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possessed a villain with nothing but a death flag RAW novel - Chapter 202
사망 플래그밖에 없는 악역에 빙의했다 202화
202
레베카 이실리엔은 무덤덤한 얼굴로 보고서를 읽는다.
“……결국 류리크는 요루아 로스월드를 저주받은 망자로 만들었는가.”
꽤나 예상외의 결과였다.
감히 자신을 상대로도 승리를 쟁취하고, 높은 결코 손해 보지 않는 남자였건만. 이번 사건에서는 변명에 여지없는 패배를 겪었다.
“상대가 베디비어였지 않습니까.”
그래. 분명 상대가 나쁘긴 했다.
하지만,
“류리크는 이미 트리스탄을 상대한 적이 있다. 또한 샤르미넨을 비롯해 거물들을 상대로 결코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지.”
“………….”
“힘은 볼품없고 세력은 약소하나, 그자의 혀는 세계를 논할 수 있지 않던가.”
본래 검과 마법을 잃고 망나니라 멸시받던 인생이었다.
허나 고작해야 반년 남짓한 시간 만에 북부에서 독자적인 세를 일구었고, 자신과 레기아가 십수 년에 걸쳐 쌓아온 것들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그래봐야 레베카 님께서 말씀하셨듯, 결국에 인간이지 않습니까. 결국 이번 일도 요루아 로스월드를 포기하면 끝났을 것을…….”
“허나 그는 요루아를 죽지 않는 망자로 만들었다.”
이 부분이 컸다.
“그는 인간이지만, 결국에는 인간임을 버릴 수도 있다는 게지.”
결국 실비아나 메이린, 혹은 그와 관계된 인간들로 뒤흔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가장 절망적인 순간, 류리크가 그들을 버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와 버렸으니.
“아마 저렇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인간임을 버리다 보면…… 언젠간 본녀와 같은 괴물이 되어버리겠지.”
그리고 그날이 온다면, 류리크는 틀림없이 최악의 경쟁자가 되어 그녀 옆에 서게 될 것이다.
“흐음. 그건 그렇고…… 베디비어가 은퇴했군?”
급보로 듣기는 했지만, 막상 보고서로 상세한 내용을 읽으니 또 새로웠다.
“예. 이번 사건에서 제도 방위는 나름 성공적이었지만, 피해가 없던 것은 아니니까요.”
“허나 이 정도로 물러날 일은 아니었을 텐데…….”
“예전부터 은퇴할 거란 말이 왕왕 돌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은퇴를 결심한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오히려 이번 일이 적당한 구실이었겠군.”
제도방위에 실패한 채 물러난다면 불명예를 안았겠지만, 어쨌거나 나름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책임을 진다며 물러난다면 썩 모양새가 나쁘지 않다.
“허나 이렇게 급작스럽게 은퇴하는 이유는…… 요루아 로스월드?”
“예. 언데드로 만든 요루아를 제국에 둘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그를 데리고 세계를 방랑한다고 합니다.”
이 또한 약간의 의외였으나, 레베카는 납득했다.
“하기사 류리크라 한들, 비밀리에라도 언데드를 데리고 다닐 순 없겠지.”
그는 과거 이단으로 몰렸던 전적이 있다.
지금은 혐의를 벗었다곤 하나, 만에 하나 언데드를 데리고 다닌다는 것이 세간에 널리 퍼지면…… 치명적인 약점이 될 터.
“다만 베디비어가 데리고 다닌다는 건…… 그 또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인가?”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가능성은 그편이 더 높겠군.”
제국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벌이던 남자다. 그런 이가 은퇴 직전에 갑자기 바뀌었다는 건 역시나 이상한 얘기니까.
그밖에 보고서를 죽 읽어가던 레베카는 몸이 찌푸둥 했는지 기지개를 켠다.
“내용이 많아 조금 쉬었다 읽으려 하는데, 내 급히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는가.”
쉬겠다는 말에 아르민은 찬장의 티 세트를 꺼내며 말한다.
“2학기 개강이 미뤄졌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샤프란에서 일주일간 휴교를 결정했습니다.”
* * *
샤르미넨 레일라인은 얼굴을 찌푸렸다.
제도에서 벌어진 전대미문의 사건, 그 여파는 샤프란도 피해갈 수 없었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 학부모도 있고 당장 교수와 조교들이 피해복구를 위해 차출되는 상황이었다.
그 탓에 개강을 일주일 미룰 수밖에 없었고, 학사 일정이 꼬인 건 덤이었다.
—이번에도 회의 빠지면 정말 끝장인 줄 알아요!
거기에 더해 히스테릭이 발동한 부총장의 엄포에 샤르미넨은 죽을상을 하며 회의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 정말 피곤하니까, 나중에 얘기하면 안 될…….”
—야! 니가 제정신이냐?! 미쳐도 적당히 미쳐야지?! 어디 남의 아들한테 추파를 던져?!
그렇게 어렵사리 회의를 끝내고 왔더니, 곧장 북부의 대장군께서 친히 연락을 했다.
바로 어제 있었던, 류리크에게 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한 내용으로 말이다.
‘빌어먹을 베디비어! 은퇴할 거면 조용히 꺼질 것이지, 왜 재를 뿌리고 지랄이래요오오?!’
폭발할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샤르미넨은 분노를 꾹꾹 눌러 담으며 말한다.
“류오넬 오빠, 그게 그러니까…….”
—걔 니 조카야! 조카라고!
“알지. 나도 알지.”
—예전부터 이상하게 내 아들한테 집착할 때부터 알아봤는데……!
“아,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러게, 내가 대체 왜 그랬을까.
그냥 적당히 대학원생 되라고 말만 하고 끝내면 됐을 텐데. 왜 갑자기 분위기를 타가지고…….
‘내가 미쳤지! 미쳤어!’
샤르미넨은 어제의 자신을 저주하며 좋은 말로 류오넬을 달랬다.
“베디비어가 좀 과장한 거 같은데, 오빠. 그런 게 아니라…….”
—야! 너랑 걔랑 나이가 몇 살 차이인 줄 알아?!
“어머머! 이 오빠가 정말! 거기서 나이 얘기는 왜 나오는 건데?!”
—너 꼬투리 잡으면서 논점 흐리지 마라! 애당초 50대 할망구가 젊은 애 건드리는 거 범죄야! 범죄!
“뭐어어?! 고모가 조카 좀 귀여워한 걸로 이럴 거야?!”
—그게 어디가 귀여워한 거야?!
그 뒤로도 한바탕, 두바탕 류오넬과 기나긴 설전을 치렀다.
전쟁 같은 시간을 겨우 끝내자, 어느덧 어슴푸레 창밖으로 저녁놀이 물들고 있었다.
샤르미넨은 이마를 짚으며 털썩, 소파에 드러누웠다.
“후우…… 정말이지, 피곤하네요오오오.”
그렇게 중얼거리자, 맞은편의 방석에 앉아있던 신시아가 차를 홀짝이며 말한다.
“그래도 일은 잘 처리된 거잖아?”
“잘 처리되긴 무슨. 너 수호기사단에서 빼내는 데도 내가 얼마나 골머리 앓았는지 알아요오오오?!”
“어쩔 수 없었다는 거 알잖아.”
신시아는 어깨를 으쓱인다.
“류리크나 요루아야 어찌 되든 상관없지만, 실비아가 잘못되면 정말 곤란하니까.”
“………….”
“너는 거기 없어서 몰랐겠지만, 류리크 잡히는 순간 실비아도 연좌제로 끝장날 분위기였다니까?”
수호기사단이라면 괜히 이단의 반즈 어쩌고 하면서 절대 안 놔줬을 거라고!
신시아는 나름 진지한 표정으로 덧붙인다.
반면 샤르미넨은 심드렁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혈마술까지 써가면서 걔들을 돕고 본인은 수호기사단에게 압송…… 초월의 마녀치고 좀 유감스러운 결말인데요오오오?”
“너 자꾸 놀릴래?!”
“그러니까 결국 당신은…… 아직도 그 예언을 믿는다는 거네요오오오. 영원한 밤에 대한 예언을.”
신시아가 가늘게 눈을 떴다.
“샤르미넨. 너도 반쯤은 그런 생각이잖아. 그래서 류리크한테 대학원생이 되도록 권유한 거 아냐?”
“………….”
“류리크가 대학원생이 되면, 거기 딸린 실비아 반즈도 같은 길을 걸어야 할 테니까.”
사실 꼭 그렇지는 않았다.
어쨌거나 그녀의 가장 큰 목적은 류리크를 보호하는 것. 실비아 쪽은 어찌 되든 상관없는 편이었으니까.
하지만 눈앞의 마녀는 달랐다.
“지금은 둘이 꼭 붙어있지만, 대학원생이 되면 다를 거야. 둘이 배우는 학문이 다를 테고, 대학원은 그리 여유롭지 않으니까.”
“………….”
“실비아의 꿈은 어둠 마법이 마법계에서 인정받게 만드는 거고, 류리크도 그걸 지지한다니까…… 둘은 필연적으로 갈라지게 될 거야. 아니, 그렇게 만들어야지.”
신시아. 그녀는 누구보다 양지에 있고 싶어 했다.
보통의 마녀들은 지금도 대신전의 감시 아래 숨어 살거나 더 깊은 음지로 숨었지만. 그녀는 더 지독한 감시를 받더라도 양지에서 있고자 했다.
그건 단순히 개인의 욕심 때문만이 아니었다.
사회에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하면서 마녀는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고, 핍박받아도 되는 존재가 아니라고 대중에게 외치는 것이었다.
언젠가 마녀들이 당당히 태양 아래를 걸을 수 있도록.
“그리고 실비아는…… 류리크에게서 벗어나야 해. 보다 자유롭게, 보다 위대하게 되기 위해.”
다만 샤르미넨은 생각한다.
어느 순간부터 신시아의 눈이 위험한 빛을 띠게 되었다고.
“처음 봤을 땐 조금 실망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우리의 영원이야.”
“………….”
“천년을 핍박받고, 지금도 음지에 숨어 사는 우리 마녀에게 영원의 밤을 안겨줄…… 우리들의 영원.”
영원(永遠).
신시아는 그 단어를 오래도록 중얼거렸다.
* * *
리아는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아스트레이 저택이 소멸한 뒤, 그녀를 포함한 사용인들은 모두 할카데르로 거처를 옮겼다. 류리크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곳으로 온 뒤, 류리크는 여러모로 달라졌다.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하루 종일 머나먼 어딘가를 바라보기만 한다.
1분 1초를 낭비하면 죽을병 걸린 것처럼 굴던 그와는 전혀 상반된 모습.
그러다가 기절하면 몰래 다가가 입에 영양제를 흘려 넣는 일의 반복이 이어지고 있었다.
‘결국 저걸 극복해낼지, 아니면 아예 망가질지…….’
한동안 잠잠했던 악몽과 환각도 도지고 있어 상태가 가히 좋진 않았다.
실비아나 메이린에게는 들키지 않도록 손을 쓰고 있지만.
결국 류리크가 그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일어나야 해결될 일.
‘샤르미넨 님께 기억을 제거해달라 부탁했다면 편했을 일을…….’
결국 시간뿐이었다.
남은 것도, 그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또륵.
구슬 흘러가는 소리가 났다.
리아는 곧장 품 안에서 통신 구슬을 꺼내 들었다. 시간의 오차가 없는 그야말로 즉각적인 반응이었다.
“부르셨습니까.”
평소와 달리 진지한 표정으로 군례를 올린다.
통신 구슬 너머의 남자는 껄껄 웃었다.
—그렇게 딱딱하게 굴 필요 없다니까, 자네는 정말 말을 듣지 않는구먼.
“그랬다간 소인의 목이 달아납니다. 부디 가련한 소인의 입장을 헤아려주시길.”
—고지식한 그 녀석도 은퇴했는데, 누가 자네에게 뭐라 하겠나.
“지켜보는 눈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것도 그렇지,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잡담은 이 정도로 하고, 류리크 아스트레이는 어떤가.
“이전에 보고드렸던 대로입니다. 과거 폐인일 무렵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돌아올 성싶은가.
“그것은 신만이 아는 일이겠지요.”
가늠키 어렵다는 말이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류리크를 본 지도 3년인가?
“3년하고도 반입니다.”
—허면 대충 결론이 나왔겠군.
올 것이 왔구나, 리아가 심호흡을 한다.
“줄곧 보고드렸던 대로, 그는 무척이나 기이한 존재입니다. 이전까지는 평범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전혀 다른 인물이 된 듯 사람이 바뀌었습니다.”
그건 정말 예고 없는 변화였다.
어느 날 갑자기 창관을 가지 않으며 잿빛 수정을 이겨내겠다며 악바리를 쓰기 시작했으니까.
“그 시점부터 소인이 류미엘의 기사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으며, 소인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짐작한 눈치였습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아무리 돌이켜봐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3년이나 곁에 있었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그것들을 들킬 만큼 허술한 적이 있었나…… 하면 전혀 그렇지 않기에.
“다만…… 무언가 오해를 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오해?
“소인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짚어내지 못한 듯합니다.”
그 부분이 아직도 의문이긴 했다.
그렇게나 모든 것을 아는 듯한 인간이 왜 자신의 진짜 모습은 모르는 걸까.
“허나 그의 이해(理解)가 상식의 궤를 벗어나 있다는 건 명백합니다.”
—호오.
“인간군상에 대한 이해, 만물의 이치와 작용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예지와 비슷한 무언가까지. 그의 앎은 상식을 벗어나 있습니다.”
실비아의 속사정, 그리고 반즈에 대한 이야기.
메이린의 과거와 아이율라의 금언에 얽힌 저주.
레베카라는 인간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녀 곁에 있는 그림자 아르민의 존재.
심지어,
샤르미넨이 품고 있는 어두운 비밀까지.
보통 인간은 하나만 알고 있어도 기이할 이야기들을 ‘너무나도 많이’, ‘잘’ 알고 있다.
—예지 능력이라도 있는 것일까?
“아닙니다. 그에게 예지의 능력이 있었다면, 좀 더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겁니다.”
미래를 내다본다기엔 이제껏 겪은 고생이 너무도 많다.
—허면 회귀라고 하는 것이겠나.
“그것도 아닙니다. 회귀를 할 수 있다기엔…… 닥친 현실에 무척이나 필사적입니다.”
이번 요루아 사건만 해도 그렇다.
그에게 회귀의 능력이 있다면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바꾸면 그만일 터.
하지만 류리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저 요루아가 죽어버린, 그 시체에 영원한 저주를 내려버린 제 자신을 책망하고 있을 뿐이다.
—허면 심령으로 무언가를 파악했다든가…….
“그렇다고 하기엔 마력의 반응이나 상대방의 기억장애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어렵군.
“예.”
그 말대로, 류리크는 너무도 어렵다.
그를 이해하기에도, 그를 파악하기에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관찰함에도……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만…… 이 부분도 석연치 않습니다.”
—………….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행동하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앎’이 있음에도. 주변인들은 그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택의 시종들은 무척이나 간단하게 위화감을 느끼지도 않고 그를 받아들였다.
실비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달라졌다는 부분은 인식했지만, 대수롭잖게 넘겼다.
심지어 가족인 류아라, 류미엘, 류네온…… 그들까지도.
“예외적으로 샤르미넨은 근거에 의해 의심했고, 류오넬도 직감에 의거해 의심했습니다만…….”
—둘도 류리크의 존재를 받아들였지.
“예. 샤르미넨은 과거보다 맹목적으로 류리크에 집착하기 시작했고, 류오넬도 그를 아들로 인정했습니다.”
혈육들마저 그 위화감 넘치는 류리크를 류리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지만, 그 말이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남자가 묻는다.
—자네는 어떠한가.
“소인 또한 그를 류리크 아스트레이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아마 마음이라는 것으로 그리 여기고 있는 듯합니다.”
말하면서도 참 우스운 표현이라 생각했다.
마음이라니, 그 얼마나 자신과 연관 없는 단어이던가.
“다만 소인이 보기에 그는…… 결코 ‘류리크 아스트레이’가 아닙니다.”
—그런가…….
남자가 길게 시름 했다.
고민이 깊은 듯 보였고, 쉬이 답을 내리지 못한 듯 보였다.
남자는 한동안 말이 없었고, 리아도 아무 말을 않았다.
“………….”
—………….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남자가 오랜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그래도 다행이군. 자네가 그림자라는 것은 알아차렸지만, 누구의 그림자인지는 모른다니.
“………….”
—그러니 지금까지 하던 대로 계속하게. 리아.
리아는 고개를 숙였다.
“예. 황제 폐하.”
통신은 거기까지였다.
남겨진 리아는 꺼진 구슬을 보며 읊조렸다.
“모든 것은…… 제국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