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Max Level Luck RAW novel - Chapter 159
한 시간쯤 팼을 거다.
그러더니 알아서 제 머리에 한성의 손을 대더니 소환수가 되었다. 마굴의 왕은 마력 입자로 흩어져 한성의 팔뚝에 새겨졌다.
그래도 마력 지배 특성이라고 진한 파란색이었고 테투리는 레벨에 맞게 보랏빛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비싼 거 하나 구했네.”
엄청나게 비쌀 거다.
전설 등급의 업적도 아닌 온전한 신격을 지닌 존재를 통째로 사로잡았다. 당연히 업적 몇 개보다 훨씬 높은 값어치를 지닌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팔지 않을 거다.
한성이 이계의 도시를 소환한 이유는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것도 있었지만, 종장에 다가가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몬스터 리스트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첫 번째는 잡았고.”
한성은 아래를 바라봤다.
하얀이는 이미 레벨 7의 잡몹(?) 여러 마리를 잡아넣고는 만족스럽다는 듯 웃었다. 곳곳에 상처가 있었지만, 그것은 금방 회복되었다.
“아빠! 나 다 잡았어! 또 잡으러 가자!”
“도시에 들렸다가 가자, 좋은 놈들 있는 곳을 내가 잘 알지.”
“좋아여!”
한성은 하얀이와 함께 이계의 도시로 향했다.
아래, 마굴에서 나온 몬스터는 이미 레드 오우거와 한별. 그리고 여명의 검 길드원에게 잡힌 상태였다.
– 어디 가냐.
한별에게 연락이 왔다.
그의 얼굴이 홀로그램으로 떠올랐다.
“나, 이계의 도시 가는데.”
– 여기까지 왔는데, 그렇게 그냥 가냐?
“그럼?”
– 당연히 나 보고 가야지!
“뭐야, 남자끼리 오글거리게. 이계의 도시로 와, 나 팔 것도 있고 살 것도 있어서.”
– 쳇, 알겠어. 전장 정리만 마치고 갈게.
그렇게 대화는 끝났다.
요즘 묘하게 한별에게 연락이 잘 온다. 얘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요즘 외로운 건가, 옆에 항상 있던 진훈도 없어······, 아니, 설마 게이는 아니겠지?
예전부터 좀 이상하긴 했다.
여자처럼 가녀린 몸에 잘 생긴 건 덤이고 돈도 많고 능력도 좋고 분위기도 나른한 게 죽여줘서 인기는 많았는데, 여자 한 번 만나는 걸 못 봤다.
“에이, 설마. 그런 설정은 없었는데.”
아닐 거다.
아니어야지.
한성은 찝찝한 마음을 털어버리곤 하얀이와 함께 이계의 도시로 향했다.
* * *
진훈은 일명 소환수 노가다를 시작했다.
혼돈에서 잡은 악마와 여러 괴수를 주변 이계의 도시에 파는 일을 했다. 그래도 상당히 강한 축에 속하는 혼돈의 악마는 마리당 50만 포인트까지 했다.
그것들도 최소 레벨 7이니 당연한 가격이다.
레벨 8의 온전한 신격을 잡는 건 아직 무리였기에 진훈은 레벨 6이나 레벨 7의 악마를 주로 잡았다.
진훈이 원하는 업적은 상상 이상으로 비쌌다.
그가 쌓아온 악마 사냥꾼이라는 업적은 그렇게 전설을 넘어 신화에 다다르게 되었으며, 대상이 악마라는 가정하에 폭발적인 ‘버프’와 ‘완전한 상성적 우위’를 지니게 된다.
.
.
.
이것 또한 설명이 길다.
중요한 건, 진훈이 마계에 가기 위해선 이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너무나 비싸다는 것.
한성이 팔았던 태양 제작자는 1,000만 포인트. 그런데 그 업적은 ‘전설’이었다. 보통 다른 ‘전설’ 업적은 400만 포인트에서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희귀하면서 수요는 많고 ‘신화’급의 업적인 [악마 사냥꾼]은 얼마나 비싸겠는가.
가격은 12,000만 포인트.
정말 어마어마한 가격이다.
이렇게 작은 혼돈의 악마를 가져다 팔면 1,200마리 정도면 되겠지만, 혼돈 전체를 뒤져도 혼돈의 악마가 1,200마리가 안 된다.
1,200마리가 있다고 해도 찾는 것만 일 년은 힘 쏟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진훈은 계획을 바꿨다.
지금 진훈이 [투신의 탑] 우승자가 되면 몇 개의 업적을 받게 된다. 최소 ‘신화’급 업적 두 개, ‘전설’급 업적 다섯 개. 그것 중 진훈에게 필요 없는 것을 파는 것이다.
그러면 [악마 사냥꾼]을 살 수 있게 된다.
문제는 투신의 탑 꼭대기 층에서 최고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일주일 동안 잠을 줄여가며 모은 800만 포인트를 한 가지 아이템을 사는데 사용했다.
* 사용자 훈련 효과 5배.
* 죽음 직전에서 생존할 경우 20배의 효율.
* 시간의 흐름 1/5.
진훈이 선택한 아이템이다.
진훈은 이것을 사자마자 혼돈 가장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훈련을 시작했다. 그걸 보더니 무황이 자기도 하나 사야겠다며 혼돈의 악마를 잡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여담이었다.
* * *
진훈이 이계의 도시에 도착했을 땐, 성시연과 안혜림. 그리고 얜 샤를이 길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뭐야, 아직도 여기 있었어?”
한성이 하늘에서 하얀이와 함께 내려오며 말했다.
그러자 성시연의 얼굴이 붉어졌고 얜 샤를과 안혜림이 이상한 눈으로 한성과 성시연을 바라봤다. 순진한 하얀이와 멍청한 이한성은 무슨 상황이냐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누군가 말해줄 리 없었다.
“하여튼, 너희도 뭐 괜찮은 거 샀어?”
“우리 시연이는 아직 못 찾았어.”
안혜림이 이상한 말투로 한성에게 말했다.
“아, 그래? 찾는 건 있고?”
“나? 아, 아니. 그 아직은······.”
“어? 시연아 저기에 네가 찾는 게 있을 거 같은데?”
갑자기 말을 꺼낸 얜 샤를이 가리킨 곳으로 한성이 시선을 돌리려 했다. 하지만 성시연은 급하게 한성의 시선을 막아섰다.
그곳은 [사랑의 포션 상점]이었지만, 한성은 볼 수 없었다.
“얘들이 갑자기 왜 그래?”
“아, 아니야! 너 바쁘지 않아? 빨리 가야지!”
“흐음. 뭔가 이상한데.”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성시연은 마기로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어 한성 몰래 안혜림과 얜 샤를에게 겨눴다. 한마디라도 더 하면 찔러버리겠다는 듯이.
당연히 안혜림이나 얜 샤를은 씨익 웃었다.
이런 오러 블레이드. 예전이었다면 몰라도 지금은 애들 장난이다.
하지만 성시연이 정말 화났다는 것을 깨달은 둘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도 입을 다물었다.
“뭐야뭐야. 나 빼고 놀러 가려고 하는 건가? 나 왕따야?”
“뭐? 그럴 리가 있냐!”
성시연이 소리를 빽 질렀다.
한성은 알겠다며 세 여자를 흘깃 본 뒤, 갈 길을 갔다. 하얀이는 자신의 팔뚝에 새겨진 문양을 보여 멍청하게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하얀아 가자!”
“아, 넹!”
한성이 움직여 도착한 곳은 [소환수 상점]이었다. 이런 물건은 경매장으로 가도 되지만, 포인트를 당장 수급해야 하기에 상점으로 온 것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리아라는 이계인이었다.
원래 타투샵에 있었던 이계인이었는데.
“아니, 투잡 뛰십니까?”
“쌍둥이에요! 전 리지라고 합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 도시의 땅 주인이라면서요?”
듣기는 뭘, 그냥 보기만 해도 알면서.
상인 종족으로 태어난 그들의 ‘감’이다. 특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단순히 땅 주인이라는 것 말고도 DP를 얼마나 가지고 있고 그가 온몸에 두르고 있는 업적, 아이템, 소환수 등을 대략적인 자산으로 계산할 수도 있는 이계인도 있을 정도다.
물론, 이 앞에 리지라는 이계인은 그 정도는 아닐 거다.
“하여튼 이걸 팔고 싶은데요?”
리지의 눈이 빛났다.
레벨 7. 즉, 비천한 신격을 지닌 소환수는 금빛 테투리로 빛난다. 레벨 8인 온전한 신격은 보랏빛 테투리고. 그런데 한성의 팔뚝에는 10개가 넘는 금빛 테투리가 있었고 하나는 보랏빛 테두리였다.
게다가 보릿빛 테두리는 리지가 너무나 잘 아는 소환수.
“마굴의 왕을 잡으셨군요! 대단해요. 그걸 파실 생각이십니까? 아주 잘 쳐 드리겠습니다! 완전히, 어썸하게!”
리지라는 상점 주인의 텐션이 하늘을 찔렀다.
아주 신이 나서 방방 뛰는데 굉장히 착한 몸매가 부각되었다. 하지만 성시연을 항상 봐왔던 한성의 시선을 강탈할 순 없었다.
“안 팝니다.”
“정말 감사······, 네?”
“그건 안 팔 거고. 크라켄 빼고 물 생성이나 물 관련 이능을 지닌 해양 몬스터 10마리 팔 겁니다.”
“히잉······, 그러시구나. 정말 혹시나, 나중에라도 생각 있으시면 저에게 와 주세요! 1만 포인트까지는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확실히 잘 쳐주는 건 맞다.
하지만 경매장에 가면 배는 벌 수 있을 거다. 타이밍과 운만 좋다면 말이다.
하긴, 한성에게 운은 만렙이니까.
그러고 보니, 운을 시험해 볼까?
한성은 해양 몬스터를 팔아 800만 포인트를 받았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알려줘야 하는데, 해양 몬스터나 돼야지 한 마리당 80만 포인트는 받는다.
레벨 7짜리라면 말이다.
아무거나 강하다고 잡아봤자 50만 포인트도 벌기 힘든데.
‘알아서 하겠지, 뭐.’
“하얀이 넌 안 팔 거야?”
“응? 응! 전 살 거 있는 볼 거예요.”
“무슨 포인트로 사? 팔아야 DP를 벌지.”
“웅? 당연히 아빠가 주시는 DP로 사야져!”
“······.”
“아빠, 그래서 말인데요. 다음 달 용돈 미리······.”
“안 돼. 이제 스스로 벌 줄도 알아야지!”
“아아! 아빠아아!”
한성은 하얀이가 애교 공격을 할까 봐 등을 돌려 나갔다. 뒤로 리지가 크게 인사하는 게 들렸지만, 답해줄 시간은 없었다.
경매장이나 가 봐야겠다.
분명, 좋은 거 몇 개는 나오겠지.
사실 전 회차에서는 경매장을 잘 쓰지 않았다. 워낙 물건이 많기에 좋은 물건 찾기도 힘들고, 찾았다고 해도 잘 맞지 않는 게 태반이었다.
상점은 딱 필요한 물건을 적정 가격에 넘겨준다.
상세한 설명도.
“이번엔 다르겠지.”
한성은 스스로의 운을 믿는다.
경매장은 이계의 도시 중심에 있다. 이 도시가 3등급이라서 그런 것인지 어마어마한 규모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성도 놀랄 정도의 크기였다.
축구 경기장을 일렬로 다섯 개를 깔고 왼쪽에 두 개를 올리고 중앙과 오른쪽에 하나씩 올린 모습이랄까. 게다가 사방으로 별관으로 보이는 건물도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한성은 [장비] 경매장으로 향했다.
한성 정도 되면 업적은 사는 게 소용없다. 어차피 [과거의 잔상]으로 업적은 말도 안 되게 많으니까. 물론, 그것들이 모두 제 힘을 발휘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어서 오십시오!”
한성은 자연스럽게 VIP 대접을 받는다.
같이 온 하얀이도 마찬가지고.
몇 명의 이계인 직원이 한성과 하얀이를 같이 안내했다. 그들은 어떤 물건을 찾으러 왔냐고 물었고, 한성은 [장비]라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등급은 어느 정도를 보시나요?”
경매장은 나뉘어 있다.
전 차원에서 물건이 모이기 때문에 등급과 분류로 나뉜다. 무기, 방어구, 장신구로 나뉘고 그 사이에서도 희귀, 역사, 보물 등으로 나뉘는 거다.
“종합 경매장으로, 이왕이면 감정이 덜 된 물건이 있는 곳으로.”
장비만을 모아 등급도, 설명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물건을 파는 곳이다.
“······알겠습니다. 저희 경매장은 판매된 물건에 책임이 없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네,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경고하는 거다.
그곳에서 DP 털리는 사람이 상당히 많거든.
하지만 한성은 당연히 다르다.
운은 운대로 만렙이고 [정보 열람]이라는 규격 외 이능이 있지 않은가. 아마 경매장에서 한성을 고소하지 않으면 다행이 아닐까?
“아, 여기 그것도 있죠? 카지노.”
“네? 맞습니다. 지하엔 카지노가 준비되어 있고 뒤로는 호텔도 있습니다.”
한성은 생각했다.
이놈들이 진짜로 고소하지는 않겠지?
그래도 땅 주인인데.
끝
ⓒ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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