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Obtained a Mythic Item RAW novel - Chapter 120
119화 회귀자의 던전 공략법(7)
“이쯤이야.”
재현이 발걸음을 멈추며 목소리를 죽였다.
이들은 조금 전. 킹 샐러맨더의 둥지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는 중이었다.
작전이 너무 훌륭하게(?) 성공한 탓에 내부로부터 악취가 스멀스멀 새어 나왔다.
“역시 김유정이야. 냄새가 장난이 아닌데.”
“…그렇게 말하면 나한테서 나는 냄새인 것 같잖아.”
“뭐 그게 그거지. 네 덕분이야. 이야. 고맙다.”
김유정이 주먹을 들어 올렸으나, 간신히 참아냈다.
엘리트 몬스터를 앞에 두고 사소한 거로 싸울 순 없는 노릇이다.
몸을 숨긴 바위틈 너머로 언뜻 거대한 도롱뇽의 모습이 보였다.
불길을 휘감은 채, 눈을 동그랗게 뜬 녀석은 먹이를 먹다 말고 눈물 콧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악취 테러의 효과가 생각보다 굉장했던 모양이었다.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상황이 좋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먹이를 먹고 움직임이 굼떠진 녀석을 상대할 계획이었지만… 지금 저 녀석의 상태는 훨씬 심각해.’
역시 후각에 민감한 마수다웠다.
구와아아악……!
킹 샐러맨더가 다시 한번 크게 헛구역질을 했다.
이제 더 토해낼 것도 없는지 입에서는 아무것도 쏟아지지 않았다.
“슬슬 움직이자.”
재현은 일행을 보며 말한 뒤, 앞장서 조심스레 움직였다.
‘은신을 쓸 수 있었다면 편했겠지만… 지금은 아이템이 없으니.’
최대한 발소리를 죽이고 몬스터와의 거리를 좁힌다.
조금씩 나아가자, 어느새 킹 샐러맨더의 지척까지 도달했다.
마수의 상태를 살피던 박성우가 물어왔다.
“아무래도 저 녀석 상태가 더 심각한 거 같은데?”
“가만히 둬도 죽는 거 아냐?”
“헛소리하지 말고 집중이나 해.”
“아 씨. 왜 나한테만 그래.”
재현이 가볍게 쏘아붙인 뒤 다시 이었다.
“그럼 작전대로. 알지?”
“응. 우린 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네가 신호하면 움직이라는 거지?”
“그래.”
김진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준 뒤 재현은 본격적으로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액티브 스킬 《아이스 스피어 Lv 2》를 발동합니다.
적에게 곧장 공격을 쏘아냈다.
C급의 《아이스 스피어》가 빠른 속도로 날아가 마수의 몸체에 정확히 적중한다.
크엑!
킹 샐러맨더의 등에 정확히 내리꽂힌 공격.
물론, 큰 데미지는 주지 못했다.
허나, 재현은 상처를 입히기 위해 공격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이용하기 위해서일 뿐.
‘골수까지 뽑아먹어 주지.’
키에엑!
킹 샐러맨더가 화난 듯 비명을 질러대며 재현을 향해 입을 쩍 벌렸다.
이어지는 것은 간단한 브레스 패턴.
이는 재현이 가장 기다리고 있던 것이기도 했다.
재현은 재빨리 인벤토리에서 조금 전 뽑아왔던 대검을 꺼내 들었다.
그런 뒤.
“그럼 준비하시고… 쏘세요!”
빠르게 적의 입을 향해 쏘아냈다.
키엑?
마수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뒤편의 일행 역시 어이가 없다는 듯 재현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김유정이 가장 심했다.
“…미친놈.”
채팅창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익명2: ???] [익명9: ???????] [익명10: ?????????????? 뭐냐?] [익명20: 음… 내 생각엔 도롱뇽 식사 시간인 듯?] [익명12: 근데 보통 저런 걸 밥으로 주냐?] [익명31: 나 레린이라서 잘 모르는데 저거 뭐 하는 거예요?] [익명29: ㄴ여기 그거 제대로 아는 놈 없음. 다 병신들임ㅋ]채팅창이 끝없이 이어지던 그때.
재현이 던진 대검이 정확히 킹 샐러맨더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재현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카메라를 흘깃 바라보았다.
“이제부터 재미있는 게 시작될 거니까 채널 고정하세요.”
[익명1: ??] [익명10: 아ㅋㅋ 지금도 재밌었다구!ㅋㅋ] [익명12: 가즈아ㅏㅏㅏ]케엑!
킹 샐러맨더는 대검을 정확히 삼킨 후 잠시 오물거렸다.
그러더니.
케에에에엑!
뜨거운 불길과 함께 재현에게 도로 대검을 쏘아냈다.
재현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대검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지금!”
동시에, 후미에 숨어 있던 김진아와 박성우가 뛰어들어 방패로 적의 공격을 막아냈다.
대검이 실린(?) 브레스의 위력은 굉장했지만, 이들이 막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카앙!
공격을 막아내며 들려오는 금속음.
연이어.
챙그랑.
바닥에 대검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재현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바닥에 떨어진 검을 집어 들었다.
대검은 어쩐 일인지… 새것처럼 반짝거렸다.
[익명2: ?저거 왜 빤딱거리냐?] [익명90: ???? 뜻하지 않은 갈고리 수집가;;] [익명22: 뭐임뭐임뭐임뭐임뭐임] [익명19: ㄴㅁㅊ광기;;] [익명35: 누가 설명 좀 해줘라. 머선 일이고?]“무슨 일이냐면요.”
재현은 들뜬 목소리로 시청자들에게 아이템 창을 공유했다.
[장비 아이템]이름: 발뭉(모조품)
등급: A
파프니르를 죽인 고대 인간 영웅 지크프리트의 애검.
효과
1. 근력 + 70 / 민첩 + 30
2. 패시브 스킬 《드래곤 슬레이어(S)》 습득
오염된 아이템이 깔끔하게 정화되었다.
‘이러면 시청자들의 반응은.’
[익명41: 와 시발! 발뭉! 아시는구나!] [익명61: ㅁㅊ;;; 여기서 용살자의 검이 나온다고?] [익명20: 뭐야뭐야? 저거 모야?] [익명95: 실화냐;; 저거 독일에 발락이 가지고 있는 검 아님?] [익명76: ㄴ모조품이라고 적혀 있긴 한데 효과 보소;; 미쳤네;;]‘폭발할 수밖에 없지.’
재현이 웃었다.
* * *
정화의 불꽃.
기본적으로 샐러맨더가 지니고 있는 불꽃은 타락하고 부정한 것을 정화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재현은 이를 이용하기 위해 조금 전, 발뭉을 킹 샐러맨더의 입속으로 던졌다.
오염된 검을 정화하고, 온전한 상태로 만들기 위함이었다.
물론, 이는 일반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샐러맨더가 브레스를 쏘는 정확한 타이밍에. 또 즉사하지 않을 세기로 아이템을 던져 넣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아직 신입생도.
이런 일을 해낼 가능성은 한없이 0에 수렴했다.
“샐러맨더가 지닌 핵에는 정화의 힘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오염된 아이템을 정화할 수 있죠.
물론, 녀석이 죽고 나서는 핵이 지닌 정화의 힘이 사라지기 때문에 살아 있을 때만 이 방법이 가능하지만요.”
[익명1: 그걸 어캐아냐고!] [익명7: 아니 경력 신입임? 뭐냐 이거ㅋㅋㅋ] [익명39: 와 이게 된다고?] [익명75: 킁킁. 청정수인 줄 알았는데 고인물이었네] [익명53: 저 검이 되고 싶다…♥]재현은 대검을 빙글 돌린 뒤 한 손으로 힘을 주어 움켜쥐었다.
채팅창은 또 한 번 의문의 갈고리들로 가득 찼다.
[익명9: ? 왜 마법계가 검을 들지?] [익명35: 앞에 무투계 두 명이나 있는데 주겠… 안 주네?] [익명56: 무투계 두 명 시무룩ㅋㅋㅋㅋㅋ] [익명60: 아니;;; 마법계가 왜 검 들고 앞에 튀어 나가지;;] [익명1: 모임 배틀메이지라도 됨?ㅋㅋ] [익명2: ㄴㄹㅇㅋㅋ]검을 쥔 손에 마력이 실리며 재현의 호흡이 안정된다.
정순하게 쌓인 마나가 퍼뜨려지며 주변 공기를 단번에 얼어붙게 만든다.
금방이라도 재현을 찢어 죽일 기세로 노려보던 마수의 움직임이 멎었다.
직감.
킹 샐러맨더는 본능적으로 재현이 자신보다 상위 포식자임을 눈치챈 것이다.
허나, 때는 이미 늦었다.
―패시브 스킬 《민첩한 발걸음》이 당신의 움직임을 보조합니다.
―패시브 스킬 《유연한 몸놀림》이 당신의 움직임을 보조합니다.
―액티브 스킬 《윈드 부스트》를 발동합니다.
재현은 땅을 박찼다. 시야가 좁아지며 단번에 마수의 거체가 눈앞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패시브 스킬 《숙련된 검술》이 당신의 검술을 보조합니다.
서걱.
섬짓한 소리와 함께 킹 샐러맨더의 다리 하나가 잘렸다.
키에에엑!
하지만 재현은 멈추지 않았다.
―액티브 스킬 《아이스 엣지》를 발동합니다.
날카로운 얼음으로 만든 송곳이 적의 발치를 들어 올려 무게중심을 무너뜨린다. 그대로 까뒤집어진 킹 샐러맨더.
“배가 드러났어!”
박성우의 외침과 함께 재현이 역수로 쥔 발뭉이 그대로 녀석의 복부를 관통했다.
케엑!
“너무…….”
“살벌하네…….”
김유정과 김진아가 동시에 재현의 모습을 보며 넋두리했다.
박성우는 이를 딱딱 부딪치며 어이가 없다는 듯 재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편. 재현은 당연하다는 듯 검을 뽑아 든 뒤 중얼거렸다.
“생각보다 좀 약하네.”
[익명1: …내가 뭘 본거지?] [익명8: 진짜 배틀메이지라고…?] [익명21: 미친.] [익명41: 얘들아 나 방금 왔는데 뭐 지나감?] [익명54: ㄴ님 인생 절반 손해 봄ㅋㅋㅋㅋㅋ] [익명9: ㄴㄹㅇ이거 생방으로 봤으면 평생 안줏거리였는데ㅋㅋㅋㅋㅋㅋㅋ]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과 함께.
―2계층의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보물의 회수가 끝나면 3계층으로 즉시 파티원들을 전송합니다.
퀘스트가 클리어되었다.
* * *
두 시간 후.
레이더 갤러리에는 한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여러분 필독!★ 루키 민재현의 실체!!!]충격적인 헤드라인.
여기에 이끌려 수많은 질투와 시기심이 가득한 이들이 글을 보러 들어왔다.
하지만 내용은 그들이 기대하는 것이 전혀 아니었다.
[★여러분 필독!★ 루키 민재현의 실체!!!]글쓴이- S
안녕하세요. 레이더 덕후입니다…
최근 중간고사 2차 실기에서 민재현 생도가 핫하죠?
제가 이번에 이 생도에 대해 한번 파헤쳐 보았습니다!!
아래 기사를 보시죠.
링크1
[네버랜드에 테마 던전 출몰…예비 고등학생과 고1에 불과한 레이더 지망생이 해결해 충격]
지난번에 일어났던 ‘네버랜드’ 사건에서 테마 던전을 해결한 것으로 주목받은 두 학생이 있었죠!
그중 하나가 바로! 민재현 생도였던 것이었습니다..!!!
(나머지 한 사람은 서아현이라고 겁나 이쁘고 똑똑한 애 있음.)
합성. CG 등 많은 분이 민재현 생도의 재능을 쉽사리 믿지 못하시는 듯한데.
네버랜드 사건까지 해결한 전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절대 민재현 생도가 이벤트를 조작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더는 조작 논란은 안 받겠습니다. 고로 민재현은 진짜였다…
작성자는 가슴이 웅장해졌으므로 다시 실시간 영상 시청하러 갑니다…ㅎㅎ
그럼 이만!
글의 반응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재현의 재능을 실시간으로 보면서도 내심 뭔가 조작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갖고 있던 사람까지 단번에 돌려버리는 내용.
분할 화면에 갤러리와 실시간 영상을 동시에 띄워두고 시청하던 유성은이 싱긋 웃었다.
“이러려고 나한테 그런 제안을 한 거구나? 이 맹랑한 제자 녀석이.”
얼마 전.
재현은 자신에게 이번 중간고사에서 재미있는 일이 있을 거라며, 한 가지 제안을 해왔다.
연화 길드 전체가 움직여야 하는 일.
처음에는 아무리 제자의 제안이라도 거절할 생각이었다.
이건 리스크가 해도 해도 너무 큰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유성은은 지금.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했다.
재현은 첫날 제안을 거절하려던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선생님은 아공간 안에서 제가 하는 일을 지켜보시고 끼어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그때 움직이시는 걸로. 어때요?]그렇게 말하는 제자 녀석은 매우 즐거운 얼굴이었다.
마치 자신이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없을 거라는 듯이.
유성은은 싱긋 웃으며 박성재에게 오더를 내렸다.
“성재 오빠. 지금 당장 전국 기자들한테 연락 돌려주세요.”
“예?”
박성재가 의아한 듯 묻자, 유성은이 웃으며 덧붙였다.
“아무래도 구자인이 침몰할 모양입니다.”
“…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