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too many Talents RAW novel - Chapter (383)
내 특성이 너무 많음-7화 (외전 완결)(383/383)
제388화
SS 2-6 still missing
외전 7화
다행히 이번에는 정현이 3개월 동안 실종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3개월 후, 실종된 정현이 되돌아온 것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일이 일어나긴 했다.
“자, 어서들 돌아갑시다! 곧 문이 닫힌다니까!”
이 세계의 ‘통로’ 앞.
이곳은 지구로 되돌아가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단 1년하고도 몇 개월 동안의 시간이지만 지구가 이쪽에 미친 영향은 참으로 컸다.
정현이 여신과 만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난 오늘은 그동안 두 세계를 연결해 주던 마지막 게이트, ‘통로’가 닫히는 날이었다.
‘그리고 정말 완벽하게 두 세계가 분리되는 날이기도 하지.’
여신은 과하지 않은 범위에서 지구의 존재가 이 세계에 남는 것을, 이 세계의 존재가 지구로 건너가는 것을 허용했다.
그 때문에 이곳에는 지구의 헌터들뿐만 아니라 이 세계의 사람도 더러 찾아볼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예린의 주변에 옹기종기 모인 보육원의 아이들이다.
“그런데 숫자가 좀 모자란 것 같네요?”
정현의 질문에 예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좀처럼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그녀지만, 지금만큼은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이곳에 남기로 한 애들도 있으니까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예린을 따라오기로 했지만, 그럼에도 이쪽에 남기로 한 몇 명의 아이들을 두고 떠나는 것이 힘들었다.
오죽하면 이 세계에 남을까 진지하게 고민하다 정현을 비롯한 1팀의 극렬한 반대에 겨우 마음을 돌렸을 정도였다.
“괜찮을 거예요. 믿음직한 사람들이 남기로 했으니까.”
물론 지구의 헌터들 중에도 잔류하기로 한 이들이 있다.
“하하하, 저만 믿어요!”
대표적으로는 협회의 S등급 헌터 부엉이.
그는 지구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을 배웅하러 이 자리에 왔다.
늘 ‘국가를 위하여’ 같은 말버릇을 달고 살아 당연히 한국으로 되돌아갈 줄 알았는데 잔류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예린의 보육원을 지키며 아이들을 돌보겠다고 약속했다.
‘성격상 그게 잘 될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믿지 못할 사람은 아니지.’
정현과 예린이 동시에 미심쩍게 쳐다보자, 부엉이는 상처받은 듯 풀이 죽었다.
“심심하다고 숲에 쏘다니지 말고 잘 지켜야 합니다.”
“뭐, 애들도 자연에서 크는 게 건강하고 좋지 않겠습니까?”
“몬스터가 없는 숲이라면 그렇겠죠.”
“음…….”
딱 걸린 부엉이.
물론 예린이 있는 것보다야 조금 소홀할지 몰라도, 보육원 직원들도 다들 남으니 괜찮을 것이다.
통로를 통해 사람들이 속속 지구로 넘어갔다.
HJH의 1팀은 전원 복귀다.
3개월 사이 정말 아히드 대감옥에 다녀온 지명도 이곳에 늦지 않게 모였다.
아히드 대감옥의 간수와 죄수들을 모두 데려온 것은 덤이다.
정현은 꼴이 말이 아닌 죄수들 가운데 익숙한 얼굴을 찾았다.
“으어…… 어…….”
화이트 페이스의 수장 김진호와 그 잔당들이었다.
진호의 얼굴은 푸른색으로 질려 있었고, 그나마도 턱수염이 흉하게 자라 특성의 고유한 파장이 아니면 알아보기도 힘들 듯했다.
그보다도 완전히 넋이 나간 것이 아마 평생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아히드 대감옥의 악명이 과장은 아닌 모양이다.
“사장님, 저 사람들은 어떻게 되나요?”
지희가 정현에게 물었다.
유약한 그녀의 성격상 동정심을 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죄수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아주 단단했다.
대답은 정현 대신 예린에게서 나왔다.
“지구에서 아히드 대감옥과 가장 비슷한 곳에 감옥을 지었대요.”
“가장 비슷한 곳이요?”
“시베리아 북부와 남극이죠.”
“아…….”
정현도 고개를 끄덕였다.
“몬스터만 없을 뿐이지 아마 힘든 건 마찬가지일 거야.”
그렇게 감옥의 죄수와 간수들도 모두 넘어가고.
통로 앞에는 이제 정현을 비롯한 몇 명밖에 남지 않았다.
대부분 HJH 1팀 멤버들인 가운데, 인간과는 확연히 다른 이질적인 한 존재가 있었다.
푸르륵─!
바로 황금용 에르크였다.
지희가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정현에게 물었다.
“에르크도 같이 가면 안 돼요? 여신님께서 괜찮다고 하셨다면서요…….”
에르크는 지구로 건너가지 않는다.
아니, 이곳에 남아야 한다.
─ 저는 에르크가 자신의 세상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현은 여신과의 만남이 끝나기 전, 이렇게 말했다.
여신도 상당히 의외라고 했다.
그건 오히려 자기 쪽에서 부탁하고 싶은 일이라나.
애초 고룡 역시 이 세계의 수호자 격인 인물이었던 만큼 에르크도 충분한 시간이 지난다면 그렇게 성장할 수 있으리라.
정현이 고개를 저었다.
“같이 가면 안 돼.”
“왜요?”
“여기가 에르크의 세상이니까.”
“하지만…….”
사실 에르크와의 이별이 섭섭한 것은 지희뿐만이 아니었다.
정현도 함께 지구로 돌아가고 싶었고, 원호는 애써 에르크를 쳐다보지 않기 위해 고개를 가만히 두지 못하고 있었다.
넷이 함께 다닌 시간이 있는 만큼 정도 더 깊이 든 것이다.
푸르르르───
에르크 역시 황금빛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자신이 이 세계에 남아야 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정현과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정현은 에르크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지구로 가면 답답할 거야. 그곳은 네가 없어도 되지만 이곳은 아니지. 내가 없어도 오랫동안 이 세상을 잘 지켜야 해. 그건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사실 이것도 중요한 이유이긴 했지만, 정현이 에르크를 이곳에 남긴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더 정을 들이기엔 녀석에게 남은 시간이 너무 길어.’
정현은 몇 년을 더 살 수 있을까?
운이 아주 좋다면 100년쯤은 살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에르크는?
고룡이 산 세월은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시온조차도 그저 신화와 같은 시대에 탄생했다고만 말했을 뿐이다.
아마 에르크 역시 그 긴 시간을 살아가야 할 터다.
에르크에게 정현을 비롯한 삶은 찰나의 시간이지만, 그렇게 가볍게 넘기기에는 녀석이 너무 어렸다.
처음에는 정현의 아이를 보고 정현을 그릴 수도 있을 것이고, 그 아이의 아이를 보고 또 정현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의 아이, 또 그 아이의 아이, 그리고 마지막에는 정현의 흔적이 조금도 남지 않은 아이…….
하지만 그 모두는 정현이 아니다.
정현은 에르크가 그리 잔인하게 자신을 기억하길 바라지 않았다.
정현은 에르크의 눈 주위를 쓰다듬던 손을 옮겨 콧잔등을 쓸며 말했다.
“자, 어서 날아가. 네가 가면 우리도 갈게.”
정현이 에르크에게서 몇 발짝 떨어져 통로로 뒷걸음질 쳤다.
몇 번 앞발을 쾅쾅, 지면에 부딪히며 성을 내던 에르크는 이내 몸을 돌려 풀쩍 날아올랐다.
주위를 몇 바퀴 돌고, 그러고도 연신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는 것이.
이래도 안 따라올 거냐 묻는 것 같기도.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아쉬움 같기도 했다.
쐐애애액──!
하지만 에르크는 곧 저 머나먼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거대했던 황금빛은 곧 밝은 하늘의 별이 되어 사라졌다.
그제야 정현을 비롯한 1팀 멤버들도 몸을 돌려 통로를 넘어갔다.
엉엉 우는 지희를 마지막으로 통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두 세계를 잇는 마지막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이다.
그렇게 통로가 열려 있던 HJH 본사로 되돌아온 정현.
그곳에서 그는 생각지도 못한 이를 마주치고 말았다.
“어? 생각보다 일찍 닫혔네?”
“???”
웬 깜찍하게 생긴 백발·백안의 어린아이가 정현을 비롯해 마지막으로 나온 헌터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분명 귀엽게 생기기는 했는데 어딘가 느껴지는 미묘한 불쾌함.
정현이 떨떠름하게 물었다.
“시온?”
“오~ 바로 알아보는데~”
“시, 시온이라고요?”
어느새 울음을 그친 지희도 눈이 붉게 부은 채 시온을 보며 놀라워했다.
민지에게 시온이 아바타를 만들었다는 소식까지는 들었지만 설마 이렇게 생겼을 줄이야.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던 시온은 마치 뽐을 내듯 옷자락을 요리조리 펄럭이며 말했다.
“어때? 너희들이 저쪽 세계로 건너가 있는 동안 열심히 만들어 봤지.”
과연 통로가 닫힌다는 소식에 인산인해처럼 모인 군중 중에서 눈에 띄는 이들이 있었다.
“시온! 시온! 시온!”
“여신님, 너무 귀여우세요!”
다른 이들이 통로에 대한 손 팻말이나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데 반해, 수상하리만치 시온의 사진이나 이름을 들고 열광하는 일단의 사람들.
민지가 그들의 앞에서 윽박지르기 시작했다.
“다들 조용히 해요! 확 지팡이 분질러 버리기 전에!”
“우우! 신성모독 물러가라!”
“독재 아웃! 폭정 아웃!”
물론 시온의 극렬한 신도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오히려 민지를 야유했다.
민지는 이제 자기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래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구에서 시온의 인기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모양이었다.
“어차피 이제 끈 떨어진 여신의 파편인데 뭐가 그리 좋다고.”
정현이 한마디 남기자, 시온의 신도들이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다.
“허억!”
“그, 그렇게 심한 말을…….”
상대가 정현이다 보니 나서서 뭐라 하지는 못했지만.
“그나저나…….”
정현은 시온을 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어지간한 사람들에게는 전부 자기가 살아갈 세상을 고를 시간을 주었는데.
적어도 정현이 알기로는 시온에게 물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휘곤 씨, 시온한테는 물어봤어요?”
움찔─
“민지 씨는요?”
움찔─
아무래도 시온 담당인 휘곤과 민지 역시 까먹었던 모양.
민지가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
“그…… 뭐랄까, 너무 자연스러워서 깜빡 잊었달까? 이제 저 지팡이, 거의 지구 원주민이라고요.”
보아하니 그럴 만도 했다.
그들이 자신을 두고 그런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은 시온이 삐친 표정으로 볼을 부풀렸다.
“바람 빼라, 쥐어박기 전에.”
푸우─
정현이 한마디 하자 곧바로 바람을 뺐다.
‘아바타인데 아프긴 아픈가?’
“난 안 가! 애초에 여신의 파편인데 통로가 곧 닫히는 것도 몰랐겠어?!”
“그, 그런 것도 아십니까?”
휘곤이 깜짝 놀라 되물었다.
시온은 잠시 그를 노려보다 그냥 자기 할 말을 했다.
“거기 돌아가 봐야 나는 파편이라고. 아무도 안 알아준단 말이야. 하지만 여기는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진짜 많아! 여기서라면 나는 진짜 여신이 될 수도 있다고!”
시온이 생각만으로도 황홀해진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정현은 그녀의 말이 진짜 저쪽 세계의 여신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뜻인지, 아니면 지구에서 흔히 비유적 표현으로 말하는 수준인지 알 수 없었다.
“이제 저 지긋지긋한 지팡이에서 벗어날 방법도 감이 잡히는 것 같아. 아니, 통로가 사라져서 좀 더 확실해졌어!”
……왠지 전자일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진 듯했다.
몸을 만들다니, 아바타까지는 그럭저럭 이해해도 그런 게 과연 가능하다는 말인가.
‘진짜 괜찮은 것 맞겠지?’
‘안 되면…… 그냥 강제로라도 열어젖혀야지.’
자신을 보는 정현의 눈빛이 심상치 않아지자, 시온이 바르르 떨며 말했다.
“그…… 야, 얌전히 살게. 그리고 분리되는 건 아직 잘 몰라.”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정현은 알아서 처신하라는 듯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온은 그런 정현에게서 한시라도 빨리 도망치고 싶었는지 와다닥 HJH 건물 안으로 달려갔다.
그런 모습만 보면 여신의 파편이 아니라 영락없는 꼬마 아이였다.
그때, 예린의 곁에 어색하게 서 있던 어린아이 중 골목대장이 조심스레 물었다.
“……?”
예린은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환히 웃는 골목대장.
곧 보육원 아이들도 신이 나서 골목대장을 따라 건물 안으로 몰려갔다.
“애들이 시온과 같이 놀고 싶다네요.”
“뭐, 애들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래도 여신의 파편이니까.”
지구에서 살았던 정현에게 신의 존재는 조금 추상적이다.
하지만 저쪽 세계의 신은 실존하니, 정확한 정체는 모르더라도 느낄 수는 있었다.
시온이 자신들을 보듬던 절대자의 파편임을.
정현은 잠시 아이들의 뒷모습을 좇다가, 이내 뒤를 돌아보았다.
이제 지구상에 남은 게이트는 완벽하게 사라졌다.
구름처럼 몰려든 군중들도 이벤트가 대충 끝났음을 눈치챘는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이로써 내일부터는 완벽히 다른 미래가 시작되는 것이리라.
“꼭 꿈 같네요.”
“네?”
정현의 담담한 한마디에 예린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제 막 깨어난 꿈 같아요.”
너무나 당연했던 게이트와 몬스터.
헌터는 아직 남아 있지만 조만간 사라지게 되리라.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서 그들의 존재는 마치 하룻밤의 꿈처럼 짧은 순간일 테지.
언젠가는 잊히고, 또 존재조차 의심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일이었으니까.’
아직 정현조차 모두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데 다른 이들은 오죽할까.
어쩌면 게이트나 몬스터, 헌터 따위는 그저 꿈으로만 남는 것이 좋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정현이 왠지 모를 시원섭섭함을 느끼고 있을 때.
짜악─!
“악!”
예린은 힘차게 손바닥을 휘둘러 정현의 등을 때렸다.
갑작스러운 고통에 정현이 짧은 비명을 내질렀다.
“왜 때려요?!”
“사장님은 혼자서 너무 고민을 많이 하는 게 탈이에요.”
“네에?”
“초월자처럼 굴려면 확실히 초월자처럼 굴고, 평범한 인간처럼 굴려면 확실하게 평범한 인간처럼 굴어요. 혼자서 맨날 주절주절…….”
예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치 정현에게도 따라 하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현은 사람들과 ‘통로’가 있던 곳보다 조금 더 가까운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바로 ‘통로’를 함께 넘어온 사람들.
지희와 원호, 지명, 휘곤, 그리고 다른 헌터들.
저쪽 세계에서 그들을 믿고 따라온 이들.
완벽한 마무리를 축하해 주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소중한 지인들이 모두 정현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닫힌 통로 너머에는 에르크가, 이곳에는 시온이 남았다.
부재(不在)는 부재대로, 존재는 존재대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와중에 민지가 끼어들었다.
“맞아요! 통로가 닫혀서 저는 강제 폐업이거든요?”
민지는 보육원 파티에서 사업 번창하라는 소리를 들으면 안 됐다, 같은 소리를 하며 툴툴거렸다.
정현이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조용하지만 담담한 한마디를 내뱉었다.
“꿈이 아니었네요.”
아주 거시적인 시각에서, 분명 정현과 이들의 모험은 아주 짧은 찰나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또 어떠한가.
정현과 이들에게는 아직 걸어온 시간보다 걸어갈 시간이 더욱 길었고.
함께 걸어온 시간보다도 함께 걸어갈 시간이 더욱 길었다.
정현은 확실히 정할 수 있었다.
자신은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고.
아주 많이, 운이 좋았던.
정현이 굳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다들 들어갈까요?”
정현은 거대한 건물 가장 위, 커다랗게 쓰인 HJH라는 글자를 눈에 담았다.
분명 어제와 오늘, 내일의 HJH는 모두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건 또 언제나 그래 온 흐름에 불과했다.
발걸음을 옮기는 정현의 양옆에 예린과 지희, 지명과 원호, 휘곤과 민지.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또 그 뒤를 따랐다.
가장 앞에 선 정현은 그들의 존재를 느끼며, 아주 조금.
자신이 자랑스러워졌다.
<외전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