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Killed the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255
타테스 발타자르(4)
육합(六合) 수라(修羅).
X 태양압축(太陽壓縮)
“신화 재생이니 창생이니 그딴 게 뭐 그리 중요해. 산다는 것, 삶이란 걸 멋대로 부수지 마.”
알고는 있었지만, 타테스는 새삼 이해한다.
이 사람 좋은 녀석이 진정 자신의 대척점이란 걸.
“그렇기에 나와 싸울 자격이 있는 거지! 환영한다, 코린 로크!”
휘둘러지는 창을 서로에게 부딪친다. 같은 기술, 호풍호의 선풍대마창.
철저하게 휘두른다는 행위에 모든 힘을 터뜨리는 단순한 기술. 그렇기에 그 파괴력은 육합창 최강이다.
-콰앙!
튕겨나간 건 타테스 쪽이다. 가뜩이나 계율로 폭증한 육체가 한순간의 폭발력마저 갖췄다.
지금의 코린 로크는 존재만으로 주변을 폭산시킨다.
“아야~”
그 거대한 힘을 정면에서 충돌했으면서도 타테스의 기색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코린의 신형이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타테스는 곧장 창을 휘둘렀다. 회천(廻天)의 회마창. 적의 공격에 대비하는 카운터 어택. 허나, 코린이 휘두른 것은 창이 아닌 은팔. 태양의 힘을 압축한 아르게틀람이다.
-쿠궁!
압축된 태양의 열기가 그대로 공간을 밀어버린다. 타테스가 흩뿌린 에너지를 공간째로 밀어버리자 세계수가 꺾여나가고 분해된다.
태양의 발산 뒤에는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 같은 에너지가 휘젓는다.
막고 방어하고, 휘두르고 빗겨내고.
두 사람을 중심으로 반경의 모든 것이 베어졌다. 단 한 번 휘두른 창이 세계수의 나뭇가지를 절단내고 지상에 100층 건물이 낙하하는 충격파를 터뜨린다.
타테스는 입꼬리를 비틀면서 코앞에 선 사내를 응시했다.
“이쪽은 아직 수라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더 분발해. 무식하게 힘을 흩뿌리는 것만으론 날 이길 수 없어. 무(武)를 끌어올려라.”
회전하는 창대. 코린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몇 번의 회전을 거쳤을까. 가속된 회전력은 무게를 더해 터져나온다.
팡! 코린의 창이 밀렸다. 코린의 눈이 부릅 떠졌다. 막대한 오러를 터뜨려 휘두른 창이 막히자 힘의 반동이 내장을 타격한다.
코린은 울컥거리는 핏물을 삼키며 한 발자국 후퇴했다. 그래선 안 됐다.
광창이 뻗는다. 뱀의 형태를 하고 아가리를 들이민다. 창을 되돌려선 대응이 늦는다.
“흡···!”
창 대신 휘두른 건 주먹이었다. 창의 면을 후려치는 주먹이 핏물을 흩뿌렸다. 이것에는 타테스도 멈칫거린다. 이내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창을 튕겨낸 것에서 그치지 않고 팔괘장법으로 타격을 시도. 손목으로 막아서는 상대에게 뒤돌려차기.
그것마저 막히자 오금으로 상대의 발을 얽어 움직임을 봉쇄··· 인 레인지까지 파고든다.
서로가 창을 휘두를 수 없는 간격. 페널티는 같지만, 가진 무장이 결정적으로 다르다.
은팔 아르게틀람. 태양의 힘이 압축된 이 팔은 신화 최강의 힘이다.
주변 공기를 일렁거리게 만드는 은팔이 타테스를 뻗으려는 순간, 어느새 그의 손바닥이 코린의 명치에 닿아있다.
“창을 휘두를 수 없는 최근접전이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거냐? 본질을 잃지 마라, 창술사.”
코린은 흠칫거렸다. 이 상황, 이 기술은──
팔괘 삼천장(三天掌)
순식간에 급소를 타격하는 삼연타. 숨을 토해내며 비척거린다.
‘기술을 복제당했어? 아니야, 원래부터 익혔던 거다···!’
상대는 수백 년 투쟁의 역사를 반복해온 괴물. 코린의 모든 생을 합해도 닿을 수 없을 만큼 단련을 반복해왔다.
너무나 멀고 먼 앞에 그가 있다.
원작 따위 애초에 참고할 것이 못될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을 가진 수라가.
정말로 이길 수 있는 건가?
“하······.”
코린은 숨을 몰아쉬며 스스로를 비웃었다. 애초에 이길 수 있냐없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할 수 있냐없냐가 아닌 해야 하는 것. 그렇다면 모든 것을 걸어야만 한다.
-콰악!
빠르게, 더 정확하게··· 타테스의 목을 노린 창이 반보의 간격을 벌린 허공을 벤다.
‘빨라졌다?’
아니, 그보다는 날카로워졌다에 가까울 테지. 반보, 반초의 예술적인 간격조절을 해내던 타테스의 간격을 읽고 아주 조금, 반초의 반의 반도 되지 않는 짤막한 간격을 좁힌 것이다.
실로 멋들어진 간격관리의 예술. 게다가──
-과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아까부터 울리기 시작하는 이명. 불괴석이라 불리는 최상급 소재로 만들어진 창대가 압축된 힘을 담고는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오러와 태양의 힘을 창에 압축한 거군.”
비효율적인 짓이다. 아무리 계율의 버프로 무진장의 에너지를 얻었다고 해도 결국 끝은 있다.
안 그래도 무진장의 소모를 강요하는 수라와 태양을 동시에 쓰고 있는데, 그것을 억지로 창에 가둔 것이다.
‘저 창 자체가 거대한 압력이 된다.’
정면에서 버티는 것도 후들거릴 정도의 힘의 압력.
단순히 힘만으론 이쪽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 텐데도 저런 무리수. 덕분에 이쪽도 상응하는 힘을 키울 수밖에 없어졌다.
“그렇군. 전력을 다하라··· 라는 건가. 이거 멋진 놈일세.”
타테스는 씨익 웃으면서 제 오러 코어와 광창의 힘을 깨웠다.
육합(六合) 수라(修羅).
X 멸리의 빛 – 아라드와.
광오한 오러가 형태를 갖추며 피어오른다.
수라의 육체 증폭과 더불어 광창이 불길할 정도로 새하얀 빛을 발산한다. 탁! 하고 창을 내세우자 아라드와에서 발산된 빛이 코린의 관자놀이 옆을 스쳐지나갔다.
-고오오오오오오오·········!
멸리의 빛. 그것이 스쳐지나간 자리에는 행성의 구름마저 갈라져 있었다.
“스치기만 해도 뒤지겠네.”
“네 쪽도 마찬가지잖아. 뭐, 무식하게 힘을 흩뿌리는 건 취향이 아니지만.”
서로에게 창을 겨눈다. 천지개벽을 일으키는 힘이 압축된 창들이 가볍게 부딪쳤다. 그것만으로 세계수가 깎여나가며 구름이 퍼진다.
그만한 힘을 둘렀으면서, 신과 같은 힘을 가졌으면서 한다는 짓은 결국 창질이다.
흉사(狡蛇)──
흉사(狡蛇)──
특유의 손목 스냅이 온다. 뱀처럼 어떤 식으로 변모할지 모르는 타테스의 변초에 대응한다.
당연하지만 기술도, 속도도 타테스가 더 빠르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녀석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대응력.
의식의 흐름을 읽어 적에게 대응하라.
-카카카카칵!
충돌의 순간 얽히는 창들. 서로를 억눌려 빗겨내려는 란나찰이 개시된다.
──나찰나선
──나찰역나선
-꽈가가가가가각···!
압축된 두 힘이 서로를 얽히며 힘의 방향을 잃는다. 애꿎은 주변만 갈가리 찢겨나갔다. 타테스의 동공이 확장된다.
‘이 녀석······.’
깨우치고 있다.
그래, 싸우는데 필요한 건 단순히 힘과 기술이 아니다.
시시각각 천변만화하는 살초 속에서 어떻게든 대응하는 임기응변. 그것을 실현해내는 예지에 가까운 예측.
그것은 이질.
영역과 마찬가지로 계측되지 않으며 계측할 수 없는 모호한 개념.
오직 생사를 넘나드는 처절한 생사경 속에서 깨우치는 전투본능.
압도적 무(武)란 어떤 상황에서든 대응하는 천재적인 센스에서 온다.
코린 로크는 바로 그 센스를 가지고 있다.
여타 힘만 무식하게 강했던 플레이어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힘.
그것이 본래라면 따라잡을 수 없는 선구자와의 간격을 좁힌다.
적을 따라잡는다.
흉사오의(狡蛇奧義) 가진사
쏘아지는 창의 간격을 읽지 못했다. 코린의 성장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끝에 살초를 허용한다. 하지만──
──나찰마기(拿扎魔技).
빗겨지는 창. 일보조차 되지 않는 반보의 간격을 비틀어 적의 공격 에너지를 허공으로 날리고 창대를 내려눕힌다.
“이쪽도 나이를 헛먹은 게 아니라서.”
예지에 가까운 예측을 짓누르는 절대적인 경험량. 이 정도 속도, 이 정도 추격 따위 에린 다누아를 99번 죽이면서 몇 번이고 겪어왔다.
“뛰어. 금방 따라잡을 테니까.”
오싹.
젊은이의 오만한 선언에 등골이 바싹 식는다.
역시.
이 남자다.
이 창술사야말로 제 운명의 대적자다.
그는 99번의 싸움을 반복해왔다.
최적의 루트를 찾고, 온갖 히든피스를 독점, 독식하는 숱한 플레이어들을 보았다.
그들은 강했다. 힘의 크기만큼은 대단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리아 팔의, 세계의, 자신의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그들은 강대했으나 나약했다.
덩치는 비대했으나 심장에 자리 잡은 의지는 빈약했다.
그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자신이 모든 걸 안다며 젠체 하는 한심한 것들.
그런 것들과 99번을 싸워온 것이다. 이런 태평한 마음가짐을 가진 한심한 것들이 내 대적자라고? 용사라고?
인정할 수 없다. 이딴 것들이 신화의 단초가 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품격이란 게 있는 것이다.
-휘릭···!
-카랑···!
힘, 기술, 경험, 진각, 호흡, 간격, 창술, 권법, 각법, 룬, 오러, 마력······ 모든 것이 극한으로 부딪친다.
회전하는 창의 간격을 파고들었는가 싶으면 내리꽂히는 주먹을 막으며 적을 들어 올려 내던진다.
그만큼 막대한 힘을, 오러를, 마력을··· 순식간에 소진시키며 약화되어감에도 창의 예리함은 조금도 느슨해지지 않는다.
-카각! 카카칵···!
부딪칠 때마다 느낀다. 녀석은 성장하고 있다. 타테스 발타자르라는 선구자를 쫓으며 점차 그림자 뒤로 바싹 쫓아오고 있다.
따라잡힌다? 이 내가?
“크흐흐흐···!”
경악스러운 순간에도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진다. 기쁨 속에서 수다스러워진다.
“그거 알아? 99명의 박시후 중에서 마법사가 몇 명이었는지?”
“알게 뭐야···!”
따라잡느라 벅찬 코린은 그의 능글맞은 화두에도 박하게 답한다.
“대충 팔십 명이다. 팔십 명이 마법을 택했다! 나머지? 그 새끼들은 그냥 검이 멋지다고 따라하던 얼간이들이었어···!”
“마법을 선택한 놈들? 현명한 선택을 했지만, 별반 다를 게 없는 놈들이었지. 놈들은 싸우는 걸 두려워했어.”
“부딪치고! 피 흘리고! 상처 입는 걸 질색했지! 본인은 안전한 거리에서 적을 압도하면서 주변에 대단하다며 칭찬받고 싶어하는 철부지 애새끼들이었지!”
“사람이 관심 좀 받고 싶어할 수도 있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너뿐이란 소리다! 오직 너만이···! 진정으로 싸우는 걸 택한 거다! 부딪치며 피 흘리고! 상처를 감수하며 목숨을 걸고 전진한 거다!”
100번에 이르는 플레이어의 각성. 그 숱한 반복의 역사에서 나타난 단 한 명의 ‘전사’.
“사랑스러울 수밖에! 대견할 수밖에! 지금도 아득바득 이 나를 따라잡으려는 전사를, 다난인 내가···! 창술사인 내가 어찌 미워하겠나!”
“반하지는 마라! 부담스러우니까!”
격돌한다.
극한까지 서로에 부딪히며 성장하고, 거리를 벌리고, 이를 쫓으며.
-콰과곽···!
날카롭게 절단되는 세계수의 가지. 무너지는 지면과 떨어져가는 조각조차 발판이 되어 서로를 향해 전진한다.
태양과 광명.
수라와 수라.
그 압도적 포텐셜이 폭발하며 충돌하는 것만으로 서로의 몸을 분해하며.
싸우고.
싸워서.
이 남자를 넘어선다.
이 남자를 뿌리친다.
압도적 화력이 충돌하며 밀려난다. 그 에너지와 화력의 덩어리 속, 폭발의 중심으로 망설임 없이 파고든 두 사람은 서로를 목도한다.
창을 길게 찌르는 것만으로 닿을 거리. 두 창술사가 똑같이 움직인다.
찌르기.
그것도 최속의, 전력의 찌르기.
심(心) 기(氣) 체(體)를 합(合)하고──
상(想) 역(域) 리(理)를 합치하여───
창에 심상(心想)을 담는다.
만물관통(萬物貫通)
무명(無名) 전력 찌르기.
코린이 내지르는 최강의 창. 그에 대응하는 타테스의 심상은──
──만물관통(萬物貫通).
“”···············!!!!””
서로가 경악한다. 그러나 이내 납득한다.
만류귀종이라 하였다.
수없이 많은 물결이 치더라도 결국에는 바다에 이르는 것처럼.
두 사람이 같은 이치에 도달했어도 그것은 우연이나 기적 같은 게 아니다.
그저 서로가 생각하는 ‘최강’이라는 심상이 같았을 뿐.
-카···!
-캉···!
창이 서로의 손바닥을 찢으며 튕겨 나간다. 적수공권인 두 사람은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다.
창이 없더라도──
설사 팔 근육은 끊어지고, 온몸이 난도질당한 것처럼 대출혈을 일으켜도,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려도.
서로를 죽일 때까지, 끝을 볼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
상처 입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발의 보폭과 간격을 관리해 중심을 잡고.
앞으로.
최적의, 적의 심장에 닿을 간격을 좁힌다.
팔괘(八掛) 혼원두.
팔극(八極) 권아.
서로를 향해 내지른 필살의 권이 서로의 방어에 막힌다. 두 사람의 거리가 좁혀지며 부릅뜬 시선을 교환한다.
“마지막은 그래도 창으로 끝내야지?”
“드물게 동감이야.”
능글맞게 서로를 죽이기 위한 최적의 무장을 붙잡는다. 마침 손에 잡히는 창을.
광창을 든 코린과
적창을 든 타테스.
수라의 오러도, 태양과 광명의 마력도 바닥났다.
승부를 가르는 건 오직 서로가 가진 창술.
회피, 방어, 잡기 따위 없는 정면충돌.
흉사극의(凶蛇極意)──
흉사극의(凶蛇極意)──
육합창 찌르기의 극의(極意). 영역을 거니는 용의 출두.
압도적 속력을 자랑하는 최속창. 그것이 서로를 향해 충돌하고 영역에서의 충돌은 제로 그라운드를 발생시키며 주변 물질을 분해한다.
‘바로 회수해서 2차 출두다.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가보자고···!’
타테스는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창을 회수했다. 곧장 제2의 독룡출두를 발동한다. 바로 그 순간──
-스륵
창이 움직인다. 마치 가져다 댄 것처럼 자연스러운 움직임. 그것이 제 창을 스쳐 지나가 다가오는 그 순간.
-콱!
-콰콰콱···!
목, 가슴, 어깨를 꿰뚫는 창.
영역 속에서, 정지한 시간 속에서, 동시에 존재하는 연격.
창을 회수하고 찌른다는, 이 당연한 상식을 깨뜨리는 창.
사이의 간격조차 없는 이 창을 타테스는 알고 있다. 알고 있음에도 이해하지 못했다.
어째서 코린 로크가, 에린 다누아의 무간(無間)을 내지르는가, 하는.
코린 로크.
네임드 히어로.
무간(無間)의 계승자.
처음부터 그는 시스템에 의해 인정받은 이치의 재현자다.
만물관통과 무간. 최강의 심상을, 이 남자는 둘이나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까불지 마라···!”
내지르던 극의의 찌르기를 그대로 코린을 향한다. 무간의 발동 여파로 멈칫거린 그는 이 찌르기를 피하지 못했다.
콱! 하고 심장 위를 찌르는 타테스의 적창. 무간의 찌르기를 허용한 탓에 창의 타점이 빗겨졌다.
하지만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다.
무간(無間)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몇 번이고 봐왔다.
확실히 동시간대에 다수의 찌르기가 존재하는 굉장한 기술이지만, 그만큼 정밀도가 떨어진다.
설사 갈빗대가 으스러지고, 빗장뼈가 으깨지고, 팔 한쪽을 잃더라도··· 즉사하지만 않으면 된다.
콰콱! 하고 서로를 찌른 창을 회수한다. 엉망진창이다. 급소를 아슬아슬하게 피했을 뿐, 치사량을 훨씬 넘은 피를 쏟아낸다.
“끝까지 가보자고!”
창을 찌를 힘은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가장 빠르게, 가장 위력적인 공격은 하나.
회전에 회전을 거듭한 원심력으로 상대를 찍어누르는······.
무간회천(無間廻天).
무간회천(無間廻天).
서로를 향한 난도질이 개시된다. 어지럽게 휘둘러지는 난창(亂槍)임에도 기이할 정도로 서로의 창이 부딪치지 않고 서로의 몸을 벤다.
베고 베고 또 베어서 핏덩이를 쏟아내고서야··· 타테스의 육신이 밀려 세계수에 기대고서야 멈춘다.
“······.”
“······.”
승부를 가른 건 무간에 의한 치명타. 아무리 정밀도가 떨어진다 해도 동시에 쏟아진 공격에 꿰뚫린 타테스의 몸은 이미 망신창이었다.
거기에 상처와 동시에 재생을 시작하는 【끈질긴 전사의 재생】. 그것이 아슬아슬한 치킨 레이스의 반보 간격을 앞서게 했다.
“내가 이겼어.”
타테스는 피를 흘리며 자신을 응시하는 전사를 본다.
99번의 승리와 100번 째에서야 만난 숙적. 그가 승리를 선언하자 느낀 건 치욕이 아닌 시원함이다.
“그래··· 그런 거 같네.”
아쉬움 한 조각 없는, 멋들어진 싸움의 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