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Want To Be Duke’s Adopted Daughter-in-law RAW novel - Chapter (212)
입양된 며느리는 파양을 준비합니다-212화(212/241)
“2 황자가 우리를 사기의 방패로 사용했다!”
“저런 사람이 신의 대리자라니. 웃기는 소리군!”
“게다가 사기까지 썼다! 악마와 계약한 것이 분명해!”
“내려가라! 내려가라!”
마테오에게 여러 비난이 쏟아졌다.
모두에게 떠받들리며 살아온 그는 처음 듣는 강한 언사에 부들부들 떨었다.
‘벌레만도 못한 것들이, 감히 나에게……!’
그의 핏발 선 눈이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는 시종들에게 닿았다.
“뭣들하고 서 있어! 황족을 모욕한 자들을 빠짐없이 붙잡아!”
하지만 시종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마테오가 생각하는 ‘벌레’들 중에, 저희들도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에 마테오의 눈이 더욱 뒤집혔다.
“다들 미쳤구나! 정신이 나갔어!”
마테오가 반쯤 정신을 잃은 얼굴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만 하세요, 2 황자.”
“다들 돌았어. 돌아버린 게 분명해…….”
“마테오!”
카르티아가 버럭 소리를 내질렀지만, 마테오는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대론 위험하다.’
제국 전체에 이 상황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결계를 쳐라. 어서!”
황후 쪽 시종들이 결계 마나를 개방했다. 영상구로 이 상황이 스크린에 송출될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자 무대를 제외한 모든 소음이 차단됐다.
그때, 연신 끅끅거리며 웃던 마테오가 돌연 웃음을 멈췄다.
모든 게 끝났다.
저는 신임을 잃었고, 저 반쪽짜리가 혼란에 빠진 사람들을 구했다.
황태자 자리는 엘리의 것이 되겠지.
‘그 모습만은 두고 볼 수 없다.’
마테오의 눈동자가 광기로 번들거렸다.
그가 허리춤에 들고 있던 검을 뽑아 들었다.
“꺄아악!”
“마테오! 안 돼!”
카르티아가 경악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성을 잃은 마테오가 그대로 엘리에게 덤벼들었다.
챙!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마테오의 검이 튕겨 나갔다.
‘어떻게……!’
마테오의 눈이 크게 뜨인 순간.
데미안의 검에서 뿜어져 나온 오러가 그에게 덤벼들었다.
팍!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시야가 암전 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고통들.
“으아아아악!”
마테오가 제 눈을 부여잡은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
“마테오!”
카르티아가 울부짖는 마테오에게 달려갔다.
그의 눈에서 걷잡을 수 없이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신관! 신관! 어서 치료를 해라, 어서!”
신관들이 헐레벌떡 달려와 마테오의 상태를 살폈다.
신관들이 얼굴이 곤란한 낯으로 물들었다.
팔이나 다른 신체 같은 경우는 고칠 수 있다.
하지만 눈과 같은, 특히나 시력 같은 경우엔 일반적인 신력으로도 고치기 어려웠다.
우리의 능력 밖이다. 판단을 마친 신관들이 혼절 직전인 마테오를 데리고 콜로세움을 빠져나갔다.
“죄송합니다.”
영상구의 위치를 힐끔거린 데미안이 아직도 충격에 빠져 굳어있는 카르티아에게 말했다.
“제 부인을 감싸려다 보니, 오러를 억제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너…….”
“죄송합니다, 황후 폐하.”
데미안은 연신 죄송하다 말하고 있었으나, 카르티아는 알았다.
검을 쳐내는 것만으로도 끝날수 있는 일이었다. 오러를 다룰 수 있는 소드 마스터라면 더더욱
하지만 그는 제 아내를 보호한단 명분 하에 마테오를 공격했다.
그것도 일반적인 신력으로 되살릴 수 없는 신체인 눈을.
일부러, 공격한 것이다.
‘제 아내에게 황태자 자리를 주기 위해서.’
그녀의 이성이 뚝, 끊어졌다.
“네가 감히.”
그녀의 목소리가 분노로 파들파들 떨리기 시작했다.
“네가 감히! 이 천한 것이!”
이윽고 그녀가 광기 어린 눈으로 데미안을 노려보았다.
“배워먹지 못한 놈인 줄은 알았지만, 기어이 정신을 놓았구나! 제 부인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는 개 노릇을 할 때부터 내 알아봤지!”
발작하듯 튀어 오른 그녀가 거친 언사를 내뱉었다.
그러나 여전히 데미안은 무표정한 얼굴이었고, 그것이 더욱 분노를 자극했다.
“어쩜 그리 제 아비를 꼭 닮았을까! 천박한 개새끼 짓은 여전한—!”
욕설을 내뱉던 그녀가 문득 말을 멈췄다.
많은 사람들로 가득한 콜로세움이, 너무나 조용했기 때문이다.
결계를 쳤다고 해도 이렇게 조용할 수가 있나?
순간 등줄기로 오싹한 소름이 내달렸다.
그녀가 천천히 좌중을 향해 시선을 움직였다.
이곳에 자리한 모두가, 그녀를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이 광경을 직접 본 것처럼…….
‘분명 결계를 쳤는데, 어째서?’
당황한 얼굴로 주위를 살피던 그녀의 시야에 사라져 가는 녹음의 빛이 보였다.
카르티아의 숨이 멈췄다.
‘저 계집이 힘을 써서 결계를 없앴구나!’
카르티아가 핏발 선 눈으로 엘리를 노려보자 그녀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이런.”
그때, 에르하르트가 무심하게 탄식했다.
“제 아들에게 물어뜯는 것은 사냥개의 일이라고 몇 번이나 가르쳤는데, 아직도 고쳐지질 않았나 봅니다.”
에르하르트가 전혀 송구하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제 아들 녀석이 아내 말이 아니라면 통 들어먹지를 않아서요.”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자식 교육은 어려운 법이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황후 폐하.
에르하르트가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황후가 사기를 일으킨 2 황자의 편을 들었다!”
“제국의 태양이라니, 웃기는 소리!”
사람들의 고함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왔다.
함께 탑승한 배가 침몰되는 소리였으나, 귀족들은 입도 뻥끗할 수 없었다.
그들이 누누이 말하지 않았는가.
이런 자리는 모두,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쇼에 불과하다고.
그리고 권선징악만큼 사람들이 열광하는 쇼는 없었다.
황후의 눈동자에 절망이 어렸다.
* * *
태양제는 급히 종료되었다.
2 황자가 일으킨 사기와, 3 황녀 시해 사건 때문이었다.
콜로세움에서 있었던 일은 전제국에 생중계되었다.
제국 각지에서 2 황자와 황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고아들이 많았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군.〉
〈하하. 맞는 말씀입니다. 평민들과 고아들 덕분에 저희가 배부르게 살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달리 할 일도 없는 천한 핏줄들입니다. 저희가 책임져 주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이럴 때가 아니면 또 언제 쓸모가 있겠습니까.〉
누군가 라티오넬 백작과 귀족들의 대화를 촬영해, 유포한 것이다.
〈맞는 말이군. 신전에 기부금이라도 내야겠어. 고아들을 잔뜩 맡아줘서 고맙다고 말이야.〉
〈아니지요. 신께 감사를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신탁 덕분에 전쟁이 벌어졌고, 그로 인해 고아들이 잔뜩 늘어난 것 아닙니까.〉
〈하하! 맞는 말이군! 그래, 역시 신께 감사를 드려야겠어!〉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으나, 이미 만들어진 복제본은 제국 각지에 퍼졌고 기어코 전광판에 그 영상을 띄웠다.
제국은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누구보다 고아들을 위해 힘쓰는척 했던 라티오넬이, 전쟁 옹호로도 모자라 도박 중독자라니.
“라티오넬은 물러나라!”
“물러나라!”
황족을 모욕하는 언사는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간신히 이성을 찾은 카르티아는 어떻게든 이 사건을 막아보기 위해 애를 썼다.
“전부 다 오해입니다. 2 황자, 그건 많은 아이가 사기 같은 삿된 힘을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보일 리 없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필시 누군가 조작한 겁니다!”
그 말에 벤터스는 골치 아프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카르티아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성녀, 아샤벨도 슈에츠 공작의 딸이라 조작한 적이 있다. 다른 사람이라고 조작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성수가 조작되어야 한다.’
신전에서 어째서 2 황자를 공격하겠는가.
‘게다가 마테오가 3 황녀를 시해하려고 한 것은 사실이지.’
그것만큼은 벤터스도 용서할 수 없었다.
어떻게 다시 되찾은 힘인데.
만약 데미안이 마테오를 막아서지 않았더라면, 엘리는 그대로 죽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둘 다 자신의 자식인 것도 맞았기에, 벤터스는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내 손으로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오. 제국을 넘어, 타 왕국까지도 황실을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지 않소.”
“하지만 공작도 마테오를 공격했습니다. 일반적인 신력으론 되살릴 수 없는 눈을요! 그 또한 황족 시해를 저지른 것 아닙니까!”
“그는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나섰을 뿐이야. 순간 이성을 잃었다면 오러를 통제하지 못할 만도하지.”
실제로, 데미안은 어렸을 때부터 엘리와 관련된 일이라면 오러부터 내뿜고 보았다. 이를 알고 있는 여론은 이미 데미안 편이었다.
“게다가 그대도 보지 않았소. 2 황자의 손에서 나온 사기가 성녀를 공격한 것을.”
그것만 아니었다면 황족 시해를 명분으로 데미안에게 좀 더 사건을 치중시킬 수 있었을 터였다.
“마테오를 지키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방법이 없군.”
“폐하!”
“일단 그대도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겠어. 이만 나가보시오.”
“제게 이러시면 안 됩니다. 폐하, 폐하-!”
카르티아는 시종들에게 끌려가듯 쫓겨났다.
그가 지친 얼굴로 미간을 짚었다.
황족의 명예마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카르티아 말대로 누군가이 일을 조작한 것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황궁 재판뿐인가.’
황실의 명예를 더럽혔거나 제국의 안전을 위협한 자들의 죗값을 묻는 자리였다. 게다가 현재 교황은 신전의 꼭두각시 인형에 불과하지 않은가.
‘……잘하면 클라이더 공작에게 혐의를 치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그의 눈동자에 찰나의 희망이 어렸다.
* * *
사람들의 분노를 이기지 못한 황제는 결국 황궁 재판을 열었다.
“그래도 폐하께서 그냥 넘어가진 않으실 모양이군.”
“그럼 뭐해? 설마 2 황자를 황족 자리에서 끌어내리기라도 하겠어? 다 보여주기 식의 의식일 뿐이지.”
그러나 마테오는 저를 대상으로 재판이 열린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왜 황궁 재판에 나가야 한다는 것이냐! 내가 잘못한 것이 뭐가 있다고!”
마테오가 연신 손과 발로 주위를 내리쳤다.
앞이 보이지 않는 데다 움직임을 조심하지 않은 탓에 손과 발은 이미 피투성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마테오는 발악을 멈추지 않았다.
“진정하십시오, 전하!”
“모두 나를 모함하려는 것이다! 어머니를 데려와! 당장-!”
그때였다.
달칵.
허락도 없이 열린 문이 열렸다.
예민해진 마테오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뭐야! 어떤 자식이 겁도 없이 멋대로-!”
“안녕하십니까, 2 황자 전하.”
이윽고 들려온 데미안의 목소리에 마테오가 멈칫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