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possessed a villain with nothing but a death flag RAW novel - Chapter 140
사망 플래그밖에 없는 악역에 빙의했다 140화
140
테러.
그리고 조사 및 표창.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고, 정신 차리고 보니 나는 연회(?) 자리에 있었다.
대단한 건 아니었고, 표창 자리에 모였던 치안국 및 군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였다.
‘사실 연회라기보다는…… 저들끼리 오랜만에 모였으니, 술이나 한잔하자는 건데.’
때마침 나와 레베카가 좋은 구실이 되어줬다는 모양이다.
치안국과 군은 그리 사이가 좋진 않으나, 그래도 장교나 고위직은 대부분 칼라모르 대학의 동기들이니까.
“우리한테는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이는군.”
“덕분에 둘이서 고즈넉이 한잔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별로 마음에 드는 상황은 아닌데.”
그게 연인을 앞에 두고 할 소리인가, 레베카가 가볍게 타박했다.
“그러고 보니 류리크. 이후에 파악한 정보이다만, 그 호텔에 레펠리오스 사령관의 딸과 도미닉 국장의 딸이 있었다고 하더군.”
“그건 또 참…… 의외의 일이군그래.”
레베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저들이 그 자리에 모였던 게고, 또 미적거렸던 게지.”
어차피 모두 무사히 끝나 별로 중요한 이야긴 아니지만, 그런 속사정이 있었던 것이군.
“여하간 좋은 일이겠어. 제도방위군 사령관과 치안국장에게 은을 입혔으니 말이야.”
“나쁘진 않다만, 그리 유용한 것도 아니지.”
약간의 취기가 돈 나는 와인잔을 이리저리 기울이며 말한다.
“이 정도 구실로 뭔가를 이용해 먹으려 들면, 도리어 화만 입을 테니 말이야.”
이걸 가지고 정략적으로 뭔가를 얻어내려 하면 레펠리오스든 도미닉이든 굉장히 호감도가 떨어질 터다.
딸을 구해준 건 맞지만, 이게…… 온전히 나와 레베카의 공로라고 하기엔 ‘묻어버린’ 내용이 있으니까.
—어둠 마법이 사용된 흔적이라든가.
직후에 아르민이 흔적을 지웠지만, 저들도 바보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 수면 위로 꺼내 올리지 않았지만.
대충 짐작은 하고 있을 터다. 이 테러엔 무언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고.
‘그래도 서로 눈치가 빨라서 아무도 거론하지 않은 채…… 표창만 받고 끝났지.’
어느 쪽도 이걸로 일이 커지는 걸 바라지 않다 보니 말 없는 세계에서 그런 타협이 이루어진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건 참 의외이긴 했어.”
“뭐가 말인가.”
“자네의 부하들 말일세. 온천에 머문다는 것은 알았네만, 어떻게 이변을 알아차리고 호텔에 잠입할 수 있었을까.”
그건 아마 리아가 손을 쓴 것일 터다.
나와 연락은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모든 걸 파악하고 있었을 테니까.
“부하들의 목숨을 건 충심도 눈여겨 볼만했지.”
“………….”
실비아도, 메이린도 테러리스트와 폭탄이 있는 건물에 들어왔다.
거기에서 실비아는 자신이 위험에 노출될 게 뻔한 어둠 마법을 사용했고, 메이린은 문자 그대로 목숨을 건 채 폭탄을 해체했다.
‘아마 리아가 시키는 대로 해제한 것이겠다만…… 그걸 행동으로 옮긴 것 자체가 대단하긴 하지.’
비록 둘의 공로는 어디에도 거론되지 않은 채 묻혔지만.
“좋은 부하를 두어 좋겠군.”
그건 아마 솔직한 감상일 터였다.
나는 괜히 그를 모른척하며 겸양을 표한다.
“……아르민도 유능한 인재이지 않던가.”
“그렇게 만들어진 자와 그렇게 되어버린 자는 꽤 다르지. 본녀는 마성으로 사람을 홀리지만, 그대는…… 그렇군. 그대의 무엇이 사람을 매료케 하는가. 그것도 참 연구할 만한 문제로고.”
그게 바로 인덕(人德)이라는 거다, 라고 웃어넘기고 싶었지만.
이건 내게도 찜찜한 부분이었다.
내가 무엇을 했고, 내가 무엇을 해주었다고 저 둘은 나를 위해 목숨을 걸었을까.
그 반대가 되었을 때도, 나는 저들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을까.
‘이것이 현실이라면, 혹은 이것이 가상이라면…….’
생각이 깊어지던 도중, 레베카가 화제를 환기한다.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게. 내 가볍게 농을 던진 것뿐이니.”
설마 본녀가 진정 자네를 상대로 실험을 하겠나, 레베카가 그렇게 얘기를 넘겼다.
나는 적당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다면 이전에 했던 말도 농이라고 해주면 어떻겠나.”
“어떤 것 말인가?”
“호텔은 무너졌지만, 데이트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 말일세.”
이제까지 선선한 미소를 짓던 레베카가 얼굴을 굳혔다.
“류리크, 데이트는 아직 하루 남았다네.”
* * *
결국, 나는 일주일이라는 일정을 꽉 채우고 일요일 자정이 되어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저택에 돌아오니 새벽이었고, 이미 나는 탈진 상태였다.
데이트가 막바지에 이르니, 레베카가 나라는 인간에 익숙해진 듯 아무렇지도 않게 스킨십을 가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도망치려 들면 손부터 잡아버리니, 몹쓸 버릇이 생겨버렸어.’
어딜 도망가냐며 일단 잡고 보는데, 그게 참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몰골이 말이 아니시군요, 정기라도 빼앗기셨습니까.”
“……리아. 그게 일주일 만에 돌아온 집주인에게 할 소리더냐.”
“소인은 류리크 님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한 뒤, 객관적인 분석을 내놓은 것입니다만.”
끄응, 나는 턱을 쓸며 말했다.
“본인의 몰골이 정녕 그리 초췌하더냐.”
“가볍게 세안만 하시고 침소에 드시지요. 기력이 좋은 차를 달여오겠습니다.”
“……그래. 그러자꾸나.”
그럭저럭 괜찮게 버텼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생각해보니 레베카가 계속해서 어디 아프냐며, 집요하게 내 이마에 손을 대려 했던 듯한데…….’
그게 그래서였나.
레베카가 자신의 마성이 내게 통한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가볍게 세안을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침소로 향했다.
동시에 리아가 김 모락모락 나는 차를 준비해주었다.
찻잔을 들며 침상 옆의 의자에 앉았다.
“리아, 고맙네.”
“별말씀을.”
“………….”
고맙다 얘기하고 보니, 못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직후부터 조사니 표창이니, 하다못해 레베카한테 또 시달려 잊었다만.
제대로 말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었다.
“리아, 다시 말하지만 고맙네.”
“소인이 아껴둔 귀한 차이긴 합니다. 그걸 알아주시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그 얘기가 아닌데.
“……이 차도 그렇지만, 이전에 있던 일 말일세.”
“아, 실비아 양과 메이린 양 말입니까? 둘은 이미 잠들었긴 한데…… 필요하시다면 깨우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네. 둘에게는 내 따로 말을 할 터이니.”
나는 차를 들이켜며, 나직한 목소리로 말한다.
“리아, 자네가 본인의 곁에 있어 참 다행이라 생각하네.”
“낯부끄러운 말이로군요.”
“진심으로 하는 소리라네.”
원래 사람 관계에서는 이런 사소한 표현이 중요한 법이다.
잊지 않고 말해야, 길고 오래 좋은 관계를…….
“그리 말하면 소인의 잔소리가 없어질 거라 생각했습니까?”
갑자기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잔소리? 갑자기 왜?
“류리크 님의 상태를 보아, 미루려 했습니다만……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일을 벌이신 겁니까.”
“어…… 리아. 본인은 감사를 표하며 좋은 말을 하려 했던 것뿐인데….”
“류리크 님. 내부에서 분명 레베카 님이 탈출을 권유했을 터입니다. 헌데 이를 거절하셨지요?”
“그건…….”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셨습니까?”
거기서 NPC들이 떼죽임당하면, 내가 미래를 예측하는데 굉장히 어려워지니까?
“의미 없는 바타체스의 책무이니 뭐니 들먹이면서 레베카 님을 설득하셨을 텐데…… 사람이 좋은 것도 정도가 있는 법입니다.”
“………….”
“아스트레이 가문에서 세상을 위해 검을 드는 것은, 수호기사가 되신 류네온 님이면 충분합니다.”
아니, 나는 그저 내 사리사욕을 위해 레베카를 끌어들인 건데.
“본래라면 실비아 양과 메이린 양을 투입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헌데 류리크 님이 거길 빠져나오시지 않으니, 그 둘까지 위험에 빠뜨린 것 아닙니까.”
“………….”
내가 둘의 개입을 요청한 건 아니지만, 그 역시 계산에 있긴 했었다.
—실비아와 메이린은 우연히도 지금 이 근처의 온천에서 휴양을 즐기고 있다. 아마 네 녀석이 여기 있는 줄 모르고 이리 온 듯한데…… 약이 좀 오르겠어?
아르민이 전해주었던 그 정보.
그때부터 이미 리아가 안배해놓았다는 걸 예측했으니까.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군.’
내가 변변찮은 말조차 내놓지 못하자, 리아의 잔소리가 이어진다.
“류리크 님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십니다. 이는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내가 위험에 빠졌을 때, 같이 휘말리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
“그걸 아시는 분이 퍽 위험한 모험을 하셨습니다.”
리아의 말이 비수처럼 내리꽂힌다.
다만 나는 그에 대해 해줄 말이 하나뿐이 없었다.
“고맙네.”
“뭐, 그래도…… 발 빠르게 2황자 측에 접촉한다는 판단은 좋았습니다.”
“자네 덕분이지.”
테러의 직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틈이 있었다.
당연 레베카도 조사를 받는 형국이었고, 아르민도 레베카의 경호에만 전념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때 나는 은밀하게 리아에게 부탁해 2황자 측과 접촉하게끔 했다.
“기말고사가 끝나면 곧 종강 파티…… 그 전에 2황자 측을 협상대에 끌어올려야 했으니까.”
어쨌거나 시간이 부족했다.
2황자 본인이 아니라 그 아들들과 접촉하는 것이지만, 그렇다 해도 내가 ‘만나자’하고 바로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저들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줘야지.’
어차피 종강 파티를 어찌한다는 것은 보지 않아도 물 건너간 상황이었다.
여기서 변수라면, 역시 이를 마뜩잖게 여길 2황자 측을 저울대에 올리는 것뿐.
“연락을 시도하는 것 자체는 괜찮았습니다만, 이걸로 괜찮을지 소인은 다소 회의적입니다.”
“그런가?”
“저쪽에서 류리크 님의 말에 응할지 말진, 또 다른 얘기이지 않습니까.”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내가 적극적으로 만나기 위해 선물을 준비하든 움직여야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저들 중 레기아는 머리 회전이 빠른 자다. 그라면 필시 이 만남에 응할 거다.”
슈펜도 머리가 굴러가긴 하지만 레기아에 비할 바는 못 된다.
“협상의 재료는 있으신지요?”
“내가 레베카에게 기울지 않는 것만으로도 물꼬는 틀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적당히 말꼬리를 흐렸다.
리아가 아주 옅게 미소를 지었다.
“무언가 있으신 거군요.”
“요리하기 나름이겠지만, 썩 괜찮은 재료가 있긴 하지.”
* * *
레기아는 심각한 얼굴이었다.
“류리크 아스트레이가 무얼 알아차렸을까.”
정말 공교로운 타이밍이었다.
그간 교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류리크 아스트레이 본인은 한창 치안국의 조사를 받는 중일 터였다.
그런데 갑자기 연락해오더니 만나자고 하다니.
“……그것도 정확히 나를 지목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일까.”
장남인 케드릭도 있고, 막내인 슈펜도 있다.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류리크는 슈펜과 인연이 있는 편이었다.
얼굴을 맞댄 적은 없지만, 악연으로나마 북부의 일로 잠시 얽힌 적이 있으니까.
“왜 하필 나일까. 왜…… 나일까?”
“그야 네 머리가 제일 잘 돌아가니까 그런 거 아니겠냐.”
케드릭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물론 레기아의 표정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는 괜히 베개를 괴롭히고 있는 슈펜을 불렀다.
“슈펜,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뭐. 류리크?”
“그래도 네가 간접적으로나마 그를 겪어봤잖냐.”
“나도 몰라. 그런 놈 내가 알 게 뭐야.”
얘는 또 왜 이러는 거야.
없던 두통이 생길 거 같네 진짜, 레기아가 얼굴을 찌푸렸다.
“지금 류리크가 테러를 사주한 게 우리인 걸 알아차렸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좀 진지하게 받아들여라.”
“레기아 형. 형은 정말 머리 좋고 뛰어난데…… 그놈의 걱정이 쓸데없이 너무 많아.”
슈펜은 심술 난 아이처럼 입술을 비죽이며 말한다.
“형이 계획했으니까 가장 잘 알 거 아냐. 우리는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어.”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긴 했다.
폴트먼 재상을 빼돌리는 과정부터 코샤르와 접촉하는 것까지.
비밀이 새어날 여지 따윈 없었다.
‘결국, 관계자들이 죄다 죽어서 끝났으니까.’
테러에서 살아남은 공화파의 잔당은 한 명도 없었다. 애초에 그들이 입에 넣고 있던 것은,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녹아 흡수되는 독단이었으니까.
치안국을 통해 알아본바 살아남은 이는 없었다.
모든 게 완벽하게 은폐되었다.
‘설령 누군가 죽기 직전 무언가를 말했다 쳐도, 코샤르와 그 부하들이 아는 건 아무것도 없다.’
계획도, 정보통제도 완벽했다.
설령 황태자 측에 있는 그림자들이라 하여도 추측만 할 뿐, 물증을 찾아낼 순 없을 터였다.
‘심증인가? 단순한 심증?’
‘어쩌면 레베카가 류리크를 이용해 찔러보는 것일 수도.’
계산이 복잡해진다.
고려할 사항이 너무도 많았다.
—털썩.
레기아는 수척해진 얼굴로 침대에 누웠다.
“그래. 형. 그냥 그렇게 누워서 조금 쉬어.”
“……얘기가 끝났으면 난 가봐야겠다. 후우, 기사들 단련이 있어서 말이야.”
“잘됐네. 케드릭 형은 잘 가고, 레기아 형은 좀 푹 쉬고. 나는…….”
그때 누워있던 레기아가 덥석, 슈펜의 손목을 잡았다.
“뭐, 뭐야? 갑자기 왜 날 잡고 그래?”
“슈펜. 네가 나서야겠다.”
“아, 아니. 어…… 응?”
아예 몸을 일으킨 레기아는 양팔로 슈펜의 어깨를 꾹 잡으며 말한다.
“류리크 아스트레이가 만나자고 한 날짜는 종강 파티 직전이다. 분명 종강 파티에서 무언가 획책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게… 그렇게 되나?”
“이유야 뻔하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일정을 그리 잡은 게 틀림없다.”
“그러면 그 전에 보자고 하면 되잖아.”
“이전에 보자고 하면 기말고사라 바쁘다는 핑계를 대겠지.”
쯧. 영리한 녀석.
혀를 찬 레기아는 어딘가 집요한 폐인 같은 눈빛을 보낸다.
“여하간 종강 파티 직전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류리크 아스트레이를 볼 순 없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는 건데?”
레기아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한다.
“몰라. 나도 머리 아프니까, 사소한 부분은 네가 생각해라.”
“아니, 아니. 레기아 형. 전혀 사소한 부분이 아닌데?! 뭔가 제대로 설명은 해주고……!”
“그건 니가 알아서 하고, 나는…… 뇌를 너무 많이 써서 졸려서…….”
풀썩.
레기아는 그대로 뻗어버렸다.
“저, 저기…… 형? 형?!”
슈펜은 열심히 레기아를 흔들어보지만, 그는 완전히 곯아떨어진 듯 반응이 없다.
그런 둘을 보며 케드릭은 가볍게 혀를 찼다.
“저거 한동안 못 일어날 텐데, 그냥 네가 머리 굴려서 하는 게 나을 거다.”
“아, 아니…… 하지만!”
“레기아가 일어났을 때, 네가 아무것도 안 한 상태면…… 으음. 생각하고 싶지가 않네. 그건.”
슈펜도 예상되는 바가 있는지 안색이 창백하게 질린다.
“아, 아니! 이거 또 내 멋대로 했다가 일 꼬이면, 레기아 형이 발작할 게 뻔하잖아!”
“그렇다고 네가 가만히 있으면 100% 확률로 발작하겠지.”
그야말로 선택지가 없다는 최악의 상황.
다만 케드릭에게는 그저 남 일이기에 가볍게 툭 내뱉었다.
“뭐, 네가 말했던 형제애를 보일 타이밍 아니겠냐.”
고생해라, 그 말을 끝으로 케드릭이 나가고 슈펜은 원망스러운 눈길로 레기아를 바라본다.
“이놈의 집구석은 진짜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