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Max Level Luck RAW novel - Chapter 87
한성은 이종칠의 요청으로 제현 PMC의 길이현과 만나고 왔다. 상당히 긴 시간 미팅을 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운 난이도의 요청이라 며칠 후에 다시 미팅을 가지기로 했다.
아카데미로 돌아왔을 때는 순위 변동 시험 결과로 시끄러웠다. 이한성과 이하얀은 거의 아카데미 대스타가 되고 있었고 말이다.
한성이 그런 민망한 영상을 남겼는데, 이하얀은 한술 더 떠서 한성에게 도전하겠다는 영상을 새로 판 자신의 채널에 남긴 것이다.
‘2위로는 만족할 수 없다! 정점? 흥, 아빠. 위에서 기다리십시오. 금방 올라갑니다!’
튜브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이게 무슨 이벤트냐며, 이한성 채널과 이하얀 채널에 사람들이 오가며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물론, 가족이라며 재미있다는 듯 웃어넘기는 사람이 대부분이기는 했다.
또, 생각해보면 하얀이 센스도 대단했다.
이 기회를 이용해 본인 채널의 구독자를 순식간에 채워버렸으니까. 그동안 채널 생성도 안 하고 있다가 이때다 싶어 딱 생성을 하고 이런 영상까지 찍었으며, 한성의 영상에 댓글까지 달아서 구독자들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문제는 또 있었다.
세계 각지의 후보생들이 이한성에게 ‘영상’으로 도전해 온 것이다.
이곳 한국 영웅 아카데미를 포함해 아시아 지역에서 수백 개의 영상이. 유럽 및 미국에서 수천 개의 영상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듯, 전 각국의 영웅 아카데미에서 한성은 일약 스타가 되었다.
누군가는 자신이 한성의 기록을 뛰어넘었다는 증거 영상을 가져오기도 했는데, 그것은 아카데미마다 난이도와 등장 몬스터 등이 달라서 증거가 될 수 없었다.
분명한 건, 예상외로 ‘후보생’이라는 이름을 하고 있지만, 웬만한 현역 영웅보다 강한 사람은 많다는 것이다.
한성은 그게 참 마음에 들었다.
전 회차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 인재들이 이렇게 곳곳에 보였으니까. 시간만 충분하다면 싹 끌어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다.
이렇게 자극만 해주면 모두 자기 자리에서 한 몫은 톡톡히 해낼 거다.
“세상은 넓고 천재는 많구나.”
“세상은 넙꼬 무기는 많구나.”
한성의 말에 이하얀이 마력 무기를 하나 만들면서 말했다.
요즘은 검이나 창 따위는 질리는지 이상한 화살 만들기에 심취해 있다.
가령 하늘로 쏘면 일정 높이에 도달했을 때, 전격 마법을 불러 범위 공격을 한다든가. 혹은 분명 화살을 쐈는데 도착하는 건 워터 샤워라든가.
누군가를 이기려고 만드는 게 아닌, 취미로 만드는 거라 특이하면서 쓸모없을 것 같은 건 많이 나온다. 그 덕에 창의적인 무기가 나올 때도 있긴 했다.
“어이, 정점 이한성!”
세르게가 친구들과 강의실로 들어오면서 한성을 불렀다.
그 말에 곳곳에서 시선이 느껴진다. 이번 강의는 [마력 무기 제작]이라는 4학년 전공 수업인데 이번부터 상위 50명만 받는 수업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이하얀은 신나서 마력을 조물딱 거리는 중이었고 한성을 향한 시선들은 따가울 정도였다.
“왔냐. 다행이다. 그래도.”
진훈은 8위, 한별은 7위, 세르게이는 21위, 얜 샤를과 안혜림은 40위에 안착. 나디아는 49위에 겨우 들어왔다. 멀리 길성현도 보였는데 38위로 상당히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한성은 보나마나 1등이었고 이하얀은 2등이었다.
덕분에 이 수업을 함께 들을 수 있던 거고.
한쪽으로는 최이명, 제임스 딘, 이창석까지 있었다.
‘이래서 1등을 해야 했지.’
50위 안에만 들어도 되긴 하다. 이곳에 모인 50명은 앞으로 선과 악의 전쟁에 한 자리 단단하게 차지하고 앉을 인재들이다.
이들과 같은 수업을 듣고, 조금이라도 친분을 쌓는 게 좋다. 거기다가 몇몇 악(惡)으로 향하는 이들은 눈치를 보다가 제거해도 좋고 말이다.
그런데 왜 굳이 1등을 했냐고?
이유가 어디 있나. 그냥 1등이면 좋은 거지.
관심도 받고, 컨텐츠도 만들고.
“크흠. 나는.”
“정점이닷!”
얜 샤를이 그렇게 말했고. 옆에 있던 안혜림이 웃으며 받았다.
그 말에 반 곳곳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몇몇은 대단하다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어떻게 그런 말을 그렇게 당당하게 하느냐, 뭐 그런 의미였다.
“세르게이, 하여튼 이번엔 고맙다.”
“크흠. 덕분에 내 튜브 구독자도 늘었다.”
“으아! 역시 설정이었던 거지?”
한성은 세르게이에게 미리 말해뒀다. 게이트에서 나와서 딱 걸어갈 테니, 생방송을 켜고 있으라고.
“방송이 다 그런 거지 뭐.”
“흐흐흐. 맞아. 조회수 폭발했다. 이번 정산금 받으면 무기나 하나 맞춰야지.”
세르게이의 말에 안혜림과 얜 샤를이 진지하게 방송을 해 볼까 고민하고 있었다. 후보생은 딱히 무엇을 잘하지 않아도 기본 구독자는 먹고 간다.
게다가 한성과 세르게이처럼 걸어 다니는 대기업과 함께라면 더욱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거다.
“어렵지 않아. 내가 알려줄까?”
한성이 그렇게 말했지만, 다들 고개를 저었다.
한성이 대단하긴 하지만, 그에게 배우다간 하얀이처럼 될까봐 무서웠다. 차라리 조금 더 정상적인 세르게이에게 배우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애매했다.
세르게이는 일상 방송인 브이 로그와 검술 관련 영상이 전부였으니까.
“그런데 방송하려면 한성처럼 카메라 항상 켜 둬야 해?”
한성은 24시간 드론 카메라를 주변에 띄워놓는다. 이건 생방송용이 아니라 우연히 나올만한 그림을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꼭 그렇진 않아도 되지. 마침 이번 수업에서 내가 어떻게 방송하는지 알려줄게. 어때?”
한성은 얜 샤를과 안혜림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그래 볼까?”
“나도 한 번쯤은······.”
“나, 나도 한 번 해볼래!”
의외의 인물인 진훈이 손을 살짝 들었다.
“좋아, 세 명이 모였군.”
한성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이번 수업을 어떻게 컨텐츠로 만들어야 할까. 또, 어떻게 해야 이 세 명을 ‘관심’ 중독으로 만들어 스타로 만들 수 있을까.
‘관심’이라는 것은 한성에게 ‘인지도 포인트’를 주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큰 이득이 있다. 그것은 [업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스타가 되고 다른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면 업적이 발생하기 더 쉬워진다.
이 게임은 [공략]과 [관종]이 주가 되는 게임인 듯했다. 플레이어 대부분이 누군가를 공략하고 관심을 받아 스타가 되어야 클리어에 가까워질 수 있으니까.
“다들 카메라 꺼내 봐.”
“지, 지금?”
“나 없는데.”
한성은 손목을 가리켰다. 그곳엔 스마트 워치가 있었고, 촬영이 불편하긴 하지만, 못할 것도 없었다. 화질도 상당히 괜찮고.
“튜브에 채널을 만드는 게 첫 번째.”
“으, 응? 벌써?”
“아무것도 안 하고?”
친구 세 명은 불안해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강하게 끌고 가 줘야 한다.
“씁, 어서. 방송으로 돈 벌고 싶지 않아? 내 저번 달 정산 얼만지 알려줄까?”
역시 사람을 꼬실 때는 돈이 최고다.
가장 돈이 급한 안혜림이 물었다.
“······얼만데?”
“500억.”
“······?”
“······!”
“진짜?”
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생중계 영상 가져와서 올린 게 조회수가 얼마나 나왔을까?”
“1억?”
한성은 고개를 저었다.
“5억?”
“그래, 5억. 그걸로 돈이 얼마나 들어올까?”
“······설마 5억?”
“그것보단 좀 많지. 광고료로 7억에 몇몇 분들이 후원해준 3억까지. 총 10억.”
“허억!”
사람이란 게 그렇다.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돈은 사람을 홀리고 이성을 잃게 하기도 한다.
세 사람은 동시에 채널을 생성했다.
일단은 이 정도면 된다.
“좋아, 일단은 수업부터 하자고.”
강사가 들어와 수업을 시작했다.
[마력 무기 제작]이라는 수업인데 이하얀이 항상 하는 취미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하얀은 반 드래곤이고. 이곳에 후보생은 인간이다.
당연히 비교가 될 수 없었다.
특히, 마법사가 아닌 검사도 있었고 마력을 주로 사용하는 게 아닌 이능 전공자도 있었다.
하지만 이 수업은 그 모든 사람이 마력으로 임시 무기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수업이다.
“영웅이란, 단순히 자신의 전공만 할 줄 아는 것으로는 자격을 얻을 수 없습니다. 어느 상황에서나 자신을 지킬 줄 알아야 하며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지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그래서 마법사도 탱커를 하고, 육체 단련을 하는 게 이 아카데미이지 않은가.
강사는 설명을 계속했다.
[마력 무기 제작]은 마력의 ‘형상화’부터 시작한다. 아주 단순한 개념이면서 까다로운 컨트롤이기도 하다.특히, 기본적으로 일정량 이상의 마력을 지닌 상태여야 한다. 능력치로는 30 정도. 관련 특성이 있다면 더 낮은 상태에서도 가능하기는 하다.
“가장 중요한 건, 마력의 집중과 구성. 마력을 정교하게 컨트롤해 자신이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겁니다.”
특정 모양을 만들어야 굳히던지, 물리력을 심든지 할 수 있는 거다.
후보생들은 실습을 시작했다.
“끄응.”
진훈은 역시나 고생했다. 마력 능력치는 낮은 게 아니지만, 워낙 이런 일은 더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별이나 얜 샤를은 쉽게 형상화했다.
“자, 다들 형상은 만들 수 있겠죠? 모양이 조금 이상해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마력 무기는 주력 무기가 아니니까요.”
주력 무기는 될 수 없다.
이하얀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면, 손을 떼는 순간 형상을 유지할 수 없는 게 상식이니까. 하여튼, 이하얀은 예외로 치고 생각해야 한다.
강사는 자신의 앞에 마력으로 기다란 검 하나를 만들어 형상화했다. 그리곤 내부를 조정 중인 것인지 검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이게 내부를 구성하는 작업입니다.”
과정은 간단하다. 하지만 컨트롤은 어렵다.
설명이 끝나고 ‘형상화’를 거쳐 ‘구성’을 지나고 ‘고착화’ 단계를 지나자 진한 파란색의 무기가 강사의 손에 들렸다. 이 파란색의 농도는 마력의 농도를 말하며, 진할수록 더 강한 무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곤 강사는 그것을 휘둘러 보였다.
그렇게 수업이 진행되자 한 명씩 무기를 만들어 휘두르는 모습이 보였다. 역시 상위 50명. 재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세계 최상위에 드는 이들이다.
우우웅!
키잉.
한쪽에서 빛이 솟았다.
이하얀이 무슨 아이디어라도 얻은 것인지 화려하게 무기를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파란 마력은 농축되다 못해 하얗게 변했고 그 하얀 빛은 뭉치고 뭉쳐 하나의 검이 되었다. 날은 뒤로 뻗쳐 화려하고 손잡이는 무슨 문양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인지 누가 보면 둔기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번쩍.
그렇게 완성되었을 때, 하얀이의 손엔 ‘마력 무기’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인 검이 놓여 있었다. 말 그대로 강철과 각종 금속으로 만든 것처럼 말이다.
이건 약간의 마법을 가미한 거다.
“자, 여기서 잠깐.”
한성이 다시 관종력을 발휘했다.
당당하게 걸어 강사에게 가더니, 귓속말을 했다. 강사는 슬쩍 웃더니 그래도 되겠냐고 묻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성은 몸을 돌려 카메라를 올렸다.
채널이 열리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후보생들은 한성을 신기하게, 또는 궁금하게 바라봤다.
“자, 지금부터 마력 무기 만들기 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이게 바로 컨텐츠 만들기다.
어떤 상황에서도 예상할 수 없는 타이밍에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
그게 바로 프로 튜버의 삶이었다.
한성은 생각했던 멘트를 꺼냈다.
“가장 좋고 멋진 마력 무기를 만드는 분에게 통짜 ‘블랙 키리윰’ 무기를 주문 제작해드립니다.”
– 이한성ㅋㅋㅋㅋㅋ 또 뭔 짓이지?
– 미쳤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마르지 않는 컨텐츠 실화?
– 블랙 키리윰 통짜 무기라고? 미친 최소 몇천억 아니냐.
– 돈 주고도 못 사는 거임.
– 근데 믿을 만함? 그걸 어떻게 구하냐. 돈 있어도 못 구하는 무긴데.
– ㅋㅋㅋㅋ뉴비들 많네. 이한성 블랙 키리윰 광산 가지고 있음.
한성의 발언에 댓글은 폭발했고 후보생들의 눈빛은 빛났다. 블랙 키리윰 통짜 무기는 돈이 있어도 못 구하는 물건이다. 그런데 그걸 상품으로?
그때, 누군가 물었다.
“심사는 누가 하죠?”
객관적일 수 있느냐 하는 물음이다.
한성은 입을 열었다.
“심사는 여기 시청자 여러분들이 할 겁니다. 심사에 참여해준 시청자 여러분께는 100명을 추첨해서 각 10억씩 드리겠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와씨.
– 미쳤음ㅋㅋㅋㅋㅋㅋㅋㅋ
– 와아아. 대박.
– 무조건 한다. 100명이야?
– 근데 구독자만 2,300만 명인 거 실화?
– 못돼도 한다ㅋㅋㅋㅋㅋ아니, 거의 로또 아니냐.
거의 돈 놓고 관심 먹기.
한성은 얜 샤를과 안혜림. 그리고 진훈을 보며 말했다.
“자, 무대 세팅은 끝났다.”
이 대회를 생중계하라는 말이다. 한성도 생중계할 거지만,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꽤 많은 구독자를 얻을 수 있을 거다. 그리고 한성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저 셋의 채널에서 동시에 심사를 진행한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그 말에 방송을 켠 세 명을 향해 한성이 말했다.
“제군들. 좌표를 찍겠다. 출격하라!”
한성의 말에 세 명의 시청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거의 워프 게이트급 버스였다.
관심의 신세계로 가는 버스.
관종은 이렇게 전염되곤 한다.
끝
ⓒ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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