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d an insertable license at any time RAW novel - Chapter 104
103화 – [일본 특집편] 지하 아이돌(1) 컬쳐 쇼크
“이거 완전 씨발 새끼네.”
참다못해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총리에게 한국어로 욕을 내뱉었다. 그도 뉘앙스로 대충 욕이라는 걸 이해했는지 얼굴이 시뻘게진다.
오랜만에 만난 시노다 켄이치 일본 총리.
자주 만나자던 그는 바쁘다는 핑계로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았다.
내가 뭘 하고 다니는지는 보고는 받는 건 같은데 거의 방관 수준으로 지켜만 보고 있다.
그러다가 오늘 대량의 정액을 채취 당했는데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귀신같이 연락해 온 것이다.
“일본 공주를 금방 만나게 해줄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뭘 또 기다려달라는 겁니까?”
내가 일본에 온 이유는 일본 공주 때문이나 마찬가지다. 일본 왕가의 후계를 나의 핏줄로 잇게 하려고 왔더니 기약 없는 기다림만 하고 있다.
약속한 대로 일본 공주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는데 또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것이다.
“그, 그게 저희로선 어쩔 수 없습니다. 궁에서 일정을 미루고만 있어서…”
“한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아…! 그건 안 됩니다. 약속한 기간에 반드시 공주를 만나게 해드리겠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하자 그제야 대화의 템포가 빨라진다.
‘열받네. 와이프 확 따먹어버릴까.’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총리 옆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중년의 여성이 앉아있다.
바로 총리의 아내 시노다 아유미라는 여자였다.
좆무위키에서 검색을 해보니 나이는 50대였지만 곱게 늙어 예쁘장했다.
뉴스에서 몇 번 접한 적이 있다.
외국 정상들과 만남에서 총리 옆에서 다소곳하니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내조하는 전형적인 일본 여성상을 보여주었다.
50대라 임신은 조금 힘들겠지만 보지는 달려있으니 충분히 따먹을 수 있지 않겠는가.
나 같은 잡식성은 먹을만하면 다 먹기에 저 여자도 내 표적이 되었다.
다만 상대는 평범한 유부녀가 아닌 국가를 이끄는 수장의 와이프다. 잘못 건드렸다간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닌, 국교 단절 수준의 스케일로 커져 버린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중에 총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활동비도 더 지원을 해드릴 테니 조금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십시오. 저희도 힘을 쓰겠습니다.”
“오늘 정액까지 넘겨드렸는데 보상해주시죠.”
“물론입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만족하실 만큼 강력한 지원을 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앞으로 본격적으로 활동해도 되는 거죠?”
내 말에 멈칫하던 총리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대답한다.
“당연한 겁니다. 라이센스를 가지셨으니 뭘 하시든 선생님 자유입니다.”
자유라.
총리 놈은 내가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저렇게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가. 그동안 얌전하게 활동했는데 이제 눈치 볼 것도 없어 보인다.
공주를 내놓을 때까지 한층 더 과감하게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총리는 방금 한 말을 평생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 자유라는 단어에 자기 와이프가 포함된다는 것을 생각조차 못 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
“저긴 뭔데 줄을 서 있는 거야?”
거지새끼 같은 총리 놈과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기이한 행렬을 목격했다.
어떤 건물 앞에 남자들이 줄을 길게 서 있는 것이었다.
다들 더운지 땀을 흘리거나 짐을 한가득 들고 있었다.
나의 부하인 일본 경찰 료타, 히로에게 물어봤다.
“물어보고 오겠습니다.”
료타가 줄을 서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어떤 사람과 한참 이야기하고 돌아온 그가 입을 열었다.
“지하 아이돌 공연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합니다.”
“아이돌…? 지하?”
“네. 아이돌 지망생이라고 해야 할까요. 평범한 여자들이 그룹을 만들어서 춤추고 노래하며 저런 소극장이나 라이브 하우스에서 공연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그런 개념이라고 한답니다.”
보통 메이저한 소속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가 데뷔하는 정석 코스가 있다면 일본에선 자그마한 소속사에 들어가 밑바닥에서 올라가는 지하 아이돌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꽤 흥미로웠다.
안 그래도 지루하던 찰나에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었다.
“우리도 구경할까?”
“아마 실력은 좋지 못할 겁니다.”
“저 사람들도 그런 맛에 보는 게 아니겠어? 일단 보자.”
길게 줄지어 있는 행렬에 우리들도 가담했다.
그렇게 소극장 안으로 들어갔고 그 자리에서 티켓을 구입했다. 원래 앱에서 예약을 해야 하는 사전 예약제 공연이었다.
“선생님. 설명을 들어보니 다른 데서 활동하던 그룹하고 신생 그룹이 합쳐져 오늘 첫 데뷔를 하는 무대라고 합니다.”
“음. 여자들은 몇 명이래?”
“오늘 공연하는 그룹은 여섯명이라고 합니다.”
진성 팬들은 앞자리로 앞다투어 달려가 자리를 잡았고. 우리 일행은 맨 뒤에서 구경하게 되었다.
건물 내부는 생각보다 좁아 육중한 덩치의 팬들이 뿜어내는 열기에 뿌연 구름이 생성될 정도였다.
평상시 안 하던 마스크까지 쓸 정도로 공기가 탁했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각종 사진과 음반 시디, 굿즈들도 판매하고 있다.
“저걸로 돈을 버는가 봐?”
일본 경찰 히로에게 눈짓하며 물어보았다.
“네. 그렇습니다. 저거 말고도 나중에 공연이 끝나면 같이 사진을 찍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 사진 한장당 돈을 받아서 소속사랑 수익 배분한다고 합니다. 그게 주 수입원이라고 합니다.”
날 위해 스태프로 보이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온 히로가 대답했다.
확실히 세상은 넓고 돈벌이 방법은 정말 많았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여자들이 아이돌이라 칭하며 나름 팬까지 보유하다니.
거기에 자발적으로 선물에 돈까지 바치니 어지간한 직장인보다 더 수입이 많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부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그룹 이름은 라브라브피치.
사랑의 복숭아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메이드 복을 입고 나왔다.
그렇게 공연이 시작되었고. 팬심이 깊어 보이는 덕후들의 응원에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으야! 으야! 으야!”
LED 응원봉을 들고 괴성을 지르며 율동까지 하는 팬도 있었는데. 여자들마다 고유 색이 있어 LED 색도 가지각색이라고 했다.
난 고유색이라길래 유륜의 색깔이나 당일 입은 속옷의 색깔로 나뉘는 줄 알았다. 아무튼 음악에 맞춰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재밌네…’
라이브 실력과 춤은 엉망이었는데 꽤 예쁘장한 여자들이라 봐줄 만 했다.
확실히 일반인보단 조금 괜찮은 수준.
하지만 진짜 아이돌을 하기엔 뭔가 부족한 레벨. 나름 얼굴, 몸매를 보고 멤버를 뽑는 모양이었다.
처음 보는 문화 충격에 멍하게 있다 보니 어느새 공연이 끝났다.
오덕들이 갑자기 어디론가 몰려가 줄을 서서 무언갈 하더니 다시 무대 쪽에 줄을 섰다.
일사불란한 그들의 행동에 어안이 벙벙했는데 부하들도 처음인지라 꽤 당황하는 눈치였다.
료타가 헐레벌떡 달려가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고 왔다.
“특전권을 구입하면 멤버들이랑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합니다. 원하는 멤버랑 찍을 수 있는 거라 여러 장 구입하면 계속 찍는 거죠.”
그냥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해서 또 표를 구입을 해야 한다는 거였다. 사진도 찍고 짧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라 팬들이 저렇게 움직였던 것이었다.
“의원님. 구입하실 건가요?”
“온 김에 우리도 하자. 재밌잖아?”
“저, 저희도 말인가요…”
부하들은 별로 내키지 않는 눈치였지만 특전권을 구입해 우리도 줄을 섰다.
재밌게도 멤버들마다 줄이 달랐다.
인기순대로 줄 길이가 들쑥날쑥했는데 한명도 없는 줄도 있었다.
“못생긴 여자는 없었던 걸로 아는데?”
“오늘 처음 데뷔한 신인이랍니다. 그래서 팬이 없는 거죠.”
“그럼 우리가 신인이랑 찍자. 불쌍하잖아?”
맨날 여자를 때리고 울리는 놈이 불쌍하다는 단어를 내뱉어서 그런 것일까.
부하들의 눈빛이 휘둥그레진다.
내가 주먹을 쥐고 들어 올리자 다들 눈을 밑으로 내리깔았다.
“선생님. 나옵니다.”
지하 아이돌 멤버들이 활짝 웃으며 나온다.
그렇게 사진 촬영회가 시작되었고. 나도 무대로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감사합니다. 제가 오늘 첫 무대라… 한명도 없을 줄 알았어요.”
“이름이 히토미…?”
“네. 히토미예요. 잘 부탁합니다!”
히토미라는 이름의 여자애가 눈물을 글썽일 정도로 기뻐했다. 폴라로이드로 같이 사진을 찍고 인화된 사진에 사인까지 해주었다.
히토미가 사인을 해주는 동안 옆을 보니, 팬이 선물을 주는 게 보였는데. 명품 브랜드의 이름이 찍힌 종이 가방이었다.
“치히로짱. 오늘 안무 너무 멋졌어! 특히…”
“에에! 고마워요. 헤헤.”
땀을 뻘뻘 흘리는 아저씨가 선물을 건네주자 치히로라는 여자는 활짝 웃으며 기계적으로 대답한다. 한눈에 봐도 여자는 싫어하는 눈치인데 남자는 팬심이 강해서 그런지 정말 좋아한다.
나도 히토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무대에서 내려왔다.
“선생님. 이제 나가실 건가요?”
“아니. 온 김에 할까?”
“네…? 무엇을 말인가요?”
난 부하들에게 팬들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는 여섯명의 여자를 가리켰다.
“팬들이 보는 앞에서 지하 아이돌하고 난교하고 싶지 않아?”
EP.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