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Killed the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30
마탑의 마법사들(8)
조제핀 여사와 함께 학사로 돌아왔다.
조제핀을 습격한 이상 마리에 납치와 이사장 암살이 이어질 터.
물론 이를 위해 대비를 마쳤다.
“마리에 선배!”
나는 기숙사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리에를 발견했다.
“코린!”
나를 보고 반색하는 마리에. 덕구가 그림자 속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잘 됐어요? 어디 다친 데는 없고?”
“으응··· 그게······.”
우물쭈물하는 마리에. 그녀는 곧 충격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습격이··· 없었어.”
“뭐라고요?”
“오늘 나가면서 습격하기 좋게 판을 벌려놨단 말이야. 그런데··· 아카데미에 도착할 때까지 습격이 없었어.”
이게 무슨 소리야?
조제핀 여사의 봉인은 기껏해야 사흘밖에 유지 못 한다. 여기에 판을 벌이기 위해 밖으로 나갔던 에린 스승님도 곧 돌아온다.
지금처럼 마리에를 습격하기 좋은 타이밍은 없었을 텐데.
“······동시 습격을 하기엔 전력이 너무 깎였는데.”
엘더 아드말렉은 조제핀 여사를 봉인하기 위해 떠났고, 본래라면 엘더 모르슈탄이 마리에를 탈취하려 했을 것이다.
동시에 황금의 대마법사 에이드린이 이사장을 살해한다. 병력구조상 이것 말고는 없다.
하지만 엘더 모르슈탄은 내 고발로 신교 팔라딘들에게 구속당한 상태. 전력이 부족하니 마리에와 이사장을 동시에 습격하는 건 무리다.
마리에는 정사처럼 유폐된 상태도 아니거니와 그 자신의 실력이 특급 흡혈귀인 규격 외 마법사.
그런 그녀를 엘더 모르슈탄 없이는 불가할 테니 로드 에이드린과 함께 마리에부터 확보하리라 여겼다.
듀나레프 유통에 대한 이야기를 뿌리며 마리에를 바깥으로 나돌게 했다.
마리에를 습격하기 쉽게. 함정을 파놓고 대기했던 것이다.
“눈치챈 건가? 아니, 선배. 그보다 마법사들은 어디에 있죠?”
“······우리도 돌아와서 바로 마법사들부터 찾았어. 근데··· 어디에도 없었어.”
마탑 30명의 마법사들이 일제히 증발했다. 이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모르슈탄이 체포되자 아예 포기하고 도시를 떠났다? 그럴 리가. 그랬다면 조제핀 여사를 봉인할 필요도 없다.
놈들은 행동에 나섰고, 30명의 마법사들은 분명 어딘가로 향했다.
“안 그래두 다른 교수님들하고 같이 찾고 있는데··· 대체 어디로 간 건지 파악이 안 돼.”
“이게 대체······.”
불안하다. 확실하게 무언가가 꼬였다. 대체 어디서 꼬인 거지?
“마탑의 마법사들이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요?”
요사스러운 목소리. 그 근원지에는 검붉은 드레스의 여학생이 간사한 미소를 지으며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미르암 왕녀님.”
미르암 엘리사벳 엘 라스. 그녀의 시선이 나와 마주쳤다.
“마법사들이 있는 곳을······.”
물어봐도 의미가 있나? 왕녀에게 마탑은 강력한 후원세력 중 하나다. 그녀가 무얼 알든 우리에게 알려줄 의무는 없을 텐데.
“코린 선배님. 저와 잠시 이야기 좀 하실까요?”
입꼬리를 비튼 미르암 왕녀가 나를 제 방으로 초대했다.
미르암 왕녀의 방안은 그녀 자신의 화려함과는 달리 심플하다.
철저하게 실용적인 가구배치와 차가운 색감. 학기 초에 왔을 때보다도 더 삭막해진 것 같다.
“마법사들이 어디로 갔는지, 내가 알아.”
내가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한 소리였다.
“원하는 게 뭐죠?”
“글쎄. 판돈을 얼마나 키워야 할지 모르겠네?”
“······.”
내가 지긋이 응시하자 미르암 왕녀는 싱긋 웃었다.
“나한테 중요한 일입니다.”
“알아. 그리고 내게도 중요한 일이지.”
알고 있다. 이 여자는··· 내가 마탑에 하려는 일을.
그렇다면 이건 필연적으로 거래가 된다. 그녀에게 마탑이라는 후원 세력이 박살나는 것에 걸맞은 대가를 내가 치를 수 있겠는가.
“······.”
내가 치러야 할 대가. 마탑을 대신할 정도의··· 한 가지뿐이다.
“당신과······.”
“마탑은 그 늑대들을 사냥하러 갔어. 내가 붙여둔 ‘뱀’으로 직접 확인한 거니까 확실해.”
“······.”
할 말을 잃었다. 조금만 기다리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었을 텐데··· 대체 왜?
생각할 겨를이 없다. 마탑이 남매를 노린 이유. 그 이유가 명백했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나는.”
다급히 돌아서는 내 발길을 멈추는 그녀의 한 마디.
“꽤 큰 걸 포기한 거야. 다음은 없어.”
“······.”
그래, 안다. 마탑보다도 더한 것. 그녀가 가진 증오와 분노. 그 기회를······.
“제가 빚진 걸로 하죠.”
“후후. 알아. 당신은 이 빚의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거야.”
그녀의 의도는 모른다. 하지만··· 미르 공주가, 미르암 엘리사벳 엘 라스가 결코 손해 보는 일을 할 리가 없다는 것만큼은 안다.
하지만 지금은 남매를 구하는 게 우선이다.
* * * *
조제핀 클라라라는 사기적인 텔레포터가 있는 한, 공간과 거리 제약은 큰 의미가 없다.
우리들은 곧장 실습 예정지인 서쪽 산맥에 도착했다.
“숲이··· 이상해.”
도착한 산맥의 초입. 확실히 초입에서부터 들려오는 멧돼지들의 울음소리는 이변의 증거였다.
저 산맥 안에 실습을 나온 1학년들이 있다. 나는 곧바로 판단을 내렸다.
“저는 마리에 선배와 덕구랑 함께하겠습니다. 쌍둥이를 찾을 겁니다.”
“그러시죠. 쌍둥이 쪽이··· 가장 위험할 겁니다.”
“상관없어요.”
그들을 지키는 건 내 몫이다. 보호자인 내게 부과된 당연한 의무다.
“덕구야!”
마리에 선배가 불러낸 덕구가 그림자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아마 이곳에서 화란 다음으로 빠를 존재다.
“덕구야, 부탁 좀 하자.”
가져온 쌍둥이의 소지품을 통해 냄새를 맡게 한 뒤 덕구가 냄새를 맡은 듯 손가락을 가리킨다.
“출발하자, 코린!”
마리에는 덕구 위에 올라타더니 곧장 뛰었다.
“컹!”
녀석을 따라 도착한 산 중턱. 우리는 흑마법사들에게 둘러싸인 렌과··· 한 소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화려한 금발의 미소년. 나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그 소년이 흑마법사들에 의해 무릎이 꿇려지고 있다.
성장한 거냐, 론.
극한 상황에서 저 아이는 스스로 어른이 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그것이 대견하면서도 못내 안타까웠다.
내가, 어른으로서의 울타리가 부족했다는 거니까.
“코린, 저기···!”
마리에가 가리킨 방향. 그곳에는 렌이 복부를 관통당한 채 쓰러져 있다.
“이 개자식들이···!”
분노를 터뜨리며 달려들려던 순간, 심상치 않은 기운이 론에게서 뿜어져 나온다.
찬란한 황금의 늑대에게서는 너무나도 이질적인, 녹슨 것 같은 눅진한 색의 마력이······.
“죽여버릴 거야··· 전부, 전부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야··· 전부, 전부 죽여버릴 거야······.」
과거가 피드백된다.
게임에서도, 전 회차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끔찍하게 위하는 늑대남매의 관계.
둘 중 한 명을 먼저 쓰러뜨리면 나머지 한쪽이 반드시 변질되어 광폭화되는 이건······.
“위험해요. 마리에 선배, 덕구는 만약에 대비해주세요. 제가 나서겠습니다.”
“코린, 혼자 괜찮아?”
“네, 걱정하지 마세요.”
마리에의 걱정과 동시에 쓰러진 렌에게서 신음처럼 흘러나오는 목소리.
“구해··· 줘요.”
나는 저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
“구해줘요, 오라버니······.”
“흥···! 아무리 소리쳐봤자 누구도 네년을 구하러··· 쿠억?!”
녀석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콰드득!
노구의 마법사가 바닥을 몇 번이나 꼴사납게 구른다. 그런 녀석을 신경 쓰지 않고 먼저 렌부터 확인했다.
“늦었잖아요······.”
헝클어진 머리채. 부어오른 볼. 핏물이 흐르는 입가.
화가 났다.
이 어린 애를 때릴 곳이 어디 있다고······.
“미안하다. 이제 괜찮아.”
나는 렌을 끌어안으며 등을 토닥여 안심시켰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어안이 벙벙해 있는 론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는다.
“훌륭했다. 누나를 지켰구나.”
“혀엉······.”
론에게 렌을 맡기고 주변을 둘러본다. 열명이 넘는 흑마법사들.
금랑을 포획하러 온 것이니 하나하나가 최소 2급 마법사들일 터. 거기에 수많은 팽보어 언데드들이 즐비하다.
“시건방진 놈!”
“주, 죽여라···!”
그런 놈들을 향해 은창을 내민다. 그 안에 대량의 마력을 집속해 한 가지 힘을 내비쳤다.
은창에 새겨둔 태양의 룬을 모조리 발동. 잠깐이지만 태양의 빛을 뿜어낼 매개체로 삼는다.
그 한순간의 빛. 그러나 부정한 존재들에게는 그 한순간조차 치명적이다.
-꿰에에에에엑!
-꾸어어어어억!”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며 녹아내리는 팽보어 언데드들. 태양의 정화능력 앞에 삿된 것들은 버틸 수 없다.
언데드든, 흑마법사든, 맹독이든.
“차라리 평범하게 사역마화했다면 훨씬 할 만했을 거다.”
흑마법사 놈들의 단점이다. 뭐든지 죽이거나 합성해서 제 뜻대로 사역하려 들지.
한순간에 정화된 팽보어 언데드들. 흑마법에 오염된 탓에 뼛조각 한 조각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이는 흑마법사들도 마찬가지다.
“흐허억··· 마, 말도 안 돼! 내 제자들이!”
쳐맞고 날아간 덕에 태양의 정화 범위 안에서 벗어난 아르카이는 잿더미가 되어 사라진 흑마법사들을 보며 아르카이는 절규를 내질렀다.
그러나 곧 현실을 깨닫고 나를 올려다본다.
“사, 살려줘! 나는··· 나는, 그저 스승님이 시킨대로만 했을 뿐이야!”
엘더 모르슈탄. 그래, 사실 그놈이 제일 개새끼이긴 하지.
“너라고 다르냐?”
“나, 나는···!”
“다를 리가 없지. 저 아랫놈 새끼들도 천하의 씹새끼들이라 태양에 정화됐는데, 너라고 다를까? 우리 내기할까? 네가 정화되는지 안 되는지.”
내가 은창을 내밀자 녀석이 경기를 일으키며 뒷걸음질 쳤다. 언데드들과 흑마법사들이 일제히 소멸된 것을 목격했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흐히익··· 사, 살려줘! 제발! 제발 살려주시게!’
녀석은 무릎을 꿇으며 내게 빌었다. 그 모습은 흡사 좀전의 론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네 무릎은 싸고 가볍군.”
녀석의 무릎이, 누이를 살리고자 했던 론과 비교될 리가 없다.
-퍽!
창대를 휘둘러 녀석을 후려치자 바닥에 얼굴을 처박는 아르카이. 그 모습을 지켜보며 렌이 의아한 눈을 했다.
“살려주는 거예요?”
“죽이는 건, 너무 가벼운 처벌이야.”
녀석들은 죄의 대가를 1파운드의 남김없이 치러야 한다.
·········
······
···
상황정리는 어렵지 않았다.
흑마법사들이 팽보어 둥지들을 통째로 사역했다지만, 결국 팽보어는 팽보어일 뿐이다.
이곳에 모인 강자 중 팽보어 따위에 상처 입을 이들은 없다.
처음 급습을 당한 1학년 학생 중에 다친 이가 몇몇 있었지만, 오우겐 교수가 제 몸을 불살라 보호한 덕에 크게 다친 이는 없었다.
“코린 학생!”
마법사들을 모조리 포획하고 한곳에 모으고 있는데, 조제핀 여사가 내게 다가왔다.
“이사장님이 소지하고 계신 마커가 반응합니다!”
“······역시 동시습격이었군요.”
조제핀이라는 치트가 있는 우리와 달리 마법사들에게는 시간 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일이 마무리 될쯤에야 반응해서 다행이군.
“당장 가야 합니다.”
“일단 저는 갑니다.”
당연히 내가 간다. 다른 이들과 다르게 황금의 대마법사 에이드린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건 나뿐이니까.
나라면 대응할 수 있다.
태양을 손에 넣고 육합의 극의에 다다랐으며 상급 기사의 상징인 오러 코어도 세 개나 획득했다.
특급의 대마법사 에이드린. 일대일이라면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이쪽에도 공간의 마녀 조제핀 여사가 있다.
“나, 나두···!”
“코린 씨가 가는 길에 안 따라갈 순 없죠!”
“······.”
마리에와 아리샤, 그리고 화란까지. 처음부터 함께하기로 했지만, 세 사람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나서주었다.
조제핀은 학생들을 위험한 전장에 데려가야 한다는 게 못내 마음이 걸린 모양인지, 걱정어린 경고를 했다.
“긴장하세요. 상성상 압도적인 우위에 있던 적파와 흑파와 달리··· 이번 건 다를 겁니다.”
“알고 있어요.”
살짝 틀어지긴 했지만, 지금까진 완벽했다. 충분히 대응할 수 있──
“이사장님!”
허수공간을 통과하고 너머의 땅으로 안착한 순간, 우리는 쓰러져 있는 이사장의 모습을 발견했다.
“클라라···. 코린 학생······.”
“괜찮으십니까?!”
“저는 괜찮아요. 그보다······.”
[시스템 메시지]– 투아하 데 다난의 4대 비보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빛의 창 아라드와】
【무한의 가마솥 운드리】
【운명의 대관석 리아 팔】
【태양의 검 클라우 솔라스】
– 퀘스트. 《낙원의 대관식》이 해금됩니다.
────!!
퀘스트가 알리는 경고. 동시에··· 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히히, 안뇽?”
운드리의 그릇 둔 스카이스.
“오랜만일세, 에린의 일번창.”
입법자 둠노릭스.
“오오~ 그대여. 우리는 운명의 외나무 다리 위에서 마주하였노라. 어찌하여 우리가 이러한 비극에 놓였는가. 죽느냐, 죽이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만능의 미왕(美王) 오하드 브레스.
최종보스들. 왕의 수하. 한명 한명이 재앙급의 강자인 괴물들. 그리고──
“운명이 우리의 명운을 하나로 옭았다. 자, 이제 네 운명이 눈앞에 왔지.”
──찬란하게 빛나는 창을 든 남자.
[시스템 백업 개시. 계율 검토.]둠노릭스 : 관련도 A+
둔 스카이스 : 관련도 A+
오하드 브레스 : 관련도 A++
타테스 발타자르 : 관련도 EX
백업 : 스테이터스 740% 상승
[히어로 코린 로크. 사악을 쓰러뜨리고 세계를 구하십시오.]“대비는 충분히 했나? 소년.”
타테스 발타자르. 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