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Max Level Luck RAW novel - Chapter 88
마력 무기 만들기 대회.
단순히 50명에 이르는 후보생의 대회였지만, 거의 결전(決戰)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한성을 제외하고 모든 이들이 전력을 다해 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제한 시간은 수업이 끝나는 한 시간 정도.
대부분 마력 무기를 처음 만드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숙련도는 웬만한 전문가 이상이었다. 역시 천재였다. 다른 사람이 일주일, 한 달을 고생해야 하는 정도의 경지를 단 몇 시간 만에 돌파한 것이다.
그것은 [수제작 블랙 키리윰 무기]의 힘이었다.
요즘 대기업 혹은 국가 단위로 번호표를 받아 겨우 몇 톤 비싼 값을 치르고 가져가는 금속을 통짜로 사용해 만든 무기다.
거기에 31번 구역에서 만들어지는 검은 [권능]과 유사한 옵션이 있다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라는 거다.
그러니 이들이 이렇게 미칠 수밖에.
거기에 수백만 명이 생중계로 보는 상황 아닌가.
자존심도 걸려 있었으며, 유명세를 탈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기회인 것이다.
그렇게 마력 및 마법에 어색한 진훈도 그때만큼은 천재처럼 보였다. 마력을 무지막지하게 밀어 넣어 거대한 건틀렛을 만들었는데, 공격 시점에만 물리력과 마법 공격력을 갖게 하여 움직임에는 전혀 불편하지 않게 만들었다.
획기적이었다.
신들과 전쟁했던 티탄족의 주먹을 보는 듯했다.
진훈은 상품을 떠나 그 자체의 마력 무기로 [비기]를 완성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여, 여기는 진훈의 마력 무기 제작 실황입니다.”
안혜림이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진행하며 진훈과 진훈의 무기를 찍었다. 안혜림을 아는 시청자들은 이렇게 부끄러운 모습은 처음이라며 웃었다.
– ㅋㅋㅋㅋㅋㅋㅋ와, 이런 성격이었어?
– 싸울 때 특성 도살자 아니었나?
– 거의 프로 킬러던데.
– ㅋㅋㅋㅋㅋ여기선 거의 요조숙녀.
시청자 대부분은 안혜림이 싸우는 모습만 봤었다. 일상의 모습은 거의 찍은 적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이제 제가 만든 무기도 볼까요?”
진훈, 안혜림, 얜 샤를은 대회 실황 중계와 심사에도 관여하지만, 스스로의 무기도 만든다. 블랙 키리윰 무기는 그만큼 매력적이었다.
안혜림은 화살이었다.
원래 전공은 활이었고 다중인격을 발동하며 도살자 특성이 활성화됐을 때나 검을 쓰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특색 있는 무기를 만들기 위해선 검보다 활이 나았다.
‘블랙 키리윰으로 검을 만들면 되니까.’
무조건 1등은 해야 한다.
안혜림은 줄이 없는 [활]을 만들고 실시간으로 [화살]을 만들어 쏘아 낼 수 있게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건 마력 무기는 손을 벗어나는 순간 흩어진다는 거죠. 물론, 예외는 있지만요.”
안혜림은 카메라를 틀어 이하얀을 비췄다. 하얀이는 이미 수십 개의 무기를 만들어 허공에 띄우고 고르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저것과 비교할 순 없었다.
“마력만 충분하다면 무한한 화살. 그리고 각 화살에 특성을 심는 것까지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안혜림은 화살이 허공에 있을 때, 최대한 길게 유지하는 방법을 고안해보기도 하고 마력의 실을 매다는 방법도 사용해보며 여러 화살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장면을 찍던 얜 샤를이 카메라를 향해 입을 열었다.
“후훗. 저걸로는 절 이길 수 없을 겁니다. 사실 평범하잖아요?”
얜 샤를의 특기는 [무기화]다. 번개를 이용한 무기 제작 및 방어구 제작. 당연히 마력무기 제작도 어렵진 않다.
문제는 개성과 강함.
“저는 아마 이 순간을 위해서 마법을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후후후.”
얜 샤를은 마법을 배워왔다.
번개만 있을 때는 거의 ‘쩌리’였던 얜 샤를은 한성에게 [무기화]를 받아 창술을 배웠다. 하지만 그녀의 친구들은 그것만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재능이 있었다.
얜 샤를은 할 수 있는 ‘노력’으로 그것을 따라잡기 위해 마법을 배웠다.
“저는 제가 만드는 ‘창’에 마법진을 새겨서 마법을 사용하는 창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 우와아아아. 대.단.한.데?
– 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한데, 여기 천재 마법사가 수두룩하다.
– 창에 마법? 우와와. 아주 대단한데요?ㅋㅋㅋㅋ
– 한별 보세요. 거의 미쳤습니다.
얜 샤를은 그 댓글을 보지 못하고 제작에 들어갔다.
그때, 진훈이 자신의 완성된 마력 무기를 설명하고 한별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물었다.
“자, 하, 한별씨? 지금 이 무기가 어떤 특성이 있나요?”
“······.”
어색한 진훈의 물음에 한별은 무표정한 얼굴을 쓱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 말이다.
“하하하. 제가 설명을 해 볼까요?”
“······됐다. 내가 알려줄게.”
진훈은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고 한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무기에 관해 설명했다.
야구 방망이 모양의 무기였다.
그런데 특이한 건, 표면에 빽빽하게 그려진 마법진과 방망이 끝에서 소용돌이처럼 돌아가는 무언가였다.
“마력 무기를 쓰는 이유가 뭐겠어요.”
“음······ 무기를 잃었을 때?”
“무기를 잃었을 때, 엄청 위험할 때겠죠? 목숨도 위험할 수 있고.”
“그렇죠?”
“그럴 때 필요한 건, 일격필살(一擊必殺).”
한별은 성능을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심사 시간이 다 된 것인지 한성이 앞으로 나왔다.
“자, 시간이 거의 다 되었습니다.”
후보생 대부분도 무기를 완성한 상태였다. 몇몇은 자신 있다는 듯 웃으며 뒷짐 지고 있었고 몇몇은 아쉽고 아깝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하지만 제한 시간은 끝이 난다.
“심사는 시청자들이 합니다. 하지만 심사를 하기 위해선 위력을 보여주고 특색을 알려줄 필요가 있겠죠?”
한성은 널찍한 강의실 앞에 바닥에 마법진을 그리고 블랙 키리윰으로 만들어진 원형 판을 꺼냈다. 두께만 20cm가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양의 블랙 키리윰이었다.
“이게 블랙 키리윰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무기를 시연해 볼 겁니다. 물리, 마법, 속성 등등. 모든 데미지가 인지되어 수치별로 계산되어 점수가 나올 겁니다.”
한 명씩 앞으로 나와서 무기에 관해 설명하고 파괴력을 시험한다. 점수에 의해 시청자들의 심사가 갈릴 여지가 많았지만, 대부분 일반인인 걸 생각한다면 이런 점수라도 있어야 객관적일 수 있었다.
“당연히 파괴력과 다른 특색으로 어필하고 싶은 분도 있을 겁니다. 개성, 창의성, 특정 상황에 알맞은 특성 등등. 하지만 그것 모두 여러분의 어필 능력이 중요하겠죠? 모든 심사는 시청자들이 합니다.”
심사는 시작되었다.
후보생들이 나와 자신의 무기를 설명하고 파괴력 시험을 시작했다. 몇 명은 평범했으며 파괴력만 높았다. 하지만 그것도 1,000포인트 정도.
“일천 포인트! 마력 무기치고는 엄청 강한 거죠? 하지만 여기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강한 후보생들이 모인 곳입니다. 다음 타자는······ 한별이군요.”
– 한별이다. 개궁금했음ㅋㅋㅋ
– 내가 봤는데, 방망이 하나에 새긴 마법만 21가지가 넘음.
– 나 한별 이능만 쓰는 줄 알았는데, 마법도 천재였네ㄷㄷ
– 이능이 더 천재임ㅋㅋㅋㅋ
– 저 망방이에 이능까지 대입했던 거 아님? 아까 이능 전이 마법진도 보였던 거 같은데.
한별은 댓글을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방망이를 형성하며 앞으로 나왔다. 블랙 키리윰 판은 아무 손상 없이 멀쩡했다.
“이거 좀 다쳐도 상관없지?”
“오호, 그만큼 자신있다, 이거죠?”
“상했다고 보상해 달라는 말 하지 말라는 거지.”
한성은 알아서 하라는 듯 박수를 쳐주곤 뒤로 물러섰다.
한별은 천천히 방망이를 들어 올렸다.
위이이잉.
그의 몸에서 마력이 흘러나와 마력 무기에 스며들었다. 그러자 방망이에 있는 수십 개의 마법진이 서로 엉켜 들어 회전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아지랑이가 방망이 주변을 집어삼켰다.
“오오.”
몇몇이 감탄했다.
부웅.
텅.
부딪히는 소리는 약했다.
하지만 그 순간 방망이가 액체로 변하면서 블랙 키리윰 판을 감싸 쥐었다.
푸쉬이이이.
푸른 액체는 판에 달라붙어 아지랑이와 수증기를 뿜으며 마법진과 판을 녹이려 애쓰고 있었다.
띠리리리리리!
점수가 쭉쭉 올라간다. 그만큼 치명적인 파괴력이라는 거다. 물리적 파괴력보다는 화학적, 마법적 파괴력에 집중한 모양이었다.
“오오, 1,500점. 2,000점. 3,000점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판은 녹지 않았다. 조용히 점수만 올리고 마력으로 화할 뿐이었다.
한별은 한성을 째려봤다. 그냥 블랙 키리윰 판이 아니었다. 각종 마법을 떡칠해 놓은 최상급 방어력을 지닌 판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3,000점이면 오우거는 한 줌의 핏물로 변하고 상급 마족까지 반신을 녹일 힘이죠.”
한성의 평가에 시청자들이 한별에게 점수를 주기 시작했다. 튜브 기능 중 하난데, 한별의 이름으로 10점 만점으로 별점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있었다.
“시청자들이 주는 별점. 총 8.2점! 지금까지 가장 큰 점수네요.”
점수는 계속 변한다. 초반 수만 명이 심사하고, 시간이 갈수록 수십, 수백만 명의 인원이 심사에 참여하게 되니까.
다음으로 강자들이 하나씩 올라왔다.
안혜림은 화살을 가지고 왔는데, 한별 다음이라 부끄러운 모양인지 1,500점 정도를 올리곤 고개를 숙이고 사라졌다. 다음은 얜 샤를이었는 그녀도 한별의 무기에 부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곤 진훈.
콰아아아앙!
강의실 전체가 울릴 정도로 블랙 키리윰을 쳐 버렸다.
쩌저적.
구석에 작은 금이 갈 정도로 진훈의 무력 무기 파괴력은 대단했다.
“이건 마력 무기가 대단한 것도 있지만, 거의 진훈의 힘이 쎈 덕분이죠?”
그래도 점수로는 4,000점이 나왔다.
한별보다 500점은 높은 점수.
차례로 4학년 몇 명이 4,000점에 가깝게 점수를 냈다.
다음으로 최이명이 초당 수백 번 찌르는 칼날이 나오는 건틀렛, 제임스 딘이 무지막지한 마력으로 만들어 낸 파이어 스피어 개틀링건, 이창석이 자신의 [마력 절삭]이 담긴 검으로 블랙 키리윰 판을 자르려고 했지만, 흠집을 내는 것에 그쳤다.
– 와ㅋㅋㅋㅋ미쳤음.
– ㄷㄷ이게 세계 최강 후보생들의 대결인가.
– 차원이 다르다. 거의 세계 랭커들 대회 아닌가.
– ㅋㅋㅋㅋ와씨. 블랙 키리윰이 이제 걸레가 됐는데?
– 고통받은 블랙 키리윰ㅜㅜ
– 그 와중에 이하얀 등장하는 거ㅋㅋㅋㅋㅋ
하얀이는 작고 귀여운 몸으로 당당하게 걸어 나왔는데, 양옆으로 카메라를 비추고 있는 게 마치 ‘리틀 이한성’과 같았다.
“푸훕.”
“크흐음.”
곳곳에서 웃음이 나왔지만, 이하얀은 당당하기만 했다.
그리고 판 앞에 선 이하얀이 허리춤에 있는 이상하게 생긴 검 손잡이를 잡아 뽑으며 외쳤다.
“후훗, 게이트 오브 바빌론!”
우우웅!
동시에, 하얀이의 뒤에서 공간의 구멍 수십 개가 뚫리며 수백 개의 무기가 블랙 키리윰 판으로 사출되었다.
콰과과과과!
결국, 판은 깨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방송도 끝이 났다.
“야! 이하얀! 그거 저작권······!”
이라는 한성의 외침과 함께.
화면이 꺼진 채팅 방에선 시청자들만 떠들 뿐이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방송 사고 잼.
– ㅋㅋㅋㅋ미친, 표절 시비ㅋㅋㅋㅋㅋ
– 한성 정지 먹는 거임?ㅋㅋㅋㅋ이하얀 미쳐버렸다.
– ㅋㅋㅋㅋㅋㅋ아니, 여기서 무슨 저작권 타령이야.
– 하아, 이것도 설정이라는데 내 손목 건다.
– ㅋㅋㅋㅋㅋㅋ이하얀 떡관종력은 이한성에 다다랐다.
– 거의 이한성급 관종력.
– 저 당당한 표정이 너무 귀여움ㅋㅋㅋㅋ
– 저 열쇠 모양 검, 그 애니에 나온 거랑 똑같은 거 실화?
– 방송 언제 켜짐? 설정도 과하면 재미 없다ㅋㅋㅋ
* * *
며칠 전.
이한성은 이종칠의 연락을 받았다.
[드래곤 슬레이어]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중의적 의미였다.
팀 이름을 [드래곤 슬레이어]라고 지은 다음 월드 리그에 있는 우승 후보 팀 [레드 드래곤즈]를 노린다. 그리고 검은 땅에서 진짜 드래곤을 잡는 ‘드래곤 슬레이어’가 된다.
생각은 좋았다.
하지만 그 재료들은?
“상상만 해도 엄청난데.”
“푸훕. 큼큼. 그렇죠? 엄청나긴 하죠.”
재료에 관한 상의를 하러 온 길이현이 한성의 얼굴을 볼 때마다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번 순위 변동 시험에서 발언 때문이었다.
“그렇게 웃지 마시고 대놓고 웃으시죠. 흐흐.”
“푸훕. 죄송해요. 그게 안 웃으려고 하는데. 너무······.”
“괜찮아요. 웃으라고 한 거니까요.”
영상에서도 각종 이펙트와 효과를 넣어 유쾌하게 넣었다.
할 때는 엄청 민망해도 반응 하나는 끝내줬다. 워낙 관종 이미지가 있어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없고 말이다.
‘역시 이한성’이라는 댓글이 가장 많았다.
“자, 이제 그만 웃고 재료 공수 얘기부터 끝내볼까요?”
“네, 네, 알겠습니다. 크흠.”
이종칠의 계획은 이랬다.
[용혈]을 지닌 몬스터나 마수는 강력하다. 그 이유는 육체적, 마력적, 정신적으로 워낙 타고난 강함이 있으면서 각종 저항도 높아서 약점도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발록.
발록은 마계에서도 투신이라 불리지만, 드래곤의 천적으로 불리기도 한다. 말도 안 되는 마법 및 마력 저항과 마력으로 이루어진 육체이면서 드래곤보다 강력한 육체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록의 ‘백’을 구한 건 단 하나.
그 외의 팀도 구성해야 한다.
“조인족. 그중에서도 가루다가 필요합니다.”
“가루다라······.”
가루다는 예로부터 용의 천적이라고 알려진 종족이다. 예전에 얻은 드래곤 흥분제에 가루다의 부산물이 들어가기도 했다.
“실존한다는 말도 없는 종족입니다.”
길이현의 말이었다.
한성은 고개를 저었다.
분명 찾기는 힘들다. 하지만 존재하는 건 확실하다. 한성이 전 회차에서 [용살자]라는 업적을 얻기 위해 가루다의 힘을 빌렸었으니까.
“가루다. 힘들지만, 구할 수 있습니다. 시체는 힘들어도 부산물 정도라면.”
한성의 말에 길이현은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당연히 불가능할 거라 생각한 리스트 중에 하나였으니까.
만약, 발록의 백과 가루다의 부산물을 조합한다면 완전 허황된 말로 생각했던 [드레곤 슬레이어]가 완성될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죠.”
반드시 천적으로만 구성해야 할까?
[용혈]은 [용혈]로 상대하면 된다.
한성이 구해야 할 리스트에 [용혈]이 추가되었다.
계획을 정리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
끝
ⓒ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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