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Max Level Luck RAW novel - Chapter 42
한성은 손에 들린 큐브를 살폈다.
[시간 관여(S)]
특성으로 분류되는 이능이다.
한성의 [마력 지배]나 [공간 조종]처럼 특성으로 분류되는 것들은 응용의 범위가 굉장히 넓다. 대신 숙련도를 올리기 힘들고, 사용자의 능력에 따라 그 격이 확연하게 차이 난다.
특히, 재능에 의한 차이는 굉장히 심하다.
공간 지각 능력이 부족한데, 공간 관련 능력을 배운다면 거의 쓸 수가 없다. 그것도 플레이어라 배우고도 못 쓰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지, 이곳의 캐릭터는 배우는 것조차 안 된다.
“이 시간 능력은······ 굉장히 까다로운데.”
시간에 대한 관념이 제대로 박혀 있어야 한다.
현실에 있을 때, 어떤 튜버가 시간 관련 이능을 익혔는데 제대로 사용할 수가 없었다. [시간]에 관한 제대로 된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상대성 이론]을 6개월 동안 죽어라 공부했다. 다행히도 공대생이었기에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었고.
이후에, 시간 관련 능력에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고인물’이 되었다.
“······나도 공부해야 하나.”
공간과 시간은 서로 관여한다. 공간이 시간을 움직이고, 시간이 공간을 대변하는. 그러한 관계인 것이다. 공간 이능을 사용하기 위해 공부한 건 있지만, 그리 깊진 않다.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겁니다.”
한쪽에 앉아 있던 헤일렌이 말했다.
“뭐, 항상 하던 일이니 나쁘진 않지만.”
“제가 자료를 구해 놓겠습니다.”
“······그래, 까짓거.”
전 회차에선 마법을 수십 년 동안 공부하지 않았는가. 한성도 공대생이었고 마법을 공부하면서 공대생 못지않게 수학, 물리, 역학, 기하학 등을 공부했다.
한성은 그렇게 결정하곤 인지도 포인트를 확인했다.
– 인지도 포인트 : 15,300
“일만오천이라.”
이 정도면 상급 랜덤 박스를 하나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남은 5천 정도의 포인트는 중급으로 구매해도 된다.
한성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어차피 헤일렌과 하얀이에게도 이능을 가르쳐야 한다. 5천은 중급 랜덤 큐브 박스를 뽑고, 1만은 전체 범위의 랜덤 박를 뽑기로 했다
하급이나 중급은 전체 범위의 랜덤 박스에 추가 포인트가 들지만, 상급부터는 다른 랜덤 박스와 같은 가격이다.
“자, 돌려 돌려 돌림판!”
한성은 그렇게 말하면서 [중급 랜덤 큐브 박스]를 5개 한 번에 구매했다.
도르르르르.
팡.
– [중급 랜덤 큐브 박스]를 구매하였습니다. * 5
– [부유/조종(A)]을 얻었습니다.
– [마법 각인(B)]을 얻었습니다.
– [해킹(B)]을 얻었습니다.
– [강철화(A)]를 얻었습니다.
– [소환(B)]을 얻었습니다.
“이야.”
운이 폭발한다거나, 미치게 좋은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하얀이와 헤일렌에게 거의 맞춤 이능이었다.
[부유/조종(A)]은 하얀이의 [가드니스의 권능]을 이용한 ‘방벽’을 공격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이능이고 [마법 각인(B)]은 하얀이의 마법 물품 제작을 돕게 될 거다.
아직 등급은 낮지만, 숙련도를 최대로 올리고 용혈(龍血)의 힘이라면 특별한 깨달음 없이 상위 단계로 진화할 수도 있다.
그리고 헤일렌.
AI이니 역시 [해킹(B)]과 같은 이능은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강철화(A)]는 구울에게 굉장히 유용한 이능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리고 [소환(B)]
이 이능은 조금 애매하다.
“내가 써야 하나.”
* 현재 소환 가능 거리 1km
* 현재 발신 장소 범위 반경 1m
무조건 배워야 한다? 그건 아니다.
있으면 쓸모는 있다? 맞다.
하지만 이능의 개수는 중요하다. 이능이 많아질수록 숙련도 올리는 게 힘들어진다. 그것은 비단 이능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어서가 아니다.
보유 이능이 5개일 때, 1개에 집중해 올리는 숙련도보다, 보유 이능이 1개일 때, 1개에 집중해 울리는 숙련도가 훨씬 빠르다.
거의 배 이상 차이가 나며, 총 이능이 10개 이상 늘어나게 되면 숙련도 올리기가 극악으로 치닫는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이능을 배우는데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웬만하면 특성으로 분류되는 이능을 배우려고 하는 거고.’
잘 분배하는 게 중요하다.
[고유 능력]
특수 능력보다는 약한 위력이지만, 신격과 계약했을 때 제한을 안 받기에 자율성이 높다. 그리고 ‘특성’에 비해 숙련도 상승이 빠르며 위력도 ‘상대적으로’ 강하다.
[특수 능력]
신격과 계약하는 순간 대폭 성장하기에 필살기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계약과 동시에 ‘제약’이라는 게 생기기에 치중하지 않는 편이 좋다.
[특성]
성장은 느리고, 위력도 고유 능력보다 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응용 범위는 고유 능력 4, 5개를 배운 것보다 넓었고 플레이어의 능력에 따라 위력이 천차만별로 바뀔 수 있다.
특히, 이런 응용 범위 덕분에 고인물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메리트이다.
그래서 한성이 가장 좋아하기도 한다.
“돈은 중요한 게 아니니까. 일단은 가지고 있어야겠네.”
지금 한성이 [시간 관여]를 배우면 이능의 개수는 총 7개가 된다.
아직은 신중해야 할 때다.
게다가 마법으로도 흉내는 낼 수 있다. 물론, 이능은 마력을 사용하지 않기에 그 누구도 쉽게 감지해 낼 수 없으며 추적도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배워야 할 건 아니다.
“차라리 공간 확장 가방을 하나 제작하는 게 낫겠어.”
슬슬 만들 때가 되긴 했다.
이젠 돈도 충분하고 재료를 구할 루트도 있다.
한성은 그 전에 1만 포인트로 [상급 랜덤 박스]를 구매했다.
도르르르르.
팡.
– [운]이란 것이 폭발합니다!
– 플레이어에 최적화된 특성 이능이 선택됩니다!
– 지금까지 플레이어의 행동을 반영합니다.
– [관종의 삶(SS)]의 큐브를 얻었습니다.
“······이건 뭔.”
놀리는 건지, 칭찬하는 건지 모르겠다.
한성은 일단 설명을 확인했다.
* 관종은 예술이다.
– 손짓 하나에서 시선 하나까지 모든 행동을 예술로 승화한다. 자고로 관종은 아름다워야 하는 법이니까.
* 관종의 힘
– 관종의 힘은 관심에서 나온다. 전투 시 받는 관심에 따라 능력치가 일시적으로 증폭된다.
* 관종은 매력이다.
– 매력 없는 관종은 비호감일 뿐. 사람들에게 받는 관심에 따라 매력이 상승한다.
– 현재 관심도(F) : 0%
“······쩐다.”
이름만 보면 꼭 관심 종자라고 욕하는 것 같았지만, 효과는 어마어마했다. 특히 매력에 관련된 효과가 눈에 띈다.
이건 무조건 배워야 한다.
게다가 [특성]이다.
‘관심’이라는 대부분의 활동에 영향을 줄 거다.
‘앞으론 튜브가 폭발하겠는데?’
한성은 큐브를 사용하고 상태창을 확인했다.
능력치 : [근력 32] [속도 34] [민첩 35] [체력 35] [감각 35] [마력 46] [정신력 33] [지능 23] [매력 29] [행운 99] 잠재력 : 401/1,000
고유 능력 :
대상 개화(D/SSS), 육체 강화(C/A)
특수 능력 :
정보 열람(C/EX),전설의 비약 제작자(E/S)
특성 :
마력 지배(A/SSS), 공간 조종(D/SS+), 시간 관여(F/S), 관종의 삶(F/SS)
육체 능력치가 많이 상승했다.
이 정도면 훈은 몰라도 다른 신입생은 육체 능력치만으로 이길 수 있는 정도다. 게다가 마력은 벌써 50을 바라보고 있다.
“매력은 곧 30이구나.”
방금 [관종의 삶]을 배우면서 1 정도가 바로 상승했다. 앞으로 한성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을진 모르겠지만, 매력은 꾸준히 올라갈 거다.
* * *
한성은 안혜림을 오랜만에 만났다. 아카데미 테러 이후, 안혜림을 다중인격으로 과부하된 육체 회복과 정신과 상담을 받느라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쪽.
한성은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빨았다.
“그때는······ 미안했어.”
안혜림이 먼저 말을 꺼낸다. 굉장히 어색한 몸짓에 말투였다. 그녀는 자신이 했던 모든 일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무섭고, 충격적이고, 혼란스럽고, 미안하기도 하고.
“미안할 게 뭐가 있어. 그건 네가 의도한 것도 아니고.”
“그래도 결국은 나인 거잖아.”
벌써 인정하고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안혜림은 곧고 올바른 아이다. 그렇기에 중반 이후에 가서도 다중인격에 정신이 무너지지 않고 장점으로 만든 것이겠지.
“너는 맞지. 하지만 네가 의도한 건 아닌 거야. 게다가 나한테 피해 준 것도 없어. 오히려 도움이 되었지.”
“이번엔 그랬지. 하지만 다음엔······. 다음부터는 조심할게. 그런 인격이 나오는 건 나도 싫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피해를 주는 꼴인 거잖아.”
안혜림의 얼굴은 좋지 않았다.
창백하고 바싹 말라 일어난 입술.
아직 완전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거다. 받아들이려고 노력은 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그걸 결정하는 건 네 마음이지만······.”
“······?”
“그런 일 있으면 나한테 의지해도 돼.”
“······.”
“내가 도와줄게. 너도 기억하겠지만, 너의 다른 인격은 내 말을 잘 듣거든.”
이런 말을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최대한 진정성 있게 말하는 게 낫다.
“도와줄 수 있어. 그런 인격을 숨기는 게 아닌 너만의 장점으로 만드는 것. 그리고 네가 그것을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거.”
“······그게 가능해?”
안혜림은 정신과 상담까지 받고 있다. 당연히 전문가였겠지. 하지만 그 전문가는 정신과의 전문가이지 이런 ‘이능’의 전문가가 아니다.
안혜림의 말을 토대로, 인격이 분리된 해리성 인격 장애 정도로만 생각할 거다. ‘이능’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말이다.
그 때문에 ‘플레이어’가 초반에 안혜림과 친해지지 못해서 올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하면 안혜림이 활약하는 시기가 그만큼 늦어진다.
“너의 그 인격은······ 이능이야.”
“······이능?”
“너도 기억할 거야. 그때의 너는 모든 능력치가 재분배되어 있었어. 오해도 아니고 착각도 아니야. 그렇지 않았으면 그런 활약은 불가능했을 거니까.”
안혜림도 안다.
하지만 그걸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아쉽게도 안혜림은 [1차 각성]을 하지 못했기에 능력치 창을 보지 못한다. 그렇기에 정신과 상담을 받는 거고, 그쪽의 전문가들은 이런 이능에 대해 알 리가 없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이능이니까.
“그때의 너도 너 자신이야. 그리고 그 상황에서의 넌 방관자일 뿐이었고. 다 이해해.”
안혜림은 조용히 듣고만 있다.
“하지만 꾸준히 훈련하고 적응한다면 그 인격도 온전하게 너의 것이 될 거야. 그건 틀림없어.”
“······네가 그걸 어떻게 확신해?”
당연한 물음.
한성은 잠시 뜸을 들이다 대답했다.
“전에······ 지금은 없는 사람이지만, 비슷한 이능을 지닌 사람이 있었거든.”
한성의 눈빛은 흔들렸다. 슬픈 것 같기도 하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는 느낌.
안혜림은 그 눈빛에 마음이 흔들렸다.
명확히 기억한다.
광기에 물든 비정상적인 인격이 튀어나왔을 때, 한성은 모든 것을 안다는 듯 그 인격을 완벽하게 다뤘다. 마치 옛 친구처럼.
그런 기억은 지금 한성의 말에 큰 증거였다.
“······더 자세히 물어도 될까?”
안혜림은 한성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물론, 한성이 안다는 사람은 전 회차의 안혜림이다.
‘뭐, 내가 거짓말한 건 아니잖아?’
약간의 연기는 들어갔지만 말이다.
한성은 그 날 안혜림과 꽤 오래 이야기했다. 그리고 후에 한성이 만드는 매니지먼트에 들어오고 싶다는 구두 약속까지 받았고 힘들거나, 인격이 나올 것 같으면 가장 먼저 연락하라고 언질까지 줬다.
손가락으로 도장까지 찍고 헤어졌다.
이런 거 해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지만, 약간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네.’
가끔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때로는 누군가에게 의지를 받는다는 것만으로 위로가 될 때가 있다.
한성은 그런 기분이었다.
옛 생각이 더해져서 그런지, 그날의 한성은 꽤 감성적이었다.
* * *
“지루해?”
길성현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지 않아도 뻔한 인물은 바로 줄리아 마틴. 세계 다국적 기업의 자제들이 모이는 파티였다.
“나랑 춤이라도?”
“됐어.”
길성현은 언제나 그랬듯 차가웠다. 줄리아는 그런 길성현이라도 좋은지 실실 웃으며 옆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때, 누군가 다가온다.
“오랜만인데?”
홍덕구, 우전 그룹의 둘째이며 길성현과는 동갑. 지금은 미국의 영웅 아카데미를 다니고 있으며 검을 사용하는 후보생이다.
“그래, 어쩐 일이신가. 이렇게 친히 인사까지 오시고.”
“뭐, 지나가다가. 요즘 바쁘다고 모임도 안 나오던데? 아니, 이제 이 모임은 나올 필요가 없다는 건가?”
날이 선 말투였다.
원래 사이가 좋진 않았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제현과 우전은 라이벌 기업이다. 대한민국을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두 기업은 거대했으며 서로의 계열사가 번갈아 1위를 할 정도로 대등하기도 했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와서는.”
“흐음. 관심이 없는 건가. 모른 척하는 건가.”
홍덕구는 길성현을 자세히 훑었다. 그러더니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었다.
“하하. 진짜 모르는 거야?”
“뭐가? 마력 충전석? 아니면 마기 정화의 비약?”
길성현도 예상이 가는 건 있다. 자신의 누나인 길이현과 이한성의 계약 관계. 당연히 보고를 받았고 그 분야의 매출이 몇 배는 뛰었다는 소식도 들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홍덕구가 관심을 가질 건 아니다.
어떤 기업이든, 몇 가지 물건을 개발해서 매출 몇 배 띄우는 건 간혹 있는 일이다. 게다가 과한 로열티 지불 때문에 매출만 크지 순이익은 얼마 되지도 않는다.
‘더 나올 게 있을지도 모르겠고.’
아마 이 정도면 이한성이 할 수 있는 건 다 하지 않았을까? 지금까지도 대단했지만, 뭔가 더 할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니, 그런 거 말고. 검은 땅.”
홍덕구가 씨익 웃는다.
“정말 모르는구나?”
홍덕구는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등을 돌렸다. 길성현은 그 자리에 서서 한 방 먹었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무슨 일이야?”
줄리아가 묻는다.
“아니야. 아무것도.”
길성현의 부모님은 지금 검은 땅에 있다. 분명 그 관련된 이야기일 거다. 하지만 길성현은 관심 없었다.
분명한 건, 홍덕구가 이렇게 직접 와서 떠볼 정도로 큰일이라는 것.
‘알아서 하시겠지.’
그의 부모님은 길성현이 가장 믿고 존경하는 사람이었으니까.
끝
ⓒ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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