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possessed a villain with nothing but a death flag RAW novel - Chapter 93
사망 플래그밖에 없는 악역에 빙의했다 093화
093
— …오늘의 수업은 여기까지 할 건데, 다들 연휴 계획은 알차게들 짜고 있나?
— …………?
—듣자 하니, 연휴가 긴 만큼 이런저런 과제를 내주는 교수님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 …………!
—하하. 농담이다. 농담. 다들 얼굴 좀 피게들. 기초 마법학은 어떤 과제도 없다. 충실한 연휴를 보내도록!
—매, 맥컬런 교수님, 만세! 만세! 만만세!
5월은 황금연휴의 달이다.
현실을 반영해 만든, 이 세계에는 놀랍게도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존재한다. 여기에 풍요의 날이라 하여 프레이야 여신을 기리는 축일이 있고, 기타 등등의 휴일을 더해… 주말 포함 14일의 연휴가 시작된다.
“…그 연휴 내내, 수련을 하겠다고? 류리크 씨 미쳤어?”
점심을 먹으며 연휴의 일정을 설명하자니, 실비아의 얼굴이 심각하게 일그러졌다.
“뭔가 문제라도 있나.”
“있지! 있지! 엄청나게 많이 있지! 애초에 연휴가 뭐고 휴일이 뭔데? 그건 쉬라고 있는 날이잖아!”
…지능이 성장했나?
마냥 떼쟁이 아이처럼 팔다리 흔들며 난리법석을 부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날카롭게 본질을 꿰뚫는 화두를 던졌다.
“류리크 씨도 알겠지만, 인간은 갈아 넣는다고 마냥 갈아지는 존재가 아니라고! 오히려 적절한 휴식이 있어야 효율적인 성장이 가능한 거지!”
“………….”
“중간고사 때도 그랬지만, 어?! 그렇게 무식하게 밀어붙인다고 뭐가 되는 게 아니라니까?!”
의외로(?) 따박따박 말 잘하는 실비아를 보자니 심경이 복잡하다.
‘이건 실비아가 똑똑해졌다고 좋아해야 하는 것인가….’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그래도 내 옆에 있다 보니, 뭔가가 늘기는 한 모양이다.
다만,
‘아직 나한테 비빌 정도는 아니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리가 있다. 아주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뭐, 뭐야. 왜 갑자기 고개를 끄덕이는 거야. 류리크 씨. 무서우니까 내 발등 좀 밟아 볼래?”
모처럼 칭찬을 해줬건만, 반응이 뭐 이런가.
“실비아, 나 역시 모처럼의 연휴이니 푹 쉬고픈 마음이 없잖아 있다.”
“그, 그래에?”
“다만… 그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지.”
꿀꺽, 실비아가 침을 삼키며 묻는다.
“요루아 우울한 거?”
“그거 말고. 애초에 요루아가 왜 소저택에 온 것이던가.”
“…그, 글쎄?”
“샤르미넨 총장. 그녀가 요루아를 ‘성장’시키라며 이곳으로 보낸 것 아니던가.”
실비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자네가 총장실에 들러 우리는 연휴에 휴양을 떠날 것이니, 부디 요루아의 일로 압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설득해준다면, 나야 망설임 없이 여행지를 물색해 보겠네.”
“나, 나보다는 말빨 잘 서는 류리크 씨가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저번에 그러더군. 염동으로 집어던지기 전에 곱게 나가라고.”
어색하게 옆머리를 긁으며, 실비아가 말한다.
“그래도 개구리 폴리모프 & 운동장 돌기… 보다는 낫지 않을… 까?”
“그걸 네가 각오하고 총장을 설득한다면, 나는 아무 말 않겠네.”
“………….”
“없다면 예정대로, 연휴 동안은 나와 함께 특훈을 하도록 하지.”
“으아아악! 싫어! 싫어! 싫어어어엇!”
실비아가 비명을 지르며 뒤를 돌아, 날뛰기 시작했다. 뭔가 못 볼 꼴을 본 기분이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수련’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극도로 조용해진 메이린을 바라본다.
“히윽.”
“메이린 너는….”
“휴양지를 돌면서, 재계 인사들이랑 접촉해야죠! 저는 못 따라가요!”
“뭐, 그렇겠군.”
어차피 메이린은 마법으로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가 아니니, 시험 기간에 유급만 면할 정도로 가르치면 된다.
아무튼 상황이 그리되자, 발작하듯 날뛰던 실비아가 메이린 옆에 찰싹 달라붙으며 말한다.
“나, 나도! 나도! 메이린 씨랑 그 뭐야? 재계 인사? 라는 녀석들이랑 만날래!”
“…다시 말하지만, 샤르미넨만 설득해준다면 뭐든 상관없다만.”
“서, 성장하는 건 요루아니까 나는… 없어도 되지 않을까?”
“네가 있어야 요루아가 마법을 쓸 수 있다만.”
실비아도 자신의 어둠 마법이 요루아에게 영향 끼친다는 정도는 알고 있고. 애당초 요루아가 매일 그녀에게 들러붙어 ‘비밀을 풀자!’라고 소리치는 마당이다.
실비아와 요루아는 어떤 의미에서 한 세트라고 볼 수 있겠다.
“에휴, 처량한 내 인생….”
“울적해 하지 마라. 그래도 수련하기 위해, 나름 좋은 곳으로 갈 테니까.”
쫑긋, 실비아의 귀가 토끼처럼 움직였다.
그리고 묘한 기대감을 품은 그녀의 눈빛이, 나를 향한다.
“어, 어딘데?”
“로스월드다.”
* * *
로스월드 가(家), 원로회의 회담.
세계수 아드리아를 본 따 만든, 신목(神木) 안의 회의장. 각각의 의석에 가문의 원로들이 앉아, 저마다의 표정으로 회의에 임하고 있다.
“당주는 불참인가.”
시름 하듯 누군가 내뱉은 말에, 다른 이들이 제각각의 반응을 내비친다.
“아직도 요루아를 샤프란에 보낸 걸로, 꽁해 있는 건가.”
“이해 못 할 건 아니지. 우리도 썩 아쉬웠으니까.”
“잊지들 말게. 우리는 마학의 구도자임과 동시에 제국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러니 마땅히….”
“어휴, 가끔 보면 당신이 왜 로스월드인지 모르겠어요. 그놈의 제국 타령하면서 훼방 놓는 게 특기인가요?”
“뭐, 뭐라고?”
“그럴 거면 그냥 아드리아로 좀 빨리 가버리지 그래요? 매년 제발 좀 와달라고 초청장이 날아온다면서요?”
“당신이 뭔가 잊고 있는 모양인데, 로스월드라는 가문이 제국에서 멀쩡히 굴러가는 건 나 같은 인간이 중도로 있기 때문에…!”
얘기가 산으로 가며 분란만 커질 듯하자, 탁탁. 중년의 남자가 테이블을 가볍게 치면서 주의를 환기한다.
“자자, 잡담은 그 정도로 하고… 다들 공사가 다망할 텐데, 빠르게 얘기를 나누죠.”
“크흠.”
“그러죠, 뭐.”
자연스럽게 주위의 이목을 당긴 중년의 남자는, 사회자처럼 회의를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원로 여러분. 모두 들으셨겠지만, 얼마 전 샤르미넨 총장이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습니다.”
—으음.
—쯧.
—허어.
원로들의 반응은 조금씩 달랐지만, 그 모두가 부정적이라는 점은 같았다. 아무리 제국의 황녀이고, 임볼릭의 대마도사라고는 하나, 계약을 한 건에 대해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다니.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로스월드에게.
“그 내용은 요루아의 교육을 류리크 아스트레이라는 학생에게 일임하겠다는 것이었지요.”
중년의 남자가 말을 잇는다.
“그런 이유로, 오늘 회의는 요루아를 그 류리크 아스트레이라는 아해에게 맡길 것인가, 혹은 다시 본가(本家)로 데려올 것인가… 그것을 논하는 자리가 되겠습니다.”
그때 지긋한 인상의 노인이 슬쩍 손을 든다.
“초를 치는 것 같아… 미안한데… 이게 회의를 할 정도의… 일인가? 이 늙은이는… 그런 의문이 드는데….”
“………….”
“요루아라는… 실험체 하나의 거취… 문제로, 우리 원로들이… 모두 모여야 하던가…?”
사회를 맡은 중년의 남자는 어깨를 으쓱이며 답한다.
“뭐, 아시다시피 요루아의 특수성이 문제지요. 실험체로 남다른 성능을 보여준 것도 있지만 역시… 죽음 교단이 엮여 있으니까요.”
“으음… 죽음 교단… 인가….”
노인의 옆에 있던 다른 원로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속삭인다.
“그 망령된 것들과 얽혀 좋을 게 없습니다.”
“그래. 그래. 영감님. 사실 죽음 교단이 엮여 있는 걸 안 순간부터 애초에 폐기하는 게 옳았던 거잖수.”
다만 그들은 ‘로스월드’이기에.
마력 한 줌뿐이 없던 고아를 천재적인 재능의 아이로 탈바꿈시킨 실험. 그 엄청난 가능성을 차마 자기들 손으로 없앨 수는 없었다.
“그리고 당주가 요루아에게 지대한 집착을 보이는 점도 있어, 뭐… 요루아를 샤프란에 보냈을 때와 마찬가지로 회의는 필요하지 않을까.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정리하듯, 원로 중 한 명이 말한다.
“상황이 많이 달라졌어. 알다시피 샤프란은 외부와의 접촉이 극단적으로 제한된 공간. 그렇기에 요루아가 거기 있는 동안은, 죽음 교단의 위협에서 안전할 거란 계산도 있었지.”
“그렇네요. 듣자하니, 류리크 아스트레이와 숙식을 함께하며 수련을 시킨다던데….”
쾅, 누군가가 테이블을 거칠게 내려치며 말한다.
“더 논할 것이 있나! 애초에 이 거래는 임볼릭인 샤르미넨이 제자로 삼는다기에, 당주와 우리가 동의한 것이다!”
“………….”
“이제 와 무슨 망나니 나부랭이가 교육을 한다니, 그게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당장 요루아를 본가로 데려와야 하네!”
그의 말에 반대편에 앉은 여인이 안경을 밀어 올리며 말한다.
“그러면 요루아를 통제할 방법은 있나요?”
“그, 그건….”
“다들 기억하겠죠. 우리가 요루아를 샤프란으로 보낸 가장 큰 이유가 뭔지.”
좌중의 면면들이 괜히 시선을 돌리거나, 멋쩍은 표정을 짓는다. 그런 분위기에 힘입어 여인이 힘주어 말을 잇는다.
“죽음 교단이니 뭐니 했지만, 우리가 정말로 그런 오래된 망령들을 두려워해서 요루아를 보낸 거예요? 아니잖아요.”
“………….”
“그 흑염룡이라는 것이 폭주했을 때, 연구실을 몇 개나 날려 먹었는지 다들 기억하죠?”
그 말에 몇몇 원로의 얼굴이 본격적으로 흙빛이 되었다.
“그 방대한 연구 자료를 날려 먹고도, 당주는 그저 감싸 돌기에 급급하고, 대책도 마련이 안 되는 상황… 그래서 샤르미넨에게 ‘봉인’을 부탁하면서 샤프란에 보낸 거 아녜요?”
그건 로스월드의 비사(祕史)이기도 했다.
기나긴 역사 속, 고귀의 13가문 내에서도 마법사의 수준을 논할 적엔 늘 다섯 손가락 안에 들던 명문 중의 명문.
그런 로스월드가, 입양아 하나를 통제하지 못해 수많은 자료를 소실했다니.
이는 구성원 모두가 맹약까지 걸어가며 절대적인 함구를 약속한 이야기였다.
“아, 물론 요루아의 재능과 가능성이 대단하다는 거, 인정합니다. 근래 실험체 중에서도 아주 수위에 꼽을 만큼 우수하죠. 하지만… 그게 결코 내 연구실을 부숴도 될 만큼 찬란하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네요!”
“그러면 어쩌자는 건가? 그 류… 뭐시기라는 놈한테 맡겨 놓고 그 찬란한 재능을 썩히게 둘 셈인가!”
“죽음 교단 쪽도 아예 무시할 수 있는 놈들은 아니야. 요루아가 외부에 노출된다면, 그만큼 위험성도….”
다시금 쏟아지기 시작하는 중구난방의 목소리들. 그때 중년의 남자가 재차, 테이블을 치며 원로들의 주의를 환기한다.
탕탕.
“원로 여러분, 제가 타이밍을 놓쳐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
“샤르미넨 총장이 첨언하기를, 어쩌면 류리크 아스트레이가 요루아의 힘을 통제할 방법을 알고 있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 * *
고귀의 13가문 중 하나, 유애(有愛)의 로스월드.
이들에 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가문 전체가 미치광이 과학자라고 보면 된다. 그들이 왜 미치광이인지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노베나 프로젝트.’
보육원에서 마력을 품고 있는 아이들을 입양해, 인체 실험을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골자이다.
당연, 미친 짓이다. 이 세계관에서도 인체 실험은 엄연한 금기(禁忌)이니까.
그 때문에 현 당주가 청문회에 불려가기도 했었는데….
—학계에서 로스월드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점.
—가문의 구성원들이 미쳤지만, 유능한 마법사들이라는 점.
—아이들을 납치하는 것이 아니라, 정식 절차를 거쳐 입양했다는 점.
—입양아들에게 인도적인 대우를 했다는 점.
—결국, 가문의 인간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니, 이것은 ‘로스월드 가문’의 일이라는 점.
등등.
그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별 탈 없이 마무리. 심지어 당주는 청문회에서 그야말로 불같은 열변을 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신네들은 내가! 그리고 우리 가문이! 대체 어떤… 어떤! 심정으로 살아왔는지 알기나 하시오!
—오롯이 마법계의 발전! 그리고 제국의 영광을 위해! 가시밭길을 맨발로 걷는 듯한 고통을 인내하면서…! 그야말로 구국의 심정으로 살아왔거늘… 그에 대한 대답이 이거요? 청문회?
—한 번 더, 단 한 번이라도 이런 일로 우리 로스월드를 방해한다면… 우리 로스월드는 13가문의 이름을 버리고 타국으로 망명할 것이오…!
자칫 반역으로 여겨질 법한 망명 선언이었다만… 마치 매국노가 재판에서 ‘나는 조국 독립에 일생을 바친 투사였다!’라고 외치는 듯한 열변에 청문회는 말을 잃었다고 한다.
당시 참석했던 류오넬은 박장대소를 하며, ‘방구석 좀팽이인 줄 알았는데, 성깔 마음에 든다!’라고 외쳤다던가 뭐라던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중, 요루아가 사뭇 어두운 얼굴로 말한다.
“보, 보스… 이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거 같다.”
“뭐가 말인가?”
“내가 가문을 그리워한다는 것 때문에 마음 써주는 건 알겠다만, 이, 이건 조금… 뭐랄까. 그, 급작스럽다?”
어린애라 그런가. 뭔가 말하는 게 서투른 거 같은데.
“괜찮다. 네가 뭘 걱정하는지 모르겠다만,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그저 오랜만에 아들이 아버지 얼굴 보러 가는 거라 생각해라.”
“아, 아니. 그게….”
요루아는 뭔가 당황한 눈치이다. 내 입장에서는 의아한 반응이었다.
‘굉장히 좋아할 줄 알았는데 말이지.’
내 기억이 맞는다면, 로스월드 당주는 요루아에 대한 애정이 상당할 터다. 노베나 프로젝트의 실험체 중에서도 그야말로 탁월한 성능을 자랑하니까.
“내 알기에 당주가 너를 끔찍이도 아끼는 것으로 안다만.”
“그… 건 그런데….”
나는 슬쩍 뒤편에 있던 실비아를 바라보며 눈으로 묻는다.
—실비아, 무슨 일인지 아나?
—전혀.
그나마 요루아랑 가장 가까운 게 넌데, 그렇게 말하면 어떡하냐.
조금 찜찜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여기서 그만둘 수도 없었다.
‘요루아를 영입하면서 로스월드의 히든 스팟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거기에 들어가야 요루아의 성장은 물론, 내 마력량의 문제까지도 해결할 수 있을 터.’
일석이조. 아니, 여기에 실비아까지 세트로 엮자면 일석삼조의 이득이다.
나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한다.
“괜찮다. 일단 문만 통과하면 뭐든 될 테니까.”
이전에 마스체니에서도 그랬듯, 일단은 문만 통과하면 장땡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벨을 누르려는데….
“뭐, 무… 뭐, 뭐슨 일이냐?!”
저택 앞을 지나가던 누군가가 벌러덩 넘어지며 이쪽을 향해 삿대질을 한다. 심지어 ‘뭐슨’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표현까지 쓰는 걸 보니, 퍽도 놀란 모양이었다.
“네, 네…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그리고 그 얼굴은, 아주 희미하게나마 내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얼굴이었다.
—힉스 로스월드.
이제 서른 중반쯤 되었을 로스월드의 입양아 중 하나. 다시 말해, 로스월드의 인간이라는 소리인데….
“써, 썩 나가라! 요루아! 대체 무슨 생각으로 돌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너, 너는… 절대로 들어올 수 없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