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Killed the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90
미르암 엘리사벳 엘 라스(2)
“어째서 진군을 멈췄지, 사령관?”
미르암은 토벌군의 사령관을 향해 물었다. 그녀가 이 군대에서 가장 신분이 높은 건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통설권은 별개의 문제다.
“죄송합니다, 전하. 진군을 할 수가 없습니다.”
“······태양 때문인가?”
“예. 설마 단 한 사람 때문에 이리되리라곤······.”
단 한 사람이 군대를 막아선다.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 건지는 몰라도 지금 그것이 실재하는 현실로 코앞에 있었다.
태양 클라우 솔라스.
그 거대한 태양이 구현되어 지상을 빠싹 말라붙게 하고 있다. 이런 곳을 향해 군대를 집어넣는 건 자살행위다.
“그는 태양을 떨어뜨리지 않아.”
코린 로크의 인간성은 정평이 나 있다.
고위 가디언쯤 되면 다양한 뒷조사가 되기 마련인데, 그는 말하면 입이 아플 호인이다.
제 목적을 위해 반역이나 다름없는 행위를 벌였지만, 무고한 병사들이 떼몰살을 당하게 할 위인은 아니란 거다.
“예, 하지만 이건 그 이전의 문제입니다. 사상자가 두려울 게 아니라 접근 자체가 불가합니다.”
태양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끔찍한 열기를 지상에 내리쬐었다.
“군마들은 전진을 거부하고, 병사들도 열기에 찌들어 고통을 호소합니다. 마법사들을 동원해 수속성 마법을 둘러도 수십 초도 버티지 못하고 증발해버렸습니다. 마법사들도 탈진해버렸고요.”
“기사급은···.”
“고위 기사쯤은 되야 저 태양에서 오러로 버틸 수 있습니다.”
“그럼 그들로 코린 로크를 제압······.”
“오늘 보셨잖습니까. 그는··· 강합니다.”
제3기사단이 통째로 박살나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1급 기사 코린 로크.
아직 학생이라는 점, 듀나레프라는 공작가의 신용이 있는 마리에와 달리 그는 협회의 공식 신용등급도 평범하다.
같은 이유로 화란 또한 1급 기사 신분이었는데, 코린 로크, 아리샤 아덴, 화란 이 세 사람은 올 겨울에 무제한 평가가 예정되어 있었다.
다시말해 그는 명목상으로만 1급 기사일 뿐, 실질적인 준특급 기사. 왕국에서 손꼽히는 초인을 초월한 초인이다.
“저 태양이 있는 한··· 정석적인 공략은 불가합니다.”
미르암은 섣불리 진군을 강제할 수 없었다.
죽을 수 있는 명령과, 죽는 것이 전제인 명령은 전혀 다른 문제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회하기엔 코린 로크가 있는 위치가 절묘하다.
다나 쉬로 향하는 유일한 입구로 알려진 곳. 그 좁은 협곡을 태양으로 틀어막고 있기에.
“저만한 마력으로 구현하는 태양입니다. 결국 마력이 동날 겁니다.”
현실성 있는 결론을 내면서 기다리기를 하루.
밤이 오고, 달이 뜨며, 아침이 다 오도록.
태양은 꺼지지 않았다.
“사령관님, 왕녀 전하··· 급보입니다.”
태양의 열기를 버텨가며 협곡 너머를 정찰하고 온 토벌군 내 고위기사가 파리해진 안색으로 절망적인 소식을 전했다.
“마법사가··· 마법사로 이루어진 ‘군대’가 코린 로크의 뒤에서 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400명이 넘는 ‘마법사 노예’들이 협곡의 어둠 속에서 마력을 뽑아내고 있었다.
* * * *
마탑 토벌에서 가장 큰 이익을 창출한 이가 있다면 너나할 것 없이 최고 공로자인 코린 가디언즈라 확신할 것이다.
그들은 신묘한 수로 마탑의 남자 마법사들을 무력화시켰을 뿐 아니라 대량의 여객수들을 동원해 병력을 선제배치했다.
그 뒤로는? 이미 반 이상이 박살난 마탑의 전리품들을 마음껏 주웠다.
마탑의 보물, 영약, 마도구··· 온갖 것들이 있었지만, 코린 가디언즈가 가장 먼저 챙긴 것은 다름 아닌 마법사들이다.
저항하는 여자 마법사 몇몇은 죽고, 남자 마법사들은 모조리 포로로 획득되었다.
노예 제도가 불법인 왕국에서 몇 안 되는 합법적인 노예. 그것도 마법사 노예 400여명이 순식간에 생겨버린 것이다.
고위 마법사도 수두룩한 400여명의 마법사 집단이라니. 한때, 왕국에서도 대가를 치러서라도 왕국에 귀속시켜야 한다며 말이 많았던 주제다.
그리고 그때, 마법사 노예들을 빼앗지 못한 것이 지금의 대가로 돌아왔다.
“······마법사가 400명이면 태양은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 거지?”
미르암이 묻자 그녀의 마법사 칼라틴이 대답했다.
“변수가 많긴 하지만, 최소 사흘 이상이지요.”
400명의 마법사들은 말단들만 모인 게 아니다. 프로페서급, 로드급 마법사들이 잔뜩 섞여 있는 마법사들이었다.
“사령관. 여전히 진군할 생각은 없나?”
“······송구합니다.”
태양에 부하들을 자살돌격시킬 순 없다. 사령관의 태도에 미르암은 구태여 설득하지 않고 천막을 나섰다.
“와, 왕녀 전하?”
말에 오르는 그녀를 허겁지겁 따라오는 사령관과 기사들.
“어, 어딜 가십니···!”
“이럇!”
만류하는 기사와 병사들을 뿌리치고 미르암은 태양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렸다.
“후우···!”
접근하면 할수록 막대한 열기가 온 몸을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그녀의 발걸음을 멈출 순 없었다.
-히히힝···!
말이 더이상 나아가길 거부하자 말에서 내렸다.
한 걸음, 한 걸음 미르암의 발은 멈출 줄 몰랐다.
더 접근하면 위험하다. 끝내 저 태양이 자신을 태워버릴 것이다. 그러나 그 또한 미르암을 멈추게 할 순 없다.
“하윽···!”
비오듯 흐르는 땀들이 그 자리에서 증발하고, 토해낸 숨결이 마그마처럼 뜨겁다.
축축해진 드레스가 바싹 말라버리는 열지옥에서는 발자국을 내미는 것조차 버거웠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미르암 엘리사벳 엘 라스는 멈추지 않는다.
그녀는 그런 인간이다.
하지만 그 철혈의 의지와는 별개로 인간의 한계는 금방 찾아왔다.
증발된 공기가, 땀이 온몸을 무겁게 만들며 끝내 눈꺼풀마저 닫게 만든다.
저 광오한 태양에는 접근하는 것조차 이렇게 버거운 것이다.
나아가려는 발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전신. 끝내 기계처럼 나아가던 발을 붙잡고 자빠뜨린 그 순간.
덥썩, 하고 쓰러지는 그녀를 붙잡은 누군가가 있다. 미르암은 단번에 알아봤다.
“거··· 봐. 넌··· 그럴, 배짱 없어······.”
“미친년.”
치가 떨리는 듯한 목소리. 그것과는 별개로 그녀의 입을 벌리고서 무언가를 쏟아냈다.
사막에서 오래 방랑한 여행자가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처럼 허겁지겁 목을 축이는 미르암.
제 것이 아닌 것처럼 고장 났던 몸에 조금씩 활력이 돌아왔다. 서서히 떠지는 눈으로 허공을 확인했다.
태양은.
꺼졌다.
“흐흐흐······.”
그래, 넌 결국 이런 사람이다.
사람 목숨이 귀해 이런 짓을 벌이는 못 써먹을 호인이다.
그런 놈이 태양을 가지고 군대를 협박하였다. 하지만 결국 이 꼴이다.
증명된 것이다.
코린 로크는, 태양으로 누군가를 죽이지 못한다.
“네 가당찮은 수는 끝났어. 넌···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누군가를 죽일 수 없어.”
“뭐, 맞는 말이야. 하지만 딱 예상범위야.”
“······뭐?”
여전히 자신만만한 그를 보며 의아하던 그때였다. 미르암은 여전히 진군을 멈춘 군대를 보고 의아해한다.
태양이 꺼졌으면 재깍재깍 진군해야 하지 않나? 아니, 그보다 제 호위병들이라도 달려와야 하지 않나······.
그리고 금방 이 불가해한 현상이 눈앞의 그 때문이란 걸 눈치챘다.
“무슨 짓을··· 한 거야.”
“마법사가 400명이 모이면 별 해괴한 짓도 할 수 있는 법이거든.”
그 말뜻은 허공에서 미르암에게 날아든 계약서를 보고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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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투장에는 양자 모두 단 한 명의 전사만을 내보낼 수 있다.
2. 방어자 코린 로크는 하루에 한 번, 미르암 엘리사벳 엘 라스가 내보낸 전사와 결투한다.
3. 결투가 진행되는 동안은 군대가 진군할 수 있다.
4. 결투가 종료되는 즉시 진군을 멈춰야 한다.
이 모든 계약은 미르암 엘리사벳 엘 라스가 단독으로 결투장에 진입했을 때,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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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
대체 이게 뭐지?
이런 강제 계약이 가능하다고?
미르암은 이 주변에 끔찍하리만치 충만한 마력을 피부로 느끼며 깨달았다.
코린 로크가 거느리는 400명의 노예 마법사. 아무리 하찮은 마법사라도 400명이나 모이면 대마법 몇 개쯤은 전개 가능하다.
하물며 프로페서급, 로드급이 수두룩한 마법사 군단이라면······.
“절대준수계약 기아스. 어때? 외통수지?”
마법사들은 태양을 보조할 충전 배터리가 아니었다. 이 지역째로 계약을 강제선포할 대마법의 조화를 위해 결집한 것이다.
“코린 로크···!”
기어코 제 숙원을 방해하는 그에게 이를 가는 미르암.
“무리하지 마. 엘릭서를 마셨어도 당분간 요양해야 하니까.”
“치··· 워!”
미르암은 버둥거리며 코린의 품에서 벗어났다. 그녀의 표독스러운 시선이 그를 꿰뚫었으나 그는 능글맞은 미소를 지을 뿐이다.
“모든 걸 걸어봐, 공주님. 내가 전부 부숴줄 테니까.”
자신의 모든 것을 예측하고 예상한 그는, 피할 수 없는 결투를 강요했다.
그가 바라는 끝에는 대체 무엇이 있을까.
숙원을 포기하라는 강요일까?
미르암은 그것이 두려웠다.
* * * *
“나는 로호! 미르암 엘리사벳 엘 라스 전하의 용맹한 전사다!”
“시작부터 네임드냐.”
코린은 아는 얼굴의 등장에 혀를 찼다.
테이머 로호. 그 자신도 강인한 고위 기사지만, 마물을 테이밍하여 제 수족으로 부리는 마력을 타고난 테이머다.
실제로 그의 뒤에는 커다란 늑대와 소, 구렁이가 있었고.
“일대일 대결인데, 저렇게 데려와도 돼?”
코린은 결투장의 허공에 떠 있는 계약서에 중재를 요청했다. 사역마에 제한이라도 두길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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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계약서에는 반응이 없다. 테이머에게 테이밍된 마물은 그와 한 몸이나 마찬가지로 판단한 것이다.
“후~ 이런 융통성은 보통 주인공한테 유리할 때만 발휘되는 건데.”
서브 플레이어는 짭이라 이거지, 라며 툴툴대는 코린.
“덤벼. 다음 놈도 상대해야 하니까.”
“다음은 없다!”
로호는 세 마리 짐승들과 함께 돌진했다. 늑대가 선두, 암소가 다음··· 구렁이가 마지막이다.
‘하지만 구렁이가 가장 성가시다.’
저 구렁이는 본래 로호의 사역마가 아니다. 로호의 본래 사역마는 전기 뱀장어였으니까.
고로 구렁이는 뱀을 사역하는 미르암의 것.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한다.
코린은 은창을 바닥에 꽂고 적창 게 데르그를 들었다.
“이 거리에서야 뭐··· 껌이지.”
투척된 적창. 그것이 수풀을 기어 다니는 구렁이를 향해 날아들었다.
“피해라!”
테이머인 로호가 명령하자 구렁이는 곧장 명령에 따랐다. 안 그래도 구불거려서 움직이지 않는 구렁이가 회피기동까지 한다.
하지만 이는 파마와 짐승사냥의 적창 게 데르그 앞에선 의미 없는 일이다.
“······!”
날아들던 적창이 돌연 선회한다. 꺽는다, 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창끝이 약간 흔들리며 선회된 그 각도는 교묘하게 구렁이를 향하고 있다.
-콱!
적창은 정확히 구렁이의 옆구리를 관통했다.
-시이이익···!
몸통을 관통당한 구렁이가 단말마를 질렀다. 즉사는 아니지만 적창의 효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무한뱀의 구렁이가 적창 게 데르그의 짐승사냥 저주를 받습니다.」
온갖 저주가 구렁이를 옭아맸다. 안 그래도 몸이 관통당한 구렁이가 축 늘어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컹···!”
그 사이 커다란 늑대가 코린 로크에게 근접했다. 지면을 박차 한달음에 그의 목을 물어뜯을 기세다.
“어딜···!”
코린은 제 오른팔을 내세워 늑대의 아가리에 처넣었다. 목을 물려던 늑대가 그의 오른팔을 물었지만, 동시에 왼팔이 늑대의 눈알을 뽑아냈다.
“커허헝···!”
괴성을 지르며 발버둥치는 늑대. 버둥거리는 늑대의 목뼈를 짓밟는 코린 로크.
-움머어어어···!
늑대를 확실하게 처리하자마자 암소가 코린의 다리를 후려쳤다. 3톤에 달하는 마우가 있는 힘껏 부딪친 것이다.
공중으로 튕겨나가는 코린. 바닥을 뒹굴며 일어서는 그에게 로호가 검을 내리쳤다.
-캉!
어깨 위로 은창의 창대를 올려 검을 막아서는 코린. 그의 시선 끝에 선회하여 재차 돌격하는 암소가 보인다.
“이 동네 소는 지긋지긋해.”
그가 창대를 회전시켜 창끝으로 로호의 이마를 후려쳤다. 동시에 그의 검이 코린의 어깨 끝을 베었지만 경미한 피해다.
“움머어어어···!”
암소의 달려드는 경로를 향해 창을 대충 던지는 코린. 그러나 이것만으로 암소의 발이 창대에 얽혀 바닥에 자빠졌다.
“무기도 없이 날···!”
팔괘 앙장(仰掌)──
“막을──!”
──부장(俯掌), 수장(豎掌)
“수 있을 것──
“같?!”
순식간에 세 개의 급소를 얻어맞은 로호에게 걸려지는 왼발. 그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붙잡은 코린이 그대로 바닥에 내리찍는다.
마운트 자세.
로호를 깔아뭉갠 코린은.
“──냐! 악! 악! 악! 악! 아악!”
급소 제압과 자빠뜨리고 마운트 십연타까지 불과 3초. 로호는 열세 번째 주먹질에 정신을 잃었다.
“동작 그마아아안···!”
-척! 척! 척?!
-뭐야, 벌써?”
땅이 울릴 정도의 사자후에 결투가 진행되자마자 진군하던 군대가 일제히 멈춘다.
“내가 이겼어.”
코린 로크 1승.
* * * *
사흘이 지났다. 세 번째 전사가 코린 로크에게 패배했다.
“무능력한 것들.”
미르암의 싸늘한 진노에 천막의 인물들은 무어라 항변하지 못했다.
첫날부터 호기롭게 나섰던 로호가 패배하고 연이은 3연패. 덕분에 군대는 사흘 동안 100m도 진군하지 못했다.
“정녕 코린 로크를 쓰러뜨릴 용사는 없는 건가?”
“······.”
“······.”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는 좌중을 보면서도 미르암은 실망하지 않았다. 비공식적이라고는 하나 준특급 기사로 평가받는 코린 로크다.
그를 일대일로 쓰러뜨리려면 적어도 루니아 아덴 정도는 데려와야 한다.
“왕녀 전하.”
그때, 호기롭게도 앞에 나선 자가 있었다. 늙은 마법사였다.
“칼라틴.”
왕실 마법사 칼라틴. 그는 미르암의 무한한 후원을 대가로 사냥에도 조력하는 미르암의 후원자였다.
“그대가 나설 생각인가?”
“홀홀홀··· 이 노구는 전사들과 대결을 펼치기엔 너무 늙었지요. 대신 제 아들을 보낼까 합니다.”
“아들? 그대의 아들이라면··· 흐음.”
미르암은 칼라틴의 말에 입꼬리를 비틀었다.
세 딸이라면 모를까 칼라틴의 아들이라면······.
“내일 아침을 기대해주시지요. 이 노구가 왕녀님의 장해물을 치우겠나이다.”
마법사 칼라틴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천막을 나섰다.
·········
······
···
다음날 아침, 코린은 진군 준비를 하는 병사들의 익숙한 풍경을 지켜봤다.
사흘 동안 불과 100m 밖에 진군하지 못한 군대는 독이 바싹 올라있다. 다나 쉬에 입성하기까지 불과 1km 정도이니 단순계산으론 앞으로 한 달은 걸릴 테지.
“슬슬 뭔가 수를 쓸 거라 생각은 했지만······.”
코린은 결투장 앞에 선 늙은 마법사와 5m가 넘는 거인을 보았다.
정확히는 거인이 아니라 인간 수십 명이 하나로 억지로 합쳐진 것 같은 끔찍한 형체의 합성 키메라 괴인이다.
“자! 결투를 시작하지! 나의 아들과 이름 높은 기사, 코린 로크의 대결을!”
그렇게 결투가 시작되고 칼라틴의 아들은 코린이 예측했던 것처럼 갑작스레 분열하기 시작했다.
칼라틴의 아들들.
칼라틴의 피로 제작된 이 합성 키메라들은 평소에는 한 명의 거인처럼 지내며 에너지를 축적하다가 ‘스물일곱 명’으로 분열한다.
“이들 모두가 내 피에서 나온 한 명의 아들이다!”
“억지 부리지마, 늙은이···! 그게 뭔 개소리야! 넌 저게 한 명으로 보여?!”
“그걸 인정하는 건 자네가 아니지!”
──────
기아스는 칼라틴의 스물일곱의 괴인들을 보면서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인정한 것이다. 저 괴인들을 한 명으로.
“무슨 셈이 저따구야?”
칼라틴 서틴. 그 중 스물일곱 괴인들이 저마다 창 한 자루를 들고 다가왔다.
“진짜로? 진짜 저걸 한 명으로 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