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Max Level Luck RAW novel - Chapter 131
전 회차에서. 그러니까 이 세상이 게임이고 많은 사람이 이곳에 들어와 플레이했을 때, 포르투나 신전은 ‘로또’라고 불렸다.
[혼돈의 파편]은 아주 대단한 물건이며 이 세계관에서도 단 5개만 존재하는 물건이다.
이 파편을 지니게 되는 온전한 신격은 드높은 신격에 대항할 수 있게 해주며, 드높은 신격은 그 위의 신격에 대항할 수 있게 해 준다.
[초월 신화]급의 물건이라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최상위.
그렇기에 [혼돈의 파편]을 구하기 위해서는 혼돈이 끝을 클리어하거나, 바다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포세이돈의 신전을 클리어하거나, 성배와 엑스칼리버 등의 신화급 물건 5개 이상을 모으는 등의 어마어마한 난이도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최소 플레이 시간 7, 8년은 지나야 도전 가능하다고 본다.
클리어는?
못해도 10년 이상은 봐야 한다.
하지만 이 포르투나의 신전은 오로지 ‘운’으로 결정된다.
게다가 일정량의 능력치, 특성 숙련도, 신화급 장비 1개 등의 담보만 건다면 도전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담보에 비례해 플레이어의 ‘운’을 상승시켜준다.
– 당신은 하나뿐인 ‘생명’을 걸었습니다.
– 담보의 가치를 계산합니다!
– SSS등급 담보로 판명되었습니다.
– 8%의 ‘운’ 능력치 버프를 받습니다.
– 총 ‘운’ 능력치 108로 결정됩니다!
한성이 목숨을 건 것은 운의 버프 증폭을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정말 이 세계에서 한성의 목숨이 하나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예상은 했지만, 정말 하나뿐이었다.
조금 슬퍼졌지만, 예상했던 일이다.
– 말도 안 되는 ‘운’입니다!
– 당신의 ‘운’이 버프의 ‘운’을 증폭합니다.
– 추가 3%의 ‘운’ 능력치 버프를 받습니다!
– 당신의 총 ‘운’ 능력치는 111.24로 111로 고정됩니다.
– 현재 ‘운’ 능력치는 이 던전 안에서만 유지됩니다.
한성은 웃음이 나왔다.
보통 플레이어 및 인간의 고정 능력치 한계는 100으로 본다. ‘고정 능력치’라는 것은 특성으로 인한 증폭량을 제외한 수치라고 보면 된다.
70이라면 전국구, 80이라면 세계급, 90 이상이면 초인 그 이상이라고 보고 100이라는 수치는 사실상 나올 수 없는 수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초월종이나 지배종과 같은 경우는 최대 105가 한계이며 신으로 태어난 자들도 110이 한계다. 물론, 99와 100. 그리고 100과 101은 아주 큰 격차를 갖는다.
110과 111은? 더욱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한성은 111이 나왔다.
설명이 길었지만, 이 ‘운’만큼은 웬만한 행운의 신이 직접 와도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수치라는 것이다.
‘행운의 신이라고 해도 110이 안 될 거다.’
일단 행운의 신은 ‘드높은 신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10이라는 신격의 한계는 ‘위대한 신격’까지 해당하는 한계다. 그러니까 ‘행운의 신’의 운 능력치가 아무리 높아 봐야······ 정말 말도 안 되게 좋더라도 110 이하라는 것이다.
“좋습니다.”
어두운 신전 안엔 포르투나의 석상이 눈을 빛내고 있었다. 은은한 신격은 그녀가 직접 온 게 아니라, 석상에 심어 놓은 의식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정보 열람이 안 됐구나.’
뭐, 어차피 상관없다.
이 게임은 한성이 이길 거니까.
아주 간단한 것부터 시작한다.
한 번이라도 지면 끝이다.
7번의 ‘운’ 게임을 연달아 모두 이기는 것.
정말 ‘로또’나 다름없었다.
칩을 가지고 여러 판 하면서 상대 패를 보며 확률 게임을 할 수 있다면 승률은 대폭 상승하겠지만, 이건 단판이다. 오로지 운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허공에 카드가 한성에게 날라왔을 때.
“21, 블랙잭.”
블랙잭은 두 장의 카드를 기본으로 받고, 추가로 몇 장을 더 받으면서 21에 가까워지게 만드는 게임이다.
그런데 둘 다 21이 나왔다.
역시 행운의 신다웠다.
“또 21이네.”
이건 정말 행운이라는 걸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운이었다. 한성도 연속으로 블랙잭이었고 포르투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다섯 판이 지났을 때.
“다시 블랙잭. 21.”
아무런 감정이 없던 석상은 그렇게 담담하게 말했다.
두 쪽 모두 합해서 블랙잭이 9번이나 나온 거다.
게임은 계속되었다.
좋다.
초반 세 게임은 정말 운에 맡겨야 하는 것에 특별히 위험할 것도 없었다. 물론, 그건 한성이었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 당신에게 무기 강화권이 주어집니다.
– 개수는 단 10개.
– 원하는 아이템 1개를 +9까지 강화해라.
+3 이상에서 강화가 실패한다면 무기가 깨진다.
원래는 그리 나쁘지 않은 리스크다.
하지만 한성은 이곳에 ‘하나뿐인 목숨’까지 걸었다.
리스크는 어마어마하지만,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게 많은 게임이다. 이런 ‘강화’ 관련된 아이템은 이 세계에서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루시엘의 성검을 강화하겠다.”
한성은 성검을 꺼내 강화권을 사용했다.
– 첫 번째 강화를 시작합니다.
– [루시엘의 성검]이 선택되었습니다.
– 기본 +1 강화 시 [신격] [10% + @]가 강화됩니다.
“바로 시작한다.”
– 강화권 1개를 사용하였습니다.
– [루시엘의 성검]의 강화가 성공하였습니다!
– [루시엘의 성검(+1)]의 ‘신격’이 10% 상승하였습니다.
한성은 웃음이 나왔다.
질 거라는 걱정은 전혀 없다.
한성은 중간 과정을 보지도 않고 8개의 강화권을 모두 질렀다.
– 두 번째 강화를 시작합니다
– 강화권 1개를 사용하였습니다.
–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
.
.
– [루시엘의 성검(+9)]이 완성되었습니다.
– [루시엘의 성검(+9)]의 신격이 120% 상승하였습니다.
– 강화권 1개가 남았습니다.
“120%면 나쁘지 않은데.”
한 번을 더 할 수 있다.
이미 [루시엘의 성검(+9)]은 엄청나게 강해졌다. 신격의 120% 상승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1.2배의 상승이 아니다.
온전한 신격인 한성이 드높은 신격에 치명적인 공격을 남길 정도다.
“나머지 하나도 시도한다.”
확률로 따지면 이미 0.1%가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거리낄 게 없었다.
아무리 적은 확률이라도 한성의 ‘운’은 신마저 초월한 경지에 올랐으니까.
아마 지금은 성검으로 배를 찔러도 검이 부러지거나, 성검의 버프를 받아 생명 하나가 더 생길지도 모르는 행운인 거다.
‘진짜 한 번 찔러 봐?’
한성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운이 좋더라도 그런 실험을 할만큼 미친놈은 아니다.
– 강화권 1개를 사용하였습니다.
–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 [루시엘의 성검(+10)]의 신격이 160% 상승하였습니다!
– [루시엘의 성검(+10)]에 특수 옵션 [소생(일회성)]이 생성됩니다.
“좋아!”
한성은 기쁜 듯 소리쳤다.
[소생]이라는 게 나왔다. 일회성이지만, 이 옵션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말도 안 되게 대단한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거다.
‘설마 했더니, 진짜 소생이 나오네.’
배를 찌르진 않았지만, 비슷하긴 했다.
더 좋은 것은 다음 게임이다.
아마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포르투나의 석상이 당황할 수도 있다는 것을.
한성도 몰랐으니까.
“다음 게임 시작하죠.”
– 당신은 이능 하나를 선택해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 실패 시, 선택한 이능은 삭제됩니다.
– 성공 시, 선택한 이능은 한 단계 성장합니다.
본래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라면 점점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다. 한 번 죽으면서 능력치 약간과 이능의 숙련도 정도를 잃으면 끝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젠 어렵게 키워 놓은 이능을 잃을 수도 있는 일.
– [나는 관종이다(A/SSS)]를 선택하였습니다!
– 경고! SSS등급 이능입니다.
– 업그레이드 확률이 극도로 낮아집니다.
– 성공할 확률이 0.01%입니다!
– 시도하시겠습니까?
사실 이 정도 되니 한성도 무섭긴 했다.
그래서 조금 고민했다.
“······방송 터지나.”
이럴 때, [나는 관종이다.]의 특성을 사용해 모든 능력치를 증폭하면 좋다.
하지만 이곳에선 외부의 그 무엇도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바로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 [나는 관종이다(A/SSS)]를 업그레이드합니다.
– 확률······ 거대한 행운이 당신에게 가호를 내립니다.
– [나는 관종이다(A/SSS)]가 [관종의 신(F/EX)]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 새로운 옵션이 생성되었습니다!
– 시선에 비례하는 증폭 한계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나이쓰!”
한성은 기분 좋게 소리쳤다.
그러자 석상의 눈빛이 변한 듯 보였다.
망연자실.
딱 그런 눈빛이랄까.
물론 착각일 거다.
“아, 게임이 7개뿐이라 아쉽네.”
이제 두 개가 남았다.
하나는 이번처럼 리스크를 걸고 보상을 주는 것.
석상이 말을 더듬은 것처럼 들린 것은 아마 착각일 거다.
“바로 시작하겠다.”
이번 게임은 한성의 능력치 중 하나를 골라 룰렛을 돌리는 것. 이전보다 높아지면 성공이고, 이전보다 낮아지면 실패다.
“그래도 이건 가장 낮은 것으로 해야지.”
룰렛의 한계가 100이기에 ‘운’을 거는 건 불가능하다.
한성이 지닌 능력치 중 가장 낮으면서 임의로 올리는 게 거의 힘든 [감각]을 걸었다.
– 현재 당신의 [감각]은 59입니다.
– 능력치 리스크 [중]으로 판명됩니다.
– 성공할 확률은 10%입니다.
– 도전하시겠습니까?
한성의 다른 능력치는 80대 중반. 100인 ‘운’이나 70대인 ‘매력’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능력치다.
성공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만족한다면 한성이 아니다.
왔다면 ‘뽕’을 뽑아야지.
“리스크를 추가하겠습니다.”
“네, 매력 능력치를 모두 걸겠습니다.”
이 내기는 ‘운’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공정해야 한다. ‘리스크’만큼 ‘리턴’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리스크를 걸 수 있는 권리는 플레이어에게 있다.
– 매력 능력치 72가 확인되었습니다.
– 감각 능력치 + 매력 능력치를 ‘리스크’로 걸었습니다.
– 룰렛으로 나온 능력치에 +10%가 추가됩니다.
– 경고! 추가 퍼센트의 영향으로 성공 확률이 내려갑니다.
원래 이렇게 경고도 안 한다.
한성이 계속 이기니까 별의별 경고를 다 하고 있다.
“이럴 땐 노빠꾸지.”
아마 행은 109만 되었어도 리스크를 걸 생각 따위는 안 했을 거다. 아무리 그래도 목숨이 걸린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111이라는 수치는 차원이 다르다.
정말 로또 100장을 다른 숫자로 샀을 때, 기계 오류로 당첨 번호 100장을 다 맞힐 수도 있는 행운인 거다.
그렇다.
그냥 말도 안 된다는 거다.
한성이 [나는 관종이다]로 능력치를 뻥튀기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200%라고 하자. 그것은 99라는 능력치가 내뿜는 힘을 2배로 만드는 거다.
99와 100의 격차는 단순히 2배가 아닌 20배 정도 된다고 보면 된다. 그것은 능력치가 오르면 오를수록 수치 1을 올리는 게 어마어마하게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력해서 올릴 수 없는 ‘운’ 능력치는 그 폭이 더욱 크다.
주절주절 설명했지만, 결국 한성이 ‘목숨’을 걸고라도 웃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거다.
– 룰렛을 돌립니다!
– 1, 43, 76, 98, 0, 2, 3, 4, 5.
.
.
.
– 66··· 67······ 68······ 69······ 70!
– 룰렛이 70에 멈췄습니다!
– 당신의 감각이 70으로 조정됩니다.
– 리스크로 인한 +10% 가 적용됩니다.
– 당신의 감각은 77입니다.
미안하지만 긴장감이 하나도 없었다.
56부터 느려지면서 60에 멈춘 것도 아니고, 10이나 높은 66에서 시작되다가 70까지 갔다.
이건 뭐, 거저먹기나 다름없었다.
“거의 파편보다 부가적으로 얻는 게 더 많을 것 같은데.”
이제 마지막 게임이다.
아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의지만 남겨져 있던 포르투나의 석상에 진짜 포르투나가 내려온 것이다. 단단했던 석상이 마치 사람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영롱한 오라가 뿜어지며 황홀한 신격의 향연이 신전 안을 가득 메웠다.
“반갑습니다.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여.”
“저는 관종의 신입니다.”
이 이명은 소개할 때마다 별로다.
어감도 그렇고 느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행운’이라는 키워드를 노리고 있는 인간이자 온전한 신격이기도 합니다.”
한성의 말에 포르투나가 깃든 석상이 잠시 멈췄다. 그리곤 목을 젖히며 크게 웃기 시작했다.
“제가 마지막에 걸고 싶은 건, 제 이명의 키워드 ‘관종’입니다.”
[그리고 내 ‘행운’을 가지고 싶다?]한성은 정중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속으로 웃고 있었다.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 그녀는 행운의 여신이기도 하지만 내기와 도박을 좋아하는 성향을 지녔다. 특유의 행운 때문에 모든 게임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 내기를 거절하지는······.
“에?”
[에에?]“아, 아닙니다. 갑자기 싫다고 하셔서······.”
[내가 바보로 보이는가? 나도 못 이길 상대와 내기를 하고 싶진 않다.]“······그렇군요.”
생각 외의 답변이었다.
아쉽기도 했다. 아마 한성이 ‘운’으로 포르투나를 이길 수 있는 건 지금뿐일 테니까.
그때, 포르투나가 입을 열었다.
끝
ⓒ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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