인들, 인파를 통제하고 있는 병사들도 있었다.
“엘런, 그냥 시험 삼아 해 본다고 생각하렴.”
그 군중들 사이에는 엘런과 그의 가족들도 있었다.
“알겠어요. 그보다 어머니, 아버지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요?”
“크흠! 절대 그렇지 않단다.”
엘런의 고향인 로스에는 오늘 큰 행사가 있었다.
바로 마탑에서 출장을 나온 마법사들이 프로드 왕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20세 미만의 소년들에게 마나에 대한 자질이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이 테스트에 통과하면 마법 아카데미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마법사는 국가적으로도 큰 전력이 되며, 마법 아카데미의 학비로 얻는 수입도 괜찮았다.
마탑에서도 마법사의 수가 많아질수록 왕국 내 세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양측은 최대한 많은 수의 자질 있는 아이들을 찾는 일에 신경을 썼다.
‘흥! 또 어디 벗겨 먹을 놈들이 없나 찾고 있는군. 이래서 마법사 놈들은.’
엘런은 이미 그런 속셈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탐탁지 않았다.
‘우리 아이가 혹시나?’
‘우리 아이라면……?’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탑의 검정단이 도착하는 곳은 항상 많은 인파가 몰렸다.
마법사가 된다는 것은 평민에게 있어 거의 유일한 출셋길이라고 볼 수 있었다.
‘우리 엘런이 혹시……?’
그것은 엘런의 부모도 똑같았다.
‘여길 다시 서게 되는군.’
줄을 기다리며 엘런은 과거를 회상했다.
이 자리에서 저 빌어먹을 마법사들에게 마법의 자질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었다.
부모님은 그 사실을 알고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기뻐하셨다.
‘엘런에게 마법사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군. 장차 훌륭한 마법사가 될 재능이다.’
그 거만함이 가득 담겨 있는 한마디에 부모님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고 했다.
‘물론 마법 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해야겠지. 내가 추천장을 한 장 써 줄 테니 저쪽 등록소에 가서 아카데미 등록을 하면 된다. 엘런 정도면 훌륭한 성적으로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마탑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20년이 흐른 후에 나와 같이 이 자리에 검정단으로 다시 서 있을 수도 있겠군.’
그 말은 그 당시의 자신에게는 너무나도 멋지게 들렸다.
긴 로브를 입고 한 손에는 지팡이를 쥔 채 저렇게 꼿꼿하게 허리를 세우고 이곳에 서 있을 자신을 상상했다.
마법사가 되기만 한다면 부모님을 호강시켜 드리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귀족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면 마을에서 그 누구도 부모님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땐 정말 멍청했지.’
그런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자신에게 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다.
‘저 녀석만 아니었으면.’
엘런은 줄 앞에서 소년들의 자질을 검정하고 있는 마법사를 째려보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검정을 나온 마법사들은 자신의 판정으로 아카데미에 입학한 학생의 수당 추가 수당을 받고 교수 임용에 있어서도 가산점을 주었다.
그러니 검정단들은 기를 쓰고 학생들을 아카데미에 집어넣으려고 한 것이었다.
그 후에 그 어정쩡한 재능이 어떤 인생을 살게 될지는 고려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마법사의 혀 놀림에 넘어간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마법 아카데미의 1년 학비는 무려 40골드였다.
3인 평민 가족의 1년 생활비보다도 많은 금액이었다.
이런 큰돈을 평민이 낼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하지만 검정단들에게 그런 것은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
그들은 부모들에게 빚을 내서라도 아카데미에 보낼 것을 권유한다.
“마법사가 되면 그런 돈은 푼돈이 될 것이다. 투자라고 생각하게나.”
분명 마법사라는 존재는 그 정도 돈을 푼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맞았다.
무엇보다 귀족에 준하는 지위.
그것은 평민들로 하여금 이성을 잃도록 한다.
엄격한 신분제가 있는 이 사회에서 귀족이라는 것이 어떤 지위를 누리는지 평민들은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거슬린다는 이유로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존재가 귀족이었다.
자신의 자녀가 그런 귀족에 준하게 된다.
이 말만으로 그들은 얼마든지 빚을 내서 아이들을 아카데미로 보낸다.
그 때문에 엘런의 부모도 악덕 고리대금업자 바이샤에게 빚을 내서 그를 아카데미에 입학시켰다.
당시의 엘런은 반드시 마법사가 되어 부모님들의 빚을 다 갚겠다고 다짐했었다.
‘문제는 그것이‘마법사’에게만 해당된다는 것.’
아카데미의 학생들 중에서 마탑에 들어가 마법사가 되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아카데미는 졸업했으나 마탑의 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마법보조사가 된다.
물론 마법보조사들도 일정 서클 이하의 마법은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용병으로서 인기가 있었다.
돈도 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꽤나 벌 수 있다.
하지만 학비로 진 빚을 갚기에는 힘든 경우가 많았다.
‘그때 내가 뽑히지 않았다면 부모님과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자신이 마법사가 될 때까지 기다려 주겠다던 바이샤는 웬일인지 아버지에게 빚 독촉을 해 댔고, 아버지는 무리하게 용병 일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어머니도 이 때문에 돌아가셨다.
자신에게로 넘어온 채무를 갚기 위해 미친 듯이 용병 일을 했고, 빚을 다 갚을 순 있었지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바이샤의 이유 모를 독촉은 자신의 아카데미 입학 전부터 있었던 그 빚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은 아카데미에 갈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같이 빚을 갚아야 했었던 것이다.
‘그런 과거 따위 절대로 반복하지 않겠어!’
엘런의 눈에 결연한 의지가 보였다.
‘잘못되었던 점들은 하나씩 풀어 간다.’
쥐고 있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런 그의 모습에 그의 부모는 엘런이 긴장을 했구나 하고 생각했다.
“엘런, 정말이야. 긴장 안 해도 돼.”
“신경 쓰지 말거라.”
어머니의 상냥한 목소리가 엘런의 귓가로 들어왔다. 아버지의 거친 목소리도 들렸다.
너무나 그리웠던 이들.
이들을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았다.
“내가 다 돌려놓을게요.”
“그게 무슨 소리니?”
마리아는 자신의 아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시험 삼아 찾아온 이 검정에 아들이 너무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될 뿐이었다.
“다음!”
빌어먹을 마법사가 다음 차례를 불렀다.
엘런은 무표정한 상태로 마법사의 앞에 섰다.
“엘런입니다.”
“여기에 서 보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